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후, 임동현과 황보희월은 옷을 갈아입고 거실에서 만났다.“그래서 무슨 일인데?”임동현이 물었다.“너한테 사과하고 싶어서.”황보희월이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왜?”“운서한테 무도가랑 재난 얘기를 하는 게 아니었어...”“됐어, 네가 말 안 했다고 해도 어차피 생방송을 보고 알 일이었어. 그 며칠 사이로 사과할 필요는 없어. 나는 네가 운서한테 진심으로 잘해주기를 바랄 뿐이야. 운서는 너를 진짜 좋은 언니로 생각하거든.”“알겠어, 운서 걱정은 하지 마. 근데 동현아... 나 진짜 너 좋아해. 저번에 네가 도움이 필요할 때 가문의 어르신을 설득하려고 우리가 만나고 있다고 거짓말했어. 다른 방법이 없어서 나도 어쩔 수 없었어. 안 그러면 따로 설명할 방법이 없잖아.”황보희월의 말을 들은 임동현은 약간 멈칫했다. 어쩐지 모든 은세 세력이 슬금슬금 피해 가는 와중에 황보 가문만 모든 힘을 다해 돕는다고 했더니, 그녀가 힘을 써준 덕분이었다.황보희월의 말대로라면 황보 가문은 임동현을 사위로 여기고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물불을 가리지 않고 도와줄 수 있었다. 그리고 크리스 버은에 의해 가면이 벗겨졌을 때도 송사민보다 더 감격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마치 한 가족을 바라보는 것처럼 말이다.그때까지만 해도 임동현은 영문을 몰랐는데, 이제 드디어 이해되었다. 하지만 그는 황보희월의 선택을 탓할 수는 없었다. 일단 운서와 황보희월은 진짜로 사이가 좋았고 그가 집에 없을 때, 황보희월이 운서를 지켜줄 수 있었다. 그리고 황보 가문에서 보낸 사람은 대하의 안정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이제는 어떡할 거야?”임동현이 잠깐 생각하다가 물었다.“아버지가 얼마 전에 전화 왔는데 너를 집으로 데리고 오래.”황보희월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래서 내가 네 남자친구이자, 황보 가문의 사위 역할을 해야 한다고?”“부탁 좀 해도 될까?”황보희월은 기대하는 표정으로 물었다.임동현은 마음 같아서는 거절하고 싶었지만 그녀의 눈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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