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준은 채 씨 가문의 도련님이었고 미래에 가문을 이어받을 앞날이 창창한 사람이었다.하지만 진명에 의해 폐인으로 전락된다면 그가 갖고 있던 모든 후광과 영예를 잃게 되고 가문에서 그를 버릴 것이 틀림이 없었기에 이것은 절대 그가 받아들일 수 없었다!순간 그는 자신도 모르게 등골이 서늘해졌고 마음속에 있던 마지막 방어선마저 이내 와르르 무너져버렸다.“안 돼, 안 돼...”“진명 씨, 제가 잘못했어요. 제발, 제발 저 이번 한 번만 봐주세요...”채준은 공포에 질린 얼굴로 서둘러 빌면서 말했다.“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지켜보려고 했는데 고작 이 정도라니!”진명은 한바탕 조소를 날리며 웃었다.채 씨 가문과 그는 적대적인 관계였고 쌍방의 원한은 아주 깊었다. 거기에 채 씨 가문에서 전에 여러 차례나 그에게 살수를 보낸 적이 있었기에 받은 대로 돌려줘야 하는 것만큼 그는 굳이 채 씨 가문의 체면을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하지만 그는 그럼에도 결국 채준을 죽이지 않았다. 첫 번째 이유로 그는 살인을 하는 습관이 없었고 두 번째 이유로는 채준의 목숨을 살려두면 궁지에 몰린 채 씨 가문이 앞뒤를 안 가리고 나서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네, 네. 맞습니다.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채준은 속으로 굴욕과 신체상의 고통을 꾹 참아내면서 감히 함부로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채준, 네가 아직 눈치가 있는 것을 보니 오늘은 이만 놓아주지!”“또 한 가지. 너 돌아가서 나 대신 너희 채 씨 가문의 그 늙은이에게 말을 전해줘. 그 늙은이에게 이번이 마지막이었다고!”“만약 다음번에 또다시 뒤에서 나를 어떻게 할 생각을 하고 있다면 난 바로 너희 채 씨 가문의 젊은 세대 모든 직계 자제들을 죽여버릴 거라고. 너희 채 씨 가문의 대를 끊어버릴 거라고 전해!”“난 한다면 하는 사람이야!”서슬 퍼런 목소리로 말하는 진명의 눈엔 살기가 가득 담겨 있었다.“그건...”진명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를 느낀 채준은 자신도 모르게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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