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Chapter 1271 - Chapter 1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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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1화

멈칫하던 강한서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내가 거짓말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내가 왜 그런 일로 널 속이겠어?”유현진이 얼른 손을 저었다. “난 그냥 물어본 거야. 그런 뜻으로 한 얘기 아니야.”강한서가 차가운 얼굴로 물었다. “그럼 무슨 뜻인데?”유현진은 몰래 강한서를 쳐다보더니 발꿈치를 들어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강한서의 표정은 순식간에 경악으로 물들었고, 그는 진지한 유현진의 표정을 보며 입술을 달싹이다, 한참 만에야 겨우 한마디 내뱉었다. “너 생물 안 배웠어?”“뭐?”유현진이 멍청한 표정으로 강한서를 쳐다보았다. 강한서는 머리가 아픈 듯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그러더니 고개를 돌려 유현진을 쳐다보며 갑자기 입을 열었다. “너한테 생물 상식을 알려줄 필요가 있는 것 같아.”유현진이 반응하기도 전에 강한서가 갑자기 다가와 공주님 안기로 유현진을 안아 올렸다. 깜짝 놀란 유현진이 강한서의 어깨를 때리며 소리쳤다. “대낮부터 뭐 하는 짓이야? 내려줘.”강한서는 시선을 내리깔고 품에 안긴 여자를 쳐다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난 꼭 너한테 상식을 가르쳐야겠어. 만약 나중에 우리가 딸을 낳아서 너한테 성교육을 받으면 큰일이잖아.”유현진은 얼굴을 일그러뜨리더니 버둥거리며 강한서의 머리카락을 잡으려고 했다. 이때 강한서가 유현진을 침대 위로 던져버렸고, 손을 뻗어 안방의 문을 닫았다. 유현진은 반항 속에서 강한서에게 “정관 수술 후 사정할 수 있을까”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박부자의 예상대로 다음 날 햇살 유치원 휴교가 실검에 올랐다. 학부모들은 굳게 닫힌 유치원 앞에서 촬영했고, 눈물로 유치원이 휴교하게 된 정황을 호소했다. 곧이어 요즘 제일 핫한 크리에이터인 17이 각 SNS에 “누구는 출연료만 100억, 누구는 아이들 교육 문제로 애끓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부자를 저격한 글의 조회수는 빠른 속도로 올라갔다. 아침 일찍부터 그 글을 본 차미주는 얼른 유현진에게 보내주었다. “이 17이라는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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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2화

올해 초의 대학교 고양이 학대 사건, 대학교 학식 사건, 지하철 몰카 사건, 모 대학교 비리와 모 셀럽 자살 사건 등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던 사건은 전부 17의 콘텐츠가 되었다. 그는 긴 글로 이런 사건의 발단이 된 사회의 문제점을 밝혀냈다. 살기 어려운 요즘 세월에 진실을 말하려는 언론사는 많이 없었다. 17은 수많은 시민의 마음속 얘기를 전해주었으니 한순간에 명성을 얻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차미주는 줄곧 그 계정의 주장은 너무 주관적이라고 생각했다. 심지어 어느 정도 여론몰이를 하려는 성향도 있다고 느꼈다. 하지만 17은 언제나 속이 뻥 뚫리는 사이다 발언을 했던 터라, 결국 차미주도 참지 못하고 17의 계정을 팔로우했다. 17의 계정은 개설하고부터 지금까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간에 팔로워 수가 몇천만 명에 달했고, 팬들의 연령대도 다양했다. 유치원이 휴교한 일은 원래 실검에 오를 정도로 이슈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17이 업로드한 글 때문에 사건은 이슈화되었고 결국 실검에까지 오르게 된 것이다. “얼마 전 유현아 사건에 대해 글을 썼을 때부터 조금 이상했어. 유현아도 분명 잘못이 있지만 어려운 네티즌들을 도운 것도 사실이라면서 유현아가 악플을 받으면서도 여전히 선행을 했다는 건 충분히 칭찬받을 일이라고 하더라고. 그러면서 ‘잘못을 저질렀어도 뉘우쳤으면 그만이다.’ 따위의 말로 유현아를 포장하더라니까. 그때 하마터면 언팔로우할 뻔했어.”“그땐 그저 우연이라고 생각했는데 인제 보니까 이 자식은 그저 관종이었던 거야. 정상적인 매체라면 절대 조사도 거치지 않고 저런 글을 쓸 리가 없잖아. 그래서 난 언팔로우해버렸잖아. 팬클럽이고 뭐고 다 필요 없어.”차미주는 자랑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누가 봐도 “칭찬해 줘”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말하는 사이 차미주가 보내온 글을 다 읽은 유현진은 차미주의 말을 듣고 웃음을 흘렸다. “인터넷에 떠도는 매체가 얼마나 좋을까 기대하지 마. 이걸로 밥벌이 하는 사람은 다 순수하지만은 않아.”유현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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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3화

유현진이 웃으며 말했다. “신고하긴 해야지. 하지만 백혜주가 여론몰이를 원하면 뜻대로 놀아줄 생각이야. 경찰이 조용하게 일을 처리해 버리면, 어떻게 백혜주를 완전히 망하게 하겠어.”유현진의 말에도 차미주는 여전히 걱정되었다. 백혜주는 송민영보다는 훨씬 똑똑한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백혜주는 유상수를 완전히 놀아나게 한 것은 물론, 내연녀로 몇 년을 갖은 수모를 당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지금은 유현진으로 인해 부잣집 사모님이 되려던 꿈이 깨졌고 심지어 백혜주의 돈줄을 끊어버리려고 하니, 차미주는 당연히 백혜주가 날뛸 것을 걱정했다. “현진아, 너 아니면 강한서에게 경호원 좀 구해달라고 해. 나 너 맞지는 않을까 걱정이야.”“...”이때, 강한서는 잠옷 바지만 입은 채로 걸어 나왔다. 마치 이곳이 자기 집인 듯, 제멋대로 행동했다. 아침부터 강한서가 이런 팬 서비스를 해주다니, 유현진은 기쁜 마음으로 감상할 준비가 되었다. 강한서는 몸매 관리를 꽤 완벽하고 했다. 근육도 쫙 잘 빠져있었다. 만약 쇼츠에서 봤다면 몇 번이고 돌려봤을 그런 몸매였다. 막 일어난 강한서는 아직 흐리멍덩한 상태였다. 소파에서 양반다리를 한 채 물을 마시고 있는 유현진을 보며 물었다. “물 어딨어?”유현진이 주방을 가리키며 말했다. “주방에. 컵은 찬장에 있어.”알겠다고 대답한 강한서는 몸을 돌려 주방으로 걸어갔다. 강한서가 몸을 돌리자 유현진은 입에 머금었던 물을 뿜었다. 강한서의 등에는 어젯밤의 흔적으로 가득했다. 강한서는 피부가 하얀 편이라, 저런 흔적은 바로 티가 났다. 순간 유현진의 머릿속에는 어젯밤의 19금 장면이 떠올랐다. 유현진의 얼굴은 금세 뜨거워졌다. ‘큰일이네, 큰일이야. 오늘은 손님방에서 자라고 해야겠어.’잠시 후, 강한서는 물컵을 들고 유현진의 문 앞에 나타났다. “박부자가 너한테 연락했어?”유현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박 변호사님이 글을 올린 사람과 연락한다고 했어. 어떤 태도로 나오는지 알아보시겠다고.”강한서가 차를 한 모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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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4화

강한서가 말했다. “2만 점. 흥정은 없어.”“...”유현진이 이를 악물었다. “그건 너무 하잖아!”강한서는 자신이 방금 했던 말을 반복했다. “나 감방 가.”“그래도 너무 많아.”이런 식이라면 얼마 안 가 점수를 모두 채울 수도 있었다. 유현진은 강한서의 편애를 즐기는 중이었다. 하지만 점수가 모두 채워지면 더 이상 강한서를 휘어잡을 수 없었다. 강한서가 논리정연하게 따졌다. “내가 그렇게 큰 리스크를 감당하면서까지 널 도와서 사기를 치는 건데, 그 정도 점수도 못 줘?”유현진이 입술을 짓이기며 결국 한발 물러섰다. “5000점. 됐지?”강한서가 자기 다리 위에 놓인 유현진의 손을 키우며 말했다. “나중에 얘기해.”유현진은 오징어처럼 다시 강한서에게 달라붙었다. “8000점.”강한서가 멈칫했다. “듣기 좋게 만 점.”유현진은 손가락을 떨며 강한서를 쳐다보더니 한참 만에야 이를 악물고 말했다. “딜.”그러더니 유현진은 강한서에게 휴대폰을 던져주며 말했다. “얼른 전화해.”강한서는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유현진 옆에 붙어 앉았다. 그는 휴대폰을 쥐고 물었다. “너 정말 유상수가 유치원 일에 대해 모를 거라고 생각해?”유현진이 말했다. “유상수가 그럴 능력이 있었으면 그 땅을 지금까지 비워두진 않았을 거야. 욕망과 용기로는, 유상수는 백혜주 못 이겨. 유상수는 그렇게 당당하게 불법을 저지를 인간은 못 돼.”강한서가 입술을 짓이겼다. “그건 네가 유상수를 제대로 몰라서 그래.”멈칫하던 유현진이 의아한 표정으로 강한서를 쳐다보았다. 잠시 생각하던 강한서는 유상수가 유현진의 사진으로 자기에게 천억을 사기 쳤던 일을 유현진에게 말했다. 경악으로 가득 찼던 유현진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그녀는 한참 만에야 입을 열었다. “사기인 줄 알면서, 왜 돈을 준 거야?”강한서가 나지막이 말했다. “네가 고의 살해로 유상수를 감방에 처넣고 싶어 하는 거 알아. 그래서 난 계속 건드리지 않았고.”일단 유상수가 사기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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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5화

‘그게 내 탓이라고?’‘찢어진 청바지를 입지 말라고는 했지. 하지만 네가 말을 어떻게 했는데?’강한서는 잔뜩 혐오하는 표정으로 유현진에게 말했다. “찢어지지 않은 청바지는 얼마나 비싸기에 이러는 거야? 이 정도로 아껴야 할 지경에 이른 거야? 민서는 아직 어려서 이런 걸 좋아한다고 하지만, 넌 결혼까지 했는데 조금 성숙하게 입을 순 없어?”저런 말을 들으니 유현진은 당연히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었다. 유현진은 강민서보다 고작 3살이 많았다. ‘나도 어린데 난 왜 못 입는다는 거야?’유현진은 바로 찢어진 청바지를 몇 벌 더 샀고 매일 번갈아 입고 일부터 강한서 앞에 알짱거렸다. 마침 입추가 되어가고 있던 때라, 두 주일 내내 비가 내렸었다. 유현진이 햇빛에 바짝 말린 옷을 좋아했던 탓에, 그 옷들은 도우미가 한곳에 모아두고 씻지 않았다. 날이 개자 도우미는 바로 청바지를 씻었다. 하지만 청바지가 원래도 너무 찢어져 있던 탓에 세탁기에 돌리자 그 구멍은 더 커져 버렸다. 도우미가 빨래를 말리며 확인하니 대부분은 청바지는 거지처럼 너덜너덜해졌고, 심지어 어떤 바지는 다리 부분이 아이 떨어져 버려 걸레가 되어있었다. 강한서는 옆에서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고소해하고 있었다. “치마 살 돈은 아꼈네. 어쩐지 할머니가 네가 절약을 잘한다고 하더라고.”유현진은 강한서의 그 입 때문에 화가 치밀어 우주를 폭파해 버리고 싶었다. 찢어진 청바지를 못 입게 했던 것이 그놈의 소유욕 때문이라는 것을 유현진은 알 리가 없었다. 유현진은 째릿 강한서를 노려보았다. “네 표현 방식을 알아듣는 사람도 제정신은 아닐 거야.”“...”그가 떠보듯 물었다. “그럼 나 앞으론 직접적으로 얘기한다?”유현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직접 얘기해.”유현진은 멈칫하더니 강한서를 힐끔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어차피 난 안 들을 거니까.”“...”‘그럴거면 내가 비꼬며 말해도 잘못 없는 거잖아?’유현진은 곧 진지한 표정으로 작은 목소리로 강한서와 토론했다. “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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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6화

유상수는 그간 최연서가 있는 곳에서 머물고 있었다. 최연서 배 속에 있는 “아들”을 위해 유상수는 최연서의 곁에 붙어 최연서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폈다.최연서는 카톡으로 항상 이렇게 말했다.「제가 화장실 가는 것만 해도 그 사람이 제 배 속에 있는 아이가 나올까 봐 걱정해요.」유현진은 당시 그 카톡 메시지를 보고 한참이나 웃었다. 심지어 유상수가 행여라도 정말로 애가 나올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머릿속에 상상되기도 했었다.예전에 하현주가 시험관에 성공했을 때 유상수도 똑같은 모습이었다. 행여라도 어디 잘못될까 하현주가 매일 아침에 일어나는 것부터 시작해서 칫솔에 치약을 짜주는 일까지 하면서 한 달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죽의 온도도 매일 완벽하게 맞춰 하현주에게 차려주었다. 그래서 그녀는 한때 정말로 평생 이렇게 오붓하게,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하현주가 유산되자 그 행복은 마치 한여름 밤의 꿈이었던 것처럼 와장창 깨져버렸다.유상수는 누구도 진심으로 사랑한 적이 없었다. 설령 그가 지금 최연서에게 지극정성으로 잘해준다고 할지라도 그건 하현주를 닮아서, 하현주를 그리워서가 아닌 유산된 아들을 그리워해서였다.가짜 아들인 것도 모른 채 이렇게 지극정성으로 보살피는 유상수에 유현진은 그가 우습기도 하면서 슬펐다.통화 버튼을 누른 지 얼마 되지 않아 유상수가 바로 받았다.그는 아주 의외라는 어투로 친근하게 강한서의 이름을 부르면서 인사말을 나누었다.강한서는 아내마저 죽게 만든 그와 사소한 대화를 나누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유 대표님, 신화구 하씨 가문 명의인 그 저택, 파실 겁니까?”유현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계획대로 한다며?!'유상수도 많이 당황한 듯했다.이내 떠보는 듯한 어투로 강한서에게 물었다.“한서야, 왜 갑자기 그 저택을 사고 싶은 거니?”‘설마 근처에 신흥 도시라도 개발이 되나? 아니면 그 지역이 재개발 지역으로 된 건가?'강한서는 유현진의 어깨에 손을 올리더니 바로 자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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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7화

“출산 예정일도 법사님께 말해서 어느 날에 아이를 낳는 것이 제일 좋은지 의견을 물어보고 싶구나.”“...”유현진은 어처구니가 없었다.현재 유상수의 머릿속에는 아이밖에 없었기 때문이다.아이를 낳는 데에 길일까지 알아보려 하다니 말이다.그렇게 신을 믿고 신의 도움까지 받으려고 하면서 대체 왜 20여 년간 같이 산 아내에게 그렇게 잔인한 짓을 했던 걸까?유현진의 얼굴에 힘이 들어갔다. 상당히 불쾌해진 것이 분명했다.강한서는 그녀의 손을 당겨 잡으면서 마치 그녀를 달래기라도 하듯 엄지로 손등을 쓸었다. 그러면서 여전히 담담한 어투로 말했다.“그건 저도 잘 몰라요. 이따 한번 물어봐 드릴게요.”그는 뜸을 들이다 다시 입을 열었다.“유 대표님, 비록 전 무당의 말을 잘 믿는 건 아니지만 인간의 생사를 어느 신이 감히 알려주고 도와주려고 할까요? 천기누설인데 말이죠. 무당을 찾아가 아이의 신점을 보는 것보단 차라리 선행을 많이 해서 아이한테 복으로 돌아오게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네요.”아이에게 “복”을 많이 만들어주라는 말에 유상수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그는 한참 후에야 다시 웅얼거리며 말했다.“네 말도 일리가 있군.”전화를 끊기 전까지 그는 다시 한번 강한서에게 현기법사의 연락처를 알아봐달라고 부탁했다.그리고 전화를 끊자마자 유현진은 어두워진 안색으로 말했다.“유상수 미친놈!”그러나 강한서는 아주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뭐 이해는 가. 켕기는 일을 많이 하면 할수록 태어날 아이한테 업보가 쌓일까 봐 두려운 거겠지. 우리가 이혼하고 유상수한테 많은 일이 생겼었잖아. 그러니까 신한테 의지하려는 거지. 그 나이대에 맞는 모습이기도 해.”말을 마치자마자 유현진의 휴대폰이 바로 울렸다.강한서는 힐끔 그녀의 휴대폰 화면을 보았다. 주강운이라는 것을 확인한 그는 표정이 바로 어두워졌다.유현진은 멈칫하더니 바로 고개를 돌려 강한서를 보며 물었다.“받을까?”자신에게 물어보는 유현진에 강한서는 기분이 좋았지만 담담하게 말했다.“받아. 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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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8화

강한서는 아주 불만이 많았다.“내가 왜 가야 하는데?”“그걸 말이라고 해?! 강운 씨랑 우리 오빠가 얼마나 친한 사이인지 잘 알잖아. 강운 씨가 오면 네가 우리 집에서 산다는 얘기가 바로 오빠 귀에 들어가게 될 거야. 오빠는 원래부터 널 썩 마음에 들어 하지 않고 있잖아. 아니지, 아빠도, 한씨 가문 가족들도 너를 지금 마음에 안 들어 하고 있잖아. 그러니 호감을 쌓아야 할 이 시기에 우리 집에서 산다고 하면 되겠어?”강한서의 얼굴에서 빠직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주강운 그 자식은 미리 연락도 하지 않고 찾아왔잖아. 근데 걔는 왜 괜찮은데?”유현진은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내가 강운 씨랑 한집에서 살 것도 아니잖아.”그 말을 들은 강한서는 기분이 나아졌지만 그래도 가기 싫었다.“그냥 얘기하라고 해. 우리가 같이 산다고 송민준한테 얘기하라고 하면 되잖아.”유현진은 그를 째려보았다.“난 그동안 네가 충격받을까 봐 말하지 않고 있었는데, 오늘은 해야겠네. 너 지금 우리 집안에서 블랙리스트에 올랐어. 지난번 식사 자리에서 네 이름을 언급하는 사람 한 명도 없었어. 어제 오빠가 나한테 카톡으로 어떤 타입을 좋아하냐, 좋은 남자 많으니까 한번 골라봐라, 강한서 너보다 훌륭한 남자는 많다 하면서 소개하려고 했어. 우리 집에서 널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겠지? 나 아직 가족들이랑 친해지지도 않았는데 널 덜컥 데리고 가면 얼마나 난리 나겠냐?”다시 기분이 불쾌해진 강한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유현진은 그의 등을 밀면서 방으로 들어가 나직하게 위로했다.“일단 내가 가족들이랑 친해지고 나서 가족들에게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할게. 그리고 내가 널 데리고 갈 테니까 그때 잘 보이면 돼. 아직은 고집부릴 때가 아니야. 난 너 때문에 가족들이랑 싸우고 싶지 않거든.”“...”강한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지금 위로하는 거 맞아?!'유현진의 재촉에 강한서는 마지못해 움직였다.정장을 입은 그는 바로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분위기를 내뿜는 대표님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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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9화

“커피 줘.”“차 한 잔 주세요.”전자는 강한서였고 후자는 주강운이었다. 유현진은 멈칫하더니 강한서를 힐끔 보며 말했다.“너도 그냥 차 마셔. 커피 머신까지 쓰기 귀찮아.”“...”강한서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살짝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을 뿐이었다.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주강운의 입꼬리가 살짝 내려갔다.사실 차를 타오는 것도 귀찮은 일이었다. 하지만 유현진은 그를 더 신경 써주고 존중해 주는 것 같았지만 선을 긋고 있었다.강한서는 그의 옆에 앉고는 물었다.“몸은 좀 어때?”주강운은 거의 다 아물어가고 있는 손바닥을 펼쳐 보였다. 아직 흉터가 남아있었기에 흉터가 사라질 때까지 시간이 필요했다.“괜찮아.”강한서는 담담하게 말했다.“네 실력으로 이런 사소한 사건을 안 받아도 되잖아. 의뢰비도 적고 심지어 위험부담도 크잖아. 왜 굳이 의뢰를 받은 거야?”주강운은 살풋 웃으며 말했다.“나도 원래는 안 받으려고 했어. 남자 측에 조금 세력이 있었거든. 거기다 가정 폭력이라는 조금 해결하기 골치 아픈 사건이니 다른 변호사들도 의뢰 안 받으려고 하더라고. 하지만 폭력을 당하고 있는 여자가 너무 불쌍하더라. 한주시 로펌이란 로펌은 다 찾아가서 의뢰를 부탁했어. 우리 로펌에도 몇 번이나 왔었고. 매번 올 때마다 얼굴에 상처가 있었는데, 제일 심했던 건 지난번이었어. 왼쪽 귀가 찢어졌거든. 봉합하고 나서도 계속 이혼하겠다고, 파산당하는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이혼하겠다고 하더라고.”강한서는 입술을 틀어 물었다.“그럼 그 여자를 데리고 가지 말았어야지. 너 혼자 그 집에 가서도 안 되고 말이야. 넌 처음부터 경찰에게 맡겼어야 했어. 사건 의뢰를 받았으면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부터 파악해야 하잖아. 미리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하고 갔어야지. 그날은 운 좋게 큰일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만약 그 칼이 네 목에 찔러 들어갔으면, 아저씨랑 아주머니가 얼마나 슬퍼할지 생각은 해봤어?”주먹을 쥔 주강운의 손에 어느새 힘이 들어가고 한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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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0화

주강운은 유현진이 건네준 찻잔을 받으며 감사 인사를 했다.강한서도 손을 뻗어 받으려고 했지만, 유현진은 그에게 건네지 않고 오히려 홀짝이며 그를 째려보았다.“네 건 주방에 있어. 알아서 가져다 마셔.”“...”‘내가 만만하다 이거지?'그는 불만이 많은 모습으로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테이블에 놓여 있는 커피 한 잔을 발견했다. 커피엔 하트 모양이 그려져 있어 강한서는 바로 기분이 풀렸다. 그녀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주 변호사님, 아까 전화로 저한테 엄마 교통사고에 대해 할 말이 있다면서요. 그게 무슨 할 말인데요?”주강운은 찻잔을 내려놓고 휴대폰을 꺼내 사진 한 장을 유현진에게 보여주었다.“이걸 보세요. 혹시 이 사람 기억해요?”유현진은 사진 속 인물을 보며 바로 대답했다.“이 사람 예전에 저희 집안 기사님이었어요. 전에 저도 사람을 찾아 알아보긴 했었지만 너무나 경계심이 가득한 사람이라 거의 외부인과 접촉하지 않은 모양이더라고요.”그러자 주강운이 말했다.“이 사람이 한주시에 왔어요. 몸 어딘가에 종양이 생긴 모양이더라고요. 한주 병원에서 지금 항암치료를 받고 있어요.”유현진은 아직 상황이 파악되지 않았다.주강운은 계속 말을 이어갔다.“종양 치료에 돈이 아주 많이 들거든요. 지금은 일도 할 수 없으니 분명 어떻게든 치료비를 마련하려고 할 거예요.”“그러니까 유상수한테 치료비를 요구할 거란 말씀이세요?”“유상수가 아니라 백혜주요. 이 사람은 분명 백혜주의 비밀을 알고 있을 거예요. 안 그러면 백혜주도 오랫동안 이 사람 계좌로 돈을 보냈을 리가 없을 거예요.”주강운은 뜸을 들이다가 계속 말을 이었다.“유치원이 운행 정지가 되면 백혜주는 더는 이 사람한테 보내줄 돈이 없게 돼요. 이 사람은 분명 살기 위해 어떻게든 돈을 마련할 거고, 어쩌면 이 사람한테서 저희가 원하는 것을 알게 될 수 있을지도 모르죠.”유현진은 바로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건 그야말로 그녀에게 아주 “좋은 일”이었다.유치원의 일로 백혜주는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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