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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다이아수저의 모든 챕터: 챕터 1021 - 챕터 1030

2047 챕터

제1021화

류성주는 힘이 빠진 채로 꼼짝하지 못했다. 감당 못 할 고통에 소리를 내려고 해도 목이 잡혀 있는 관계로 끙끙대는 소리밖에 내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표정으로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추측할 수 있었다.류성주에게는 반항할 능력이 없었다. 그저 축 늘어진 몸으로 눈을 크게 뜬 채로 임동현을 바라볼 뿐이었다. 영주급 초급의 기운은 진작에 사라졌고 마당에도 다시 안정이 찾아왔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폭풍우 속에서 흩날리는 것만 같다가 갑자기 고요해지길래, 유진희는 막연한 표정으로 머리를 들었다. 그러고는 눈앞의 장면을 보고 숨이 넘어갈 것만 같았다.임동현은 닭을 잡는 모양새로 류성주를 잡고 있었고, 류성주는 축 늘어진 채 임동현의 손으로 몸을 맡기고 있었다.멀지 않은 곳에 있던 염천호도 놀란 표정이었다. 그는 류성주가 쳐들어왔다는 소식을 받자마자 마당으로 나왔지만, 상황을 조용히 지켜보기만 할 뿐 나서지는 않았다. 그는 어느 쪽이 이기게 될지 꽤 궁금했다. 이참에 임동현의 실력도 보고 싶었고 말이다. 하지만 절대 이런 장면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이... 이...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영주급 초급인 류성주는 손쉽게 임동현에게 제압당했다. 류승주는 심지어 염천호보다 10년 일찍 우주 경지에 들어섰다. 만약 임동현을 상대한 게 자신이었다면 더 빨리 제압당했겠다고 생각하며 염천호는 식은땀을 흘렸다. 그리고 육감을 믿고 임동현을 건드리지 않은 과거의 자신에게 고맙기도 했다.이때 염천호는 갑자기 희망이라도 본 듯 반짝이는 눈으로 임동현을 바라봤다. 영주급 초급도 쉽게 상대하는 임동현이라면 천조의 잔당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염천호는 금세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제갑 호위대도 소멸한 천조의 잔당을 상대하려면 적어도 역주급에 달하는 실력이 필요할 것 같았다.비록 실력을 완전히 펼치지 않았지만 역시 임동현은 너무 젊었다. 만약 중년 남자였다면 희망을 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임동현 같은 젊은이는 역주급 실력을 갖추고 있을 리가 없었다. 임동현에게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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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2화

“지금 도련님을 내려놓으면 네 시체는 남겨놓도록 하겠다.”복 아저씨가 말했다. 그는 곧 있으면 분노가 폭발할 것 같았다. 어찌 됐든 류성주는 자신이 몇 년 동안 보살핀 사람이었으니 말이다.복 아저씨는 류성주를 도와 가주의 자리까지 노려보려고 했다. 그러면 자신의 권력과 지위도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동현 한 사람 때문에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었으니, 어찌 화가 안 나겠는가?털썩!임동현은 류성주를 사정없이 맨바닥에 내팽개쳤다.“아... 아저씨, 사... 살려... 죽여... 임동현...”류성주는 말도 제대로 못 했다. 실력이 영주급에 달하는 고수로서 그는 자기 몸 상태에 관해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즉사하지 않을 만큼 장기가 파괴되었으니, 기적이 나타나지 않는 한 이번 생은 끝장났다고 볼 수 있었다.류씨 가문의 직계 자제로서 류성주는 자신이 폐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류씨 가문과 같은 강대한 가문에서 폐인의 미래는 버려지는 것밖에 없었다.“당신은 복수를 하러 온 건가요?”임동현이 물었다.“이분이 누구신지 알기나 하는 것이냐?”“그걸 굳이 알아야 할까요? 제 목숨을 위협하는 상대가 신이라고 해도 반격을 해야 하는 게 정상이 아닌가요?”“좋아! 우리 류씨 가문을 상대로 이토록 당당할 수 있는 사람은 또 오랜만이군. 오늘 너뿐만 아니라 네 가족까지 다 네 만행을 위해 대가를 치뤄야 할 거다.”“이건 위협인가요?”임동현은 무섭게 빛나는 눈으로 물었다. 그는 자신의 가족까지 들먹이며 위협하는 것을 참을 리가 없었다.두 사람이 기운을 펼치며 맞서려고 할 때, 염천호가 후다닥 달려와서 중재했다.두 사람이 전력을 다해 겨루다가 다치기라도 하면 천조의 잔당을 물리칠 사람만 적어지기 때문이다.천조의 잔당을 상대하기가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고 해도 염천호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황제도 분명 방법을 생각하고 있을 테니, 그는 모든 힘을 다해 열아홉째 공주를 구해야 했다.“두 분 저를 봐서라도 이쯤에서 그만두는 게 어떻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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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3화

류성주가 멀쩡히 살아있었다면 당당히 맞설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류성주가 폐인이 된 이상 복 아저씨의 지위도 대폭 하락했다고 볼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자기 가족을 생각해서라도 염천호를 건드릴 수 없었다.“시기가 시기인 만큼 부디 저를 봐서라도 그만하는 게 어떨까요.”복 아저씨를 설득하고 난 염천호는 임동현을 바라보며 말했다.“저는 아주 단순한 사람이에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저쪽에서 먼저 제 가족을 들먹이며 협박했으니, 저도 그대로 갚아주는 게 도리가 아니겠어요?”임동현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진작에 염천호가 멀지 않은 곳에서 구경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지금은 치졸하다는 편견이 단단히 박혀 있는지라 그의 말이 곱게 들릴 리 없었다.염천호는 미간을 찌푸리며 자신의 아버지인 염훈의 이름을 꺼내려고 했다. 이때 작고 약한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하... 하하... 하하하... 진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에요. 그 누구도 살아남지 못할 거니까요. 그러니...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소중히 보내요. 죽음의 공포도 뼈저리게 느껴보라고요. 하하하...”류성주가 바닥에 쓰러진 채로 힘겹게 말했다.류성주의 입으로 죽음에 대해 들은 건 이번이 두 번째였다. 임동현은 의아한 표정으로 염천호를 바라봤다. 그는 천모성의 성주이니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했다.복 아저씨도 무슨 영문인지 모르는 듯 염천호를 바라봤다. 류성주는 천조의 잔당에 관해 알고 나서 복 아저씨에게 말할 새도 없이 이곳으로 달려왔다.“여러분이 궁금해하시니 저도 이쯤에서 사실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 염천호는 은하 제국 황제 폐하의 이름으로 두 분이 저와 함께 적의 손에서 열아홉째 공주 전하를 보호할 것을 명합니다. 만약 폐하의 명령을 거역하고 천모성에서 나간다면 은하계에서 살 생각은 접으시는 게 좋을 겁니다.”황제의 이름이 거론되자 임동현, 유진희, 그리고 복 아저씨는 전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임동현은 성운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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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4화

“하하... 쓸모없어요! 우리 모두 죽을 운명이니까! 제국을 그토록 증오하는 천조의 잔당이 준비도 없이 수백 년 만에 나타났을 것 같아요? 공주 전하를 보호하는 제갑 호위대도 당한 존재 앞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는 건 헛된 꿈에 불과해요. 하하... 어찌됐든 여러분은 저와 함께 죽게 될 거예요.”류성주는 허약하게 웃으면서 말했다.사실 임동현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제갑 호위대라면 그도 조금 알고 있었다. 황제가 황족을 보호하기 위해 직접 키운 전사라고 말이다. 제갑 호위대의 전력은 아마 반보역주 정도 될 것이고, 제갑 호위대를 손쉽게 능가했다는 천조의 잔당은 역주급 초급 혹은 중급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을 것이다.천조의 잔당이 초급이든 중급이든 상급이든 임동현에게는 다 똑같았다. 역주급 장성인 임동현은 2000 리치 포인트만 더 모으면 정신력을 역주급 십단계로 올려 전력을 돌파할 수 있었다. 이는 계씨 가문의 창시자와 비슷한 실력이었다.이러한 이유로 역주급 초급과 중급이 임동현의 눈에 찰 리가 없었기 때문에, 그는 시름을 놓고 염천호의 말을 계속 들었다. 하지만 복 아저씨와 유진희는 아니었다. 곧 있으면 천모성에 도착하는 열아홉째 공주 뒤에 제갑 호위대도 당해내지 못한 천조의 잔당이 쫓아오고 있다는 소리를 듣고서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황제의 지원군은 천모성에 도착하기까지 일주일 정도 걸린다고 한다. 그 말인즉, 그들은 일주일 동안이나 천조의 잔당과 격전을 펼쳐야 한다. 격전의 결과는 류성주의 말대로 되리라는 것이 대부분 사람의 생각이었다.천모성과 함께 은하계의 먼지가 될 거라는 생각에 영주급 상급인 복 아저씨도 기운을 차리지 못했다. 역주급을 상대로 영주급 상급은 평범한 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반대로 유진희는 의외로 태연한 모습이었다. 류성주가 나타났을 때 그녀는 이미 절망에 빠졌고, 임동현 덕분에 잠깐 회복되었다가 다시 절망에 빠졌다고 해서 다를 건 없었다.유진희는 임동현을 힐끗 바라봤다. 그는 천조의 잔당도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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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5화

유진희는 곧 천조의 잔당을 상대해야 한다고 해도 두렵지 않았다. 임동현과 함께라면 말이다.“천조의 잔당은 확실히 만반의 준비를 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황제 폐하를 믿어야 합니다. 열아홉째 공주 전하는 폐하께서 가장 아끼시는 가족입니다. 그러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시간을 끌어야 합니다. 저희의 목표는 천조의 잔당을 물리치는 것이 아닙니다. 저희가 열아홉째 공주 전하만 잘 지켜낸다면 분명 머지않은 미래에 전과 다른 생활을 할 수 있을 겁니다.”염천호가 말했다.유진희와 복 아저씨도 이번 위기가 엄청난 기회를 동반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적이 너무 강한 나머지 기회를 잡을 확률이 떨어진다는 것이 문제였다. 반대로 임동현은 이번 일에 개입하고 싶지 않았다. 천조의 잔당이 수백 년 만에 나타난 걸 보면 은하계에 아주 시끄러운 일이 일어날 게 분명했다.임동현이 지키고자 하는 건 고향인 지구밖에 없었고, 그 외의 세력 싸움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계씨 가문의 창시자도 해결 못한 와중에 도망갔다가 은하 제국의 황제의 추격까지 더 해지면 세력 싸움보다 더 귀찮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어찌 됐든 지구도 은하 제국의 일원이니 말이다.임동현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는 돈을 써서 리치 포인트를 모으러 은하계의 중심지역으로 왔다. 오로지 지구를 지키기 위한 목적을 안고 말이다. 하지만 중심지역으로 이동하면서부터 귀찮은 일이 끊임없이 일어났고 이제는 류씨 가문과도 척을 지게 되었다. 곧 천조의 잔당과도 척을 지게 생겼으니, 그는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었다.류씨 가문과 천조의 잔당은 계씨 가문보다 훨씬 강했다. 그래서 임동현은 최대한 빨리 계씨 가문을 처리해 버리고 시스템에서 지구의 위치를 숨길 생각이었다. 지구를 숨겨버리면 은하계의 풍파가 지구까지 불어올 리 없을 것이다.지구는 임동현의 가장 큰 약점이었다. 지구를 인질로 삼는 순간 아무것도 못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지구의 안전만 보장된다면 그는 두려울 게 하나도 없었다. 싸우고 싶으면 싸우고,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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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6화

마당 안에는 임동현과 유진희만 남게 되었다.“진희 씨, 안으로 들어가서 얘기할까요?”“네!”두 사람은 함께 거실로 가서 앉았다. 임동현은 유진희에게 차 한 잔 따라줬다.“제가 잠깐 생각해 봤는데 상회를 만드는 건 너무 귀찮을 것 같아요. 그래서 다른 계획을 세울까 하는데 어때요?”임동현이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말했다.“좋아요. 저는 능력이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할게요.”유진희가 답했다. 그녀는 애초부터 상회를 만드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에 전혀 실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상회 일이 파투 난 게 더 당연하게 느껴졌다. 상회를 만드는 건 너무 많은 힘과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저는 상회 하나를 통째로 살 생각이에요. 도와줄 수 있겠어요?”“풉!”“응?!”유진희는 차를 미처 삼키지 못하고 그대로 뿜어버렸다. 그것도 임동현의 얼굴에 말이다.임동현은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넋이 나가버렸다. 코끝에서는 유진희의 몸에서 나던 향기가 맴돌았다.“죄... 죄... 죄송합니다, 동현 님. 제... 제가 닦아드릴게요.”유진희는 벌떡 일어나 임동현의 곁에 와서는 자신의 옷소매로 그의 얼굴을 닦아줬다. 임동현은 손을 뻗어 그녀를 말렸다.“괜찮아요, 제가 닦을게요.”임동현이 말했다. 그러고는 스스로 얼굴을 닦기 시작했다.유진희는 긴장한 기색으로 자리로 돌아갔다.“진짜 죄송해요. 제가 실수했어요.”유진희가 민망한 표정으로 말했다.“괜찮아요. 근데 이게 그렇게 놀랄 일이에요?”“그럼요, 그런 말을 듣고서도 놀라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어요?”“왜요?”“상회를 사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돈을 써야 해요. 작은 상회라고 해도 말도 안 되는 값을 부르는 게 흔한 경우란 말이에요.”“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필요하죠?”“그건 저도 잘 몰라요. 상회의 규모나 경영 범위에 따라 크게 갈리거든요.”“예전에 상회를 사고파는 경우가 있었나요?”“네, 하지만 자주 있는 일은 아니에요. 오가는 금액이 워낙 크다 보니 아무나 사거나 팔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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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7화

“진희 씨는 제국의 상류 사회와도 잘 알고 있죠? 저를 도와 살 수 있는 상회를 찾아줄 수 있어요?”임동현은 흥분을 꾹꾹 억누르며 물었다.“정말 사려고요? 장난이 아니었어요?”“그럼요, 제가 무슨 장난을 치겠어요. 팔려는 사람만 있다면 바로 살 거예요. 가격은 상관없어요.”“도... 동현님, 저 일단 잠깐 진정하고 있을게요. 너, 너무 놀라운 일이라... 정신이 다 혼미하네요.”유진희는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임동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느긋하게 차를 마셨다. 유진희가 뿜어낸 차를 전부 닦아내기는 했지만 여전히 은은한 향기가 남아있었다.1분 후, 유진희는 드디어 임동현이 진지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알겠어요. 제가 한 번 물어봐 볼게요. 근데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상회를 만들기는 쉽지만, 운영하기는 어렵거든요. 문제가 있는 상회가 아닌 한 다들 팔려 하지 않을 거예요.”진정하고 난 유진희가 논리정연하게 말했다.“고마워요. 만약 상회를 살 수 있다면 운영은 진희 씨가 맡아야 할 것 같아요. 저는 다른 할 일이 있어서 시간이 모자라거든요.”“동현 님, 아... 안 돼요!”유진희가 손사래를 쳤다. 그녀는 어마어마한 금액으로 사들인 상회를 운영해 낼 자신이 없었다.“급하게 거절하지 말고 일단 제 얘기부터 들어봐요. 저는 상회로 돈을 벌 생각이 없어요. 근데 피치 못할 사정으로 큰돈을 써야 해서... 부디 진희 씨가 저를 도와줬으면 해요.”임동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정중히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이번 일이 성공한다면 어마어마한 리치 포인트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정중함은 꼭 필요한 것이었다.“이... 이러지 마세요. 저한테는 동현 님의 부탁을 들어드릴 만한 능력이 없어요. 저를 너무 높게 평가하셨어요.”유진희가 울먹이며 말했다. 그녀는 영주급 중급의 실력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를 사람이 자신에게 인사를 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고, 임동현이 이토록 자신을 높게 평가할 줄도 몰랐다.유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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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8화

유진희는 그윽한 눈빛으로 임동현을 바라봤다. 그녀는 순간 임동현의 품에 안겨 펑펑 울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오랜 시간을 기다려 온 끝에 드디어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났으니 말이다. 덕분에 지금껏 순결을 지켜온 보람이 느껴졌다.유진희는 자신의 마음이 임동현을 향해 완전히 기울었음을 발견했다. 임동현이 원하기만 한다면 바로 몸과 마음을 바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유진희의 눈빛 변화를 발견한 임동현은 정신이 아득했다. 그는 단순히 돈을 쓰고 싶었을 뿐인데, 아무래도 유진희가 오해한 것 같았다.임동현은 머리를 돌려 유진희의 눈을 피했다. 이는 분명 그에게 잔뜩 반한 눈빛이었다. 지구에 있는 여자들에게서도 비슷한 눈빛을 많이 봐왔기에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뒤늦게 정신 차린 유진희는 약간 자제하며 말했다.“동현 님이 저를 이렇게까지 믿어주시는데 더 이상 거절하지 않을게요. 저 앞으로 진짜 최선을 다할 거예요.”유진희는 코를 훌쩍이며 말했다.“좋아요. 상회를 찾는 일은 서둘러야 할 것 같아요. 빠르면 빠를수록 좋아요.”“열아홉째 공주 전하도 그렇고, 천조의 잔당도 그렇고, 아직 살아서 천모성을 나갈 수 있을지도 문제인데 벌써 준비하는 건 너무 이르지 않을까요?”“걱정하지 말고 상회 일을 알아봐 줘요. 저희는 무조건 안전하게 천모성을 떠날 수 있을 거예요.”“천조의 잔당을 상대할 방법이 있는 거예요?”유진희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그럼요.”임동현이 자신만만하게 답했다.“천조의 잔당은 제갑 호위대도 이길 수 있는 존재에요. 전력이 역주급 초급은 될 텐데 어떻게 상대하려고요?”“그건 알 필요 없어요. 그저 천조의 잔당은 걱정할 필요 없다는 것만 알고 있어요. 자세한 건 때가 되면 알게 되겠죠.”“네, 그럼 저는 동현 님만 믿고 상회 일을 알아볼게요.”“그래요, 얼른 가서 알아봐요. 결정되면 예약금을 줄게요. 상회는 크면 클수록 좋고, 정 안되면 작은 상회 몇 개를 한데 모아서 찾아줘요.”임동현이 다소 급한 말투로 말했다. 실력 업그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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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9화

아직 멀쩡히 기능을 하는 장기가 몇 개 있기는 했지만, 류성주를 치료하려면 완전히 새로운 몸이 필요했다. 이는 3급 문명의 의술로 완전히 불가능한 것이었다. 3급 문명의 의술로는 평생 침대에 누워 있는 대가로 목숨만 부지할 수 있었다, 그것 또한 얼마 가지 못할 것이다.복 아저씨는 이번 일을 류씨 가문에게 알려 가문의 이름으로 임동현에게 복수하는 게 좋을지, 아니면 소식을 숨기고 천조의 잔당 손에 다 같이 죽는 게 좋을지 헷갈렸다. 만약 후자라면 류성주에게 ‘전사’ 의 이름을 줄 수 있었다. 이는 갑자기 나타난 젊은이에 의해 죽었다고 하기보다는 훨씬 듣기 좋았다. 가문의 이름에도 먹칠하지 않을 수 있고 말이다.류성주는 류씨 가문의 직계 자제 중에서 서열 3위로 꽤 높은 지위에 있었다. 그래서 복 아저씨는 일단 소식을 숨기기로 했다. 괜히 소식을 전했다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다 이렇게 됐는지 설명하는 것도 껄끄러웠다.열아홉째 공주가 천조의 잔당에게 쫓기고 있다는 얘기도 황제의 허락을 받기 전에 함부로 말할 수 없었다. 혹시라도 황제가 훗날 책임을 묻는다면 아무리 8대 가문에서 서열 2위에 있는 류씨 가문이라고 해도 감당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은하 제국의 낯선 곳에서.콰르릉!고요한 허공에서 갑자기 귀를 울리는 폭발음이 들려왔다. 곧이어 두 개의 슈퍼 항성이 부딪친 것처럼 강한 여파가 퍼지기 시작했고, 주변에 있던 대부분 행성이 조각으로 깨져버렸다. 생명이 존재하지 않는 황야라 다행이지, 안 그러면 수도 없는 생명체가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누구냐? 누가 감히 나를 막아서는 것이냐?”무거운 목소리가 허공에 울려 퍼졌다.“오랜만이야, 하운천. 나를 아직 기억하나?”다른 한 목소리가 물었다.“이신!”“그래, 나는 천조의 왕 이신이야.”“하하하, 천조의 왕이라고? 우리 제국에 의해 멸망한 주제에 아직도 왕이라는 호칭을 쓰는 것이냐? 웃기지도 않는군.”만약 누군가가 두 사람의 대화를 들었다면 숨이 넘어갈 지경으로 놀랐을 것이다.하운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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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0화

“은하 제국에서 우리 천조를 모함해 왕을 살해하지만 않았어도 이렇게 되지 않았어!”이신이 분노를 억누르며 말했다.“하하, 이미 지난 일로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게 의미가 있나? 어차피 승자가 왕인 세상이거늘.”하운천은 여유롭게 웃으며 말했다.“그래, 승자가 왕이지. 과거의 실패는 인정하는 바야. 하지만 이번에는 절대 다시 실패하지 않아. 너희 하씨 가문을 멸하고 은하계의 새로운 주인으로 거듭날 거야. 각오는 되어있겠지?”“패자 주제에 못 하는 말이 없구나.”“결과가 어떨지는 두고 보면 알겠지. 참, 열아홉째 공주는 선물이라 생각하고 고맙게 받으마.”“이신!!! 복수를 하려거든 나한테 해. 천조의 잔당은 여전히 비열한 방법밖에 쓸 줄 모르나? 이래서 천조가 쓰레기 소리를 듣는 거다.”하운천이 성난 말투로 말했다.“하하하, 승자가 왕이라는 말은 네가 한 거야. 방법이야 어찌 됐든 승리하면 그만 아닌가? 어차피 우리 모두 과정이 아닌 결과만 보는 세상에서 살고 있잖아.”“수백 년 동안 숨어 지낸 집 잃은 개 주제에 무슨 수로 승리하겠다는 건지 기대하겠어.”“방법이라면 이미 뻔히 보이지 않나? 네가 그토록 아끼는 딸이 우리 이씨 가문의 아이를 품게 된다면 하씨 가문의 선조들이 관을 뚫고 뛰쳐나오는 건 아닌지 몰라. 하하하!”“네가 정녕 죽고 싶나 보구나!”콰르릉!슈퍼 항성이 부딪치는 듯한 소리가 또다시 허공에서 울려 퍼졌다. 시공간이 흔들리며 생긴 여파는 역주급 고수도 가까이하지 못할 정도로 강했다. 이로써 두 사람의 실력이 얼마나 강한지 추측할 수 있었다.하운천과 이신의 전투 과정에 허공에는 행성도 삼킬 만한 크기의 균열이 생겼고, 보이지 않는 힘에 시공간이 무너져 내렸다.“수백 년을 기다리다가 다시 나타난 것 치고는 별 볼 것 없구먼. 내 공주를 구하고 다시 찾아올 테니, 다음번에는 쉽게 끝나지 않을 줄 알아. 천조의 잔당은 깡그리 없애버리고 말 거야.”하운천의 목소리가 허공에 울려 퍼졌다.“오호? 자네 너무 자만하는 거 아닌가?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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