All Chapters of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Chapter 1281 - Chapter 1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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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1화

주강운이 고심해서 고른 선물 중 가방은 가죽으로 만든 작은 백팩이었다. 평소 캐주얼하게 입는 차미주에게 아주 잘 어울렸다.하지만 스카프는 다소 위화감이 들었다. 왜냐하면, 그것은 유현진의 스타일을 고려하여 고른 선물이었기 때문이다.유현진의 드레스룸엔 샤넬 스카프와 비슷한 스타일의 스카프가 아주 많았다. 그녀는 심지어 같은 디자인의 스카프를 색깔별로 사기도 했다.강한서는 그런 유현진의 패션이 이해 가지가 않아 유현진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머리가 아홉 개 달린 뱀 히드라 아니냐며 놀리기도 했었다.물론 강한서도 그녀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강한서는 신발을 수집하는 취미가 있었다. 그래서 유현진은 바로 그에게 지네냐며 반박하기도 했었다.백팩이 아주 마음에 들었던 차미주는 얼른 메며 유현진에게 물었다. “현진아, 어울려?”유현진이 말을 하기도 전에 한성우가 바로 칭찬을 해댔다.“아주 어울려. 정말 너한테 딱이야.”차미주는 그를 흘기며 말했다.“너한테 안 물어봤어. 남자가 뭘 알아?”“...”한성우는 할 말을 잃게 되었다.그러자 강한서가 입을 열었다.“나도 너한테 어울리는 것 같아. 특히 그 스카프, 네 피부 톤에도 딱 맞아.”“...”차미주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분명 칭찬임에도 강한서가 말하니 이상하게 등골이 서늘해지는 기분이었다.여하간에 그녀는 일전에 유현진에게 점수를 채워주지 말라고 했고, 강한서는 그녀에게 “협박” 문자도 보내기도 했었으니까 말이다. 그런 그가 갑자기 칭찬하니 이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유현진도 맞장구를 쳤다.“비록 평소 네 스타일이랑 조금 다르지만, 확실히 너한테 잘 어울려.”차미주는 유현진의 안목에 믿음이 있었다. 여하간에 유현진은 옷을 아주 잘 입었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녀는 놓치고 있는 것이 있었다. 유현진의 옷은 별로 예쁜 것이 없었다. 그저 유현진의 얼굴이 예뻐 옷도 예뻐 보였던 것이다.유현진의 칭찬을 들으니 차미주는 정말로 그 스카프가 자신한테 어울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내 눈을 반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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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2화

‘공평하게 경쟁하자고 하지 않았나?'강한서는 일부러 그의 시선을 피하며 못 본 척했다.그렇게 차미주는 어부지리로 선물 두 개를 획득하게 되었다.유치원에 대한 일은 꽤 커져 주강운도 알게 되었다.그녀가 주강운에게 말도 하지 않고 다른 변호사에게 의뢰해 불쾌해할까 봐 다소 걱정되었다. 여하간에 그간 주강운이 그녀를 도와 일을 해결해 줬기 때문이다.그리고 사실이 그녀가 쪼잔하다는 것을 증명해 주었다. 주강운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박부자도 실력이 상당한 변호사예요. 현진 씨를 도와 이 사건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거예요.”심지어 그녀에게 당부하기도 했다.“하지만 그 닉네임이 17이라는 사람도 조심하세요. 그 사람이 올린 게시글이 문제가 있어 보이거든요. 시민들의 입장에서 하는 말인 것 같지만 현진 씨와 다소 반대 여론을 이끌려는 기미가 보여요.”“반대 여론이라고? 그 사람은 이 기회를 빌려 인기를 얻으려는 거잖아. 지난번에 SNS를 뜨겁게 달군 그 사건 기억해? 로리타 드레스를 입고 휠체어엔 초라한 옷을 입은 외할머니를 밀고 대학교 입학 절차 하러 간 그 여학생 말이야. 기억해?”한성우는 말하면서 귤 하나를 가져와 까고 있었다.차미주는 번쩍 손을 들었다.“나 기억해! 그때 SNS에서 백수 같은 네티즌들이 나와서 그 여학생이 정규적인 대학이 아닌 이상한 듣보잡 대학 다닌다고 댓글을 달았었잖아. 결국, 여학생이 유명 대학교에 입학했다는 걸 증명해 보이니까 그 악플러들이 바로 화살표를 돌려 여학생 외할머니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떠들어 댔었지. 거동이 불편하신 할머니를 데리고 영상을 다 찍냐고, 팔로워를 얻기 위해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하면서 말이야.”“그때 닉네임이 17인 사람이 장편의 게시글을 올렸는데, 그 내용 전부 여학생을 편을 들어주는 내용이었어. 아주 잘 썼던 거로 기억해.”한성우는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그래, 아주 잘 썼지. 원래 별로 주목받지 않았던 일을 크게 주목받게 만들었으니 말이야. 그 사람 게시글 때문에 한때 실검에도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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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3화

그렇게 그날 밤, 네티즌들이 상대 연예인이 누구인가 이리저리 추리하고 있을 때 박부자는 유현진의 명의로 된 땅문서를 올리며 사건 의뢰에 관한 서류도 함께 SNS에 올렸다.그리고 17의 게시글에 반박하는 글도 함께 올렸다.「1. 신화구 창명길 83번지 소유권은 저의 의뢰인인 유현진 씨 소유입니다. 유현진 씨가 제출한 자료와 땅문서는 절대 @17 이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불법점유가 아닙니다. (참고 자료: 사진 1, 사진2)2. 햇살 유치원은 땅 소유자의 동의 없이 건축된 불법 건축물입니다. 상관 부서와 소유자의 허가가 없는 상태에서 타인의 토지에 건축물을 짓고 부동산 등기 등본을 불법으로 발급받는 것은 엄연한 타인의 사유재산권을 침해한 행위입니다.3. 유현진 씨는 줄곧 협상을 요구했고 유치원의 영업 정지를 요구한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저한테 최대한 아이들의 등원에 영향이 가지 않도록 조용히 처리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러나 만약 법정에 반드시 가야 할만한 경우라면 꼭 절차대로 진행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참고 자료: 사진 3, 사진 4, 사진 5)4. 사진 속 땅문서는 15년 전에 발급받은 것이고 보노 은행에 담보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소득 대출금의 대부분은 회사 경영에 사용되었고 일부는 생활비로 사용이 되었으며 9년 전에 이미 담보 계약이 해지되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유현진 씨와 어머니인 하현주 여사님께선 아직 유상수 씨와 이혼하지 않은 상태였기에 두 사람이 대출금을 공동으로 갚았습니다. (참고 자료: 사진 6, 사진 7)5. 햇살 유치원의 원장인 백 원장은 유현진 씨의 계모로서 20여 년간 하현주 여사님의 후원을 받은 학생이었습니다. 그리고 1년 전에 유상수 씨와 결혼하였고, 담보 계약도 이미 해지된 상태였기에 @17 이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백혜주 씨와 유상수 씨가 대출금을 공동으로 갚지 않았습니다.6. 다친 학부모는 저희 측에서 이미 1시간 전에 연락하여 @남산병원으로 전원하여 치료를 받는 상태입니다. 저희 측에서는 최선을 다해 다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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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4화

이내 눈치가 빠른 네티즌은 예전에 ‘지금은 현아시대' 채널을 운영하던 인플루언서를 떠올렸다. 그 인플루언서가 바로 어느 대학교 연설에서 입양된 양녀가 아닌 혼외자식으로 밝혀져 한때 SNS를 뜨겁게 달구던 백혜주의 친딸이었다.‘헐, 대박, 세상에!'‘이게 다 무슨 일이람?'앞뒤 게시글의 시간을 추적하며 맞춰보니 유현진이 바로 이 인플루언서가 페이스북에서 억울하게 “학대”를 당하고 있다고 말한 그 언니였다.이 인플루언서는 유현진의 친부를 빼앗았을 뿐만 아니라 화목했던 가정마저 풍비박산으로 만들어 놓은 것도 모자라 지금은 뻔뻔하게 불법점유까지 하고 있었다.이윽고 정의로운 네티즌들은 빠르게 유현아의 계정인 ‘지금은 현아시대'를 신고 처리하면서 그날 밤 바로 그 계정은 정지 처리되었다.유현아는 컴퓨터 앞에서 정지 처리된 자신의 계정을 보며 안색마저 파리해졌다. 태주 대학 연설 사건도 까발려지면서 그녀의 계정은 큰 타격을 입게 되었고 최근 겨우 복귀 의사를 조심스럽게 밝히자마자 유현진 탓에 정지가 되어버렸다.그녀는 휴대폰을 들고 바로 백혜주에게 연락했다.백혜주의 안색은 그녀보다 더 파리해졌다.아무리 SNS를 하지 않는다고 해도 예전에 그녀는 사모님 모임에 자주 나가며 친목을 쌓았기에 많은 재벌가 사모님과 그 자식들의 연락처를 추가하게 되었었다.심지어 단톡방을 만들며 소식을 알리기도 하면서 액세서리나 가방을 자랑하기도 했다.백혜주도 물건을 자랑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자랑한 물건들은 사모님들의 눈에 하찮은 물건들이었고 예전에 어떻게든 이 단톡방을 휘어잡을 수 있을까 연구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오늘 그 “소원”을 이루게 되었다.낮잠을 자고 있었던 그녀는 사모님들의 메시지 폭격에 눈을 뜨게 되었다. 그들은 그녀를 태그하면서 유씨 가문에서 어떤 신분인지에 대해 의논하기 시작했다. 유씨 가문의 사람들이 강씨 가문의 강한서와 이혼한 유현진을 바로 내쫓아버렸기에 사모님들의 눈에 그들은 아주 별 볼 것 없는 사람들이었다.누구도 내연녀에서 사모님으로 된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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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5화

백혜주도 짜증이 솟구쳤다.유상수는 그녀의 카드를 정지시켰을 뿐만 아니라 회사에서 그녀를 해고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녀는 회사 법인 카드로 돈 한 푼도 꺼내 쓸 수 없었다.그녀에겐 비록 사모님들과 같이 투자한 소박한 프로젝트가 있긴 했지만, 돈을 많이 벌어들이진 않았다. 그저 인맥을 유지하기 위해 “인맥비”같은 것을 낼 뿐이었다.유치원이야말로 그녀의 돈줄이었다. 그랬기에 그녀는 절대 유치원이 다른 사람 손에 넘어가게 할 수 없었다.“유현진 걔가 발급받은 거 진짜 맞아?”유현아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상관 부서 인증도 찍혀있어요. 심지어 SNS에 올렸는데 감히 위조할 수 있었겠어요?”자신이 백혜주를 위해 오랫동안 공을 들여 관리해 온 계정이 정지되자 유현아는 저도 모르게 투덜거리게 되었다.“왜 아무것도 확인 안 해보고 저한테 글을 올리라고 하셨어요. 아, 짜증 나!”백혜주는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 유서훈이 유상수의 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진 후 유현아의 불만은 점차 더 많아졌다.유현아는 그녀가 낳은 아이였기에 당연히 유현아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동생이 아무리 유상수 아들이 아니라고 해도 네가 정말로 유일한 상속인이 될 수 있을 것 같아?'‘멍청한 것!'백혜주는 목소리를 낮게 깔며 말했다.“내가 그걸 아주 잘 알고 있었으면, 너한테 왜 시켰겠어?”유현아는 입을 삐죽거리기만 할 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백혜주는 차가워진 얼굴로 말했다.“서훈이가 상속인에서 제외되었다고 유씨 가문에 너 하나뿐이라는 생각은 하지 마. 네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너보다 훨씬 더 잘 아니까. 네 아빠는 아들이 중요한 사람이야. 지금 그 천한 년 배 속에 아들이 있다는 거 모르니? 아무리 그년이 아이를 낳지 못한다고 해도 네 아빠는 친척 중에서 남자 조카를 입양해서라도 그 재산 전부를 조카에게 물려줄 사람이야. 너한테 물려주는 게 아니라.”유현아는 멍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무의식적으로 현실 부정했다.“설마요?”백혜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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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6화

유현진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바로 상관 부서로 찾아가 “협력”했다.아침 일찍 6시에 일어나 박부자와 동행하여 8시가 될 즈음에 사람들이 모이게 되었다. 그리고 족히 5시간이 걸린 끝에 나오게 되었을 땐 이미 오후 1시가 되고 있었다.유현진은 손에 든 서류를 보니 무언가 안심이 되는 것 같았다.박부자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며 말했다.“사실 조금 남겨둬도 괜찮을 텐데요.”한주시의 땅값이 비싸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었다.유현진은 웃으며 말했다.“이 땅은 원래부터 제가 외할아버지 대신 가지고 있었던 땅이었어요. 외할아버지께선 임종 전에 엄마한테 맡기셨죠. 엄마가 돌아가셨으니 그 책임은 고스란히 제가 짊어지게 되었고요. 사실 외할아버지께선 이미 두 동생분이 더는 연락하지 않을 걸 알고 계셨을지도 몰라요. 다만 이 땅을 지키고 있으시면서 다시 언젠가 만나겠지 하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을 거예요. 어르신들은 다 고집스러우시잖아요.”“사실 이것도 기부라고 할 수 없어요. 이 땅은 원래부터 나라의 것이었잖아요. 그냥 다시 되돌려주는 것뿐이에요. 제가 기부한 건 외할아버지께서 쓰셨던 저택뿐이에요.”박부자는 그녀를 힐끔 보며 말했다.“한서 재산도 살짝 기부하면 현진 씨 평판에도 도움이 될 거예요.”유현진은 아주 진지하게 물었다.“...박 변호사님, 강한서가 학교 다닐 때 혹시 변호사님을 괴롭혔어요?”박부자는 곰곰이 생각하곤 말했다.“제가 라면 먹으려고 떠온 뜨거운 물로 족욕 한 거, 그것도 포함일까요?”유현진은 침묵했다.아마도 포함일 것이다. 여하간에 이런 일을 어떻게 일반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을 수 있겠는가?마침 강한서 생각하고 있던 때에 전화가 왔다.“걔랑 대체 무슨 얘기를 나누는 거야?”유현진은 멈칫하더니 바로 두리번거렸다.강한서는 담담하게 말했다.“3시 방향.”유현진이 고개를 돌리자 멀지 않은 곳에 검은색 벤츠가 세워져 있었다. 차량 번호 또한 아주 익숙하기 그지없는 번호였다.그녀는 바로 박부자와 작별 인사를 하곤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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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7화

강한서는 파파라치가 그들의 모습을 찍을까 봐 걱정되어 민경하가 찾아준 프라이버시를 잘 지켜주는 라이브 레스토랑으로 왔다.위치는 혜성빌딩 제일 꼭대기 층이었다. 이곳은 한주시에서 제일 높은 빌딩이기도 했다. 제일 꼭대기 층엔 라이브 레스토랑이 있었고 손님들은 식사를 하면서 한주시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었다.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올 때 강한서는 뛰어다니는 아이 탓에 옷에 아이스크림이 묻어버리게 되었다.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그는 바로 화장실로 들어가 옷에 묻은 아이스크림을 닦고 오겠다고 유현진에게 먼저 들어가 기다리라고 했다.유현진은 그렇게 그의 휴대폰을 손에 든 채 먼저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직원에게 주문하고 있을 때 등 뒤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이걸로 계산해 주세요.”유현진은 멈칫하더니 슬쩍 후드집업 모자를 머리에 쓰고 있었다.“네, 계산 완료했습니다.”그 남자는 담담하게 말했다.“네, 고마워요. 화장실은 어느 방향인가요?”직원은 아주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나가서 왼쪽으로 가면 화장실이 있습니다.”“네, 고마워요.”목소리가 사라지자 유현진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정명석은 그녀의 뒤에 서서 허리를 살짝 굽혀 그녀를 빤히 보고 있었다.그녀가 고개를 돌리자 하마터면 정명석의 이마와 부딪칠 뻔했다. 화들짝 놀란 유현진은 바로 그를 밀어내면서 욕했다.“미쳤어?! 뭘 그렇게 가까이 다가와?”정명석은 입꼬리를 올리며 다소 재밌는 듯 말했다.“왜 날 피해?”유현진은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내가? 피했다고? 잘 못 본 거겠지.”“안 피했다면 왜 모자를 눌러쓴 건데?”“추워서 썼어. 왜, 안 돼?”정명석은 그녀의 태도에 어처구니가 없어 그녀의 손목을 잡아 나가려고 했다.유현진은 당황하더니 이내 바로 버둥거렸다.“미쳤어? 이거 놔!”정명석은 고개를 돌리며 차가운 시선으로 그녀를 보았다.“너 계속 소리 지르면 네 마스크를 벗겨 버릴 거야.”“...”유현진은 할 말을 잃었다.“한 번 벗겨 봐.”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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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8화

강한서는 간단하게 대답을 했다.“네.”정석호는 바로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제가 말해두죠.”전화를 끊자마자 정명석의 휴대폰이 울렸다.정명석은 받지 않고 그저 강한서만 보았다.“강 대표님, 재밌어요?”강한서는 아주 담담하게 말했다.“뭐, 그럭저럭.”말을 마치자마자 어떤 젊은 남자가 정명석의 이름을 부르면서 다가왔다.“명석아, 네 아버지가 나한테 전화하셨어.”정명석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끊어버려.”친구가 말하기도 전에 휴대폰 너머로 정석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이 자식아! 지금 끊어버리라고 했냐?”“...”정명석은 얼굴에 빠직 힘을 주며 휴대폰을 받았다.정석호가 뭐라고 말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의 표정이 점점 일그러지더니 전화를 끊어버렸다.강한서는 전화를 끊는 그의 모습에 입을 열었다.“얼른 아버지 말대로 사과하세요.”“푸흡-”정명석의 친구는 하마터면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소리를 낼 뻔했다.비록 정석호의 말대로 사과하라는 강한서의 뜻을 알고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그 말이 마치 강한서가 정명석을 훈계하는 것처럼 들렸다.“아버지”란 단어 앞에 주어를 하나만 더 붙였어도 그런 느낌은 나지 않았을 것이다.유현진은 옆에 있는 “싸움닭”의 옷소매를 살짝 당기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됐어. 나 다치게 한 것도 아닌데. 방금도 힘을 세게 준 건 아니었어. 그냥 혹시 다른 사람이 알아볼까 봐 가만히 있었던 거였어. 어차피 쟤는 나한테 상대도 안 돼. 고등학교 때 나한테 팔씨름도 졌었거든. 엄청 나약해.”“...”정명석은 어이가 없었다.아무리 그녀가 목소리를 낮췄다 한들 다 들렸기 때문이다.‘내가 귀먹은 줄 알아?'‘내가 정말로 질 것 같은 사람으로 보여? 그건 내가 봐준 거잖아!'강한서는 예상대로 하찮다는 눈빛으로 그를 보며 말했다.“겉으로는 센척하지만 속은 약한 남자였군.”“...”정명석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유현진은 강한서가 또 질투의 화신이 될까 걱정되어 바로 그를 끌고 프라이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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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9화

강한서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장석호가 날 동생 취급하는데, 내가 정명석을 조카라고 부른 게 뭐가 잘못이야?”“그래그래, 네 말이 다 맞아.”유현진은 그를 달래며 의자에 앉혔다.“얼른 밥 먹자. 나 배고파 죽을 것 같아.”강한서는 마지못해 기분을 풀고 메뉴판을 보았다.그는 메뉴를 선택하면서 유현진에게 물었다.“수프는 뭐로 할래?”하지만 대답이 없는 유현진에 그는 고개를 들고 그녀를 보았다. 유현진은 고개를 숙인 채 페이스북을 보고 있었다.@17이라는 사람이 또 글을 올린 것이다.상대는 유현진이 변호사에게 의뢰한 처리 방식을 물고 늘어졌다. 유치원이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싶으면 왜 평일에 경찰을 불러들였는가 하면서 말이다.경찰이 들이닥치니 학부모들은 바로 의심이 생겨 그들에게 정황에 관해 물어볼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절대 조용히 처리할 수 없을 거라고 했다.그리고 자신은 절대 유현진을 언급한 적이 없다면서, 유현진이 마음이 초조해지니 나선 것이라고 말하면서 연예계에서 흔히들 쓰는 노이즈 마케팅이 아닌가 하며 말했다.이런 노이즈 마케팅은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도, 예능에서도, 기부 행사에서도 사용 가능했다. 그랬기에 유치원을 이용해 노이즈 마케팅 하는 것은 전혀 뜻밖이 아니었다.하지만 교육사업은 장난이 아니었고 절대 누군가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 이용되어서도 안 되었다.그러니 어떻게 조용히 아이들의 학교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는가?정확한 해답을 주지 않는 이상 이 논란은 지속할 것으로 보였다.유치원엔 어린아이들이 가득했기에 사유재산권 침해로 간단히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이윽고 닉네임 17이라는 사람은 햇살 유치원에 관한 호평들을 캡처해 올렸다.「우리 집 아이도 편식이 심했었는데 유치원 다녀오더니 혼자 밥을 먹기 시작했어요. 선생님이 저희 아이가 어떤 밥을 먹고 있는지 매번 사진을 찍어 보내줘요. 심지어 집에 돌아와서는 치킨이 맛있었다며 재잘거리기까지 하더라니까요. 엄마로서 아이의 모습을 보니 얼마나 흐뭇하던지...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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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0화

유현진은 입안까지 나온 욕을 다시 삼키며 이를 갈았다.“이 사람이 욕 나오게 하잖아!”“...”강한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 17이라는 사람 정말 개자식이네! 그것도 미친개 말이야. 물고 떨어지지 않아. 증거까지 뻔히 보여줬는데도 인정 안 하고 지금 사람들의 동정심을 유발하고 있잖아. 유치원이 잘 되든 말든, 그게 우리 집 땅을 불법 점유하는데 이유가 돼? 하라는 말은 안 하고 이상한 방향으로 여론을 몰잖아. 애초에 내 경고를 무시하고 있었다고! 지금 이 사건을 더 크게 키우고 있잖아!”강한서는 그녀의 하소연을 듣고 난 후 입을 열었다.“수프는 어느 거로 주문할까?”“? 내 편을 들어서 같이 욕해주지 않는 거야?”강한서는 아주 담담하게 말했다.“왜 남의 싼 똥에 대고 평가를 해야 해? 평가가 어떻든 본질을 바꿀 순 없잖아.”“...”그녀가 생각한 것이 틀리지 않았다면 강한서의 말뜻은 17이라는 사람이 뿌린 똥을 욕하든 말든 여하간에 똥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으니 왜 굳이 시간을 낭비하겠냐는 것이었다.“그래서 무슨 수프 주문할까?”강한서는 세 번째 같은 질문만 하고 있었다.유현진은 그제야 대답했다.“콘 수프로 해줘.”강한서는 바로 메뉴판에 수프 두 그릇을 더 주문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서빙 직원이 주문한 음식을 들고 오면서 “즐거운 식사가 되십시오.”라는 말을 남기곤 룸을 나가버렸다.강한서는 냅킨을 펴곤 포크와 나이프를 들어 스테이크를 썰기 시작했다.그의 테이블 매너는 아주 완벽했다. 나이프는 절대 접시를 긁어 소리를 내는 법이 없었다. 스테이크를 썰 때마다 이상한 소리가 나는 유현진과 다르게 말이다.강한서는 적당히 먹기 좋게 자른 스테이크를 유현진 앞에 내밀었다.“이거 먹어. 그거 나 줘.”유현진은 고개를 들고 그를 보더니 갑자기 웃음을 지었다.“갑자기 자상하게 구니까 나 좀 적응이 안 되네.”강한서는 스테이크를 받아 들고 담담하게 말했다.“난 늘 자상했어. 그냥 네가 모르고 있었을 뿐이야.”“? 이혼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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