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의도법을 얻었던 임건우는 이미 어머니 우나영의 신체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아픈 기색이 없이 건강하였다.임건우가 심문하자 한광은 고개를 흔들었다.“구체적인 건 저도 잘 모릅니다. 단지 전해오는 몇 마디만 알 뿐입니다. 듣기로는 엄중했다던데 왜 지금은 건강한 모습인지 저도 잘 모릅니다.”임건우가 눈살을 찌푸렸다.하지만 당장 그 이유를 알 방도가 없었다.그리고 한광과 주종 계약을 맺은지라 그가 거짓말을 한다면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오리무중이었다. 현재 그로서 가장 신기하게 느끼는 것은 이곳이었다. 방금까지 바다 위에 있었는데 깨어나 보니 이곳에 있었다. 설마 오랫동안 혼수상태에 빠졌단 말인가?결국 임건우는 참지 못하고 물어보았다.“뭐?”“이곳은 바다 안에 있는 결계라고? 섬 전체가 결계안에 둘러싸여 있고?”말도 안 돼.임건우는 진법의 위력을 알고 있지만 이렇게 큰 진법 결계를 설치한 부영록이 정말로놀라웠다.동원된 법기만 하여도 셀 수 없을 정도이다.이때 부영록이 입을 열었다.“이까짓게 뭐 대수라고. 그냥 대자연의 힘을 빌려서 설치한 작은 결계일 뿐이야. 네 손에 있는 현무천서가 가리키는 곳이 적어도 천지일거야. 그곳엔 건곤도 있다고! 됐고, 지금 난 이 결계에 관심이 없어. 이 섬 깊숙한 곳에 아주 좋은 보물이 있는 것 같거든.”한광이 어둠에 가려진 궁전을 가리켰다.“저기에 있나요?”부영록은 고개를 끄덕였다.“아마도!”항광은 눈을 동그랗게 떳다. 앞에 우뚝 솟은 웅장한 궁전을 보면서 한동안 가슴이 설레였다. 그는 연호 육선문의 구천세이지만 예전부터 수진자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었다. 애석하게도 그는 최선을 다해도 수진의 무공비급을 알 수가 없었다. 마치 모든 것이 지어낸 신화 같았다.하지만 지금 그 신화가 눈앞에 나타났다.임건우도 끝까지 파헤치고 싶었다.부영록이 입을 열었다.“아마도 상고 시기에 내려져 온 가문일 거야. 후에 무슨 이유로 멸문당했지만 가문을 지키는 결계는 계속 존재하고 있자. 이런
그녀의 몸은 사실 줄곧 끊임없이 천지 사이를 떠도는 영기를 흡수하고 있다. 이 섬 위의 영기는 바깥 대도시 영기의 백배에 해당할 정도로 충분하다.끝없는 영기가 저절로 날아와 나지선에게 흡수됨과 동시에 임건우에게도 많이 흡수되었다.세 사람은 밤의 유령처럼 빠르게 전방으로 나아갔다.2킬로미터도 채 떨어지지 않았을 때 갑자기 성안에서 음악 소리가 들려왔다.“사랑은 굶주린 늑대 같아 어떻게 안고 자겠는가.”“그는 반드시 나의 상처를 위해 기념해 줄 것이다.”“사랑은 굶주린 늑대처럼 입술은 달콤하다”“만약 가까이 가서 그 흉악함을 가지고 논다면…….”익숙한 멜로디가 성에서 전해지자 임건우는 화들짝 놀랐다.이건 한강 가수 장학우의 옛 노래‘배고픈 늑대의 전설’이 아닌가?상고 시기 어느 조대에서 내려온 건지도 모르는 가문에서 이 멜로디가 울려오다니. 어이가 없었다. 분명히 고대 사회로 돌아온 것 같은데 자세히 보면 드라마세트장에 온 것처럼 주위에는 현대식 건축물로 둘러싸였다…….……세 사람은 살금살금 다가갔다.오래된 궁전이었다. 언제부터 존재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연대감이 넘치는 낡은 궁전이 벽돌 하나 파손되지 않았다. 이렇게 완벽히 보존해 있는 궁전은 아주 드물었다.궁전 안에는 사람들의 소리가 들끓는다.이상한 울부짖음으로 가득찼고 이따끔 늑대의 울음소리를 흉내 낸 소리도 들려왔다.성 밖에는 아무도 없었다. 문지기의 그림자조차도 보이지 않았다.그들은 좀처럼 누군가 그곳에 닥쳐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임건우 등은 손쉽게 궁전으로 다가왔다. 심지어 문을 통과해 커다란 기둥 뒤로 몸을 숨겨도 아무도 그들의 존재를 의식하지 못했다.“오늘은 일 년에 한 번 있는 목욕하는 날이다!”“비록 문주님께서 외출하셨지만 목욕일은 그냥 넘길 수 없지. 오늘 문주님을 대신해 나 윤미아가 주최하겠다!”“모두 무릎을 꿇고 성심성의껏 참배하라!”예쁘장하게 생긴 여성 한 분이 말하고 있었다.화이트 옷을 입은 그녀는 거룩하고 고귀해 보였고 말하는 목소리는
여자의 이름은 백이설.중해 조씨 가문의 조성호의 아내이자 조동진과 조진아의 어머니이다.임건우는 해룡문의 총 기지에서 백이설을 만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한광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이다.바로 며칠 전, 용성무, 임건우와 맹진수가 떠난 후 한광은 백이설과 담소를 나누고 밥도 함께 먹었었다. 백이설은 일 처리 능력이 아주 뛰어났다. 그런 그녀가 한광에게 거부할 수 없는 유혹적인 선물을 하였다……. 바로 연수단이었다.한 알을 먹으면 5년이라는 수명을 더 늘릴 수 있는 묘약이었다.그 나이에 5년이라는 수명은 너무나 유혹적인지라 도저히 거절할 수 없었다.물론 소소한 대가를 치뤄야 했다. 그래서 한광은 백이설에게 육호 육선문에 자리 하나를 내주었다. 이로써 백이설은 연호 육선문의 사람이 되었다.하지만 이곳에서 백이설을 마주치다니. 정말 자기 뺨을 후려치고 싶었다.백이설이 오자 성녀 윤미아의 눈빛은 경외심으로 가득 찼다. 무릎 꿇은 해룡문 교파들을 본 윤미아는 백이설에게 간단한 인사와 함께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윤미아 성녀님, 어서 오십시오!”아래에 있던 사람들도 일제히 외쳤다.“성사님, 어서 오십시오!”이 장면을 본 임건우와 한광은 눈만 크게 뜬 채 아무 말도 못하였다.“성녀는 그렇다 쳐도 성사? 성녀보다 더 높은 지위잖아!”한광은 엄청 놀랐다. 성사는 상급 세력을 위해 존재하며 하급 세력에 있어서는 위임된 사자이다. 상급 하급 관계가 아니지만 성사의 위력은 아주 컸다. 해룡문의 우두머리보다 더 큰 숨겨진 조직이 있다는 말인가?임건우는 고개를 저었다.이때 백이설이 손을 저으며 말했다.“모두 일어나세요!”사람들이 일제히 일어나자 백이설은 도도한 표정으로 말했다.“제가 듣기론 오늘이 해룡문 일 년마다 찾아오는 묙욕날이라면서요? 해용신은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계십니다. 비록 제가 해룡문의 사람은 아니나 여러분의 연회에 한 번쯤은 참가하고 싶었어요.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한지?” 성녀 윤미아가 이어서 말했다.“성사님과 함께 하는 목욕 날
하지만 나지선은 원래부터 임건우의 사람이었다. 오히려 자신이 둘 사이에 끼어든 것이다.“맘대로 해!”“내 육신도 아니고!”부영록은 임건우가 잡은 손을 뿌리치지 않았다. 오히려 계속 임건우가 잡도록 내버려두었다.백이설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성교주님이 명령하셨습니다. 중해 스카이캐슬 프로젝트는 무조건 따오시랍니다. 누가 막으면 성교주님에게 반항하는 걸로 간주 할 것입니다.스카이캐슬 프로젝트를 따오기만 하면 성교주님이 4대 법왕이 되어 여러분들을 통솔할 것입니다!”아래에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외쳤다.“명령 받들겠습니다!”“또한 본 사자는 이미 연호 육선문 침입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일손이 빠르고 연호 육선문에서 기반을 다져 세력을 키울 수 있게 도와주는 조수 몇 명이 필요합니다. 목욕일이 지나면 성녀님께서 추천리스트 좀 뽑아주세요. 고수 스무명 정도면 될 것 같네요.”윤미아는 놀라서 물었다.“성사님, 연호 육선문은 연호에서 가장 은밀한 조직입니다. 그 안으로 침입하려면 정말 어려웠을 건데 어떻게 하셨어요? 세력을 키울 수도 있나요?”백이설이 웃으며 자랑스럽게 말했다.“어렵지 않아요. 사람마다 약점이 있기 마련이니 자세히 찾아보면 약점을 알아낼 수 있을 거예요. 그래서 제가 찾은 약점이 바로 연호 육선문 천세인 한광이거든요. 한광은 고집이 세고 야심이 강하며 또 죽음을 두려워하니 연수단 하나로 그의 신임을 샀지요.”임건우는 하마터면 소리 내서 웃을 뻔했다.고개를 돌려 한광에게 물었다.“이렇게 빨리 간파되다니!”화를 참지 못한 한광은 하마터면 뛰쳐나갈 뻔했다.그러나 곧 해룡문의 목욕일이 시작되었다. 목욕 구역에 있던 사람들은 중간에 있는 문짝과 같은 물건으로 격리된 채 남자와 여자가 양쪽으로 나뉘어졌다. 곧이어 성녀 윤미아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옷을 벗기 시작했다.한명 한명 모두 나체로 변했다.부영록은 아무런 느낌이 없었으나 바로 여자 쪽 뒤에 숨어서 모든 장면을 본 임건우와 한광는 흥분하기 시작했다.확실히 해룡문의 여성 제자들
영기우에 몸을 흠뻑 적신 남녀는 눈을 감은 채 이 순간을 즐겼다.임건우는 왜 옷을 벗는지 알고 있었다.왜냐하면 옷을 벗으면 영기가 더욱 잘 흡수되기 때문이다.옷을 입으면 피부가 영기에 닿아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하지만 진정한 수신자와 비교하면 영기우를 낭비한 셈이다.영기를 흡수할 방법을 모르는 그들은 수련의 기초가 없는 상태에서 목욕하는 방법으로써 피동적으로 영기를 흡수하였다. 게다가 흡수되는 영기는 소수였고 나머지 영기는 결계로 인해 바다 밖으로 나갈 수 없어 성 밖 섬의 곳곳으로 사라진다.임건우 등은 조용히 뒤로 물러나 성 안 더 깊은 곳으로 걸어갔다.아무도 그들의 존재를 발견하지 못했다.“영맥은 무엇인가요?”한광이 물었다.“때가 되면 알게 될 거야.”임건우가 대답했다. 사실 그도 실제로 본 적은 없었다.성 전체에도 진법 금제가 층층이 배치되어 있다.예를 들면 외곽에 위치한 로비에는 영기 목욕의 진법을 제외하고 다른 진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거실에서 100메터 정도 들어가면 금제 한층이 있어 금제를 알지 못하는 사람은 뚫기가 어렵다.“건우야, 진법을 알아?”부영록은 임건우를 힐끗 보고 담담하게 물었다.나지선은 임건우를 놀릴 때 농담으로 “건우야”라고 한다.그러나 임건우를 부르는 부영록과 나지선의 말투는 달랐다.마치 내시를 부르는 말투 같았다.임건우는 마음이 아파져 왔다.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금제의 등급은 보통이었다. 그는 현인의 눈을 통해 진법의 원리를 쉽게 해독하여 자기 집 드나들 듯이 후원에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성곽의 가장 깊은 곳에서 부영록이 말한 영맥을 찾았다. “구천세는?”임건우가 고개를 돌려 한광을 찾았으나 보이지 않았다.“쓸모없는 자식. 중간에 길을 잘못 들어서 진법에 갇혔을거야.”부영록이 말했다.“신경 쓰지 마. 이따가 구하면 되는데 뭐. 어차피 일반인이어서 도움도 안 돼.”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영맥은 성안 깊숙한 곳에 위치한 작은 연못 아래에 있었다.연못 위쪽에
하지만 곧이어 자복궁 안의 혼돈 구슬이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다.큰 고래가 물을 빨아들이는 것처럼 체내의 방대한 에너지가 모두 흡수되었다. 경맥이 폭파하는 감각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원래부터 경맥 안에서 유동하는 영력도 모두 빨려가는 것 같았다.심지어 경맥 안의 영력이 싹 비워지자 바로 단전의 영력도 흡수하기 시작했다.“미친!”“X발, 무슨 일이야? 개 같은 혼돈 구슬, 설마 사람 속이는 물건 같은 건 아니겠지?”그는 매우 걱정하였다.계속 이렇게 뽑히다간 그의 단전이 모두 흡수되어 완전히 죽어버릴 것 같았다.임건우는 옆에 있던 조각상 앞으로 달려가 용기를 집어 들고 벌컥벌컥 들이마셨다.정말 효과가 생겼다!혼돈 구슬은 더 이상 단전의 영기를 흡수하지 않고 영기액의 에너지를 빨아들이기 시작했다.하지만 턱없이 부족하다.또!계속!세 번째 그릇, 네 번째 그릇, 다섯 번째 그릇…….옆에 있던 부영록은 깜짝 놀랐다. 큰소리치며 다급히 말렸다.“미쳤어? 신동급이 이렇게 많은 영기액을 먹으면 죽는 거 몰라? 네가 분신이라도 되는 줄 아니? 빨리 멈춰, 안 그러면 너 죽어!”임건우는 멈추지 않았다.“안 마시면 내가 죽어.”그는 멈추지 않고 계속 영기액을 들이켰다.여섯 번째 그릇, 일곱 번째 그릇…….영락이는 넋을 잃은 채 그 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그녀의 상식으로는 도무지 어떤 상황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하지만 임건우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오히려 블랙홀처럼 처음 마신 영기액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그녀는 영기액에 가짜 성분이 없다고 확신했다. 그렇다는 건 임건우의 몸이 이상하다는 것.그녀는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임건우가 언제까지 버티는지 보고 싶었다.결국 임건우는 열두 그릇을 모두 마셔버렸다.“다 마셨네?”“더 없어요?”임건우는 한 바퀴 빙 돌면서 용기에 담긴 영기액을 전부 마셨다. 하지만 체내의 혼돈 구슬은 아직도 게걸스럽게 영기를 빨아들이고 있었다.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단전의 영기를 또
임건우는 부영록에게 구슬에 관해 아무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부영이 어떤 사람인 줄 알고.만약 극악무도한 할망구라면?그녀의 말투를 보면 틀림없이 그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보다 나이 많은 늙은 괴물 같았다.몸속 구슬이 제멋대로 뛰쳐나오니 속수무책이였다.하지만 부영록은 그 구슬이 모태 혼돈 구슬이고 신비한 구슬과 정해신주는 부서진 혼돈 구슬이라고 확신하였다. 하긴 세 구슬이 하나로 합체되었으니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모태 혼돈은 무엇인가요?”임건우가 물었다.“혼돈 구슬이라고 들어봤니? 신화에 의하면 혼돈 구슬은 상고 혼돈시기때 하늘이 갈라지면서 나타난 보물이라고 해. 혼돈 4대 보물이기도 하고 그 힘이 어마어마하다고 하지. 하지만 무슨 이유 때문인지 24개의 부서진 구슬과 모태 혼돈 하나로 흩어졌단다. 천운이지. 네가 3개나 가졌으니 말이야.”“상고 혼돈 시기요? 천지개벽이요?”임건우는 놀란 나머지 입이 벌어졌다.현대식 교육을 받은 현대인인 그에게 천지개벽 신화라니. 어릴 때 몇 번 들었지만 믿을 수 없었다.선조의 대물림을 받아 수신자의 길에 들어섰다 하더라도 천지개벽 같은 말은 너무 허상 같았다.“정말 천지개벽이 있나요?”부영록은 어깨를 으쓱거렸다.“나도 몰라. 신화일 뿐이니깐.”“그럼 혼돈 구슬도 신화인가요?”“혼돈 구슬 내력은 나도 전해 듣기만 한 거라서 잘 몰라. 혼돈 시기부터 지금까지 그렇게 긴 세월을 살아온 사람이 어디 있어? 그렇지만 신화라고 해도 혼돈 구슬의 힘은 나도 알아. 예전에 그 능력을 쓴 사람을 본 적 있는데 어마어마해.”……같은 시각.해룡문 궁전 로비.사람들이 영기우 목욕을 하고 있는 도중에 영기우가 갑자기 멈추었다. 영기우가 더 이상 내리지 않았고 로비에 위치한 고대 마법진은 흡사 동력을 잃은 것 같았다. 모든 룬진도가 더이상 유동하지 않는다.“무슨 일이야? 성수 목욕이 왜 멈췄지?”젊은 제자 한 명이 소리 내서 물었다.그들은 영기우를 성수라고 부르기도 한다.“그러게? 성녀님, 제가 듣기로 해룡문
윤미아는 순간 눈빛이 반짝거렸다.“좋아요. 저도 같이 가요.”……풍덩!풍덩!물소리가 두 번 났다.임건우와 부영록은 연이어 연못으로 뛰어들었다.“씁, 추워”“건우 씨, 나한테 와. 나 추워.”부영록은 연못에 뛰어들었다. 얼굴만 내민 채 임건우를 향해 소리쳤다.불과 몇 초 사이에 그녀는 온몸을 부르르 떨었고 입술은 파랗게 질렸다.조금만 더 있으면 바로 얼어서 가라앉을 것 같았다.임건우는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연못으로 뛰어들어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현무방갑술을 사용하여 두 사람 신체 위에 현무 체외 방갑술을 형성하였다. 그리고 무명 공법을 써서 영력으로 그녀 몸 안의 한기를 덜어냈다.임건우는 한숨을 돌렸다.“잊어버린 사실 하나 있는데 내 육신이 하도 허약해 추위를 견디지 못해. 좀 있다가 어떻게 영맥을 절단하는지 알려줄게. 어떻게 하는지는 너에게 달렸어.”“네.”금방 말을 마치자 부영록의 표정이 재차 변하며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다.임건우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왜 그러세요?”부영록은 힘겹게 말했다.“여기 공기가 없어. 산소가 부족해.”임건우가 그녀를 데리고 연못 깊숙한 곳으로 헤엄쳤으나 부영록의 신체는 더이상 견디지 못했다.임건우는 놀라서 얼른 멈추고 물었다.“그, 그럼 얼른 데리고 올라갈게요.”하지만 부영록은 곧 질식할 것 같았다. 아무리 강한 존재인 그녀라도 일반인의 몸속에 빙의돼 있기에 각박한 생존환경을 버텨야만 했다. 영혼이 가지고 있는 힘은 강하나 작용이 그리 강하지만은 않았다.“웁—”임건우는 어쩔 수 없이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어 진원을 내줬다.진원은 산소와 같은 작용을 하고 있다.하지만 입으로 전달한 진원은 손바닥으로 전해주는 것과는 달랐다. 하나는 심폐에, 하나는 경맥에 작용한다.부영록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깜박거리지 않은 채 그를 주시하였다.눈빛에는 충격, 당황 그리고 신기함이 비춰졌다.그녀는 갑자기 버럭 화를 냈다.“방자한 놈. 감히 나한테 뽀뽀를 해?”임건우는 버벅거리며 말했
임건우는 그 문서를 살펴보며 월야파의 수련법인 청련귀수결을 발견했다.이 법문은 분명히 여성들이 수련하는 법문처럼 보였다.그 뒤에는 전송문에 대한 정보가 적혀 있었다.문서에는 오직 청련귀수결을 수련한 사람만이 그 전송문을 찾고 열 수 있다고 쓰여 있었다.이와 더불어, 하나의 열쇠도 필요하다고 명시되어 있었다.마지막으로 임건우는 황파의 문양을 봤다.불사조의 문양이 그려져 있었는데 그것은 불사조의 절반 형태와는 조금 달랐다.그 문양을 본 순간, 임건우는 깜짝 놀랐다.이 문양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곰곰이 생각해보니 바로 월야파의 오장로의 반지에서 본 적이 있었다.그 반지 안에 들어 있는 옥패에 똑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임건우는 반지를 꺼내 들었다.“맞아, 내가 그 오장로의 반지와 소유한 본명법보인 조롱박도 가져왔었지.”그 조롱박을 빼앗았기 때문에 월야파 사람들은 그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이걸 보세요!”임건우는 그 옥패를 꺼내며 말했다.백의설도 그 문양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이... 이게 바로 그 열쇠가 아닐까?”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하진 않지만, 가능성이 있어요.”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자, 누나가 청련귀수결을 빨리 수련해야 해요. 그 후에 전송문을 찾아보죠. 고대 황파에 들어가면 반드시 큰 성과가 있을 거예요.”“알았어!”백의설은 대답하며 바로 수련법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몇 분이 지나자, 임건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백의설의 뒤에서 혈통의 이상한 모습이 떠오르더니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여우 형상이 떠올랐다.백의설이 수련할 때마다 그 형상도 함께 떠오르며 점점 강해져 갔다.“이 혈통의 힘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이상하네, 청련귀수결이 아홉 꼬리 혈통에 맞춰져 있는 건가?”임건우는 놀라워하며 생각했다.그가 몰랐던 사실은 바로 그가 추측한 대로였다.월야파의 첫 종주인 송초한은 신수인 아홉 꼬리 여우 혈통을 가진 왕족이었다.그녀
“황파는 고대의 문파야. 나도 옛날에 어떤 노인을 통해 들은 적이 있는데 이 문파의 창설 배경은 한 절세의 여인 때문이라고 하더군. 그 여인의 이름은 바로 황이야.”“사실 이건 하나의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전설에 따르면 황은 고대 신황족 출신으로 신황의 지위를 가진 여성이었어. 하지만 원수의 계략 때문에 육체는 소멸하고, 신혼은 일곱 빛깔의 여와석에 봉인되어 인간 세상에 떠돌게 되었지. 그러던 중 한 소년에게 발견되었어. 그때부터 소년과 황은 뗄 수 없는 인연으로 묶였다고 해.”“황의 도움을 받은 소년은 점차 성장하여 마침내 대제의 자리에 올랐고 황을 위해 문파를 창설했지. 그 문파가 바로 황파야... 그리고 내가 들은 이야기로는 그 대제는 이후 삼천세계의 공주이자 연호의 왕이 되었다고 해.”임건우는 백의설이 말하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두근거렸다.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른 몇 가지가 있었다.그는 뚱냥이를 떠올렸다.그리고 영산 비밀의 경지에서 만났던 그 신녀, 정미현.또 지장왕에 대한 기억도 스쳤다.그들이 남긴 역사 속에는 지울 수 없고, 동시에 아주 중요한 한 인물이 항상 등장했다.바로 연호의 주재자이자 인간 연맹의 맹주였다.여러 증거를 종합해 보면 백의설이 들었던 이야기 속의 대제는 바로 정미현이 애타게 그리워하던 그 맹주라는 사실이 확실해졌다.“고대에서 전해 내려오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라니!”“고대 시절로 돌아가서 그 대제와 황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지만 그는 알았다.그건 불가능한 일이다.그들은 이제 아마 오래전에 사라졌을 것이다.불사족의 침략으로 수많은 영웅과 호걸들이 목숨을 잃었고 성산과 성지 또한 파괴되었다.심지어 불문의 마지막 정토조차 지켜내지 못했던 것이다.백의설은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건우야, 월야파 종주가 석벽에 남긴 유서에 따르면 월야파의 가장 큰 비밀은 바로 황파와 관련되어 있다고 해.”“뭐라고요?”임건우는 깜짝 놀라며 두 눈을 크게 떴다.이건 너무도
각각의 혈구 안에서 이상현상이 발생했다.금빛 대호수, 금술 부문, 혼돈 원기가 마치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구성하듯이 펼쳐졌다.그러나 일곱 번째 혈구에 도달했을 때 에너지가 고갈되며 문자의 연쇄적 촉진을 위한 에너지가 부족해졌고 자연히 과정이 멈추었다.임건우는 눈을 뜨며 마주한 백의설의 걱정 어린 눈빛을 보았다.“건우야...”“건우야, 깨어났네. 어때? 단계는 안정됐어?”눈이 마주치자마자 백의설은 다급히 물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마도 안정된 것 같아요.”“건우야, 지금 단계가 어떻게 되는 거야?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태네. 수련법도 너무 기묘해 보이고.”“결국 돌고 돌아 여전히 금단 같아요.”“금단...”백의설은 그를 유심히 보더니 갑자기 그를 안으며 부드럽게 위로했다.“괜찮아. 그날의 도전 자체가 기이했잖아. 실패했는데도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이야. 너무 낙담하지 마. 다음번엔 좀 더 철저히 준비하면 기회가 더 클 거야.”임건우는 매혹적인 미모를 가진 그녀가 자신을 안는 바람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오랜만에 여성과의 신체 접촉이 주는 묘한 감각에 마음이 요동쳤지만, 그는 태연한 척 그녀의 품에서 벗어나며 주변을 살폈다.그는 한쪽에 깔린 모포 위에서 깊이 잠들어 있는 임하나를 보며 물었다.“내가 얼마나 수련했어요?”“별로 길지 않았어. 이틀 정도?”“이틀이라니!”임건우는 백리 가문의 사람들이 떠올랐다.“어르신이랑 가족들은 괜찮겠죠?”“걱정하지 마. 우리 아버지는 노련한 분이라 잘 대처하실 거야. 이 안개 늪지 같은 곳에서 깊이 들어가진 않으실 거야. 조금만 버티면 월야파 사람들이 떠날 거고 우린 늪지를 빠져나가 다른 길을 찾으면 돼.”백의설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어갔다.“천성성은 월야파의 땅이라 돌아갈 수 없겠지만, 다른 문파의 보호 아래 있는 도시로 가면 돼.”“그나저나 대박인 걸 발견했어!”백의설은 그를 이끌고 동굴의 반대편으로 데려갔다.벽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기 글자들
월야파의 종주와 윤보라, 대장로 등이 황금 비행차 타고 거대한 비행 요수와 함께 안개 늪지를 향해 임건우를 찾으러 가는 동안, 임건우는 한 언덕에 있는 돌동굴에서 전념해 수련에 몰두하며 자신의 단계를 안정시키고 있었다.그는 자신의 몸속에서 도도히 흘러나오는 찬란한 빛줄기들을 느낄 수 있었다.이 빛줄기들은 금단이 깨진 후 내부에서 흘러나온 진원들이었다.그 안에는 지장왕에게서 이어받은 대위신력이 있었고 천의도법으로 생성된 뇌지의 에너지, 혼돈 나무와 혼돈 구슬로부터 흘러나온 원기의 이상현상, 그리고 고대의 12문자 금술의 조화까지 존재했다.이 모든 것들이 지금 그의 몸속을 돌며 피부와 뼈 사이를 넘나들며 흐르고 있었고, 이 때문에 그의 몸은 내부에서 빛나는 듯 환하게 빛났다.심지어 백의설조차 그의 몸에서 흐르는 무수한 빛줄기의 이상 현상을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건우는 도대체 어떤 수련법을 익힌 거야? 어떻게 몸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지?”“마치 몸 안에 등이 켜진 것 같아.”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그녀는 감히 손을 뻗어 임건우를 건드리지 못했다.이 순간은 아주 중요한 때였고, 그녀가 부주의하게 손을 댔다가 그가 주화입마에 빠지기라도 하면 모든 것이 끝장이었기 때문이다.후우... 후우...에너지가 들끓으며 진원이 변모하고 있었다.도도히 흐르는 황금빛 아래, 고대의 수많은 문자가 빼곡히 나타났다.이것이 바로 고대 12문자 금술의 변화였다.원래 금단 내부에 12개의 문자만이 새겨져 있었고, 금단을 둘러싸고 있던 문자들이 지금은 금단이 깨지면서 복제되듯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었다.문자들은 경락을 흐르며 새로운 혈구를 열어갔다.혈구 안에서 문자들이 생성되고 금술이 생성되며 그 안에서 나비가 고치를 뚫고 나오는 듯한 변화가 일어나 완성을 향해 나아갔다.즉, 지금 임건우의 몸속은 혈구를 금단처럼 사용하고 있는 셈이었다.그리고 몸속의 모든 혈구가 각각 하나의 금단이 된 것이었다.‘몸 안에 혈구가 몇 개나 있다고?’그는 이 숫자를 생각
“오장로라고?”소주민은 눈앞의 시신을 보며 잠시 멍해졌다.형체가 망가져 있어 누군지 알아볼 수 없었다.“네, 맞습니다.”윤보라는 오장로의 제자로서 스승의 모습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금방 시신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스승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앞두고도 별다른 슬픔을 보이지 않았다.사실 그녀는 방금 자신의 집안, 즉 윤씨 가문의 사람들이 뇌겁에 휩쓸려 사망한 모습을 봤다.그들 중에는 그녀의 할아버지, 부모님, 여동생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하지만 윤보라는 단 한 방울의 눈물조차 흘리지 않았다.마치 그들이 그녀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존재인 것처럼 보였다.실제로도 그랬다.윤보라는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을 타고났고, 보잘것없는 한 권의 초라한 무공서로도 보통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를 수 있었다.그 때문에 월야파의 눈에 들어 문파에 입문하게 되었고, 그 후 그녀의 성격도 변화하기 시작했다.자신을 고귀하다고 느끼며 남들 위에 군림하려는 태도가 생겼고 가문을 향한 불만도 커졌다.윤씨 가문의 낮은 출신과 보잘것없는 배경은 그녀를 부끄럽게 만들었고, 다른 명문가 출신 제자들 앞에서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이번에 신녀의 전승을 얻게 된 이후, 그녀의 성격은 더욱 변화했다.이제 그녀에게 월야파 종주조차 비위를 맞추려 했으니 월야파 최고 자리에 오른 것이나 다름없었다.윤씨 가문의 가족들은 더더욱 그녀의 수준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졌다.“죽었으면 죽은 거지.”“하지만 감히 우리 윤씨 가문을 멸문하다니 이 빚은 반드시 갚아야 한다.”이때, 월야파 종주 소주민은 체면도 없이 오장로의 시신을 뒤지기 시작했다.그가 찾는 것은 장검박과 저장 반지였다.특히 저장 반지였다.방금 윤보라에게 들은 바로는 신녀가 그녀에게 전승을 줄 때 하나의 옥패도 함께 건네주었다고 했다.그 옥패는 오래된 문파의 거대한 비밀과 관련되어 있었으며 윤보라는 페관 수련에 들어가면서 임시로 스승에게 그 옥패를 맡겼다고 했다.하지만 이제 오장로가 갑
임건우는 주변 상황에 개의치 않았다.그는 자신의 상태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몸속의 진원이 사방으로 흩어져 전신에 퍼져있었고 하나로 모아지 않았다.금단은 아주 커다란 호수처럼 변해 있었다.사실, 뇌겁을 넘을 때 이미 그의 금단은 산산이 부서졌다.그는 천의도법에 기록된 내용을 떠올렸다.금단을 깬 뒤에는 원영이여야 하며 뇌겁을 넘는 과정이 바로 금단이 깨지고 원영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적혀 있었다.하지만 그는 금단이 깨졌을 때 원영이 형성되지 않았고, 정말로 금단이 깨진 달걀처럼 내부 내용물이 흘러나와 호수처럼 퍼져버린 것이다.그래서 진원을 모아낼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었다.“누나, 이걸 드릴게요.”임건우는 당장이라도 페관 수련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사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그는 반드시 페관 수련에 들어가야만 했다.아이를 돌볼 수 없는 상황에서 백의설에게 임하나를 맡길 수밖에 없었다.백의설은 젖이 나지 않았기에 임건우는 생명 원천을 꺼내 임하나의 일상적인 젖으로 사용하게 했다.그리고 그를 끝까지 따라와 준 백의설에게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이었다.그녀의 헌신이 없었다면 임건우가 페관 수련을 오래 해야 할 경우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게 되어 큰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모든 것을 정리하고 맡긴 뒤, 임건우는 곧바로 다리를 교차시키고 앉아 진원을 운용하기 시작했다.천성성 안에서 황금 비행차가 백리 가문의 옛 저택에 착륙했다.월야파 제자들은 안에서 마구잡이로 재산을 약탈하고 있었다.천성성 최고 명문가로 손꼽히는 백리 가문은 그야말로 엄청난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내부에서 대형 상자째로 옮겨지는 영석과 희귀 약재들은 대장로를 흡족하게 만들었다.그는 태사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이번에 온 보람이 있군!”“천성성의 작은 세가문 정도로 이렇게 어마어마한 재산을 쌓을 줄이야.”“그런데...”“잠깐!”대장로는 갑자기 몸을 곧추세우며 눈빛을 번뜩였다.백리 가문 집안에 이렇게 많은 보물이
백의설은 복수심에 불타오르며 나서는 가문 사람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감정적으로 용서하기 어려웠다.앞으로 나아갈수록 안개는 점점 짙어졌다.백의설은 수련 경지가 임건우보다 높았지만, 길을 찾는 데는 아주 무작정 헤매는 수준이었다.그녀는 늪지의 지형을 따라 아무렇게나 걷다가 곧 방향감각을 잃어버렸다.그리고 10분도 지나지 않아 자신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독에 중독된 것이다.반면 임건우는 아무 일도 없었다.심지어 그의 딸 임하나도 활기차게 뛰어다니며 중독의 흔적조차 없었다.이는 임건우가 본래 천의도법의 계승자로서 몸에 고대 금술인 12 부적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혼돈 나무라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였기 때문이었다.일반적인 독소는 그를 전혀 해칠 수 없었다.게다가 임하나는 자연 신격으로 보호받고 있었기에 더욱 안전했다.“건우야, 나 독에 중독된 것 같아!”“누나는 아기만 데리고 뒤로 물러나세요. 저는 신경 쓰지 말고요.”백의설은 진원을 돌리며 독소에 맞섰지만, 진원을 돌릴수록 중독 증상이 점점 더 심해졌다.곧 그녀는 머리가 어지럽고 흐릿해져 걸음조차 제대로 뗄 수 없었다.임건우는 서둘러 대해장단 한 알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백의설은 대해장단을 보자 깜짝 놀라며 말했다.“이... 이게 대해장단이야? 건우야, 네가 이런 고급 단약을 어디서 구했어? 이거 하나 얻으려고 우리 백리 가문이 한때 재산 절반을 쏟아부었었는데.”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들어본 적은 있어요. 하지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사실 이 단약은 그렇게 어렵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아마 약신궁에서 바가지를 씌운 거겠죠. 제게는 아직 많이 남아 있어요. 전부 제가 직접 만든 겁니다.”“네가 직접 만들었다고? 너, 설마 연단사야?”백의설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임건우는 단약을 그녀의 입에 직접 넣어주었다.그 순간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에 닿았지만, 임건우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들어가자고?”“지선도 들어갔다가 미쳐서 나온 곳인데 네가 들어간다고?”대장로는 그 제자를 향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이 안에선 기본 실력도 없는 사람이 들어가면 죽으러 가는 거야. 어차피 백리 가문 사람들은 죽든 살든 별로 중요하지 않아. 돌아가서 윤씨 가문 사람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성대하게 장례를 치러라. 그리고 백리 가문의 재산은 몰수하도록 해라.”월야파 제자들은 이 지옥 같은 곳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대장로의 말에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며 기뻐하는 얼굴로 떠나갔다.다만 대장로는 몇몇 제자들을 길목에 남겨 일주일간 이곳을 지키도록 명령했다.“월야파 사람들이 따라오지 않았어.”백의설은 뒤쪽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그 황금 비행차가 멀리 날아가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이번 월야파가 데리고 온 사람들의 실력은 너무 강대했다.백리 가문으로서는 도저히 상대할 수 없었다.짧은 충돌에도 백리 가문은 이미 10여 명의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는 훨씬 많았다.“여보, 여보, 제발 버텨요. 당신 없으면 나랑 아이는 어떡하라고요...”“엄마, 정신 차려요. 가주님, 제발 우리 엄마를 살려주세요. 뭐든 다 바치겠습니다!”“아기 아빠, 다리 상태가 너무 심각해요. 이대로는 다리를 못 쓰게 될지도 몰라요!”주변에서 울부짖고 신음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백리 가문은 이번 전투로 심각한 피해를 보았고 직계 가족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특히 암위는 가장 먼저 희생당했다.원래 3000명이 넘었던 암위는 이제 300명도 채 남지 않았다.잃어버린 백리 가문의 재산은 그야말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임건우는 이 광경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그는 자신의 공간 반지에서 몇 병의 치유 성약을 꺼내 백의설에게 건넸다.“누나, 이건 대회춘단입니다. 상처 입은 가족들에게 이걸 먹이세요. 아직 숨이 붙어 있다면 모두 살릴 수 있을 겁니다.”그러나 곧 불협화음이 들려왔다.한 사람이 대회춘단을 받자마자 그것을 늪지대에
월야파의 대장로는 단연 선봉에서 백리 가문의 사람들을 학살했다.그들은 백리 가문에게 말 한마디 나눌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엄청난 힘이야!”“이 자, 천성성의 대공양보다 더 강하군!”임건우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하지만 그는 지금 나설 수 없었다.방금 뇌겁을 넘긴 그는 혼돈 나무가 천기를 차단한 덕분에 뇌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그 결과, 그는 뇌겁을 통과했다고는 하나, 뇌겁 금광의 축복을 받지 못했다.현재 그의 수련 상태는 원래의 원영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고 아주 기묘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지금 당장 그는 자신의 수련 상태를 안정시키는 시간이 절실했다.그렇지 않으면 단계가 오르기는커녕 다시 금단 단계로 퇴보할 위험이 있었다.그는 임하나를 안고 있었다.움직이지 않는 그의 모습에 백리 가문의 사람들은 더욱 참을 수 없었다.그들은 이미 마음속에 쌓여 있던 원망을 터뜨리기 시작했다.“뭐 하는 거야? 임 도련님! 당신 그렇게 강하다고 하지 않았어? 천성성의 대공양까지 죽일 정도의 절세 고수라면서! 그런데 지금 멍하니 서 있기만 하고 뭐 하는 거야? 빨리 움직이지 않고!”임건우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백의설마저도 조급해졌다.“건우야! 무슨 일이지?”임건우는 무력하게 대답했다.“방금 뇌겁을 치르며 약간의 상처를 입었어요. 지금 진원이 흩어져 움직일 수 없어요.”“아...”백의설은 그제야 깨달았다.임건우가 뇌겁을 치른 후 뇌겁 금광 속에서 상처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그리고 뇌겁 금광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뇌겁이 성공적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하지만 더 이상한 점은 뇌겁이 실패하면 보통 즉시 재가 되어 사라져야 하는데 임건우는 어떻게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걸까?백의설은 더욱 초조해졌다.그녀는 이전에 임건우가 대공양을 쉽게 죽인 모습을 보고 월야파의 사람들과 어느 정도 싸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안개 늪지로 들어가요! 빨리!”임건우가 크게 외쳤다.“안개 늪지로 들어가라고? 거기 들어가 죽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