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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1화

“영감, 우리가 이렇게까지 철저히 대비했을 거라 생각 못했던 모양이야?”“박씨 가문이 올 것을 예상하고 미리 채씨 가문에 연락했지. 그러지 않았으면 아무리 나라도 대놓고 섣불리 진명을 공격하지는 않았을 거야.”이태준이 비웃음을 머금고 말했다.“이태준, 이 비열한 자식!”박씨 어르신은 노발대발했지만 사실 마음이 무거웠다.급하게 오느라 열 명 정도의 무인밖에 데려오지 못했다.하지만 채씨 가문은 어떤가. 집에서 잘나가는 엘리트들을 대부분 데려왔다.그 중에는 채씨 어르신을 제외하고도 가문에서 또 다른 전왕경의 강자로 불리는 채성오도 있었다. 그리고 몇 명의 반보전왕경을 돌파한 무인들도 보였다.채씨 가문이 준비한 강대한 진영, 그리고 이태준과 임현석의 합세, 세 개의 세력이 손을 합치면 강성 전체를 쓸어버릴 수도 있었다.박씨 어르신도 열댓 명의 무인을 데리고 왔고 지원군도 합세했지만 이 병력으로는 절대 이태준을 쓰러뜨릴 수 없었다.아니, 아예 비교도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영감, 칭찬 고마워! 박씨 가문에는 마지막 기회를 주지. 상황 파악이 됐으면 아무것도 하지 말고 얌전히 있어. 그러면 곱게 돌려보낼 수도 있으니까!”“허튼 수작 부리면 우리도 가만있지 않을 거야!”이태준은 차가운 미소를 머금으며 협박성 발언을 서슴없이 해댔다.비록 그와 채씨 가문의 연맹으로 강대한 실력을 과시하고 있기는 하지만 박씨 가문도 만만한 상대는 아니었다. 가장 두려운 상대는 바로 박씨 어르신이었다. 이미 전왕중기에 도달한 그의 최강 실력은 이태준으로서도 상대하기 버거운 존재였다.상대하기 어려운 적은 피해가는 게 상책, 만약 박씨 어르신이 뒤로 한발 물러서서 이 싸움을 지켜본다면 더할 나위 없었다.박씨 어르신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 그는 이태준의 위협을 무시하고 채씨 어르신에게 시선을 돌리더니 차갑게 말했다.“채 영감, 정말 저 이태준을 도와 우리 가문과 대적할 셈이야?”“당연하지!”“진명 저놈은 매번 우리 가문이 하려는 일을 방해했어. 내 손자인 채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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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2화

“진명, 나와 내 가문 무인들이 앞을 막을 테니 자네는 이영걸을 잘 지키고 있어. 이영걸을 인질로 잡고 기영이와 임아린 씨를 데리고 도망쳐.”박씨 어르신이 낮은 소리로 진명에게 말했다.이제 그들과 진명은 단순한 협력관계가 아니었다. 진명은 위험을 무릅쓰고 임씨 저택에 쳐들어와서 박기영을 이영걸의 손에서 구출했다.여태 쌓아온 정을 봐서라도 진명이 이태준의 손에 죽는 모습을 눈 뜨고 지켜볼 수는 없었다.그나마 다행인 건, 이영걸이 진명의 손에 잡혔다는 사실이었다.이영걸이 인질로 잡혀 있고 어르신은 전왕중기의 최강 실력을 가졌으니 어르신이 필두에 서서 무인들을 거느리고 싸움에 임하면 이태준과 채씨 가문 무인들을 잠깐이나마 붙잡아둘 수 있었다. 진명은 이 기회를 틈타 두 여자를 데리고 도망치면 된다.진명만 순조롭게 도망치면 박씨 어르신도 철수할 생각이었다. 오늘의 원한은 훗날 갚아주면 그만이다.“도망갈 필요 없습니다. 어르신, 걱정하지 마세요. 아린이의 안전만 보장해 주시면 이태준과 채씨 가문의 오합지졸들은 제가 혼자 처리하겠습니다!”진명이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뭐라고? 자네 혼자 이태준과 채씨 가문을 상대하겠다는 거야? 자네… 미쳤어?”박씨 어르신은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었고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전왕중기의 최강자인 그도 이태준과 채씨 가문을 혼자 상대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그런데 고작 종사절정에 도달한 진명이 겁도 없이 혼자 이들과 맞서겠다니!미친 사람이 아니고서야 이 말을 믿을 리 없었다.“미친 게 아닙니다. 채씨 가문은 몇 번이나 사람을 보내 저를 암살하려고 했죠. 그 원수를 언제쯤 갚아줄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들이 죽음을 자초하니 당연히 소원을 이루게 해줘야죠!”진명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태준과 채씨 가문은 항상 거슬리던 존재였다. 먼저 이태준을 처리하고 채씨 가문을 조용히 소멸시킬 계획이었는데 이 놈들이 약을 잘못 먹었는지 제 발로 걸어들어온 것이다.진명이 원하던 그림이었다!그는 앞으로 일이 귀찮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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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3화

그런데 지금은 이태준이 주변을 겹겹이 포위하고 후퇴할 수 있는 모든 출구를 막아버렸다.“진명, 경고하는데 당장 내 아들 놔줘. 그렇지 않으면 너랑 임아린, 그리고 그 가족들까지 피해를 보게 될 거야!”이태준이 음산한 얼굴로 협박했다.“이영걸을 놓아주라고요? 꿈도 야무지네요! 전에도 말했지만 당신이 보는 앞에서 이 놈을 죽여버릴 거야! 아들을 잃는 고통이 얼마나 끔찍한지 느끼게 해주죠! 난 한다면 하는 사람입니다!”진명은 냉소를 지으며 손으로 이영걸의 목을 비틀었다.“진명, 네가 할 수 있을 것 같아? 나를 다치게 하면 내 아버지가 네 놈을 산산조각 낼 거야!”이영걸은 잔뜩 일그러진 눈빛으로 진명을 매섭게 쏘아보았다.이태준을 필두로 채씨 가문의 전력들도 도착했으니 그는 두려울 게 없었다.진명이 멍청이가 아니라면 절대 자신에게 허튼 짓을 못할 거라 장담할 수 있었다.“내가 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조금 지나면 알게 되겠지! 넌 쓰레기야! 소정이를 거의 죽게 만들었고 아린이와 기영 씨에게 추한 짓을 시도했지! 그 대가가 어떤 건지 몸소 경험하게 해줄 거야! 죽어, 이 자식아!”진명의 눈에 살기가 돌았다.말을 마친 그는 주먹으로 이영걸의 가슴을 힘껏 내리쳤다. 영기가 이영걸의 가슴을 꿰뚫으며 거대한 구멍을 만들어냈다.주먹 한방에 이영걸의 목숨을 빼앗은 것이다!쾅!이영걸은 눈을 부릅뜬 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가슴에 난 구멍을 바라보다가 쓰러졌다.죽기직전까지 그는 진명이 감히 자신에게 이런 잔인한 짓을 저질렀다는 것을 믿지 못했다.“이… 이럴 수가!”현장에서 지켜본 모두가 경악했다.수적으로 열세에 처한 진명이 이영걸을 죽였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이 미친 행동에 모두가 넋을 놓았다.“진명, 자네 정말 미친 건가?”박씨 어르신을 비롯한 박기영 일행은 청천벽력과도 같은 상황에 할 말을 잃었다.이태준의 사람들이 자신들을 겹겹이 포위한 상황에 이영걸은 포위를 뚫을 수 있는 마지막 치트키였다.진명이 이영걸을 잡고 포위를 돌파하고 박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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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4화

박씨 어르신은 크게 고함을 지르며 이태준을 향해 달려들었다.“박 영감, 자네 상대는 우리야!”채씨 어르신이 차가운 비웃음을 터뜨리며 이태준과 박씨 어르신 사이에 끼어들었다.“진명 씨, 뭘 멍하니 서 있어요? 빨리 도망가야죠!”박기영이 다급히 진명을 부르며 그의 옷깃을 잡아당겼지만 진명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이태준, 이영걸은 죽었어. 다음에는 네 차례야!”진명의 눈에 섬뜩한 빛이 비쳤다. 그는 자리를 피하는 대신, 주먹에 위력을 담아 신속하게 이태준에게 달려들었다.“멍청한 자식! 죽어 버려!”이태준이 시뻘겋게 충혈된 눈으로 소리쳤다.그는 진명의 수련 정도가 고작 종사절정이라고 알고 있었다. 그래서 절대 그의 필살기를 막아낼 수 없을 거라고 확신했다.진명이 정면승부를 선택했으니 어렵게 승부할 이유가 없었다. 그는 주먹에 진기를 끌어모으고 한방에 진명을 부셔버릴 생각으로 온몸의 힘을 동원했다.“진명, 자네는 그 근거 없는 자신감이 문제야!”이쪽 상황을 지켜본 박씨 어르신이 짜증스럽게 한마디 했다.그는 이번에 자신의 목숨과 박씨 가문의 운명을 내걸고 진명을 돕고자 했다. 그 목적은 진명이 어서 빨리 박기영과 임아린을 데리고 이곳에서 도망치게 하기 위함이었다.그런데 진명은 기회가 왔을 때 도망치지는 않고 고작 종사절정의 미약한 실력으로 이태준과 정면승부를 선포하다니!아무리 봐도 죽음을 자초하는 행위였다.박씨 어르신은 진명을 어떻게든 살리고 싶었지만 채씨 어르신과 채성오 등, 전왕경의 최강자가 앞을 가로막고 있어서 그쪽으로 신경을 쓸 수 없었다.“끝났어. 진명이 죽겠네….”임씨 어르신과 임정휘는 흙빛이 된 얼굴로 중얼거렸다.이태준에 비해 너무 뒤떨어진 실력을 가진 진명이 이태준의 공격을 당해낼 수 있을 거라 생각되지 않았다.만약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진명은 오늘 이 자리에서 생을 마감하게 될 것이다.진명이 죽으면 그들 일가와 박씨 가문은 상당히 곤란한 처지에 놓일 것이다.“진명 씨, 왜 그렇게 바보 같아. 당신 죽으면 나는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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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5화

그들은 진명이 죽기는 고사하고 이태준에게 중상을 입힐 거라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이미 전왕경을 돌파한 최강 실력자 이태준이 이렇게 힘없이 쓰러지다니!그들이 충격을 받은 것도 당연했다.현장에 숨 막히는 정적이 감돌았다.계속 공격을 주고받던 박씨 어르신과 채씨 어르신도 싸움을 멈추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진명을 바라보았다.“태준 씨, 괘… 괜찮아요?”얼굴이 하얗게 질린 백정은 정신을 차린 뒤, 다급히 다가가서 다친 이태준을 부축했다.“이… 이럴 수는 없어!”이태준은 가슴에서 전해지는 통증을 억지로 참으며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조금 전 진명이 가져다 준 충격에서 헤어나올 수 없었다.전왕초기의 실력으로 진명에게 지다니!너무 불가사의한 일이었다.그는 이 잔혹한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잠시 생각에 잠긴 그는 한참이 지난 뒤에야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진명, 고작 종사절정에 도달한 네 실력으로 어떻게 나를 이길 수 있었던 거지? 설마… 벌써 전왕경을 돌파한 건가?”이태준은 그제야 뭔가 떠오른 듯,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진명이 한 주먹에 그를 쓰러뜨릴 수 있었다는 건 그와 비슷한 실력이거나 월등한 실력을 가졌을 경우에만 가능하다. 그렇다면 진명은 최소 전왕초기에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더 중요한 건, 며칠 전 그가 진명을 잡겠다고 함정을 설치했을 때만 해도 고작 종사절정이었다.그때 이태준은 두 번이나 진명을 습격했는데 그의 팔 한쪽을 부러뜨렸고 심지어 그의 목숨을 끊어버릴 수도 있었다.박씨 어르신의 개입이 없었더라면 아마 그렇게 됐을 것이다.하지만 고작 며칠 사이에 진명은 종사절정에서 연속 두 단계나 돌파하고 전왕경에 도달했다.이태준이 받은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그뿐이 아니었다.이태준의 말은 거대한 폭탄처럼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렸다.“뭐라고?”“그러니까 진명 저 녀석이 이미 전왕경까지 도달했다는 거지? 그러니까 이태준을 쓰러뜨릴 수 있었던 거고!”“그렇긴 하지만… 나이가 고작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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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6화

진명의 무서울 정도의 무술 재능으로 몇 년이라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진명은 전왕중기를 돌파하게 될 것이고 심지어 저 어르신들을 초월하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그때가 되면 아마 진명은 강성 젊은 세대의 일인자가 아닌 강성의 왕으로 군림하게 될지도 모른다.모두가 선망하는 그런 존재!“정말 잘됐어! 진명 씨, 언제 전왕경까지 돌파한 거야? 당신은 정말… 대단해!”임아린은 날아갈 듯이 기뻐하며 진명의 팔을 끌어안았다.조금 전까지 속을 가득 채웠던 절망과 불안이 순식간에 날아가버렸다.사실 어젯밤에 진명이 그녀에게 한 말이 있었다. 아마 한 달 사이에 지금보다 더 높은 경지에 올라설 수 있고 그들이 가문을 되찾을 수 있게 도와준다고 했다.한 달이라는 시간이 너무 짧아서 그가 허풍을 치거나 자신을 위로한다고만 생각했다.하지만 그의 말이 허풍이 아니라는 것을 단 하루 만에 증명해냈다. 종사절정에서 단 하루 만에 전왕경까지 돌파한 것이다!심지어 아주 거뜬하게 이태준을 쓰러뜨렸다.그러니 임아린의 기쁨은 두말할 것 없었다.“진명 씨, 도대체 어떻게 한 거야….”박기영은 멍한 눈으로 진명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지난번 그녀가 현녀결을 몰래 배울 때도 진명과 접전한 적이 있었다. 그때만 해도 그는 고작 종사중기를 넘나드는 무인에 불과했다.그런데 이태준에게 매복을 당했을 때 그는 벌써 종사절정이 되어있었다.그리고 지금은 아예 전왕경까지 돌파해버렸다.너무 불가사의한 일이었다.과거 그녀는 자신의 천부적 재능에 무한한 긍지심을 가지고 있었다. 아무도 자신을 따라오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고 박기태도 걸출한 인재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자신을 능가하는 자는 아니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진명을 만나고 모든 게 변했다. 진명의 앞에 서면 자꾸 작아지는 자신을 발견했다.수련의 경지를 높이기 위해 현녀결을 몰래 습득했고 진명에게서 강탈하다시피 해서 진원단을 얻어내서야 겨우 종사후기까지 돌파할 수 있었다.하지만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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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7화

“전왕경이 뭐? 진명, 넌 내 아들을 죽인 원수야! 네가 아무리 대단한 놈이라도 결국 오늘 여기 이 자리에 묻히게 될 거야!”정신을 차린 이태준은 증오로 가득한 눈빛으로 진명을 노려보며 말했다.“고작 그런 실력으로요? 웃기지도 않네요!”진명이 비웃음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 어차피 저런 협박은 신경도 쓰지 않는다.“진명, 네가 대단한 줄 알지? 이미 전왕경을 돌파한 건 놀랍지만 우리한테는 전왕경을 돌파한 최강자와 반보전왕경을 돌파한 무인들도 많아! 네가 아무리 대단해도 오늘 이곳을 살아서 나갈 일은 없을 거야!”이태준이 음침한 얼굴로 말했다. “그건….”그 말을 들은 박씨 어르신과 임아린 등 사람들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이태준의 한 말은 사실이었다. 상대 진영에는 이태준을 제외하고도 채씨 어르신, 채성오와 임현식 등 세 명의 전왕경 최강자가 있었다.반보전왕경을 돌파한 무인은 열 명도 넘었다.종사지경을 돌파한 엘리트는 더 많았다.하지만 이쪽을 보면 전왕경을 돌파한 박씨 어르신과 진명을 제외하면 그냥 전투력에 도움이 얼마 되지도 않는 평범한 무인들이었다.종합적인 실력도 그렇지만 수적으로도 이쪽이 더 불리했다!“진명, 채 영감은 내가 맡을 테니 기영이와 아린 씨를 데리고 먼저 도망치게….”박씨 어르신이 비장한 표정으로 말했다.전왕경은 최강자로 칭송 받는 존재다. 그건 과장된 표현이 절대 아니었다.진명은 이미 전왕경을 달성했다. 그와 진명 두 사람이 이태준 진영을 쓰러뜨리지는 못해도 진명이 마음먹고 도망간다면 이미 전왕중기에 도달한 채 영감을 제외하고 아무도 진명을 막지 못할 것이다. 박씨 어르신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진명은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조금 전에도 도망갈 의사가 없다고 말했는데 여전히 박씨 어르신은 도망가라고 말한다.웃기면서도 슬픈 상황이 이런 걸까.“도망? 어림도 없지!”채씨 어르신은 차가운 눈빛을 빛내며 주먹을 휘둘렀다. 진기와 위력을 담은 주먹이 진명을 향해 날아갔다.진명은 이태준의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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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8화

전왕경의 최강자를 상대하기란 말처럼 쉬운 게 아니었다. 게다가 진명은 아직 젊고 얼마나 더 성장할지 아무도 알 수 없다!그가 계속 진명을 적이라고 고집하면서 오늘 진명의 숨통을 끊어놓지 못한다면 사후에 더 강력해진 진명을 상대해야 한다. 임씨 가문에는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어르신, 혹시 수하들이 진명을 쓰러뜨릴 수 없을까 봐 걱정이 되나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래 봐야 금방 전왕경을 돌파한 놈입니다. 저는 내상이 아직 회복하지 않았고 방심해서 당했지만 제대로 상대하면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혼자 아무것도 하지 못할 거예요. 어르신과 원로들의 실력으로 진명을 제거하는 게 힘든 일은 아닐 거예요!”이태준이 다급히 말했다.진명은 아마 전왕경을 돌파하고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투에 돌입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실력적으로 그보다는 조금 낮아야 정상이다.그가 실패한 건, 지난번 진명 습격작전에서 박씨 어르신에게 중상을 입어 아직 회복되지 않은 이유가 컸다.이태준은 자신이 부상이 없는 상태에서 진명을 상대했다면 절대 지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하지만….”임현식은 여전히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진명이 돌파한지 얼마 안 됐다는 걸 모르는 건 아니었다. 전왕경에 도달한 그의 실력과 가문의 원로들을 합치면 진명을 제거하는데 아무 부담이 없을 것이다.하지만 이태준을 위해 이렇게 큰 부담을 안고 가는 건 내키지 않았다.“머뭇거릴 시간 없어요! 어르신, 임씨 가문에서 진명을 제거해 준다면 예린 그룹에 있는 제 지분을 전부 돌려드리죠!”이태준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충분한 이득을 보장해 준다면 임현식도 어쩔 수 없이 타협할 거라 자신했다!“뭐라고? 그게 사실인가?”아니나 다를까, 임현식의 표정이 흔들렸다.조금 전까지는 지분의 절반만 주겠다고 했던 이태준이었기에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지금 이태준은 자기가 가진 예린 그룹 지분을 전부 대가로 내걸었다. 바라던 바였다.이태준의 요구를 들어주기만 하면 가문의 가업을 보장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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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9화

진명은 차갑게 경고했다.그래도 임아린의 친척인 걸 봐서 임현식에게 다시 선택할 기회를 준 것이다. 이게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그렇긴 하네.”진명의 말을 들은 임현식이 정신을 차린 듯했다.진명이 말한 것처럼 이태준을 이 자리에서 제거한다면 이태준의 손에 들어간 지분을 되찾는 것도 가능한 일이었다.그렇다면 계속 이태준을 도와 진명을 공격할 이유가 없었다.임현식이 흔들리자 이태준은 화들짝 놀라며 다급히 말했다.“어르신, 절대 저놈의 말에 속지 마세요! 임씨 가문에서 저놈을 제거하려 한 게 이번이 처음도 아니잖아요! 저놈은 기회를 잡으면 절대 당신을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그건….”임현식은 다시 흔들렸다.이태준의 말도 틀리지 않았다. 과거 그는 기회만 생기면 진명을 공격했다. 지난 번 이태준이 진명 습격작전을 실행할 때, 그의 아들 임동환이 임정휘를 속여 진명을 유인했다. 그 전투에서 진명과 임아린은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그런 깊은 원한이 있는데 진명이 자신들을 용서할 것 같지 않았다.“어르신, 다시 잘 생각해 보세요. 우리 가문과 채씨 가문에는 강자가 아직도 많아요. 어르신께서 진명의 편에 선다면 저도 어쩔 수 없죠! 진명이 저를 제거한다고 해도 뭐가 달라질 것 같아요? 어차피 진명이 승리하면 대권은 임정휘한테 넘어가겠죠. 둘째인 당신이 아니라!”“그때 가서 무슨 수로 그들을 감당하려고요!”이태준이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 말을 들은 임현식은 침묵했다.진명 때문에 이태준이 심각한 부상을 입기는 했지만 채씨 가문의 무인들도 만만한 상대는 아니었다. 그가 이제 와서 진명의 편에 선다고 해도 실력 차이가 미미한 수준이었다. 진명이 이태준의 목을 딴다고 백 퍼센트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게다가 조금 전 그는 이태준의 편에 서면서 이미 임씨 어르신과 임정휘를 배신했다.그 순간부터 이미 그는 되돌아갈 길을 잃어버린 거와 같았다.이번 기회에 진명을 제거하지 못하면 진명은 임씨 어르신을 다시 가주의 자리에 올릴 것이고 둘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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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0화

임현식은 차가운 미소를 짓고는 공격을 개시했다. 땅을 뒤흔들 위력을 담은 그의 주먹이 진명을 향해 날아갔다.남은 원로들도 가만히 있지 않고 각자 진기를 운용해서 진명을 공격했다.“이건 당신들이 자초한 겁니다!”진명이 피식 비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임아린을 봐서 몇 번이나 임현식에게 기회를 줬던 진명이었다. 하지만 상대는 그런 그의 마음도 모르고 매번 그에게 반기를 들었으니 이제는 그를 탓할 수도 없었다.하지만 임현식을 비롯한 그의 가문 무인들도 만만한 상대는 아닌지라 진명은 충동적으로 맞대결을 펼치는 대신 뒷걸음질쳐서 임현식의 공격을 피했다.그와 동시에 손으로 영기를 끌어모아 필살기를 터뜨릴 준비를 시작했다.“진명, 자네… 왜 아직도 도망치지 않았지?”옆에서 채씨 가문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던 박씨 어르신이 진명을 바라보며 떨떠름한 목소리로 물었다.진명이 도망가지 않고 임현식과 혼전을 벌이는 모습을 본 그는 화가 나서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어르신, 조금 전에도 말했지만 저는 오늘 도망치지 않을 겁니다! 이태준도 좋고 임씨 가문, 채씨 가문도 좋아요. 오늘 저들은 멍청한 짓을 저지른 대가가 얼마나 처참한지 경험하게 될 겁니다!”진명이 냉소를 머금었다. 손에 축적했던 영기가 드디어 폭발했다.그는 주먹에 맹렬한 기세를 담아 임현식과 임씨 가문 원로들을 상대로 휘둘렀다.“뭐? 자네… 그러다가 죽어!”박씨 어르신은 큰 충격을 받았다.진명이 홀로 임현식을 필두로 한 임씨 가문 무인들을 상대하는 것을 보자 그가 미쳤다고 생각했다.“어린 자식이 겁도 없이!”임현식의 눈빛에 살기가 스쳤다.이미 몇 년 전에 전왕초기를 달성한 그였다. 그는 자신의 공력이 조금 전 전왕경을 돌파한 진명의 우위에 있다고 자신했다.그러니 진명의 정면 공격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다.그는 내력을 잔뜩 실은 주먹을 진명을 향해 휘둘렀다.“형님, 저희도 돕겠습니다!”임씨 가문의 원로들도 내력을 총동원해서 임현식의 진기와 합쳤다. 거대한 회오리바람이 그들 주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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