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화는 이윤미의 질문에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네 큰 오빠가 이틀 동안 외박했는데 네 큰형수님이 큰오빠가 또 밖에서 여자들과 뒹군다고 의심하고 있어.”이은화는 여기까지 말하더니 한숨을 내쉬었다.“유전자의 문제야. 내 유전자가 좋은데 어쩌면 네 아빠 유전자가 너무 강해서 너의 세 오빠에게 바람피우는 유전자를 물려준 건 가봐. 윤미야, 너도 엄마가 이 일에서 너무 한다고 생각해?”“저는 배신을 받아들일 수 없어요. 사랑하지 않으면 이혼할 수 있지만, 결혼 중에 바람을 피우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어요.”이윤미의 대답에 이은화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자애로운 눈빛으로 이윤미를 바라보았다.“다들 이씨 가문의 좋은 유전자는 전부 딸들에게 물려준 거라고 말하고 있어. 난 예전에 믿지 않았지만 네가 돌아온 후로 천천히 믿게 되더라고. 너의 성격과 일 처리 방식은 나와 너무 닮았거든.”예전에 이은화는 이윤정의 성격과 일 처리 방식이 자신과 닮지 않았다고 느꼈지만, 나중에야 큰 기대를 걸고 있었던 이윤정이 전임 집사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은화의 친딸은 집사의 딸로 살고 있었다.이윤정과 이윤미의 신분이 바뀐 후, 이은화는 이윤미가 정말 그녀와 비슷하다는 것을 서서히 알게 되었다.유일하게 다른 점을 말하자면 이윤미는 아직도 양심의 한계를 가지고 있으며 가치관도 매우 올바르다는 점이다. 이은화처럼 가업을 물려받기 위해 이은숙의 한 가족을 죽이고 여동생을 죽이는 무자비한 사람이 아니었다.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성격을 지니지 않았다.요즘 노년에 접어들면서 이은화의 생활은 점점 나빠지고 있었다. 아마도 하느님이 이은화의 젊은 시절에 저지른 죄 때문에 그녀에게 벌을 주고 있는듯했다.이윤미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엄마, 저는 엄마 친딸이에요. 엄마를 닮은 건 당연한 거 아니에요?”이은화도 웃으며 입을 열었다.“그러니까. 우리 모녀가 가장 닮았어.”“엄마, 큰오빠가 정말 또 밖에서 소란을 피우는 거 아니겠죠?”“아마도 병원에 가서 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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