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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쌍둥이, 아빠가 대단해!의 모든 챕터: 챕터 1411 - 챕터 1420

1609 챕터

제1411화

하지만 지나가자마자 팔이 육성현에게 잡혀 앞으로 끌려갔다. 엄혜정은 바로 서서 불쾌해서 말했다. “뭐 하는 거야?” “내가 언제 밖에 다른 여자가 있었어?” 육성현이 추궁했다. “그게 중요해?” “지금 질투하는 거야?” 육성현은 호박색 눈동자로 엄혜정의 미세한 표정을 관찰했다. 엄혜정은 육성현이 무슨 염치로 그런 말을 하는지 몰랐다. 하지만 엄혜정은 여전히 육성현의 생각을 알고 싶었다. 이 남자에 대해서 많이 알면 나쁠 거 없으니까. “하준 오빠, 날 사랑한 적 있었어?” 엄혜정이 갑자기 물었다. 육성현의 눈동자가 약간 흔들리더니 대답하지 않았다. 엄혜정은 시선을 떨구고 서운한 말투로 말했다. “나도 없었다는 거 알아. 애초에 난 널 사랑해서 너와 결혼한 거였는데 넌 그걸 모르는 것 같아. 때론 궁금해. 네가 어떤 여자에게 마음이 흔들릴지, 그리고 네가 누군가를 사랑하면 어떤 모습일지.” 육성현의 표정이 미세한 변화가 생기더니 부자연스럽게 굳어졌다. “됐어, 난 널 강요하지 않아. 어차피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은 진정한 사랑이 아닐 테니까.” 엄혜정은 말을 마치고 방으로 걸어갔다. 육성현은 몸을 돌려 점점 멀어져 가는 엄혜정을 바라보며 왠지 가슴이 꽉 막힌 것 같았다. 육성현은 여태껏 사랑이라는 느낌을 고민해 본 적이 없었다. 사실 육성현 같은 양아치는 감정 방면에 아무런 지조도 없었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돈만 조금 쓰면 되니까……. 하지만 육성현은 외모가 출중해 돈을 쓰지 않아도 달려드는 여자들이 많았다. 아마도 엄혜정과 결혼한 것도 아내로 적합하고 똑똑한 여자라서 그랬던 것 같다. ‘문맹이 수재와 결혼하는 성취감 같은 거였지.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과연 그런 건가? 예전엔 그런 생각이었다면 지금은?’ 지금은 육성현만 원한다면 교제하고 싶다는 학력 높은 여자들은 많았다. 그리고 엄혜정을 잡아온 후 어떤 실질적인 징벌도 없었다. ‘난 대체 무엇을 고집하고 있는 걸까?’ 엄혜정이 육성현과 결혼할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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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2화

가끔 얼굴을 비볐는데 나른한 아기고양이 같았다. 육성현은 그곳에 서서 걸어가지 않고 넋을 잃고 보며 자신에게 물었다. ‘내가 엄혜정을 사랑할 수 있을까? 이게 사랑일까? 사랑이 대체 뭘까?’ 아무도 빈민가에서 자란 육성현에게 사랑을 가르쳐준 적이 없었다. 육성현은 엄혜정과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모함을 당해 감옥에 들어갔었다. 엄혜정이 자신을 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 결국은…… 자신에게 큰 놀라움을 주었다. 그러면서 날 사랑한다고? 누가 믿겠어? 엄혜정은 누군가가 자신을 쳐다보는 것 같아 고개를 돌려보니 육성현이 서서 이상한 눈빛으로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육성현은 엄혜정에게로 걸어갔다. “일 다 했어?” 육성현은 엄혜정의 곁에 앉아 텔레비전을 한 눈 보고 물었다. “뭘 보고 있어?” “그냥 아무거나 보고 있었어.” 엄혜정은 하품을 하며 말했다. “일 다 했으면 자자.” “날 기다린 거야?” 엄혜정은 조용히 육성현을 3초 보더니 말했다. “예전에도 내가 널 이렇게 기다렸잖아. 기억 안 나?” “기억나.” 육성현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가끔씩 수하들과 밤까지 술을 마셨는데 매번 돌아갈 때마다 엄혜정이 책상에 엎드려 잠들어 있었다. 그래서 나중에 육성현은 엄혜정에게 편안한 소파를 사주었다. “난 진심으로 너와 살기로 마음먹었으니 일반 부부들처럼 해야지.” “동영상 때문 아니고?” 육성현이 물었다. 엄혜정은 육성현을 2초 보더니 담담하게 시선을 거두고 말했다.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나도 어쩔 수 없어.” 말을 마치고 발을 디뎌 신을 신으려고 했다. 하지만 발이 슬리퍼에 들어가기도 전에 육성현에게 안겼다.엄혜정은 본능적으로 육성현의 목을 껴안았다. 그러자 자세가 엄청 친밀해졌다. “그럼 수작 부릴 생각 하지 마.” 육성현은 말을 하고 엄혜정을 안고 바로 욕실로 들어갔다. 엄혜정은 육성현의 핍박에 못 이겨 결국 같이 샤워를 했다. 방의 불빛이 어두워지자 엄혜정은 육성현의 품에 안겼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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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3화

육성현은 일부러 풀어줬던 천애조직 사람을 따라 외딴섬을 찾았다.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칠 순 없었으니까. 펑펑펑하는 총소리에 놀라 엄혜정 등인은 모두 잠에서 깨어 벌떡 일어나 경계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근육남 몇 명이 총을 들고 들어와 소리쳤다. “모두 나가!” 두 달 가까이 훈련받으면서 그들은 여러 번 잠에서 깨워 임무를 완수하게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인원수는 점점 줄어들고 빈 침대도 갈수록 많아졌다. 원유희는 이미 이곳의 법칙을 철저히 받아들였다. 애초에 살인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엄혜정이 이젠 마음이 강해져 적어도 놀라서 벌벌 떨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살아서 나가야 아이들을 만날 수 있으니까. 지금의 원유희에게 아이들이 살아갈 힘이고 동력이었다. “오늘의 임무는 서로 죽이는 거야. 당신 곁에 있는 사람이 당신의 사냥감이 될 거야.” 근육남은 큰소리로 말했다. 임무를 말하자 전원이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장난해? 친구를 죽이라는 거야?” 누군가가 화가 나서 불평했다. 예전의 흉악한 임무는 그렇다고 쳐도 이건 완전히 인간성을 도발하는 것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오랫동안 함께 지내면서 같이 성장했는데.’ 근육남은 꿈쩍도 하지 않고 말했다. “그럼 넌 죽고 싶어? 아님 다른 사람을 죽이고 싶어?” 그 질문의 답은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누가 다른 사람에게 죽임당하고 싶겠어? 살아서 나가고 싶으면 자신에게 유리한 선택을 하겠지.’ 사실 이건 섬 밖의 생활과도 크게 다르진 않았다. 다만 하나는 피를 보고, 하나는 피를 보지 않는 것이었다. “나는 그 사람들을 죽이지 않을 거야!” 누군가가 화가 나서 반항했다. 그러자 근육남은 계속 말했다. “너희들은 숲에 흩어져서 자신의 사냥감을 찾아야 해. 그리고 10분 후에 집합이야. 만약 사냥감을 죽이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우리의 손에 죽을 거야.” 말을 마치가 또 사격하기 시작했다. 열몇 명의 여자들은 어쩔 수 없이 도망치듯 숲 속으로 들어갔다.원광등의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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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4화

숨을 돌리기도 전에 선희가 달려들더니 매 발톱 같은 손가락으로 원유희의 급소를 공격했다. 원유희는 몸을 낮추고 손을 뻗어 선희의 팔을 지나 선희의 턱을 공격하고 목을 졸랐다. 그리고 몸을 돌려 나무에 내팽개쳤다. 그러자 펑하는 소리와 함께 나뭇가지의 푸른 잎이 진동에 의해 떨어져 원유희와 선희의 얼굴에 스치고 곁에 떨어져 분위기가 칼날처럼 살벌했다. “난 널 죽이고 싶지 않아…….” 원유희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특히 선희의 목을 잡고 있는 손을 심하게 떨었다. “그럼…… 그럼 날 풀어줘. 우리 각자 다른 사냥감을 찾으러 가자…….” 선희가 애걸했다. 원유희는 말을 하지 않고 눈빛이 냉혈 해지더니 손에 대나무가지를 쥐고 선희의 관자놀이에 꽂았다. 그러자 선희는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고 죽었다. 원유희는 선희의 목을 조르고 있던 손을 놓고 땅에 주저앉아 눈을 부릅뜬 채 죽은 선희를 보고 놀라서 뒤로 물러서며 손에 피와 뇌장이 묻은 꼬챙이를 땅에 던졌다. 아침 일출이 바다 위에 쏟아졌다. 원유희는 모래사장에 얼마나 앉아있었는지 몰랐다. 해가 뜨자 원유희는 빛을 견디지 못하고 시선을 떨구었다. 원유희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사람인 것 같았다. ‘난 이런 아름다운 경치를 볼 자격도 없는 사람이야.’ 뒤에서 가벼운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지만 원유희는 움직이지 않았다. 한 손이 원유희의 어깨에 살짝 놓이자 원유희는 움직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말을 하지 않아도 자신을 위로하려는 것인지 알기 때문이었다. 원유희는 해면을 바라보며 물었다. “만약에 내가 만난 사람이 너였다면 넌 나를 죽였을까?” 유미는 말을 하지 않고 다가가 뒤에서 원유희를 안고 얼굴을 원유희의 목 뒤에 대고 맥박을 느꼈다. 원유희는 유미가 대답하지 않자 더 이상 묻지 않고 자기가 너무 감정적으로 굴었다고 생각했다.게다가 아무도 미래를 예지할 수는 없었다. ‘우리 중 한 명이 다른 사람 손에 죽는다면 선택하지 않아도 되겠지. 그냥 운명에 맡기는 것도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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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5화

원유희는 그 대답에 불만스러웠다. ‘단지 사람의 목숨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뿐이잖아!’ “너도 이렇게 선택된 거야? 네가 제일 강한 거야?” 원유희가 물었다. “나에 대해 궁금해하지 마.”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가 말했다. “이제 가봐.” 원유희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어 돌아서 떠났다. ‘외적과 맞서는 것도 일종의 경험이긴 하지. 살아남은 열 명도 안 되는 사람에게 외적은 살해당한 여자들과 다를 게 없이 모두 적이니까.’ 여자들은 이런 실전이 너무 익숙해 바로 숲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풀숲에 숨어 있던 남자가 총을 쏘자 원유희와 멀지 않은 동료가 직접 머리가 터졌다. 그 모습을 본 원유희는 표정이 굳어 총알이 다시 공격해 오기 전에 몸을 돌려 피했다. 그러자 총알이 나무와 땅에 떨어졌다. 원유희는 나무 뒤에 숨어 목표물의 은신처를 분별하고 있었다. 풀숲에 숨어있던 남자는 확실히 사람을 보지 못하자 몸을 숙이고 다가갔다. 하지만 일어나자마자 머리 위가 이상한 것 같아 고개를 들자 대나무 꼬챙이 하나가 하늘에서 내려오더니 남자의 눈에 꽂혔다. “아!” 이어 대나무 꼬챙이가 남자의 목을 스쳐 남자는 즉사했다. 원유희는 멍해져서 바닥에 쓰러져 피를 콸콸 흘리는 남자를 보았다. 남자는 양복을 입고 있었고 총을 가지고 있어 일반적인 침입자 같지는 않았다. 원유희는 쪼그리고 앉아 남자의 몸을 뒤졌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누군가가 다가오는 것을 느끼고 원유희는 총을 잡고 조준했다. 유미가 손을 들자 원유희는 총을 회수했다. “너 뭐 찾아?”유미가 물었다.“누군지 보려고 했어.”“이 사람 신분을 알고 싶어?”유미가 물었다.“우린 임무만 완성하면 돼.”원유희는 유미를 보고 말했다.“우리 이 틈을 타서 도망갈까?”유미는 멍해졌다.“내가 처음 왔을 때 도망가지 못하게 한 건 이해해, 그땐 우리의 실력에도 한계가 있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이 틈을 타서 도망갈 수 있잖아. 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어. 만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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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6화

원유희는 유미가 이런 옷을 입는 것을 처음 보고 말했다. “너 이렇게 입으니까 멋있다.” “그럼 앞으로 이렇게 입지 뭐. 어차피 난 뭘 입어도 상관없어.” 유미가 말했다. 원유희가 뭐라고 말하려고 하는데 밖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온 건 그들의 동료들이었다. 동료들은 두 사람이 입은 양복과 바닥에 쓰러져 있는 남자들을 보고 물었다. “너희들 뭐 하는 거야?” “아무것도 아니야, 사람들의 이목을 피하려고 이러는 거야.” 유미가 말했다. “너희들은 다른 쪽에 가서 수색하고 우린 왼쪽으로 갈게.” 그러자 두 동료는 아무 의심도 하지 않고 다른 쪽으로 갔다. 유미와 원유희는 눈빛을 교환한 후 왼쪽으로 달려갔다. 계단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다락방 한 귀퉁이가 폭파되어 돌멩이가 마구 날아다니고 계단 전체가 무너졌다. 앞으로 달리던 원유희는 멈추지 못하고 이미 한쪽 발을 내디뎠다. 유미도 비슷했지만 한 손으로 옆의 창문을 잡고 한 손으로 원유희를 억지로 잡아당겼다. “괜찮아?” 유미가 물었다. “괜찮아…….” 원유희는 숨을 돌리고 똑바로 섰다. 그리고 뒤로 돌아 계단 아래의 큰 구멍을 바라보며 말했다. “네가 반응이 빨라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으면 난 틀림없이 떨어져서 죽었을 거야.” 이때 아래에 양복을 입은 남자가 몇 명 나타나 두 사람을 보고 직접 위로 폭탄을 던졌다. 원유희와 유미는 뒤로 돌아 옆방으로 갔다. “젠장, 앞뒤가 막혀서 우리는 더 이상 도망갈 수가 없어.” 원유희는 눈살을 찌푸리고 방안을 살펴보니 탈출할 수 있는 창문이 하나밖에 없었는데 너무 높아서 뛰어내리면 죽지 않더라도 심한 부상을 입을 것 같았다. 유미는 창문을 열고 원유희에게 보라고 눈치 줬다.원유희는 벽에 설치되어 있는 탈출 사다리를 보고 갑자기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았다. 밖에서는 이미 어수선한 발자국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유미는 원유희를 밀면서 말했다. “너 먼저 내려가.” “너는?” “나도 바로 따라갈게. 어서!” “너 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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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7화

원유희는 발버둥 치지 않고 의식을 잃었다. 마치 철석처럼 바다밑으로 가라앉았다. 30분 후 침입한 사람들을 물리치고 인원수를 점검할 때 원유희와 유미가 없어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다시 가서 찾아!”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는 화가 나서 소리쳤다. 하지만 섬 전체를 뒤져도 두 사람을 찾아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시체도 보이지 않았다. “바다에 빠진 거 아닐까?” 근육남이 추측했다. “아까 두 사람이 다락방에 숨어있는 걸 본 사람이 있는데, 그 후 다락방이 폭파되어 죽었을 거예요.” 이때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는 가면을 쓰고 있었지만 턱이 떨고 있는 걸 알 수 있었다. “내가 훈련시킨 사람이 그렇게 쉽게 죽을 리 없어, 다시 찾아!” 세인시. 육성현이 없는 며칠 동안 엄혜정은 줄곧 염씨 저택에 있었다. 다만 조영순과 가족들이 너무 바빠서 매일 엄혜정과 함께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가족들이 출근하러 가면 엄혜정은 혼자 거리를 거닐었다. 길거리에서 한 할아버지가 각종 애니메이션의 풍선을 팔고 있는 것을 보고 이웃집 풍선을 파는 할아버지가 생각났다. ‘어렸을 때 내가 배고플 때 그 할아버지가 만두를 사줬는데.’ 엄혜정은 생각하며 다가가 물었다. “저 풍선 사려고 하는데요.” 그러자 할아버지가 말했다. “하나에 2500원이니까 마음대로 골라.” “제가 다 살게요.” 엄혜정이 말했다. “사 사겠다고?” 할아버지는 의아해서 물었다. “아가씨, 풍선을 그렇게 많이 사서 뭐 하려고?” “네. 집에 형제자매가 많아서요.” 엄혜정이 말했다. “그래.” 할아버지는 손에 쥐고 있던 풍선줄을 엄혜정에게 넘겨주었다. 엄혜정은 돈을 지불하고 떠났다. 거리를 걸으며 고개를 들어 알록달록한 풍선을 보니 마음이 만족스러웠다. ‘같은 할아버지인지는 모르겠지만 다 비슷하겠지.’ 이때 벤틀리 한 대가 옆에서 멈췄다. 육성현이 차에서 내려오더니 엄혜정의 앞에 서서 풍선을 한 눈 보고 말했다. “이렇게 많이 샀어?” “너 언제 돌아왔어?”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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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8화

“내 허락 없이 죽으면 안 돼!” 육성현은 이를 갈며 말했다. 음험한 얼굴은 경련을 일으켰다. 엄혜정은 호흡이 미약해서 육성현의 위협을 전혀 들을 수 없었다. 육성현은 가장 빠른 속도로 엄혜정을 병원 응급실로 들여보낸 후 밖에 서서 기다렸다. 흰색 셔츠에 검은색 외투를 입었지만 옷과 손에 피가 묻어 온통 빨간색이었다. 육성현은 숨을 거칠게 몰아쉬더니 굳은 눈빛으로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부하가 앞으로 걸어왔다. 육성현은 쉰 목소리로 말했다. “소식을 봉쇄하고 아무도 방해하지 못하게 해.” “네.” 부하는 바로 처리하러 갔다. 육성현은 몸이 나른해지며 벤치에 기대고 앉아 눈빛이 흐트러져 피로 얼룩진 자신의 손을 쳐다보았다. 엄혜정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피의 온도는 아직도 기억이 생생했다. 엄혜정이 달려들어 총을 막는 장면이 그를 놀라게 했다. ‘엄혜정이 왜 그랬을까? 그 여자는 분명히 날 미워하는데.’ 육성현은 엄혜정이 말을 잘 듣는 이유는 자신의 위협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돈의 힘과 의사의 기술이 마침내 엄혜정의 생명을 건졌다. 엄혜정은 병실로 옮겨졌지만 출혈이 너무 많아 아직 깨어나진 않았다. 병실에 누워있는 엄혜정의 얼굴, 입술, 손이 모두 혈색 하나 없이 창백했다. 의사는 총알이 조금만 빗겨갔어도 사람이 병원에 오는 도중에 죽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육성현은 침대 옆의 의자에 앉아 조각상처럼 꼼짝도 하지 않고 깊은 호박색의 눈동자로 알 수 없다는 눈빛으로 엄혜정을 바라보았다. 육성현은 엄혜정의 생각을 알 수가 없었다. ‘왜 그랬을까?’엄혜정은 이튿날 오전에 깨어났다. 눈을 뜨니 눈앞이 온통 하얗고 마치 천국에 있는 것 같았다. 이때 시선 위에 검은색이 나타났다. 엄혜정이 초점을 맞추어 자세히 바라보니 육성현의 얼굴이었다. 엄혜정은 그제야 자신이 죽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죽었으면 육성현을 볼 수 없을 테니까. 육성현은 면봉에 물을 묻혀 엄혜정의 입술을 적셨다. 물이 입술 사이로 스며들어와 엄혜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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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9화

육성현은 명치가 맞은 듯 심장에 경련이 멈추지 않았다. “듣기 좋은 말을 하면 내가 믿을 것 같아? 내가 감옥에 갇히고 사형선고를 받을 뻔할 땐 네가 이렇게 마음이 약한 사람이라는 걸 몰랐는데.” 육성현은 한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애초에 나는 단지 네가 잘못을 뉘우쳤으면 하는 마음에 이혼합의서로 널 자극한 거야. 나도 사형일 줄은 몰랐어. 미안해…….” 엄혜정은 참회하며 손을 들어 조심스럽게 육성현의 손가락을 잡고 말했다. “오빠가 나한테 잘해준 거 나 다 기억하고 있어. 그리고 지금 말한 거 모두 진심이야. 나는 오빠가…… 평생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어.” 육성현은 엄혜정을 주시하며 그녀의 영혼 속으로 파고들 것 같았다. 기나긴 1분이 지난 후 육성현은 손을 빼 일어나 병실을 나갔다. 병실의 압력이 사라지자 엄혜정은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 그리고 머릿속이 복잡해 얼굴을 돌려 닫힌 문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힘없이 베개에 기댔다. 엄혜정이 한 말은 가짜였다. 이런 위험하고 극단적인 방식으로 육성현의 마음을 약하게 하는 게 엄혜정의 계략이었는 데 성공한 것 같았다. 엄혜정은 자신이 죽지만 않으면 성공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가끔은 내가 너무 무섭게 느껴져. 이러면 육성현과 다를 게 뭐가 있어? 혹시 육성현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가? 아니야, 난 육성현과 같을 수가 없어. 나는 단지 자신의 결백을 지키려는 거야. 그 동영상과 사진들이 유출되면 난 정말 붕괴할 거야.’ 부하들이 병원에 도착하자 육대표님이 병실 밖의 벤치에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정서가 이상한 것 같았다. “육대표님?” 부하가 불렀다. “알아냈어?” “외딴섬에서 따라온 사람인데 도망갔어요. 아직도 조사 중이에요.”부하가 말했다. “천라지망을 쳐서라도 사람을 찾아내!” 육성현은 음험하고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 “네.” 음식을 가져오자 육성현은 침대 옆에 앉아 엄혜정에게 한 입 한 입 먹여주었다. 엄혜정은 반쯤 먹자 먹기 싫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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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0화

‘너무 무섭다.’ 엄혜정은 손을 들어 육성현의 손목을 가볍게 만지며 말했다. “다치지 마.” “그 말은 내가 해야 할 것 같은데.” 육성현은 짙은 눈빛으로 말했다. “다치지 마. 알았어?” “나는 죽는다고 해도 눈 뜨고 다른 사람이 죽는 걸 볼 수 없어.” 육성현은 마음이 약간 흔들려 엄혜정을 몇 초 동안 쳐다보다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만약 어제 네 옆에 있던 사람이 다른 사람이었으면? 그래도 달려들었을 거야?” “아니.” 육성현의 눈빛은 더 짙어져 엄혜정의 모든 표정과 감정을 감출 수 없게 만들었다. 그리고 등의 상처를 피해 엄혜정을 안았다. 엄혜정은 육성현의 품에 안겨 움직이지 않고 그의 강하고 힘찬 심장박동을 느꼈다. 심장소리는 아주 가까운 것 같았다. 그 후 염씨 부부와 염민우가 거의 매일 엄혜정에게 전화를 했는데 매번 엄혜정은 육성현과 데이트를 한다고 못 간다고 했다. 처음엔 믿었는데 뒤로는 믿지 않았다. “너 어디야? 내가 널 보러 갈게.” 조영순은 총명해서 속이기 쉽지 않았다. “아니에요. 저 밖에 있어요.” “밖에서 뭐 하는데? 쇼핑하는 거야? 그럼 왜 엄마 안 불렀어? 나 지금 그렇게 안 바쁜데.” 조영순은 왼손으로 핸드폰을 들고 오른손으로 수하가 건네준 서류에 서명했다. “그냥 친구랑 차 마시고 있어요.” “옛날 친구?” 조영순이 물었다. “빈민가에 살던 사람 말이야?” “네. 마주쳐서 함께 차를 마시고 있어요. 있다가 돌아갈 거예요.” “엄마한테 영상통화로 보여줘.” “…….” 엄혜정은 얼굴을 돌려 소파에 앉아 서류를 검토하는 육성현을 보며 어떻게 할지 몰랐다. ‘육성현은 내가 누구랑 통화하는지 알고 있어. 하지만 내가 난처하다는 것을 모르는지 완전히 방관하는 자세인데.’ “달아, 너 엄마한테 거짓말하는 거 아니야? 너 도대체 뭐 하는 거야? 네가 말하지 않으면 내가 지금 바로 로얄그룹으로 쳐들어갈 거야.” 조영순이 말했다. “아니에요, 저 몸이 좀 안 좋아서 병원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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