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희는 베란다에 서서 롤스로이스가 어전원을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다. 완전히 보이지 않자 비로소 마음이 안정되었다. 오전 10시쯤 원유희는 아이들이 수업하는 틈을 타서 화원에 앉아 핸드폰으로 뉴스를 보았다. 윤설의 사건은 더 이상 반전이 있을 가능성이 없었다. 이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원유희는 스팸 전화라고 생각하고 바로 거절했다. 그러자 다시 울리기 시작했다. 원유희는 그제야 받았다. “여보세요?” “나야.” “명화오빠?” 원유희는 멍해졌다. “이거 무슨 번호예요?” “아무에게도 들킬 수 없는 번호야.” 김명화는 가벼운 말투로 말했다. “김신걸이 널 괴롭히진 않았지?” “아니요.” 원유희가 대답했다. ‘그때 아이들이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난 지금 깊은 최면에 걸린 꼴두각시로 변했겠지.’ “이번엔 내가 널 데리고 갈게, 어때?” “네……?” 원유희는 잠시 멍해졌다. “이번엔 김신걸이 절대로 널 찾지 못할 거야.” 원유희는 시선을 떨구고 말했다. “아니에요, 소용없어요.” 몇 번이나 도망쳤지만 매번 실패해서 원유희는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친 상태였다. 그리고 그녀는 더 이상 아이들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 아이들이 그렇게 그녀를 감싸줬는데 또 도망가면 아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줄 것 같았다. “유희야, 나 믿지?” 김명화가 물었다. “내가 널 돌려보낸 건 널 데려가려는 거지 상관하지 않는 게 아니야.” 그러자 원유희가 말했다. “명화오빠, 고마워요. 하지만 난 더 이상 시도하고 싶지 않아요.” “김신걸에게 잡히면 비참해질까 봐 그러는 거 알아. 걱정 마, 넌 그냥 나한테 납치당했다고 생각해. 그러니 널 찾든 찾지 못하든 넌 아무 잘못 없어.” 김명화가 웃으며 말했다. “기다려, 곧 기회가 생길 거야.” “명화오빠, 아니…….” 원유희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데 상대방이 이미 전화를 끊었다. 어두워진 화면을 보며 원유희는 불안했다. ‘김명화가 정말 날 데려가려는 걸까? 그는 무엇을 하려는 거지
최신 업데이트 : 2024-01-14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