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색의 연호육선문의 구천세인데 땅에 엎드려 머리를 조아리며 임건우와 나지선에게 살려달라고 애원하다니. 세간이 알면 발칵 뒤집힐 것이다.이름만 들어도 고상한 그 이름, 구천세높은 곳에서 세상을 내려다보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어제까지의 한광은 그러했다. 연호의 총괄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그의 눈에 차지 않았다. 스스로 자신이 만인의 일인자라고 생각했다.그러나 그의 모든 교만함과 생각들은 무자비하게 부서졌다.그의 세계관이 완전히 무너졌다.수진자가 정말 존재한다니!하지만 구천세 한광의 애원에도 부영록은 전혀 안중에 없었다.“아가야, 넌 어떻게 생각하니?”“절 뭐라고 부르셨어요?”임건우는 당황하며 물었다.얼굴은 영락없는 나지선이었지만 표정과 눈빛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너 같이 어린 애는 나한테 애새끼로밖에 안 보여.”“어—”“어때? 저 놈을 네 부하로 쓴다면 날 보호하는 데 있어서 보장이 하나 더 늘지 않겠어?”부영록은 담담하게 말했다.“물론 죽여도 좋아. 너의 천부와 기운으로 반년도 안 돼서 저 놈을 따라잡을 수 있을테니까. 그때 죽여도 좋고.”예전 같으면 한광은 코웃음을 치며 이 말을 꺼낸 사람에게 참혹한 대가를 치르게 할것이다.그러나 지금, 그는 부영록의 전대미문의 주술을 본 후로 완전히 붕괴되었다.그는 연신 큰 소리로 구걸했다.“죽이지, 죽이지 마! 임건우, 난 연호육선문의 구천세이자 연호에서 막대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어. 살려두면 너에게 큰 도움이 될 거야. 앞으로 연호에서 한자리 하게 해줄게. 그, 그리고 너 지금 너희 아버지 죽음도 파헤치고 있잖아? 내가 도와줄게. 네 아버지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거든.”임건우는 듣자마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래? 좋아. 지금 바로 솔직하게 알려줘.”한광은 오히려 흥정을 시도했다.“알려줄 수 있어. 하지만 먼저 날 죽이지 않겠다고 맹세해! 전에 고대 서적에서 봤는데 너희 같은 수신자들은 약속을 중요시하더라고. 안 그러면 악마가 되니까. 맞지? 네가 맹세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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