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희라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원래는 모든 조건이 다 만족스러웠던 제갈창현도 임동현 앞에서는 빛을 잃었다.사실 하희라만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었다. 대부분 여자, 특히 하희라, 나문희, 상관명월, 도화 등 여자가 임동현과 만난 뒤로는 주변 남자들에게 흥미를 잃고 말았다. 왜냐하면 임동현은 단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남자이기 때문이다.임동현과 만나고 난 후폭풍은 이렇듯 강력했다.“여러분 다 불편해할 필요 없어요! 저희는 친구잖아요! 저도 이번에 오래간만에 만나서 얘기나 나누고 싶어서 약속을 잡은 거예요.”임동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리고 자신이 아무리 높은 위치에 있다고 해도 평소와 다름없이 그들을 대했다. 이게 바로 임동현이 존경받는 이유이기도 했다.네 사람은 예약 해둔 방 안으로 들어갔다. 이 방은 마성의 시티뷰가 가장 잘 보이는 방이었다.“앉으세요, 동현 님!”임동현은 별다른 말없이 먼저 자리에 앉았다. 만약 그가 앉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은 더욱 앉지 못할 테니 말이다. 그의 생각과 마찬가지로 세 사람은 뒤늦게야 자리에 앉았다.“이렇게 뵙게 되어서 정말 영광입니다.”제갈창현은 자리에 앉자마자 틀에 박힌 인사말을 했다.“맞습니다! 동현 님은 이제 지구의 구세주인데, 저희와 만나 주신 것만으로도 엄청난 영광입니다.”박수홍이 따라서 말했다.하희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임동현이 나타난 순간부터 원망의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기만 했다. 임동현도 물론 진작 발견했다. 하지만 어색한 상황을 피하고자 계속 모르는 척하고 있었다.“자꾸 동현 님이라고 하면 제가 섭섭해요. 저는 언제나 변함없으니 부디 예전과 똑같이 대해줘요. 안 그러면 불편해서라도 여러분과 못 만나겠어요.”“아... 도, 동현 씨 말이 맞아요! 제가 경솔했네요.”제갈창현은 곧바로 말투를 바꿨다.“저희는 예전과 다름없는 친구 사이예요. 그러니 과거도, 지금도, 미래도 변함없었으면 좋겠어요.”그들은 여러 가지 화제를 얘기하기 시작했다.임동현이 이번에 그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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