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잊지 말고, 약 챙겨 먹어.” 용태호는 혹시 귀찮은 일이 생길까 여운별에 당부했다.“아니면 병원 예약 해줄 테니 그냥 피임 시술받을래? 그럼 약을 먹지 않아도 되고, 약 많이 먹으면 나중에 부작용이 생길지도 모르잖아.”여운별은 잠시 망설였다.“......”“그냥 약 먹을게요.”피임 시술이라니, 여운별이 아무리 어리고 멍청하다고 해도 용태호의 말대로 했다가는 평생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용태호가 조금이라도 여운별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자신이 피임 조치를 해 여운이 약을 먹는 일도, 낙태를 하게 일도 없었다.“그래, 그렇게 하던가.”어차피 용태호 자기 몸을 해치는 것도 아니고, 그는 여운별이 약을 먹든 시술하든 자신의 아이만 낳지 않는다면 전혀 상관이 없었다.용태호는 아내와 낳은 아이들도 이미 다 컸고, 가문의 후계자가 더 필요한 것도 아니었다.비록, 용태호가 아내에 대한 감정은 사라졌다고 하지만, 자기 자식들만큼은 끔찍이 생각했다. 그는 온갖 애정을 쏟으며, 아이들이 부족함 없이 잘 자라도록 했다. 물론, 용태호가 혼외자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유독 좋아하는 두 명의 애인에게만 자신의 아이를 낳게 했다. 그 두 애인은 말도 잘 들었고, 어떠한 야망도 없어 용태호에게 아무런 위협을 가하지 않았다. 용태호는 대가로 두 애인에게 집도 사주고, 차도 사주며, 매달 생활비를 보내줬다.용태호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라면, 아내가 어떻게 화를 내던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것은, 애인이 정처의 위치를 차지하려고 아무리 몰래 임신했어도, 아내가 대신 문제를 처리하도록 놔두었다.그나마 여운별은 어리고 예쁘기라도 해 용태호의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똑똑함으로는 용태호 자기 아내와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 그러니 절대 여운별에 자신의 아이를 낳게 할 생각이 없었다.“얼른 쉬어. 내일 의사 부를 테니 확인해 봐. 정말 임신이 맞는지...”“정말 임신이 맞다면, 약 처방 해달라고 할 테니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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