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판 / 오늘부터 다이아수저 / 챕터 1011 - 챕터 1020

오늘부터 다이아수저의 모든 챕터: 챕터 1011 - 챕터 1020

2047 챕터

제1011화

지금 두 사람은 겨우 한 겹의 빛 스크린을 사이 두고 있었다.그나마 다행인 건 이 빛 스크린은 반보역주급의 공격을 막아낼 수는 있었다.검은 옷 사내도 오른손을 내밀어 빛 스크린을 사이 둔 채 제갑 호위대 대장이 내민 오른손을 맞댔다.‘이건...’제갑 호위대 대장은 동공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당혹스러움을 전혀 감추지 못했다.상대는 비늘 조각으로 덮인 짐승의 손을 가지고 있었다.“탁!”검은 옷 사내는 비늘 조각으로 덮인 손으로 빛 스크린을 뚫은 채 제갑 호위대 대장의 손을 손을 덥석 잡고는 그의 손목뼈를 꺾어버렸다.“쓰읍...”제갑 호위대 대장은 충격에 휩싸였다.‘상대가 손쉽게 팔문사천진을 뚫었다니?’극심한 고통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그는 왼손에 든 빛검으로 상대의 손을 향해 베려고 했다.하지만 이때, 그의 왼손도 상대에게 잡혀버렸다.곧이어 검은 옷을 입은 사내가 몸을 앞으로 기울이더니 제갑 호위대 대장의 품으로 힘을 실어 부딪쳤다.제갑은 90% 이상의 공격을 막아줄 수 있다고 하지만 제갑 호위대 대장은 여전히 오장육부에서 전해져 오는 극심한 고통을 느낄 수 있었다.그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손목에서도 고통이 몰려왔다.그의 오른팔은 완전히 부러졌다.검은 옷 사내가 또 그의 왼손을 노리자 제갑 호위대 대장은 입속에 보관했던 블러드 약을 꿀꺽 삼켜버렸다.다른 일곱 명도 마찬가지였다.그들은 계속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천조의 잔당은 분명 만반의 준비를 하고 온 듯했다. 하여 그들은 열아홉째 공주를 지키기 위해 조금이라도 시간을 더 벌려고 했다.블러드 약을 삼키자 여덟 명의 제갑 호위대는 거친 숨을 몰아쉬게 되었다.제갑 호위대 대장도 이 기회를 빌려 검은 옷 사내의 공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싸우자! 폐하께서 우리를 위해 복수해 주실 거야!”여덟 명은 동시에 자신의 최강 전력으로 천조의 잔당에게 달려들었다....하지혜가 탑승한 소형 비행선에서.통신기가 울리자 할멈은 다급히 핑계를 대며 자리를 피했다.그녀는 방으로 돌아와
더 보기

제1012화

하지혜는 자기 방으로 걸어가더니 의자에 앉아 물었다.“할멈, 나에게 무슨 일을 숨기고 있느냐?”“공주 전하, 송구합니다. 사실 1년 전부터 저는 줄곧 폐하께 전하의 소식을 전했습니다. 폐하는 전하의 모든 움직임을 알고 계셨지요.”“그건 알고 있다. 아바마마께서 지금껏 내 위치를 모르고 계셨다면 진작 사람을 보내 우리를 찾아왔을 것이다. 내가 궁금한 건 그게 아니다. 방금 아바마마와 통화하고 있는 것 같던데 무슨 일이 생겼는지 궁금하다.”하지혜는 할멈이 황제에게 소식을 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진작 알고 있었다.그러니 할멈도 이제 더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더군다나 천조의 잔당의 추적에서 벗어나려면 한시라도 지체하면 안 되었으니 말이다.“전하, 우리가 지금 쫓기고 있다고 합니다. 폐하께서 보낸 사람들이 우리에게 오고 있는 중이긴 하나 아직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습니다. 그들이 도착하기 전에 우리는 경각심을 높이고 절대 적의 손에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누구한테 쫓기고 있단 말이냐?”하지혜가 의문이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은하계 내핵에서 누가 감히 나를 공격하려고 하지? 나를 건드리면 멸족을 당할 위험도 있는데 말이야.’“천조의 잔당입니다.”할멈이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천조의 잔당이라?”하지혜가 중얼거렸다.분명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익숙한 이름이라 어느 책에서 본 듯싶었다.그리고 한참 지난 뒤.하지혜는 드디어 기억을 떠올렸다.천조의 잔당은 제국 역사책에 나타났었다.역사책의 기재에 따르면 제국과 천조는 한때 은하계의 양대 세력이라고 한다.비슷한 실력을 가진 두 세력은 서로 견제하면서 은하계 유일한 제왕을 꿈꾸고 있었다.나중에 쌍방은 천여 년의 전쟁을 치렀고 결국 제국의 승리로 모든 게 끝났다.“제국과 천여 년 동안 싸우고 전패한 그 천조 말이냐?”하지혜가 물었다.“네, 그렇습니다.”“그들은 수백 년 전에 모두 죽임을 당한 것이 아니더냐?”“아마 그때 잠시 자취를 숨긴 듯합니다. 수백 년 만에 그들은 다시 모습을
더 보기

제1013화

그는 지금 역주급 장성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반보계주급의 강자로 거듭나고 싶었다.정신력을 영주급 10단계로부터 역주급 10단계로 업그레이드하려면 1900 리치 포인트가 필요했는데 현재 임동현은 겨우 100 리치 포인트밖에 없었다.너무 많은 차이가 나니 임동현은 차라리 천모성의 연회가 끝나고 유진희와 은하계 중심구역으로 가서 경매를 통해 돈을 쓰는 것이 더욱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연회 시간이 또 지연되었으니 임동현은 어쩔 수 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다행히 계씨 가문이 아직 움직이지 않았고 계씨 가문의 창시자도 아직 폐관 수련을 마치지 못한 모양이라 임동현은 한시름을 놓을 수 있었다.천모성, 염천호가 거주하고 있는 행궁에서.시끌벅적한 행궁 밖과는 달리, 염천호는 전혀 축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없었다.그는 자신을 방에 가두고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제갑 호위대가 전멸했다는 소식이 그의 아버지인 염훈으로부터 그에게 전해졌기 때문이다.제갑 호위대마저 손을 쓸 수 없다니 천조의 잔당은 분명 만반의 준비를 하고 온 모양이다.그럼 천모성은 어떻게 천조의 잔당을 막을 수 있단 말인가?계속 여기에 남아있으면 분명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것과 다름없을 텐데 말이다.하지만 그는 도망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그가 도망갔다는 소식이 황제에게 전해진다면 그는 죽음보다 더 공포스러운 것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패닉에 빠진 염천호는 머리를 쥐어뜯었다.남아있으려니 천조의 잔당이 아버지인 염훈보다 먼저 도착하면 그는 반드시 죽음을 맞이할 것이고, 도망가려니 엄두는 안 나고 말이다.‘전해진 여러 소식을 종합해 분석했을 때, 천조의 잔당은 분명 아버지보다 일찍 도착할 건데 말이야. 망했어. 열아홉째 공주가 천모성역 근처에 있어서 팔자를 고칠 줄 알았더니 목숨까지 걸게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어!’염천호는 차라리 평온하게 천모성에서 남은 나날들을 보내고 싶었다.도망갈 수도 없어 그저 아버지가 천조의 잔당보다 빨리 도착하길 기도하고
더 보기

제1014화

천모성의 가까이에 있는 허공에서.하지혜가 탑승했던 비행선은 빠르게 천모성으로 향하고 있었다.갑자기 후방에서 공중전함 한 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는데 순식간에 공중전함은 비행선을 추월하고는 그 앞에 멈춰 섰다.전함에서는 열댓 명의 검은 옷 사내들이 내렸고 한 명의 검은 옷 사내가 비늘 조각이 덮인 손으로 비행선을 멈춰세웠다.또 다른 검은 옷 사내는 비행선 대문 앞으로 걸어가고는 마찬가지로 비늘 조각이 덮인 손으로 대문을 뚫고 몸을 그 사이로 파고들었다.“젠장!”얼마 지나지 않아 비행선 내부로 들어간 검은 옷 사내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펑!”곧이어 비행선은 산산조각이 났고 검은 옷 사내의 강력한 기운이 사방으로 뿜어져 나왔다.“어떻게 된 거야? 은하 제국 공주는 어디 있어?”앞장선 검은 옷 사내가 물었다.“보스, 이건 빈 비행선입니다. 그들이 이미 도망간 것 같습니다.”앞장선 검은 옷 사내는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점점 무거워져가는 분위기에 다른 검은 옷 사내들은 숨도 크게 쉬지 못했다.“멀리 가진 못했을 거야. 각자 한 개 방향을 따라 수색해. 무슨 일이 있든 반드시 타깃을 잡아야 해. 미션 실패할 경우 너희들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지?”앞장선 검은 옷 사내가 표독스러운 얼굴로 말했다.“네, 알겠습니다!”모든 검은 옷 사내들이 대답했다.그들은 저도 모르게 목소리를 떨었다. 미션이 실패하면 어마어마한 일들이 그들을 기다릴 것이기 때문이다.“각자 흩어져!”앞장선 검은 옷 사내가 말을 마치고는 바로 한 개 방향을 따라 출발했다.다른 사람들도 사방으로 뿔뿔이 흩어져 수색하기 시작했고 그중 한 명은 천모성의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같은 시각.열아홉째 공주인 하지혜와 두 명의 시녀는 길을 빙빙 돌아 겨우 천모성에 가까워지고 있었다.천모성에서.염천호와 류성주가 마주 앉아 있었다.“천... 천호 님. 그... 그 말이 사실이에요?”류성주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그의 손에 들린 찻잔도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는데
더 보기

제1015화

염천호는 그를 연회로 초대한 적도 없었는데 그는 유진희 때문에 제 발로 찾아왔다.이제 목숨까지 걸게 되었으니 그는 쉽사리 진정되지 않았다.“이... 이걸... 이걸... 어쩌죠? 이걸 어쩌죠?”류성주가 말을 더듬었다.그는 후회가 몰려왔다.‘이럴 줄 알았으면 절대 천모성으로 오지 않았지, 제 발로 지옥에 뛰어들었네. 그리고 공주 전하도 넓고 넓은 은하계에서 왜 하필 천모성역에 온 거야? 다른 성역으로 가면 안 돼?’류성주는 후회막급이었다.‘다 임동현 그놈 때문이야. 그놈이 유진희를 구하지만 않았어도 지금쯤 유진희의 매혹적인 몸을 즐기고 있었을 텐데 말이야. 아니면 내가 천모성으로 왜 오겠어? 천모성으로 오지 않았다면 열아홉째 공주와 연루되지도 않았을 것이고. 지금은 도망갈 수도 없고 여기서 가만히 죽음만을 기다려야 하니 다 임동현 그놈 때문이야! 다 그놈 때문이라고!’류성주는 당장이라도 임동현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었다.“성주 님, 사실 우리에게 기회가 아예 없는 건 아니에요. 아버지가 오실 때까지 버틸 수 있으면 천조의 잔당도 모두 해결될 거예요.”염천호가 말했다.“하지만 아버님이 천조의 잔당보다 며칠은 늦을 거라고 하지 않았어요? 어떻게 며칠 동안이나 버틸 수 있겠어요? 제갑 호위대도 모조리 죽여버렸다면 천조의 잔당은 최소 역주급 초급의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말인데 우린 그들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요!”류성주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어휴... 맞는 말이긴 하네요. 천조의 잔당에서도 만반의 준비를 했겠죠. 수백 년 동안 보이지 않다가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으니 분명 제국에게 큰 타격을 주려고 할 거예요. 우리는 지금 기적밖에 바랄 수 없어요.”염천호가 한숨을 푹 쉬고는 말했다.류성주는 거처로 돌아간 후 잔뜩 어두운 얼굴로 이 상황을 해결할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다.찬란한 앞날이 그를 기다리고 있기에 그는 이대로 죽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열아홉째 공주의 사건에 연루되었으니 빠져나갈 구멍을 없어 보였다.이번에 그가 도망을
더 보기

제1016화

속으로 결정을 내린 류성주는 더 이상 주저하지 않고 임동현의 집으로 찾아갔다. 그는 유진희가 매일 오전 임동현을 찾아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이 정확히 무엇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려하는 상황만은 부디 일어나지 않길 바랄 뿐이었다. 안 그러면 임동현을 갈기갈기 찢어도 그의 분노를 달랠 수 없을 것이다.다행히 두 사람은 낮에 만났기에 우려하는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은 아주 낮았다. 게다가 유진희는 경박한 여자가 아니었다. 류성주가 몇 년 동안 뜻을 보여도 못 본 척 지나가는 여자이니 말이다. 유진희는 단 한 번도 남자와 가까이 지낸다는 구설에 오른 적 없었고 종일 여자들과만 함께 있었다. 그래서 류성주는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을 위안하며 임동현의 저택 밖에 도착했다.유진희와 임동현의 웃음소리가 저택 밖으로 흘러나왔다. 만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이렇게 웃고 떠드는지 류성주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유진희와 알고 지낸 지 몇 년이 되어서야 겨우 말 몇 마디 주고받아 봤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진희는 단 한 번도 그의 앞에서 미소를 보여준 적 없었다.화가 난다고 해서 누구를 탓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이 모든 것이 다 자업자득이기 때문이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도움의 손길을 받은 느낌은 겪어본 적 없다고 해도 류성주는 유진희의 마음이 이해되었다. 힘, 돈, 시간을 들여 남 좋은 일만 하게 된 꼴이다. 그는 유진희에게 도움을 준 사람이 자신이길 바랐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두 사람의 목소리가 안방이 아닌 마당에서 들려왔다는 것이다. 방 안에 있지 않은 것만 해도 유진희의 순결을 증명할 수 있었다. 류성주에게도 아직 기회는 있었다. 임동현에게 자신이 유진희를 품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고 찢어 죽이면 그만이었다. 류성주는 이렇게 생각하며 대문을 걷어차고는 마당 안으로 들어섰다.임동현과 유진희는 다음 계획에 관해 토론하고 있었다. 은하계는 지구와 달리 회사가 아닌 상회가 상업계를 책임지고 있었다. 그래서 임동현은 상회 하나
더 보기

제1017화

상회는 만들고 싶다고 해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는 어마어마한 실력과 재력이 뒷받침해야 했다. 우주 경지의 고수가 지키고 있지 않은 상회는 또 표적이 되기 십상이라, 재력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남 좋은 일만 될 수 있었다.“그럼 허락한 걸로 알고 있을게요. 천모성의 파티가 끝나면 바로 은하계 중심지역으로 가서 상회를 만들어요. 돈은 제가 내고 힘은 진희 씨가 내는 거예요. 딱히 돈을 벌 필요는 없어요. 그냥 재미있어 보여서 하는 거니까.”“동현 님의 부탁인데 당연히 응해야죠. 적자가 났다고 해서 저를 탓하면 안 돼요.”유진희는 웃으면서 대답했다.쾅!두 사람이 한창 화기애애하게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큰 소리와 함께 대문이 강제적으로 열렸다.임동현은 표독한 표정의 류성주를 보고 의아한 기분이 들었다.“셋째 도련님이 왜 여기에...?”유진희가 물었다.“왜긴 왜야, 당연히 너 잡으러 왔지.”류성주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네?”유진희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그토록 젠틀하던 류성주가 왜 갑자기 거칠게 말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순간 류성주가 아닌 다른 사람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이젠 그냥 솔직하게 말할게. 내 목적은 너를 따먹는 것 하나밖에 없어. 어때? 놀랍지? 내가 예전이랑 너무 달라서 다른 사람 같기도 하지?”류성주가 말했다. 유진희는 그를 멍하니 바라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못 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정신이 어리벙벙하기도 했다.“내가 이렇게 된 건 다 너 때문이야. 내가 너한테 얼마나 잘해줬는데, 어? 모든 공연을 다 보러 갔지, 너를 난감하게 만드는 건 나를 난감하게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가 생긴 일도 혼자 감당했지... 근데 그 결과는? 나는 투명 인간 취급당하고 웬 듣도 보도 못한 자식 집은 매일 드나드네? 내가 그렇게 만만해? 둘이 그렇게 좋아 죽겠으면 아예 같이 살지 그래?”류성주는 쉴 새 없이 말을 퍼부었다. 덕분에 유진희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대충 감 잡았다. 류성주는 두
더 보기

제1018화

“조건을 말하기 전에 질문이 있어. 사실대로 대답하면 내 조건을 알려주지.”“말씀하세요.”“너 아직 처녀 맞지?”유진희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곁에 있는 임동현을 바라봤다. 임동현은 여전히 태연한 모습이었다.“저는 그동안 많은 남자분과 만남을 가졌어요, 그중에는 물론 저를 좋아하는 분도 있었어요. 하지만 저는 단 한 번도 선을 넘은 적 없고 키스조차 해본 적 없어요. 앞으로도 물론 제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남자를 위해 제 첫 경험을 남겨놓을 거예요.”유진희는 단호하게 말했다. 이는 류성주에게 하는 말이 아닌 임동현에게 하는 말이었다. 왜냐하면 진심으로 좋아하는 남자가 곧 임동현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임동현은 의아한 표정으로 유진희를 바라봤다. 말을 끝낸 유진희도 머리를 돌려 임동현을 바라봤다. 두 사람의 시선은 그렇게 한데 얽혔다.‘씁... 왠지 익숙한 눈빛인데? 어디서 봤더라?’임동현이 생각했다.‘잠깐, 이거 희월이랑 똑같은 눈빛인데? 젠장, 진희 씨가 말하는 남자가 설마 나는 아니겠지? 제발 아니라고 해줘! 나는 지구에 있는 여자들만으로도 충분히 골치 아프다고. 은하계까지 이러면 앞으로 어디 가서 숨을 돌리라는 말이야?’임동현은 시스템을 얻은 후로부터 여자가 쉴 새 없이 생기는 것 같았다. 지구는 그렇다 쳐도 은하계에서까지 같은 상황이니 말이다.‘지구를 위한 해결 방안을 찾는 길에 누군가를 구한 건 좋아. 근데 그 사람이 남자일 수는 없는 거야? 하필이면 여자, 또 하필이면 미인일 게 뭐가 있냐고?! 이럴 바에는 슈퍼 리치 시스템 말고 하렘 시스템으로 이름을 바꿔!’임동현은 속으로 울부짖었다. 그의 주변에 나타난적 있는 여자 중에는 평범한 여자가 없었고, 그는 모든 책임을 시스템에 전가했다.이때 커다란 웃음소리가 임동현의 생각을 방해했다.“하하하!”류성주는 호탕하게 웃어댔다.“좋아. 내 조건은 네가 나한테 일주일의 시간을 주는 거야. 내가 이 일주일 동안 무슨 짓을 하든 넌 반항할 수 없어. 일주이 지나면 쿨하게 보내줄게.”류
더 보기

제1019화

“죄송합니다만 그건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아요. 조금 전에도 말했듯이 저는 진심으로 좋아하는 남자를 기다리고 있어요. 그러니 다른 조건을 말씀하세요.”“그게 네 마음대도 될 줄 알아? 내가 좋게 좋게 말할 때, 따라오는 게 좋을 거야. 그러면 조금 부드럽게 대해줄 수도 있거든. 저녁에 눈물 흘리기 싫으면 지금 똑바로 선택해.”류성주는 음탕하게 웃으며 말했다.“말씀 가려서 하세요. 그리고 저는 분명히 거절 의사를 밝혔어요.”유진희는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류성주의 모습은 눈에 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상스러웠다.“그래? 이쪽이 바로 네가 좋아한다는 남자인가? 그럼 내가 친히 사지를 찢어서 네가 나한테 깔리는 모습을 보여주마. 그때도 네가 말대답할지 기대할게.”“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유진희는 파르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곧 알게 될 거야.”류성주는 머리를 돌려 임동현을 바라보며 말했다.“들었죠? 사지를 찢어야 하는데 제가 도와줄까요? 아니면 직접 할래요? 저한테 도움을 받으면 머리와 팔뚝이 헷갈리는 참사가 일어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괜찮겠어요?”“도련님, 이번 일은 동현 님과 상관없어요. 그러니 애꿎은 사람한테 분풀이하지 마세요. 저는 아직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고, 도련님을 거절한 건 단순히 이상형이 아니어서예요. 동현 님과는 전혀 상관없다고요.”유진희는 긴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녀는 임동현이 화난 류성주에게 해꼬치당하도록 내버려 둘 수 없었다. 임동현의 실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류성주는 류씨 가문에서 서열이 꽤 높은 사람으로 실력이 아주 막강했다.“그런 표정을 하고서도 상관없다고?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뿐, 매일 만나는 걸 봐서 분명 마음 있는 거 아니까 변명할 생각은 하지 마.”“오해하셨어요. 저는 감사 인사를 하기 위해 매일 찾아왔을 뿐이에요. 동현 님이 우주 해적의 손에서 제 목숨을 구한 적 있거든요. 절대 다른 생각을 품은 건 아니에요.”“바보야, 너를 구해준 사람이 없었다고
더 보기

제1020화

류성주는 마당 안으로 들어선 순간부터 임동현을 무시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더 강한 쪽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류성주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임동현은 말없이 지켜보기만 했다. 그리고 그는 드디어 감이 잡히기 시작했다. 류성주는 유진희 앞에서 본성을 드러내고 강제적으로라도 그녀를 데려가려 하고 있었다.임동현은 아주 답답했다. 길 가다 우연히 구한 사람 때문에 이 사달이 났으니 말이다. 계씨 가문을 해결하지도 못했는데, 더 강하다고 평가받는 류씨 가문을 상대하게 생겼다. 류씨 가문은 8대 가문 중 서열 2위로 끝자락에 있는 계씨 가문과 비할 바가 못 됐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같은 상황을 못 본 척할 수는 없었다.유진희는 임동현의 돈 쓰기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었고, 당분간은 안전을 확보해줘야 했다. 더구나 류성주가 그를 저격하는 말까지 했으니 더욱 참을 수 없었다. 임동현은 두려울 게 없었다. 강한 실력만 뒷받침한다면 8대 가문과 전부 척을 쳐도 당당히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은하계도 지구와 마찬가지로 강한 사람이 탑이었다. 영주급 초급이 역주급 장성에게 삿대질하는 건 말도 안 된다는 뜻이다.“할 말은 다 했어요?”“뭐라고요?”류성주는 임동현이 이렇게 묻는 의도가 이해 안 가는 듯 되물었다.“다 말했으면 이만 꺼져줄래요? 제가 살짝 기분이 나쁠까 해서요.”“뭐... 뭐라고요?”류성주는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물었다.“하... 귀가 안 좋은 모양이네.”임동현은 몸을 일으키며 언성을 높였다.“다 말했으면 얼른 꺼지라고요. 더럽게 잔디 위에 피 뿌리기 싫으면.”유진희는 놀라운 표정으로 임동현을 바라봤다.류성주도 어리벙벙한 표정이었다. 그는 류씨 가문의 직계 자제로 100년 동안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이런 말을 들은 적 없었다. 그것도 한참 보잘것없는 사람한테서 말이다.“너 죽고 싶어?”류성주는 빠른 속도로 임동현을 향해 달려갔다.쾅!영주급 초급의 기운이 마당 전체에 휩싸였다. 그 기운에 유진희는 몸이 흠칫 떨렸
더 보기
이전
1
...
100101102103104
...
205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