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수는 잔뜩 흥분한 얼굴로 계약서를 챙겨 밖으로 나갔다.조금 전 가져온 계약서의 인수 금액은 1억으로 기재되어 있으니 당장 새 계약서를 프린트해서 가져와야 한다.얼마 지나지 않아 오진수가 새로 만든 계약서를 가지고 돌아왔다.“유 대표님, 이제 사인하실 수 있겠죠?”오진수가 유 대표에게 계약서를 내밀었다.“물론입니다.”유 대표가 옷섶에서 볼펜을 꺼냈다.쾅!그리고 이때, 요란한 소리와 함께 스위트룸 방 문이 열리고 진명과 한희정이 안으로 들어왔다.“한희정 씨, 진명 씨?”오진수가 놀란 얼굴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했던가.전에 진명이 아직 아티스트리를 떠나지 않았던 시절, 그는 사사건건 진명과 부딪쳤다. 그리고 그 결과 패배자는 항상 그였다.그런 진명을 다시 마주하게 되니 표정이 곱게 나올 리 없었다.“오 대표, 저 두 사람은 누구죠?”유 대표가 두 사람을 힐끗 보고는 경계 어린 표정으로 물었다.“유 대표님, 여기 한희정 씨는 우리 그룹 대표 보좌관입니다. 이번 그룹 인계 절차를 저와 함께 담당한 담당자이기도 하죠. 그리고 저 사람은 전에 우리 회사 대표 비서실 직원이었는데 얼마 전에 이미 회사에서 쫓겨났죠.”오진수는 상황을 간략해서 설명했다.“그러니까 둘 다 아티스트리 그룹 사람이었군요.”진명과 한희정이 큰 인물이 아니라 판단한 유 대표가 가소롭다는 듯이 피식 웃었다.“한희정 씨가 여긴 무슨 일로 왔어요?”한희정에게 대충 인사를 건넨 오진수는 경멸에 찬 눈빛으로 진명을 힐끗 보고는 고개를 돌렸다.진명이 회사에 있을 때는 임아린이 그의 든든한 뒷배가 되어 주어서 말투나 언행을 조심해야 했지만 지금은 그런 임아린마저 그를 회사에서 쫓아냈으니 두려울 것 없었다. 그가 아는 진명은 권력도 배경도 없고 학력도 변변치 않은 하찮은 인간들 중 한 명이었다.아마 이변이 없는 한, 진명은 지금 꽤 초라한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어디 변변한 일자리나 구했겠어?’가진 것 없는 고아는 이제 그의 라이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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