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현은 그들이 믿지 못할까 봐 엄혜정의 허리를 자기에게로 끌어당기고 말했다. “우리가 혼인 신고를 했는지 안 했는지 알려줘.” 엄혜정은 말을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이 소식이 다른 사람에게 갑작스러울 뿐만 아니라 그녀에게도 갑작스러웠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육성현에게 있는 동영상이 생각났다. “맞아요. 우리 혼인신고 했어요.” 육원산은 이마를 짚고 가슴이 답답해서 기절할 것 같았다. ‘원래 염씨 가문과 혼인을 맺으려고 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났으니 내 체면은 어떡하라고?’ “당장 이혼해!” 육원산이 말했다. “성현아, 너는 염정은과 결혼해야 해! 육씨 가문의 며느리는 염정은일 수밖에 없어. 빈민가에서 나온 여자는 꿈도 꾸지 마! 그렇지 않으면 난 차라리 육씨 가문의 후계자를 포기할 거야!” 육원산은 아주 심각하게 말했다. 엄혜정은 이 말이 염씨 가문에게 들으라고 하는 말인지 몰랐다. “확실해요?” 육성현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를 보았다. 육원산은 육성현의 눈빛에 놀라 말을 잇지 못했다. 조영순은 엄혜정이 감히 찍소리도 못하는 모습을 보고 심장에 칼을 꽂힌 거 같이 아팠다. 그녀는 앞으로 가서 엄혜정을 끌어당겼다. “혜정아, 내가 할 말 있어. 너…….” 육성현은 조영순이 자신의 품속에 있는 여자를 빼앗으려 하자 화가 나서 벌떡 일어나 그녀의 배를 세게 걷어찼다. “아!” 조영순을 소리 지르며 펑하고 탁자 위에 넘어져 바닥에 굴러 떨어졌다. 아무도 육성현이 이런 행동을 할 줄은 몰랐다. 염군은 급히 다가가 물었다. “영순아! 영순아, 괜찮아?” 육성현은 온몸에 포악한 기운을 풍기며 말했다. “젠장, 나도 참을 만큼 참았어. 내 아이까지 죽이고, 어디서 이간질이야? 내가 정말 널 때릴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는 말하면서 탁자 위의 찻주전자를 들고 앞으로 걸어갔다. 엄혜정은 놀라서 달려가 육성현의 허리를 잡고 뒤로 끌었다. “육성현, 그러지 마! 저 사람은 염씨 가문의 사람이야. 건드리면 너도 다칠 거야.”
최신 업데이트 : 2024-01-20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