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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1화

유진희가 주변에 수소문해 얻은 정보에 의하면 이 상회는 이미 몰락의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 더이상 경영해 나가기 어려운 탓에 매각하는 것이었다.때문에 그 가격은 엄청 부풀러 져 있다. 임동현이 정말 살 의향이 있다면 분명 금액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임동현의 끌어 올랐던 열정은 순식간에 반 토막으로 식어버렸다.그는 금액을 깎고 싶지 않았다.40조면 40조인 거지. 그것도 2000개의 리치 포인트가 아닌가!일단 상회를 손에 넣고 그 다음은 나중에 생각하는 거야.이만한 리치 포인트면 그의 정신력을 역주급 10급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체질, 정신력 모두 역주급 10급에 달한다면 임동현의 전력은 반보 계주급에 이르게 될 테니 잠시 동안은 싸우기에 충분하다.천모성의 일이 끝나면 은하계 번화 지대에 가서 유진희에게 양도받을만한 상회가 또 있는지 찾아보라고 해야 할 것이다.임동현은 이제 그 외 다른 장사엔 조금의 만족도 느끼지 못했다. 얻게 되는 리치 포인트가 너무나도 적었으니 말이다. 그가 현재 필요로 하는 수만에 달하는 리치 포인트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부족한 양이었다.하지만 상회를 산다면 몇십 조의 은하 화폐를 사용할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임동현이 원하는 것이다.반드시 이 상회를 매입하는 일을 끝까지 유지해야 할 것이다.경영 사정이 좋은 상회들은 아마 다른 사람에게 팔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하여 임동현은 경영난이 있는 상회만 공략해 고액으로 거두어들이려 했다.장사가 힘들어 돈을 벌지 못하던 터에 임동현과 같은 구세주가 나타났을 때 팔지 않을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상회 하나에 몇십 조이다... 그렇다면 10개를 산다면 몇백 조의 은하 화폐를 쓸 수 있는 것이다.임동현의 머릿속에 앞으로의 계획이 또렷이 세워졌다.“유 선녀님, 상회의 일은 하루빨리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이니 가격을 흥정할 필요는 없어요. 그냥 40조 은하 화폐로 사는 거로 하죠. 우린 지금 잠시 천모성을 떠날 수 없으니 가족분들에게 부탁해 상회 사람을 만나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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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2화

3일 뒤.유진희가 드디어 상회 매입에 관한 일을 마무리 지었다.그녀는 자신의 가족을 시켜 상대와 직접 만나게 했다. 필경 40조나 되는 은하 화폐를 주고받는 일이었기에 신중을 기해야 했다.임동현은 성공적으로 40조를 지불한 뒤 2000개 리치 포인트를 획득했다.그는 곧바로 정신력을 역주급 10단계로 끌어올렸다.약간의 두통이 지나가니 청아한 기분이 온몸을 감쌌다.임동현은 고개를 살짝 털어내고는 자신의 시스템 알림창을 켰다.「이용자:임동현」「잔액:9,999,491,025,000,000(은하 화폐)」「체력:역주급 십 단계」「정신력:역주급 십 단계」「전력:반보계주급」「대전 기술:허공신권(입문+), 쇄공장(입문+), 파사검법(입문+)」「스킬:고대 의술(능통+)」「리치 포인트:182」체질과 정신력이 10단계로 상승하자 임동현의 전투력은 역시 반보계주급에 진입했다.하지만 진정한 계주급에 이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만 개의 리치 포인트가 있어야 가능하다. 현재 임동현에게는 182개밖에 남지 않았으니 아직 갈 길이 멀다.하지만 그래도 반보계주급 전력은 보유하고 있기에 각 세력의 창시자급 인물만 맞닥뜨리지 않는다면 적들을 쓸어버리기에 충분할 것이다.8대 세가와 같은 세력은 창시자급 거물만 나오지 않는다면 나머지는 모두 그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지금 임동현은 열아홉 번째 공주와 천조의 잔당이 자신을 찾아와 빨리 전투를 끝내기를 바랐다. 그다음 유진희와 함께 천모성을 떠나 은하계 가장 번화한 지대로 가 경영난에 부딪힌 상회를 찾아다닐 계획이었다.그에게 남은 시간은 별로 많지 않았다. 계주급 계씨 가문 창시자라는 칼날이 언제든 찌를 수 있게 임동현의 심장을 향해 겨누어져 있으니 말이다.계씨 가문을 처리해야만 지구가 완전히 안전해진다. 그래야만 임동현도 마음을 놓고 은하계 전체를 휘저을 수 있을 것이다....천모성 밖.열아홉 번째 공주 하지혜 등 3인이 며칠이라는 시간을 헤매고 나서야 이곳에 도착했다.그 시간 세 사람은 꽤나 지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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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3화

절대 하지 못한다!하지혜가 고개를 저었다.천모성과 같은 뒤떨어진 지역에 계주급 강자가 살 리는 없다.그 천조의 잔당은 목숨이 끊기기 전 자신의 동료에게 소식을 알렸다. 아마 얼마 되지 않아 계주급 천조의 잔당이 쫓아올 것이다.그때가 되면 천모성도 피해를 피할 수 없게 된다. 그 위에 살고 있는 수많은 인류들이 그녀의 존재로 인해 천조의 잔당들에게 처참히 죽임을 당할 수도 있다.“공주마마! 천모성에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우리 이제 살았어요.”윤하가 할멈을 부축한 채 웃으며 말했다.하루 전 황제가 그녀에게 하사한 보명패가 없었다면 그들 3인은 이미 천조의 잔당에게 잡혀버렸을 것이다.공주는 생포되어 황제를 협박하는 도구로 쓰였을 테고 다른 두 사람은 분명 죽임을 당했을 것이다.이제 드디어 황제가 말했던 곳에 도착했다.윤하와 할멈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지어졌다.하지혜는 머지않은 곳에서 매혹적인 광망을 내뿜고 있는 거대 행성을 바라보고 있었다.저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그녀가 발을 내디뎠다는 이유로 무고하게 뜻하지 않던 재앙을 겪게 된다.은하제국의 열아홉 번째 공주로서 하지혜는 그토록 이기적으로 행동할 수 없었다.“아가씨, 가요! 우리 얼른 내려가요.”윤하가 할멈을 부축하며 천모성에 진입할 준비를 했다.“윤하야, 난 갈 수 없어.”하지혜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왜요?”윤하가 깜짝 놀라며 의문이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난 어차피 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어. 천조의 잔당들은 분명 준비를 단단히 했을 거야. 하지만 천모성엔 계주급 강자를 당해낼 강자가 없어. 내가 내려간다면 천모성 사람들은 크나큰 고통을 겪게 돼. 난 은하제국의 열아홉 번째 공주야. 백성들을 외면하고 나만 생각할 수는 없어. 네가 할멈과 함께 내려가! 내가 천조의 잔당들을 유인할 테니까.”하지혜가 덤덤한 얼굴로 말했다.“공주마마, 그런 어리석은 일은 하지 마세요. 천모성에 가라고 한 건 황제 폐하의 지시입니다. 저희가 그곳에 가기만 한다면 필시 폐하께서 파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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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4화

하지혜는 더이상 그들을 설득하지 않았다. 그녀 또한 두 사람이 절대 자신을 두고 떠나가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현재 그들 3인은 도망치지 못한다. 그저 이곳에서 천조의 잔당이 오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들이 천모성에 발을 디딘다면 그놈들은 분명 천모성을 쑥대밭으로 만들 테니 말이다. 그때가 되면 천모성의 사람들도 화를 면할 수 없다.때문에 천조의 잔당이 도착한 뒤 최대한 멀리 도망침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천모성에서 멀어지게 해야 한다.염천호도 열아홉 번째 공주가 이미 천모성 외곽에 도착했다는 걸 알지 못하고 있었다.그는 한창 방어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에 열중하고 있었다.역주급 전력의 천조의 잔당을 상대함에 있어 이 방어 시스템은 아무런 작용을 하지 못할 테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단 나을 것이다.염천호는 지금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천조의 잔당을 막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임동현은 여전히 유유자적하게 정원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이미 며칠이나 지났는데 그 열아홉 번째 공주라는 작자는 왜 아직도 도착하지 않는단 말인가?설마 오는 도중에 잡히기라도 한 건가?그렇다면 지금 천모성에서 기다리는 건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만약 오는 도중 잡혀간 것이라면 그건 그가 상관할 바가 아니다. 은하제국 황제도 그에게 죄를 묻지는 못할 테니 말이다.임동현은 오늘 하루 더 기다려본 다음 그래도 열아홉 번째 공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내일 염천호에게 물으려 했다. 도중 잡힌 게 사실이라면 곧바로 유진희를 데리고 천모성을 떠날 것이다.하지혜 3인은 천모성 밖에서 약 반나절을 기다렸다.그때 십여 개의 불빛이 빠른 속도로 가까워지고 있었다.“왔어!!”그 모습을 본 하지혜가 말했다.그녀의 말을 들은 순간 할멈과 윤하의 얼굴에 긴장감이 서렸다.드디어 올 것이 온 것이다.“할멈, 윤하야, 우리 가자!”말을 마친 하지혜가 두 사람의 옆으로 다가가 손에 쥐고 있던 유리구를 깨뜨렸다.순간 빛의 그물이 세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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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5화

그들은 하지혜 등 3인을 중앙에 두고 빙 둘러쌌다.“네 주변 두 사람은 놓아줄게. 하지만 넌 반드시 산 채로 날 따라와야 해. 아니면 내가 아주 많은 사람을 죽일 거거든.”흑포인이 또다시 말했다.열아홉 번째 공주는 죽어서는 안 된다. 임무에 실패한다면 그들을 기다리는 건 오직 엄중한 처벌 뿐이니 말이다.이번 임무를 순조롭게 진행시키기 위해 국주는 친히 은하제국 황제를 막았고 심지어 천조와 스카이 괴물이 손을 잡았다는 비밀을 폭로하는 것까지도 불사했다.국주가 이번 열아홉 번째 공주를 생포하는 임무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알 수 있지 않은가.이런 상황에서 임무에 실패한다면 그들은 천조의 죄인이 되어 천조의 가장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될 것이다.“좋아!”하지혜가 대답했다.“공주마마!”“공주마마!”할멈과 윤하가 소리쳤다.“윤하야, 할멈을 데리고 어서 이곳을 떠나. 그리고 돌아가 아버지와 어머니한테 전해줘. 못난 딸이 정말 미안해했다고 말이야.”“공주마마, 저희는 가지 않겠습니다.”“맞아요, 우린 공주마마를 버리고 갈 수 없어요.”“너희들이 남는다고 해도 나한테 도움이 안 돼. 그저 내 자책감과 괴로움을 더할 뿐이야. 은하제국 공주의 신분으로 명령한다. 어서 가.”하지혜가 엄숙한 얼굴로 말했다.“하지만...”“더는 말할 필요 없어. 너희들이 아직 날 공주로 생각한다면 지금 당장 떠나.”“그래요... 알았어요! 그... 그럼 공주마마, 몸조심 하셔야 해요. 폐하께서 반드시 공주마마를 구할 방법을 생각해내실 거예요.”“알았어.”말을 마친 하지혜는 할멈과 윤하를 내보내려 그물을 살짝 열었다.하지만 바로 그때.처음 3인을 막았던 흑포인이 돌연 그물 앞에 나타났다.그는 하지혜를 잡으려 비닐로 덮인 조를 안으로 집어넣었다.그의 속도는 번개와도 같이 빨라 하지혜 등 3인의 실력으론 반응할 수조차 없었다. 그저 그 역겨운 조가 하지혜를 공격하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흑포인은 하지혜가 빛의 그물을 여는 순간만을 기다렸다. 이 빛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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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6화

천모성 밖.마치 우주 전체가 단단히 얼어붙은 듯했다.흑포인의 손이 임동현에게 단단히 잡혀버렸다. 하여 그는 단 한 보도 전진할 수가 없었다.그는 눈앞에 갑자기 나타난 청년 남자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아직 상황파악을 하지 못한 듯했다.자신의 손이 대체 왜 이토록 젊은 남자에게 잡혀 있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하지혜 등 3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하지혜는 이미 모든 것을 포기했었다. 계주급 전력의 천조의 잔당을 마주한 그녀는 할 수 있는 수단을 모두 동원했으나 그의 몸에 생채기 하나 내지 못했다. 하여 어쩌면 그녀가 계획했던 자결조차 뜻대로 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빠져있었다.하지만 지금 눈앞의 이 사람이 그들을 구했다.하지혜는 누군가 자신을 구한다면 그건 그녀의 아버지인 은하 제국의 황제 하운천일 거라 생각했다.심지어 조금 전 손 하나가 그 역겨운 좌를 잡은 순간에도 아버지가 나타난 줄로 여겼다.하지만 눈을 뜨고 확인해보니 처음 보는 낯선 사람이었다.대체 누구란 말인가? 아버지가 보낸 사람인가?어린 나이에 저토록 강한 전력을 갖고 있다니. 자그마치 계주급 천조의 잔당을 막아냈다.임동현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향했다.그 순간 하지혜는 심장이 제멋대로 요동침을 느꼈다. 이어 면포 아래 그녀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십여 명의 흑포인들은 줄곧 하지혜 일행을 쳐다보고 있었지만 임동현이 언제 나타났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그저 어느 한순간, 시선 속에 한 사람이 돌연 나타난 것이다.임동현은 흑포인의 손을 잡은 순간 흑포인의 목표인 하지혜에게로 눈길을 돌렸다.아마 저 면사포를 쓰고 있는 젊은 여자가 오늘의 주인공인 은하 제국의 열아홉 번째 공주 전하일 것이다.이미 마음속으로 짐작했지만 임동현은 다시 확인차 물었다.“당신이 은하 제국의 열아홉 번째 공주인가요?”“네! 저예요!”하지혜가 대답했다.하지혜의 신분을 확인한 뒤에야 임동현은 자신이 잡고 있는 상대의 손을 내려다보고는 이마를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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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7화

만약 첫 번째 경우라면 그들은 오늘 필시 이곳에서 명을 다하게 될 것이다. 계주급 후기의 강자를 상대한다는 건 계란으로 바위 치기에 불과하니 말이다.두 번째 경우라고 해도 그토록 차원이 다른 속도를 갖고 있으니 열아홉 번째 공주를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너, 하운천이 보낸 사람이야?”흑포인이 못마땅한 얼굴로 말했다. “하운천이 누군데?”임동현이 의아한 듯 물었다.이곳에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그가 어떻게 하운천을 알겠는가.임동현의 말을 들은 하지혜의 머릿속 물음표가 더더욱 커졌다.‘아버지를 모른다고? 그럼 아버지가 보낸 사람이 아닌 건가? 하지만 아버지가 아니라면 대체 누가 날 구할 수 있지? 조금 전 저 사람은 분명 나에게 열아홉 번째 공주가 맞는지 확인했어. 그러니 분명 누군가의 지시를 받았을 거야.’그 시간 하지혜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사람들의 머릿속에도 비슷한 의문이 자리하고 있었다.“하운천이 누구인지 모른다고?”흑포인이 재차 물었다.“몰라! 그리고 난 누구한테 지시를 받고 온 사람이 아니야. 왜냐하면 나한테 명령을 내릴 사람은 존재하지 않거든.” 임동현이 말했다.“그럼 대체 왜 저 여자를 구한 거야?”“그냥 보기가 싫었어. 건장한 사내놈들이 여자 하나 괴롭히는 게 말이나 돼? 자신 있으면 저 여자 아버지한테 직접 찾아가!”임동현이 대답했다.실은 그도 어쩔 수가 없었다. 만약 보고서도 그대로 지나쳤다면 언젠가 은하 제국의 황제가 추궁했을 때 일이 번거롭게 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그는 아직 황제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는 건 조금 부끄러운 일이다. 반보계주급 존재로서 체면은 지켜야 하지 않겠는가?“너...”흑포인이 일그러진 얼굴로 임동현을 노려보았다.황제 하운천이 보냈다고 했다면 어쩌면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을 것이다.고작 보기 싫다는 이유로 그들 천조가 오랫동안 준비해왔던 계획을 망쳤다고?흑포인은 도저히 이 사실을 인정할 수가 없었다.“너 지금 네가 뭘 했는지 알아?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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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8화

임동현이 하지혜를 향해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멀찍이 떨어져 있는 흑포인에게 물었다.“어쩔 수 없어! 이렇게 된 이상 관여하기 싫어도 관여해야 해. 그전에 나 궁금한 게 있어. 너희들은 사람이야 아니면 짐승이야? 사람들한테 보여줄 수 없을 정도로 흉측해서 흑포 안에 숨어있는 거야?”“정말 손을 떼지 않겠다고? 우리 천조가 두렵지도 않아?”흑포인이 임동현의 질문엔 대답하지 않은 채 반문했다.“일단 내 질문에 대답해. 그다음 손을 뗄지 말지 고민할 테니까.”임동현이 대답했다.그는 이들이 흑포 안에 뭘 숨기고 있는지 너무나도 알고 싶었다. 시간이 지나도 어딘가 께름칙한 느낌이 여전히 지워지지 않았으니 말이다.흑포인은 더는 말하지 않았다.임동현 등 사람들은 상대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볼 수가 없었다.“적이 만만치 않다! 몬스터화 준비!”돌연 흑포인이 말했다.“예! 대장!”다른 십여 명의 흑포인이 동시에 대답했다.이어...모든 흑포인이 비닐로 뒤덮인 조를 꺼내 흑포를 벗겨내고는 자신의 진면모를 드러냈다.임동현과 하지혜 등 3인은 화들짝 놀랐다.흑포인들의 두 손은 전혀 사람의 것이 아니라 비닐이 자란 짐승의 발이었다.머리는 여전히 사람의 머리였지만 그 얼굴도 비닐로 덮여 있었다.눈도 사람의 것보다는 뱀의 눈에 가까웠다.저게 사람이라고?반인반수의 괴물 그 자체였다.“으악!!!”그 공포스러운 모습에 윤하가 소리를 질렀다.임동현 등 사람들도 온몸에 소름이 돋은 채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사람도, 각종 야수도 본 적 있지만 저런 반인반수는 종래로 본 적이 없다.대체 어떻게 저런 괴물이 나타날 수 있단 말인가?흑포를 벗어던진 뒤 흑포인의 몸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어깨에 몇 개의 뱀 머리가 자라났고 엉덩이엔 기다란 꼬리가 뻗어져 나왔다.그야말로 오금이 저리는 광경이었다.윤하는 겁에 질려 눈을 질근 감았다.하지혜는 흑포인의 어깨 위에 자라난 뱀 머리를 본 순간 무언가 떠올랐다.어깨 한쪽에 4개,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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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9화

임동현이 그놈들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쳐다보고 있었다.몬스터화 후 이들의 전투력은 확연히 증가했다.그는 전에도 이렇게 갑자기 전력을 올리는 상황을 마주한 적이 있었다. 바로 계씨 가문 계주건과 전투를 벌이던 때였다.하지만 그때와는 다르다. 계주건이 블러드 약을 사용했을 땐 그의 몸 밖에 붉은색의 기체 수의가 한층 나타났지만 적어도 그 안에 서 있는 사람의 모습은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반면 저들에겐 사람의 모양새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저 괴물 야수일 뿐이다.열아홉 번째 공주의 말에서 저들이 좋은 사람은 아닐 거라는 걸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그러니 일단 저들을 제압한 뒤 어떻게 된 일인지 자세히 물으면 될 것이다.“우리가 인류를 배반했는지 아닌지는 네가 결정할 일이 아니야. 우리 천조는 너희 은하 제국을 무너뜨리기만 한다면 은하계의 패자가 될 텐데 그 누가 우리한테 죄를 물을 수 있겠어?”“너희에겐 그런 기회가 없을 거야. 내 아버지가 절대 너희들을 가만히 놔두지 않을 테니까.”“쯧쯧... 네 아버지? 먼저 우리 국주부터 넘어서고 말해야 하지 않겠어? 우린 더이상 수백 년 전 너희 은하 제국에 쫓겨 몸을 숨기기에 급급했던 그 나약한 천조가 아니야. 우린 이번에 뼈에 사무친 원한을 안고 너희들에게 복수를 하러 온 거야.”“내 아버지는 은하계 무적의 존재야. 그분을 무너뜨릴 수 있는 사람은 없어.”하지혜가 곧바로 반박했다.다만 그녀의 목소리가 긴장감에 떨리고 있음은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그래? 그럼 왜 직접 와서 널 구하지 않는 걸까? 황제 하운천의 경지라면 아무리 멀리 떨어진 거리일지라도 단숨에 달려와 나타났을 텐데 말이야. 하지만 지금 하운천은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아직도 모르겠어? 열아홉 번째 공주 전하?”“아니야...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내 아버지는 절대 무너지지 않아. 그저 다른 바쁜 일이 있는 것뿐일 거야.”하지혜가 요동치는 자신의 마음을 애써 가라앉히며 말했다.임동현은 다른 점 하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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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0화

임동현이 우두머리 천조의 잔당을 해치우는 데엔 눈 깜짝할 만한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이어 그가 다시 쫓아가 상대에게 날릴 최후의 일격을 준비하던 순간, 하지혜 등 3인은 남은 십여 명의 몬스터화 된 천조의 잔당에게 둘러싸여 있었다.하지혜 일행은 자리에서 굳어버렸다.이게 무슨 상황이지? 이렇게 그들을 버려둔다고? 여기엔 아직 많은 반인반수가 남아있다! 실체화 정신력은 투명한 것이었기에 그들의 눈엔 결코 보이지 않았다. 하여 임동현이 이미 그들의 보호막을 쳐놓았음을 알지 못하고 그를 원망하기만 했다.십여 명의 몬스터화 천조의 잔당도 어안이 벙벙했다.저렇게 자리를 뜬다고? 이거야말로 절호의 기회가 아닌가! 열아홉 번째 공주를 잡아 복귀한다면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것이니 필시 국주가 내리는 큰상을 받게 될 것이다.전력은 아직 계속하여 상승할 수 있다. 그 누가 역주급 강자가 되고 싶지 않겠는가?“움직여!!”누군가의 한 마디에 반인반수들이 동시에 비닐로 뒤덮인 조를 뻗으며 빠른 속도로 하지혜 일행에게 접근했다.“으악!”하지혜 등 3인이 소리를 질렀다.그들은 모두 두 눈을 꼭 감고 곧 닥쳐올 재난을 맞이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하지만 얼마 후...“쿵쿵쿵...”여러 차례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하지만 그들은 어떠한 상처도 입지 않았다.하지혜 일행이 천천히 눈을 떴다.그들의 눈에 들어온 건 십여 명 몬스터화 천조의 잔당들의 고통스러워하는 표정이었다.그들은 마치 몇 미터 밖 보이지 않는 벽에 가로막힌 것 같았다.그들은 아주 빠른 속도로 돌진하고 있었기에 갑자기 나타난 무형의 벽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다. 조, 몸, 머리 모두 차례로 강하게 부딪혀 정신까지 혼미해졌다.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3인의 얼굴에 의문이 가득 피어올랐다.이 상황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알 수 없으나 분명 조금 전 그들을 구한 청년 남자가 한 일이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었다.목표로 향하는 길이 가로막혔음에도 쉬이 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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