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Chapter 1291 - Chapter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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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1화

멍해졌던 유현진은 얼른 실검을 눌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오늘 갑자기 햇살 유치원 식당에 찾아와 불시 검사를 진행했다. 누군가 인터넷에 현장 사진을 업도르했다. 유치원 식당의 냉장고에서 부패한 고기가 대거 발견되었고, 반죽 기계에는 곰팡이가 슬었다. 식당에서 사용하는 기름은 합법적인 루트로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이 아닌, 인증 마크도 없고 어디에서 유통되었는지도 알 길이 없는 것이었다. 사진으로 보이는 기름은 유채 기름보다도 진한, 이미 여러 번 튀김에 사용된 것 같은 색이었다. 유현진이 사진을 더 자세히 보려고 하는 순간, 사진이 삭제되었다. 페이스북을 다시 확인하자 실검도 이미 내려가기 시작하더니, 아예 전부 사라져 버렸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유현진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강한서는 멍하니 있는 유현진을 보며 물었다.“왜 그래?”유현진이 나지막이 물었다. “나 방금 햇살 유치원이 식품 안전 문제로 실검에 오른 걸 봤었거든? 하지만 순식간에 다 사라졌어. 내가 저것들 망하는 꼴이 너무 보고 싶어서 지금 환각이 생긴 거야?”강한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 있지.”그는 테이블에 놓였던 촛대를 유현진 앞으로 밀며 나지막이 말했다. “눈 감고 소원을 빈 다음, 깨부숴. 혹시 알아? 네 바람이 현실이 될지.”유현진이 피식 웃더니 강한서의 말을 받아쳤다.“유치하긴.”그러자 강한서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나 믿어봐.”“그래.”진지한 강한서의 얼굴에 유현진은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녀는 눈을 감고 손을 모은 채 소원을 빌었다.“전... 강한서의 재산이 전부 제 것이 되었으면 좋겠어요.”후 촛불을 분 유현진은 눈을 깜박거리더니 물었다. “돈 보냈어?”“...”강한서는 옆에 있던 라이터를 가져와 다시 촛불을 켰다.“잘 안 들렸어. 기회 줄게. 다시 빌어.”유현진이 화난 척 강한서를 노려보았다. “짠돌이!”바로 그때, 휴대폰 알람이 쉬지 않고 울렸다. 유현진이 휴대폰을 확인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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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2화

아무리 고기류는 냉동 보관할 수 있다고 해도, 3개월을 넘기지 말아야 했다. 3개월이 지나면 상하지는 않더라도 영양분은 전부 유실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아이들 음식을 이런 품질의 고기로 만들다니.냉장고에는 냉동 새우가 가득 들어있었다. 하지만 모두 사이즈가 작고 품질이 나쁜 것이었다. 도마에는 작은 틈새로 곰팡이가 잔뜩 낀 것처럼 거뭇거뭇한 반점이 가득했다...바닥에 가득 쌓인 싹이 튼 감자와 이미 절반은 썩어나간 오렌지 등... 다른 음식물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언론사에서는 몰래 찍은 이 사진들을 식약청에 신고했다. 그러자 인터넷은 난리가 났다. 「세상에, 이게 사람이에요? 어른도 먹으면 탈이 날 텐데, 애들은 오죽하겠어요... 정말 저걸 먹고 병이 난 애가 없다고요?」「매달 학식비만 40만 원 정도 하는데, 저런 재료로 아이들에게 밥을 해준다고? 양심이 있는 거야? @햇살유치원」「죽은 척하지 말고, 나와서 대응해 봐! @햇살유치원」「어쩐지 카페에서 학부모들이 완자가 시큼하다고 하더라고요. 고기 완자에서 시큼한 맛이 나면 그건 상한 거잖아요.」「저런 죽일 놈들! 우리 아들이 전에 저 유치원에 다녔었는데, 집에서 밥 먹을 땐 멀쩡했는데, 유치원만 가면 배탈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선생님에게 아이한테 안 좋은 걸 먹인 게 아니냐고 물어봤더니 죽어도 인정하지 않더라고요. 제가 괜한 트집을 잡는다면서 말이에요. 제가 주방을 확인해 보고 싶다고 하니까 독극물 투여 사건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외부인은 절대 유치원 주방에 출입할 수 없다더라니까요. 전 유치원 측 태도가 너무 마음에 안들어서 바로 애를 전학시켰어요. 인제 보니 찔리는 게 있으니까 안 보여줬던 거네요!」「지난번에 딸아이를 데리고 고향으로 내려갔었어요. 집으로 돌아올 때, 시어머님께서 마당에서 키우신 유기농 옥수수를 주셨었거든요. 집에 가져와서 껍질을 벗겨보니 안에 벌레 먹은 게 하나 있더라고요. 딸애에게 보여주려고 불렀는데, 딸이 유치원에서 먹었던 국에서 그런 벌레를 본 적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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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3화

「연예인이잖아요. 알 사람은 다 알죠.」「유현진은 대체 무슨 빽이 있어서 식약청에서까지 나서는 걸까요?」「네티즌 눈길을 돌리려고 그러는 게 뻔하잖아요. 유치원의 식당 위생 불합격과 모 배우의 노이즈 마케팅, 이상할 것 없잖아요?」물론 곧 다른 네티즌들도 비꼬기 시작했다. 「그래요, 정말 똑똑들 하시네요. 그 좀비 고기, 유현진 씨가 밤사이 햇살 유치원 냉장고에 넣은 거 맞아요. 싹이 난 감자와 상한 과일도 유현진 씨가 쌓아놓은 거고요. 도마도 유현진 씨가 미리 화장실에 담가뒀다가 그 인간들 손에 찔러넣어 줬네요.」「음모론, 음모론. 멍청한 머리는 음모론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거예요? 유현진 씨가 정말 그런 능력이 있었으면,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유치원을 빼앗아 갔어도 저희는 절대 몰랐을 거예요. 왜 굳이 일을 공론화시켜서 본인 직업 때문에 자기가 하는 일에 이러쿵저러쿵 쓸데없는 소리를 들으려고 하겠어요?」「전 누구 편도 들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식품 안전 관련 문제는 노이즈 마케팅보다 더 큰 문제라고요. 그 두 가지를 같은 일로 취급하지 말아요. 식품 안전은 형사 처벌도 가능한 문제예요!」...댓글은 여전히 뜨겁게 공방 중이었다.유치원의 식품 안전 문제가 네티즌을 분노하게 했음을 알 수 있었다. 설사 유현진의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하더라도 그건 대중의 이익을 건드리지 않았다. 하지만 품질이 나쁜 식재료는 아이들의 건강을 해쳤다. 많은 가정에서는 이번 뉴스로 아이가 다니고 있는 유치원의 식당엔 문제가 없는지, 아이들이 매일 건강한 음식을 먹고 있는지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런 이유로 식약청은 그 어느 곳보다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기사가 터진 당일, 신고 전화가 끊이질 않았다. 어떤 전화는 추측에 불과한 신고 전화였지만 학부모를 탓할 수는 없었다. 이건 너무 심각한 문제라 학부모가 마음 졸이지 않을 수 없었다. 유현진은 끊임없이 댓글을 새로 고침하고 있었다. 강한서는 팔꿈치를 테이블에 기대고 유현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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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4화

“그럴 리가 없어. 난 분명 마이너스 10만 점이라고 했어. 내가 기억력이 나쁘다고 속일 생각하지 마!”강한서는 기가 막혀서 하마터면 죽어버릴 뻔했다. “너 기억력 나쁜 거 너도 알면서 어떻게 그렇게 확신해?”유현진이 얼른 당당하게 얘기했다. “나에겐 증거가 있기 때문이야.”강한서는 유현진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 그는 유현진이 차에서 마이너스 만 점이라고 얘기했던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가 잘못 기억했을 리가 없었다. 그는 유현진이 증거를 꺼내 그녀의 잘못을 스스로 알아차리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유현진이 꺼낸 건 강한서가 생각한 녹음이나 촬영 영상이 아니라 그녀 휴대폰의 메모장이었다. “네가 봐.”유현진은 위에 있는 수자를 가리켰다. “내가 전에 말한 마이너스 10만 점은 할인한 점수라고.”강한서는 미간을 찌푸리고 휴대폰을 가져왔다. 화면 속 글을 확인한 강한서는 순간 화가 치밀었다. 「강한서 잘생김 +10강한서 성격 더러움 -1강한서 목소리 좋음 +100강한서 연락 없이 늦게 옴 -10강한서 생일 선물 줌 +10000강한서 첫사랑이 내가 아님 -100강한서 열이 날 때 다른 여자 이름 부름 -10000강한서 내가 해준 밥 버림 -10000강한서 나 안 좋아해 -100000...」줄임표는 더는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아직 한참 더 남았다는 의미였다. 심지어 전부 천이 단위였다. 강한서도 온갖 풍파는 다 겪어봤지만 유현진이라는 파도는 그를 완전히 바다로 밀어 넣었다. 그는 아무리 머리를 써도 유현진에게 자신의 성적표가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 ‘말도 안 돼. 정말 말도 안 된다고.’그는 어두운 얼굴로 이를 악물며 말했다. “열이 날 때 다른 사람 이름을 불렀다는 거, 이거 맞아? 그건 네가 잘못 들은 거였잖아.”멈칫하던 유현진이 헛기침했다. “그러면 이건 무효.”강한서가 또 말했다. “네가 해 준 밥을 버렸다는 건? 쉰 밥을 내가 어떻게 먹어?”잠시 할 말을 잃었던 유현진이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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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5화

햇살 유치원은 식품 안전 사건으로 실검 1위에 올랐다.유치원 학부모의 그룹 채팅방에선 학부모들이 따지며 난리가 났고, 내막을 모르는 선생님들은 감히 대답도 하지 못했다. 진예원은 겁쟁이라 돈을 벌 땐 누구보다 검은 속내를 가지고 있었지만 사건이 생기면 가만히 숨죽여 있었다. 학부모들이 채팅방에서 아무리 부르짖어도 그는 거북이처럼 한껏 고개를 감추었다. 진예원을 불러도 소용이 없자 학부모들은 어디선가 백혜주의 전화번호를 알아 왔다. 유치원 식당에 관한 소식을 전해 들은 백혜주는 벙쪄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검사하러 왔을 때, 진예원은 백혜주에게 전혀 언질도 주지 않았다. 백혜주는 조금 전까지 유현아와 어떻게 유현진의 다음 공격에 대응할 것인가를 상의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유치원 주방 위생 사건이 터져 실검에 오르게 된 것이다. 학부모의 전화가 빗발칠 때, 백혜주도 진예원을 찾고 있었다. 백혜주는 처음엔 아무것도 모르고 전화를 받았고, 다짜고짜 쏟아지는 욕설을 받아야만 했었다. “이 양심도 없는 양아치 같은 것들! 대체 내 아들에게 뭘 먹인 거야?! 그렇게 더러운 수단으로 돈을 벌면, 그 죗값이 다 네 아이에게 돌아갈 거야! 차라리 죽어버려!”백혜주는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전화를 끊었다. 곧이어 휴대폰이 또 울렸다. 이번에도 모르는 번호였다. 백혜주는 더 이상 전화를 받는 것이 두려워졌다. 하지만 학부모는 그녀를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백혜주가 전화를 받지 않자 메시지가 쏟아지듯 들어왔다. 화가 치솟은 학부모들이 보낸 메시지는 당연히 전부 욕설이었다. 백혜주는 분노로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바로 휴대폰을 껐다. 다른 휴대폰을 꺼낸 그녀는 유산 후 채 회복되지 않은 몸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급히 문을 나섰다.그녀는 집에서 쫓겨나며 가지고 나온 아우디 A6을 타고 바로 신화구로 향했다. 지금 이 상황에 더 이상의 여론몰이는 무의미했다. 유현진과의 싸움은 어떻게 되는 중요하지 않은 문제였다. 지금 제일 중요한 건, 진예원 이 멍청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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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6화

고작 매달 그까짓 식재룟값을 아끼겠다고 이런 사단을 만들다니. 앞으로 져야 할 책임과 감옥에 갈 수도 있다는 생각만 하면 백혜주는 진예원을 죽여버리고 싶었다. 그녀는 곧장 햇살 유치원으로 향했다. 유치원 입구는 이미 학부모로 발 디딜 틈도 없었다.백혜주는 유치원과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하고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차에서 내렸다. 유치원과 점점 가까워지자 입에 담기도 무서운 욕지거리들이 들려왔다.백혜주는 마스크를 위로 끌어올렸다. 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학부모들을 지나쳐 유치원과 이어진 주택으로 들어섰다. 노크를 해봤지만 안에는 아무런 인기척도 없었다. 그녀는 가방에서 키를 꺼내 문을 연 백혜주는 마스크를 벗고 살기등등한 모습으로 집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진예원은 막 딸과 남편을 데리고 짐을 싸고 있었다. 대문에서 나는 인기척을 전혀 느끼지 못한 듯했다. “돈이 되는 물건은 전부 넣어. 저녁에 차가 오면 바로 가져갈 거야.”백혜주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뭐 하는 거예요?”“엄마야—”진예원이 가슴을 움켜쥐며 깜짝 놀랐다. 그녀는 축 처진 눈으로 노려보며 말했다. “사람이 어쩜 인기척도 없어요. 깜짝 놀랐잖아요.”백혜주는 집안에 널린 크고 작은 캐리어를 쳐다보며 차갑게 말했다. “사고 쳐놓고, 나 몰라라 도망이라도 가려고요?”진예원이 시선을 피했다. “형님, 집에서 안정 취하고 계신 거 아니었어요? 여긴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오셨어요?”백혜주가 냉소 지었다. “여긴 왜 왔냐고요? 내가 안 왔으면 온 가족 데리고 도망갔을 텐데, 이걸 지금 나더러 혼자 처리하라는 거예요?”진예원이 얼른 부정했다. “아이고, 그렇게 말씀하시지 마세요. 저도 저 학부모들이 하도 난리를 피워서 어쩔 수 어이 좀 조용한 곳으로 가려고 그러는 거죠.”“조용? 지금 이 상황에 조용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내가 그때 뭐라고 했어요? 왜 식재료로 이 사단을 만든 거예요?”진예원은 당연히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형님, 그게 어떻게 제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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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7화

“제가 잠시 돈에 눈이 멀었어요. 저도 이렇게 심각할 줄은 몰랐다고요. 형님, 형님 인맥 넓으시잖아요. 돈으로 해결할 수 없을까요? 저 감옥 가면 안 돼요.”백혜주가 진예원을 노려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저도 이 일 때문에 온 거예요. 혹시 해결할 수 있을까 해서 이미 친구에게 연락해 뒀어요. 이 일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몇 명인지, 누구에게 일을 시켰었는지 알아보라고 하더라고요. 먼저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부터 해결해야 해요.”진예원은 시골에서 수십 년을 산 사람이었다. 평소 아무리 요란을 떨어도, 막상 일에 부딪히면 다른 사람이 이끄는 대로 끌려다니는 겁쟁이에 불과했다. 그러니 그녀는 백혜주가 친구에게 부탁했다는 말에 곧바로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 백혜주는 조용히 진예원의 말을 듣고 있는 것 같았지만 사실 그녀의 가방 속에는 휴대폰으로 이 모든 상황을 녹음 중이었다. 햇살 유치원의 식품 안전 문제는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위에서도 이 일을 주시하고 있었고 특별수사팀도 꾸려져 하루빨리 사람들에게 수사 결과를 내놓기 위해 신속히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 유관 부서에서는 퇴근도 마다했고 이튿날 아침 8시, 페이스북에 성분 분석 결과를 업로드했다. 조사 결과, 햇살 유치원에서 수집한 증거 샘플에는 아플라톡신, 대장균이 과다 검출되었고 식용유에서는 벤조피렌이 검출되었다. 자주 사용하는 주방 도구에서는 곰팡이와 농약 잔여물마저 나왔다...무시무시한 검사 결과에 네티즌들은 벼락을 얻어맞은 것 같았다. ‘이게 무슨 유치원 식당이야, 독극물 제조실이지.’한주시에서는 곧 특별 수사팀을 만들어 햇살 유치원 식품 안전 사건을 처리하도록 했다. 진예원은 아직도 백혜주가 사람을 찾아 일을 해결해 주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하지만 그녀에게 온 건 경찰 측의 “요청”이었다. 백혜주는 진예원이 경찰에게 심문받는 동안 어제 녹음 음성을 편집해 인터넷에 퍼뜨렸다. 진예원의 양심을 상실한 발언은 곧 새로운 이슈가 되었다. 침대에 누워 댓글을 살펴보던 유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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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8화

출생의 비밀이 밝혀졌으니 이젠 한 가족과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송가람이 유현진을 초대한 것도 아마 그런 이유였을 것이다. 유현진은 입술을 앙다물고 생각하더니 말했다. “오빠, 저도 가겠다고 전해줘요. 미리 생일 축하한다는 말도요.”송민준이 대답했다. “선물은 살 필요 없어. 넌 가람이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니까, 선물은 내가 대신 준비할게. 내일 오후에 데리러 갈게.”유현진이 어색하게 웃었다. “네.”전화를 끊고 고개를 들자 침대 끝에 앉아 자신을 쳐다보는 강한서가 보였다. “왜?”유현진이 묻자 강한서가 대답했다. “나도 갈래.”유현진이 강한서를 힐끔 쳐다보더니 컵을 들었다. “너 송가람 씨랑 친한 사이야?”강한서가 말했다. “난 네 가족 신분으로 참가하는 건데?”“풉—”물을 마시던 유현진은 하마터면 입속에 머금었던 물을 뿜을 뻔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눈앞에 있는 당당한 남자를 쳐다보았다. 검지로 입가에 묻은 물을 닦은 유현진이 강한서를 노려보며 말했다. “송가람 씨가 초대 안 했어?”강한서가 미간을 찌푸렸다. “송가람 씨가 날 왜?”“쯧.”유현진이 강한서를 힐끗 쳐다보았다. “전에 네가 가람 씨와 맞선 보면서 나에겐 야근한다고 속였던 거, 벌써 잊었어?”“내가 언제...”멈칫하던 강한서의 머릿속에 곧 기억이 떠올랐다. 바로 한열이 강민서에게 뜨거운 물을 맞았던 그날이었다. 그날 신미정은 강단한의 옛친구들이 한성에 왔다며 함께 식사 자리를 마련하자며 강한서를 속였었다. 그 말을 믿었던 강한서는 현장에 도착해서야 그 자리가 동창 모임을 가장한 맞선 자리였음을 알게 되었다. 그날의 기억이 떠오르자 강한서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넌 기억력도 나쁘면서 그 일은 왜 그렇게 정확하게 기억하는 거야?”유현진이 콧방귀를 뀌었다. “난 당한 건 전부 기억하는 스타일이거든. 야근한다고 날 속여서 배달까지 시켜줬는데, 너 이 자식이 맞선에 나갔을 줄 누가 알았겠어.”“맞선 아니야.”강한서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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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9화

유현진이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그건 사람을 놀리는 거잖아.”강한서는 그녀를 힐끔 쳐다보았다. “내가 그렇게 할 일 없는 놈이야?”물론 그건 절대 아니었다. 하지만 고의가 아니었기에 오히려 상대방을 더 비참하게 만들었을 것이다.잠시 생각하던 유현진은 이 바보 같은 남자 친구에게 귀띔을 해주기로 했다. “송가람 씨가 여보에게 호감이 있는 것 같지 않아?”강한서가 의아해했다. “너 또 무슨 누명을 씌우려는 거야?”유현진은 강한서를 툭 치더니 노려보며 말했다. “나 지금 진지해.”미간을 찌푸리고 생각에 잠긴 강한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송가람이 언제 자기에게 호감을 표현했는지 떠오르지 않았다. 그는 송씨 가문과 연락도 거의 주고받지 않았다. 한아람이 세상을 뜨고 6년 후에야 송병천은 재혼했고 강한서는 중학교 때 처음으로 송가람을 만났다. 그때 강한서와 송민준은 같은 반이었고 송민준은 어디를 가든 꼬리가 붙었었다. 강한서는 그것이 싫다고까지는 할 수 없었지만 좋지 않은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 감정은 송가람을 향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귀찮을 뿐이었다. 송가람은 천식이 있어 매번 송민준이 그녀를 데리고 나오면 늘 송가람을 챙겨야 했다. 한참 뛰어다니며 놀아야 할 나이였던 그때, 송가람이 있으면 마음껏 놀 수가 없었다. 그런 이유로 강한서는 나중엔 송민준과의 만남을 줄였다. 송민준과 만나더라도 그가 동생을 데려오면 강한서는 기회를 봐 자리를 피하곤 했다. 나중엔 송가람의 병이 더 심해지면서 송씨 가문은 해외로 가게 되었다. 그 사이 10여 년을 강한서는 한 번도 송가람을 만난 적이 없었다. 송가람에 대한 강한서의 기억은 삐쩍 마른 몸과 영양실조라도 걸린 듯한 모습이 전부였다. ‘현진이가 얘기한 호감이라면... 팔찌를 선물한 것도 호감이라고 할 수 있나? 하지만 그건 이미 가격을 지불했잖아.’송가람의 애매한 신분을 떠올린 강한서가 물었다.“너 혹시 송가람 씨와 송씨 가문 사이 때문에, 송가람 씨가 싫은 거야?”유현진은 어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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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0화

강한서가 갖은 수단을 쓴 덕에 유현진은 드디어 그를 데리고 생일 파티에 참석하기로 했다. 하지만 내일은 송민준이 데리러 오는 것이니 송민준이 허락할 것인가 하는 건 그녀도 모를 일이었다. 송씨 가문.송가람과 그녀의 친구들은 방에서 내일 입을 옷을 고르고 있었다. 그들은 주아름을 중심으로 대부분 강민서와 함께 친하게 지냈던 부잣집 아가씨였다. 강민서가 요즘 집안에서 엄격하게 관리당하는 탓에 많은 모임에 불참하게 되었고, 그들은 점차 송가람과 가깝게 지냈다. 송가람은 평소 평범하게 입고 다니는 편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드레스룸은 정말 화려하다고 표현할 수 있었다. 시중에서는 구매할 수도 없는 한정판과 예약도 하기 힘든 디자이너의 수제 드레스가 가득했다. 패션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송가람의 드레스룸에 있는 옷들이 얼마나 값어치가 있는 것이 바로 알아차릴 것이다. 친구들은 어느 옷을 입으면 예쁠지 쉬지 않고 떠들어댔다. 생일 파티에 한 벌만 입고 갈 수는 없으니 여벌을 준비해야 했다. 한참을 토론하던 그들은 송가람이 말이 없자 주아름이 고개를 돌렸다. 송가름은 소파에 앉아 휴대폰을 보며 멍때리고 있었다. 주아름이 송가람 앞으로 다가가자, 그녀의 눈에 채팅창이 들어왔다. 상대방의 이름은 “강오빠”라고 저장되어 있었다. 송가람은 상대방에게 많은 문자를 보냈다. 주아름이 대충 훑어보니, 생일 파티에 초대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심지어 그 문자는 이틀 전에 보낸 것이었지만 상대방은 여전히 답장이 없었다. 한주시에서 강씨 성을 가진 사람, 게다가 송가람이 이토록 식음을 전폐하고 답장을 기다리게 만들 사람은 강한서밖에 없었다. 주아름은 다가가 송가람 옆에 앉았다. “안 입어봐요? 애들이 여러 벌 골라뒀는데.”그제야 정신이 든 송가람이 휴대폰 화면을 끄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내일 아침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올 거예요. 그때 입어보려고요. 한 번 입기가 너무 번거로워서.”주아름이 고개를 끄덕였다. “민서는 초대 안 했어요?”“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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