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 죽을 장님! 전부 네 탓이야. 너 아니었다면 내가 이 지경까지 이르지 않았을 거야.”여운별은 잘 지내지 못하기만 하면 모든 잘못을 여운초에게 밀게 되었고 여운초에 대한 원망이 점점 더 커지기만 했다. 그리고 하예정도 끌어내 하루에 수없이 욕했다.여운초는 갑자기 재채기를 몇 번 했다.방금 욕실에서 나온 전이진은 여운초가 재채기하는 소리를 듣더니 다급하게 걸어가며 걱정스럽게 물었다.“감기에 걸렸어? 샤워하고 나올 때도 옷을 걸치지 않고 나오더니. 왜 난방도 안 틀고 있어? 날씨가 추우면 얼른 틀어야지.”전이진은 난방을 켜며 말했다.여운초가 대답했다.“얼마나 춥다고 난방을 켜? 창문도 꼭 닫았는데 안 추워. 옷도 두껍게 입고 이불도 덮고 있는걸. 내가 추위를 타는 게 아닌 누군가가 내 뒷담화 하고 있는 거야.”문씨 가문 연회에 참석할 때 드레스를 입고 있어도 여운초는 추위를 느끼지 않았다.문씨 가문은 따뜻했다.“시간이 이렇게 늦었는데 누군가가 꿈에서 널 욕하기라도 하게?”전이진은 여운초의 외투를 가져와 그녀의 어깨에 걸쳐주었다.그는 여운초를 따라 침대에 앉아 그녀의 어깨를 감싸며 체온으로 따뜻하게 해주었다.“리조트는 그래도 추워.”전이진은 난방을 다시 켜지 않았다. 실내가 춥지 않으면 여운초는 전이진이 그녀를 안고 자는 것이 불편하다고 하면서 밀어낼 테니까.전태윤에게서 배운 수작인데 아내를 껴안고 잠들려면 난방을 틀면 안 된다고 한다.관성의 겨울은 추운 편은 아니었다.바람도 안 불고 비도 안 오면 실내 온도는 낮지 않았다.십여 도의 온도는 정말로 난방을 켤 필요가 없다.“우리 엄마가 연회에서 문제가 좀 생겼는데 당신이 잘 처리했다고 칭찬하시더라고.”여운초 연회에서 돌아오자마자 먼저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었기에 전이진에게 연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아직 알려주지 못했다.명해은은 돌아오자마자 전이진을 한쪽으로 끌고 가서 작은 소리로 말했다.“문씨 가문의 연회에서 운초가 연적을 만났는데 이따가 운초에게 잘 해명해. 오해하게 하
전이진이 급급히 해명했다.“여보, 나 밖에서 여자 건드린 적 없어.”“알아. 난 당신이 밖에서 바람피웠다고 말한 적 없어. 단지 당신이 너무 멋지고 훌륭해서 수많은 여자를 매료시켰다고 말했을 뿐인데. 남자도 미녀를 볼 때 몇 번이고 더 보고 싶어 하고 심지어 첫눈에 반하잖아. 여자들도 마찬가지야. 멋진 남자를 보면 참지 못하고 눈길 한 번 더 주면서 설레하는걸. 연회에서 가희 씨가 날 친구에게 소개해 주셨는데 그 친구분은 첫 만남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너무 냉담하게 대하는 거야. 심지어 험한 말까지 나에게 하더라고. 너무 이상했어. 건드린 적도 없는데... 나중에 알았는데 당신을 짝사랑했더라고. 내가 그 친구분의 연적으로 된 거지.”전이진의 멋진 얼굴은 이내 굳어졌고 나지막이 물었다.“누구야?”그의 아내가상대방과 인사를 나누는 것만 해도 이미 상대방의 체면을 충분히 세워준 셈이다.그러나 그 여자가 의외로 여운초를 아랑곳하지 않았다.여운초는 전이진의 예쁜 얼굴을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우리 남편은 내 나쁜 소식만 들어도 얼굴이 어두워진다니까. 이진 씨는 늘 부드러운 사람인데 차가운 표정을 지으면 당신 큰형과 겨루어 볼만 해. 여보, 난 당신의 어두운 얼굴이 싫어.”전에 그녀는 전이진을 볼 수 없었기에 그가 어떻게 생겼는지, 표정이 어땠는지도 몰랐다.전이진과 지내면서 느낌상으로 그가 부드럽고 지적인 남자라고 결론지었다.외부 사람들 눈에도 전이진은 우아하고 지적인 남자로 보였다. 그러나 그에게도 전씨 가문의 횡포함이 들어있었다.때때로 화가 날 때면 그의 냉담한 표정이 전태윤과 겨룰 수 있을 정도다.전태윤은 차가운 얼굴에 익숙해져 있지만, 전이진은 차가운 표정을 거의 짓지 않았다. 하여 전이진이 갑자기 차가운 얼굴로 나타나면 사람들이 화들짝 놀라곤 한다.“내가 뭐라고 말한 것도 아니고. 내가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거든.”여운초는 웃으며 전이진의 찌푸린 얼굴을 쓰다듬어 주며 부드럽게 말을 이었다.“난 단지 당신에게 오늘 일어난 일을 말
예전에 여준희도 여운초에게 전이진을 놓치지 말라고 설득한 적 있었다.심지어 젊고 활기찬 여천우도 전이진을 칭찬하며 전이진의 눈에는 온통 그녀뿐이라고 말했다.여천우는 여준희와 힘을 모아 여운초에게 전이진의 감정을 받아들이라고 설득하지 않았던가!전씨 가문은 그녀가 시각장애인이라는 것을 싫어하지 않으니 스스로 자신을 괴롭히면 안 된다면서, 그녀도 아주 훌륭하기에 열등감을 가질 필요 없다면서 말했다.여운초도 전이진이 그녀에게 진심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당시 여운초는 그 당시 시각장애인이었기 때문에 전이진처럼 훌륭한 남자가 더 좋은 짝을 찾아야 마땅하다고 여겼다. 시각장애인인 그녀에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느꼈었다.그 뒤로 전이진은 정겨울이 여운초에게 눈을 치료하게 하려고 몇 번이고 예진 리조트를 드나들었다. 이 때문에 예씨 가문의 넷째 도련님은 전이진이 정겨울의 산후조리에 방해된다면서 불평까지 늘어놓았다.전이진은 낮게 웃으며 말했다.“날 빼앗을 수 있는 사람은 없어. 난 당신 사람이고 당신도 내 것이야. 당신은 할머니께서 나에게 골라주신 사람이야. 사실 처음에 나에게 시각장애인을 골라주어서 할머니가 너무 편파적이라고 생각했어. 나도 내가 훌륭하고 괜찮은 사람이라고 우리 큰형만큼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거든. 할머니가 효심을 이용해서 큰형이 큰형수님과 결혼시켰거든. 형수님 출신이 우리 가문만 못하지만 적어도 정상인이잖아. 호영이 짝도 훌륭하고. 근데 할머니께서는 너에게 수많은 서프라이즈가 있으니 천천히 하나하나 캐어내라고 하신 거 있지.”전이진은 또 사랑하는 아내의 얼굴에 뽀뽀하고는 부드럽게 말을 이었다.“여보, 내가 처음 당신에게 접근했을 때 할머니께서 골라주신 사람이 얼마나 놀라운지 좀 보고 싶은 것도 있었어. 놀랍게도 넌 정말로 나에게 서프라이즈를 줬지. 넌 익숙한 환경에서는 일반적인 사람처럼 행동했어. 그때 난 우리 할머니께서 나에게 골라주신 아내가 남만 못지않을 거란 점을 알았거든. 그래서 먼저 너에게 꽃을 주문한 거야. 꽃 배달
다음 날 아침, 여운초는 전이진의 빤히 보는 눈빛에 의해 깨어났다. 그녀는 누군가가 그녀를 계속 쳐다보고 있는 것을 느꼈다.눈을 떠보니 전이진의 검은 눈동자가 그녀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여운초는 그의 눈을 가리더니 다시 눈을 감았다.전이진이 물었다.“여보, 왜 이렇게 쳐다봐? 사람을 먹지 않아서 다행이네. 아니면 나를 잡아먹을까 봐 걱정했을 거야.”전이진은 이번 한 번만 이렇게 쳐다본 건 아니다.전이진은 몇 번이고 여운초가 자는 모습을 뚫어지라 쳐다보았다.여운초는 깊은 잠에 빠져 있어도 본능적으로 잠에서 깨날 수 있었다.혼인 신고를 하고 부부가 되어 처음으로 한 침대에서 잠들고 깨어났는데 여운초는 그에게 이런 그윽한 시선을 받고는 화들짝 놀랐었다.집에 도둑이 있는 줄 알았다. 처음으로 한 침대에서 잠들었기 때문에 아직 익숙하지 않았고 전이진과 부부로 된 사실도 잊었다.눈앞의 사람을 똑똑히 본 여운초는 본능적으로 이불을 잡아당겨 자신을 꽁꽁 싸매고 나서 이불 아래로 발을 뻗어 전이진을 침대에서 걷어찼다.전이진은 그녀의 발에 차여 땅에 떨어졌고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여운초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두 사람이 혼인 신고를 한 기억을 떠올리더니 서둘러 침대에서 내려와 그를 땅에서 일으켜 세웠다.그리고 웃으면서 사과했다.“혼인 신고한 사실을 깜빡했어. 날 덮치려는 줄 알고 그만 차버렸네.”전이진은 어두운 표정으로 그녀를 나무랐다.“내가 언제 덮쳤다고 그래? 우리가 혼인 신고 하지 않았어도 약혼한 사이인데 내가 당신 침대에 있는 게 뭐 어때서?”그녀는 겸연쩍게 웃으며 작은 목소리로 그에게 예전에 강제로 키스한 적이 있지 않았냐고, 그것이 바로 덮치는 거라고 알려주었다.여운초가 옛날얘기를 꺼내자 전이진은 바로 꼬리를 내렸다.그녀가 두 사람이 이미 부부 사이로 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게 하려고 전이진은 그날 밤 다시 한번 불태워 하마터면 여운초가 침대에서 내려오지 못 할 뻔했다.전이진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난 이렇게 당신을 보고
여운초가 눈을 뜨고 전이진을 노려보았다.“동호 오빠와 형수님은 지금 서로 아끼고 사랑하고 있는데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마. 두 사람의 사이에 영향을 주면 안 돼.”전이진은 헤벌쭉 웃으며 대답했다.“알았어.”한동호 부부는 정말로 금실 좋은 생활을 하고 있었다.전이진은 그제야 완전히 마음을 놓았다. 아내를 빼앗길 걱정은 안 해도 되니까.지금 한동호가 여운초를 바라보는 눈빛은 예전처럼 강렬하지 않고 많이 평범해졌다. 정말로 여운초를 여동생처럼 대했다.전이진은 다가가 여운초의 볼에 뽀뽀하고는 부드럽게 말을 건넸다.“여보, 좀 더 자. 난 나가서 한 바퀴 뛰고 와서 아침밥 해줄게. 내가 직접 해줘야지. 창빈 도련님이 하신 요리가 더 맛있는데. 당신이 돌아올 때쯤이면 아마 창빈 도련님이 모두에게 아침 식사를 해놓고 기다릴걸.”전이진은 웃으며 대답했다.“큰아버지 댁으로 가서 아침을 먹고 싶어? 그럼 내가 빨리 가서 볼게. 창빈이가 일어났는지 모르겠어. 아침 많이 해놓으라고 부탁해서 우리 아침 식사를 그곳에 가서 하자. 창빈이가 월요일에 원림성의 A시에 간대. 큰어머니께서도 조금 아쉬워하셔서 며칠 동안 창빈이가 시간 내서 어르신들과 함께 있을 거야. 맛있는 음식도 해드리고.”여운초는 잠을 자지 않고 일어나 호기심에 물었다.“그렇게 먼 곳에 가서 무엇을 하신대? 출장 가시는 거야?”“다른 가문의 가정 요리사가 되고 싶어 해. 그 가문의 사람 입이 특히 까다롭다고 해. 창빈이가 자신의 요리 솜씨가 뛰어난지 확인하기 위해 한 번 시도해 보고 싶어 하는 눈치더라고.”여운초가 재빨리 말을 이었다.“창빈 도련님의 요리 솜씨가 검증이 필요해? 당신들 형제들은 전부 할머니의 밑에서 자랐잖아. 큰형수님이 말씀하시는데 당신 형제들 요리 솜씨가 아주 좋다고 하던데.”전씨 할머니는 세상의 모든 요리를 다 드신 분이다.전씨 가문의 형제들은 전부 전씨 할머니의 밑에서 자랐다. 그들은 종종 전씨 할머니께 요리해 드렸다. 할머니가 고개를 가로젓는 것은 그들의 요리 실
곧이어 전이진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다 큰 어른이라 그곳에 가서 무엇을 하든 간에 각자 하고 싶은 일이 있잖아. 세 살짜리 아이도 아닌데 우리가 형으로서 너무 걱정할 필요 없어.”“여보, 조금만 더 자. 나 나갈게.”전이진은 금세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밖으로 건강달리기하러 나갔다.서원 리조트는 무척 크기에 반 바퀴만 뛰어도 운동량이 충분했다.많은 경우, 전이진은 정원에서 두 바퀴를 뛰었을 뿐 리조트 전체를 돌지는 않았다.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비록 오늘 출근하지 않아도 되지만 전이진은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좀 이따가 돌아와서 아내와 함께해야 했으니까.전이진은 아침 운동하러 나간 뒤 여운초는 계속 잠을 잤다.때때로 그녀는 남편이 매우 부러웠다. 쉬는 시간이 같았지만, 전이진은 항상 그녀보다 더 활기차 보였다.전이진은 계단을 내려갔으나 부모님을 보지 못했다. 아마도 아직 일어나지 않으신 모양이다.요즘 아침 날씨는 추웠다. 아직 6시가 조금 넘었기에 다들 이불 속에서 꿈을 꾸고 있을 것이다.그의 집에 있는 요리사들마저 아직 아침 준비하지 않았다. 그들이 집에서 먹을지 아니면 전창빈 댁에 가서 먹을지 아직 모른다.전이진이 계단을 내려가는 것을 본 요리사가 급히 물었다.“둘째 도련님, 좋은 아침이에요. 아침 식사를 준비해 드릴까요? 제가 아직 아침 식사를 준비하지 않았어요. 집사님께 여쭈었는데 아직도 모른다고 하시길래 아직 준비하지 않았어요.”“운초 씨가 큰아버지 댁에 가서 아침 식사를 하자고 하네요. 아침 준비 안 하셔도 돼요.”요리사가 대답했다.“네, 알겠습니다.”전이진 부부가 집에서 먹지 않으면 요리사는 하인들에게 아침 식사를 준비하면 될 것이다. 하인들의 아침 식사는 다양하지 않고 간단했기에 그의 작업량은 절반으로 줄어든다.“오늘은 어제보다 더 추운데 이렇게 일찍 아침 운동을 하러 나가실 겁니까? 헬스장에 가시는 것도 마찬가지일 텐데.”전이진은 웃으며 대답했다.“아침에 추워야 나가서 뛰어야 해요. 뛰면 춥지 않
과연 전창빈은 앞치마를 두르고 부엌에서 혼자 바쁘게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창빈아, 우리 가족도 할머니와 함께 아침 식사를 하러 올 거야. 우리 것도 준비해 줘.”전이진은 늦게 왔을까 봐 걱정했다. 전창빈이 아침을 이미 준비해 놓으면 그들 몫이 없을까 봐, 사랑하는 여운초의 입맛을 만족시키지 못할까 봐 걱정했다.전창빈은 눈길 조자 주지 않고 대답했다.“나 바쁜 거 안 보여? 형도 일찍 일어났으면 얼른 도와주기나 해.”전태윤과 전이진이 그들의 별장으로 돌아갔고 소정남 부부도 왔기 때문에 전창빈은 눈치껏 모두를 위해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전씨 할머니만 집에 계시면 말할 것도 없이 모두가 자발적으로 중심 별장으로 와서 밥을 먹곤 했다.전이진은 급히 대답했다.“난 아침 운동을 해야 해서 아직 도와줄 시간이 없다. 게다가 다들 네가 만든 음식을 더 좋아해. 아침 식사도 네가 한 게 더 맛있대. 창빈아, 너도 우리와 똑같이 할머니 밑에서 자랐는데 넌 왜 이렇게 요리 실력이 이렇게 훌륭해? 난 네가 호영이도 추월했다는 생각이 들어.”공짜로 음식을 얻어먹는데 전이진은 사촌 동생을 칭찬하는 좋은 말들을 아끼지 않았다. 어쨌든 좋은 말을 하면 돈이 드는 것도 아닌데.전창빈은 고개를 돌려 전이진을 쳐다보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대답했다.“형, 날 칭찬할 필요 없어. 내 실력을 내가 잘 알거든. 우리 형들도 실력이 좋아. 단지 형들이 유심히 연구하지 않은 것 뿐이야. 난 요식업에 관한 사업도 하거든.”전창빈은 요리를 정말 좋아해서 스스로 창업까지 했고 확고히 요식업계에 발을 들여놓았다.전호영의 직업은 전태윤이 안배해 준 것이다. 하여 전호영의 요리에 대한 열정은 전창빈보다 높지 않을 것이다.“내가 칭찬하는 건 아니거든. 넌 정말 대단해. 참, 창빈아. 너 월요일에 원림성 A시에 가서 가정 요리사로 지원할 계획이라며? 왜 남의 집에 가서 가정 요리사로 일할 생각을 하게 됐어? 요리사가 되고 싶으면 우리 집에서도 충분히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을 텐데.”“그냥
“괜찮다니까. 운초 씨가 억지를 부리는 사람이 아니거든. 난 떳떳해. 절대로 네 형수님에게 미안한 짓은 안 해. 걱정하지 마. 별일 없으니까. 나중에 아내가 생기면 우리한테서 많이 배워야 해. 아내를 집으로 데려가서 많이 사랑해줘야 해. 많이 예뻐해 주고 많이 달래주면서. 부부간에는 서로를 믿어야 하거든. 우리 전씨 가문 남자의 훌륭한 전통을 잃지 말아야 해.”아내를 아끼고 아내를 무서워하는 것은 전씨 가문 남자들의 훌륭한 전통이다.어렸을 때부터 그들 형제는 전씨 할머니에게 왜 아내를 사랑하는 남자가 되어야 하는지 물었다.전씨 할머니는 그들에게 아내가 인품이 좋고 사리에 밝고 남편이 아내를 아껴야만 큰 부자가 될 수 있고 집안이 번창할 것이라고 대답했다.게다가 아내가 부드러우면 사고도 적게 난다고 했다.좋은 아내를 얻으면 집안 3대가 복 받는다는 말도 있다.전창빈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할머니께서 가르쳐 주신 말을 어찌 잊겠어. 난 아직 젊어서 급하게 아내를 맞이할 필요는 없어. 제 앞에는 아직 결혼하지 못한 세 명의 형이 있잖아.”전호영은 여자친구가 있는데 아직 혼인 신고를 하지 않았다.전이혁과 전우는 말할 것도 없다.전씨 할머니는 두 사람을 위해 아내를 정해주었다. 전이혁은 움직인듯했지만 짝이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몰랐고 만나지도 못했다.전우는 아직 움직이지 않았다.전창빈의 반쪽은...선우민아가 할머니 말처럼 그렇게 훌륭한 사람인지 아직 모른다.입맛이 까다롭다고 들었는데...다행히 그는 요리할 줄 알았다. 게다가 엄청 맛있게 한다.그렇지 않으면 전씨 할머니께서 이렇게 까다로운 여자를 골라주면 전창빈은 많은 시간을 들여 요리를 배운 뒤에야 선우민아에게 구애할 것이다.전창빈은 전씨 할머니가 그들 형제를 양성하고 모든 것에 능통한 이유가 바로 그들의 미래 아내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라고 진지하게 의심했다. 그들은 형제들이 모든 일에 능통하면 아내가 무슨 일을 할 필요 있는가! 와이프는 단지 생활만 누리면 되는 건가?전창빈의 아버지
“알고 있어, 회사에 돌아오자마자 경비원이 알려줬어.”서지혜는 여전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영 씨는 만만치 않아 보여요, 무슨 연고로 찾아왔는지 몰라요. 성 대표님이 어느 회사냐고 물었지만 말하지 않았고, 어디서 왔냐고 물어도 말하지 않았어요.”“성 대표님은 하 대표님의 연적이라고 생각해요. 마음의 준비를 하세요.”하예정은 실소를 지었다.“젊은 여성이 찾아온다고 다 나의 연적이라고 생각하지 마. 만약 나의 연적이었다면 언니가 아영 씨를 들여보내지 않았겠지.”서지혜가 말했다.“그건 성 대표님이 몰랐기 때문이에요. 우리 모두 그렇게 의심하고 있어요. 어쨌든 하 대표님 조심하세요.”전태윤 같은 우수한 남자는 수시로 그를 사모하는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그래서 하예진에게는 수시로 연적이 나타났다.“알았어, 조심할게. 내가 조심해도 소용없어, 그들이 나와 태윤 씨를 빼앗는다면 내가 태윤 씨를 집에 가두어도 연적이 나를 찾아올 거야.”모든 일에 마음을 넓게 먹었던 하예정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더 많은 여자가 전태윤을 좋아할수록 그녀는 더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전태윤이 그녀를 일편단심으로 대했기 때문에 그녀는 자신이 복 받았다고 생각했다.서지혜는 하예정을 따라 VIP룸에 들어갔다.서지혜가 VIP룸 문을 열자 젊고 예쁜 기품이 고상한 여인이 소파에 단정하게 앉아 있었다. 그녀의 앉은 자세를 본 하예정은 그녀가 어느 명문가의 딸일 것으로 추측했다.하예정은 할머니와 시어머니의 가르침을 받아 예전보다 고귀하고 우아해졌지만 이 여성과 비교하면 자신의 내공이 부족하게 느껴졌다.그들의 말처럼 집안이 부유하지 않으면 명문가의 자녀일 것이다. 그녀의 기질은 하루아침에 생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은 도아영은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하예정을 본 그녀는 일어섰고 하예정이 다가오자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하 대표님, 안녕하세요.”“아영 씨, 안녕하세요.”하예정은 상대방의 이름이 도아영이라는것은 알지만 그녀가 누구인지는 모른다.
물론 노동명도 건드리면 화를 낸다.그들은 머리가 문에 끼인 것이 아닌 이상 노동명을 건드리지 않을 것이다.노동명이 온 것을 본 모든 사람은 그에게 인사했다.식당 직원은 이미 노동명의 점심 식사를 준비해서 한 테이블에 차려놓았다.노동명은 몇몇 고위층 관리들과 함께 앉아서 식사했다.밥을 먹으면서 수다를 떨었다. 대표로서의 격식을 차리지 않았다.퇴근 후 그들은 일 얘기를 하지 않고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 허풍을 떨었다.노동명은 퇴근 후에는 신경이 너무 긴장되지 않도록 스스로 긴장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노동명은 회사 구내식당에서 회사 사람들과 함께 식사했고 전태윤은 사랑하는 아내와 관성 호텔에서 식사했다.식사 후 그들 부부는 옥상의 프레지던트 스위트룸에서 낮잠을 자면서 휴식을 취했다.낮잠을 자고 일어나 각자 자기 회사로 돌아가 일을 했다.하예정의 차가 회사에 들어서자 당직 경비원이 그녀에게 다가와 말했다.“아영 씨라는 분이 하 대표님을 찾으세요. 성 대표님이 아영 씨를 모시고 들어갔어요.”도아영?차를 세운 후 차에서 내린 하예정은 경비원에게 물었다.“어느 회사에서 오셨다고 말했나요?”그녀가 아는 여성 지인분 중 도아영이라는 사람은 없었다.하예정은 그녀가 누구인지 무엇 때문에 온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경비원이 대답했다.“어느 회사에서 오셨다고는 말씀하시지 않으셨어요, 다만 하 대표님을 만나 뵙고 싶다고 하셨어요. 제가 원래 들여보내지 않으려고 했는데 때마침 성 대표님이 돌아오셨어요. 성 대표님이 아영 씨가 하 대표님을 찾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들여보내셨어요.”경비원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영 씨는 하 대표님과 나이가 비슷해 보였고 매우 아름다웠고 품격이 있어 보였어요. 평소에 하 대표님이 들고 다니던 가방을 들고 왔는데 내력이 보통이 아닌 것 같아요.”“하 대표님, 젊은 여성이 찾아왔으니 조심하세요.”그 뜻은 하예정의 연적일 수 있다는 뜻이다.하예정에게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것이다.하예정의 남편인 전태윤은 관성에서 전
비서가 대답했다.“저도 그냥 노 대표님에게 말했을 뿐이에요. 평소에 직업 정장을 입으시던 분이 갑자기 예쁜 일상복 차림으로 갈아입은 건 누군가의 눈길을 끌기 위해서일 거예요.”“아마 열애 중일 수도 있어요. 여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위하여 예쁘게 꾸민다고 했어요.”고개를 돌려 비서를 본 노동명은 웃으면서 말했다.“여자를 잘 아는가 봐.”“노 대표님, 저 두 아이 아빠예요. 가정이 있는 남자라 여자 마음을 당연히 잘 알죠.노 대표님도 예진 씨의 마음을 얻고 싶으면 저에게 물어보셔도 돼요.”“애초에 너에게 물었으면 지금쯤 예진이와 행복한 가정을 꾸렸겠지.”노동명은 농담하며 말했다.“나는 여자의 마음을 잘 몰라, 하지만 난 한 사람을 사랑한다면 그녀의 모든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은 알아.”“진심으로 대한다면 예진이도 나의 진심을 느낄 수 있을 거야.”“명품을 선물하는 것보다 예진이가 내가 필요하면 제일 먼저 나서서 도와줄 수 있고 위험에 처하면 제일 먼저 곁으로 갈 수 있는 것이 명품을 선물하는 것보다 더 마음에 와닿는다고 생각해.”하예진은 그가 선물한 명품을 받은 적이 없었다.기껏해야 그가 선물한 꽃다발을 받았다.하예진은 물질을 중요시하지 않는 여자였기에 그는 오직 옆에 함께 있어 줄 수밖에 없었다.옆에서 함께 하며 묵묵히 지켜주는 것만이 진정한 사랑이다.비서는 노동명과 몇 해 동안 일하며 그와 하예진의 사랑을 지켜봐 온 산증인이다. 노동명은 처음에 하예진에게 감정이 없었다. 하지만 전태윤의 처형이고 하예정의 언니였기 때문에 노동명은 하예진에게 일할 기회를 주었다.그때 그는 하예진을 뚱뚱하다며 매일 일찍 회사에 출근해 달리기해서 살을 빼라고 했다.오랜 시간을 함께 지내면서 노동명은 하예진을 사랑하게 되었다.한 명은 돈을 노리지 않고 한 명은 외모를 신경 쓰지 않는다.그들이 함께할 수 있는 것은 진심으로 서로를 좋아하고 있기 때문이다.노 대표가 하예진을 좋아하게 됐을 때 그녀는 다이어트에 성공하지 못했다.다만 그때 노동
노동명이 하예진을 좋아할 수 있는 것도 오랜 시간 함께 하면서 점차 그녀에게 끌려서 사랑하게 된 것이다.그는 상대방에게 첫눈에 반하지 않고 오랜 시간을 함께하면서 정이 생기는 편이다.그녀는 기회만 준다면 자신이 하예진보다 더 우수하기에 노동명에게 자신의 좋은 점을 보여준다면 마음을 바꿔 그녀를 선택하리라고 생각했다.사업 이야기를 마쳤을 때 식사 시간이었다.장월은 노동명에게 함께 식사하자고 했다.노동명은 장월의 초대를 완곡하게 거절하며 말했다.“지금은 거동이 불편해 친구들과 회식하지 않는 한 구내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있어요.”“그럼 좋아요, 노 대표님이 완쾌되시면 다시 제가 식사를 대접하겠습니다.”너무 의도적으로 행동하면 노동명의 반감을 살까 봐 걱정되어 그녀는 무리하지 않았다. 그가 그녀의 마음을 꿰뚫어 본다면 그녀와 선을 그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노동명은 미혼여성과 접촉하는 일이 거의 드물었다.노씨 그룹과 협력하는 대표 중 여성이 있더라도 그녀와 같은 중년층이며 대부분은 할머니급이었다.그녀가 남편을 대신해 시댁의 가문을 지탱하고 또 아들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면 노동명은 그녀 회사와의 협력관계를 직접 책임지지 않았을 것이다.노동명의 눈에 그녀는 시댁이 있는 결혼한 여자로 보였다. 남편이 죽더라도 그녀는 다른 곳에 시집을 가지 않고 시댁을 떠나지 않는 한 외부 사람들의 눈에는 시댁이 있는 여자로 보일 뿐 독립적인 개인이 아니었다.노동명이 그에게 다른 생각을 가지게 할 수가 없었다.“비서에게 장 대표님을 배웅해 드리라고 할게요.”노동명은 장월을 배웅하기 위해 일어나지 않았다. 거동이 불편했던 그는 누가 오더라도 거의 일어나지 않았고 사람들도 그를 이해해 주었다.장월은 웃으면서 노동명과 악수하며 말했다.“노 대표님, 즐거운 협력이 되길 바랍니다.”“즐거운 협력이 되길 바랍니다.”노동명은 비서에게 장월과 그녀의 비서를 배웅하라고 했다.일 층까지 장월과 그의 비서를 배웅한 노동명의 비서는 두 사람이
남편이 살아있을 때 장월은 커피를 여유롭고 편안하게 마셨으며 그녀에게는 일종의 즐거움이었다.지금 그녀는 기운을 북돋아 일을 하기 위해서 커피를 마신다. 예전과 같은 여유로움은 이미 사라졌다.노동명은 비서더러 장월에게 커피 한잔을 가져다드리라고 했다.그리고 그는 말했다.“나는 따뜻한 물 한 잔 줘, 태윤이 회사에서 커피를 마셨어.”그는 보통 오전에만 커피 한잔을 마시고 오후에 커피를 마시면 밤에 잠을 자지 못하고 불면증에 시달리기에 오후에는 거의 커피를 마시지 않았다.“노 대표님, 전씨 그룹에 다녀오셨어요?”장월은 미소를 지으며 노동명에게 물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차분했다.“네, 급한 일이 있어서 전씨 그룹에 가서 태윤이를 만나서 얘기 좀 나눴어요.”노동명이 깊게 말하려고 하지 않자 장월도 눈치껏 더 이상 묻지 않았다.노동명과 소정남 그리고 전태윤까지 세 사람은 형제이자 절친한 친구였다. 관성의 상류층 모든 사람이 알고 있다.이 3대 가문은 개인적인 친분도 매우 두텁다.전태윤이 하예정과 초고속으로 결혼한 후 노동명이 하예진과 접촉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그가 천천히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노동명과 전태윤의 우정은 더 돈독해졌다.만약 노동명이 순조롭게 하예진과 결혼한다면 그와 전태윤은 동서지간이 될 것이다.소정남의 아내와 하예정 또한 절친이다.장월은 갑자기 하예정은 복이 많을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왕성하게 한다고 느꼈다.그녀는 운이 좋게 전씨 가문에 시집가서 전씨 가문의 사모님이 되었고 그녀의 절친과 이혼한 언니까지 잇따라 부잣집에 시집갈 수 있었다.하예정과 친한 사람들은 모두 잘 되었다.성씨 가문의 딸 성소현은 예전에 명성이 악랄했다. 모두 그녀가 교활하고 제멋대로이며 독단적인 데다 안하무인이라고 말했다.하예정이 이경혜와 관계를 확인한 후 그녀와 성소현은 사촌이자 좋은 친구가 되었다.그 뒤로 성소현의 명성은 점점 좋아졌고 두 사람은 협력해 회사를 설립해 모닝 프레시를 운영하고 있으며 사업도 잘되고 있다.많은 황무지
장월은 자연스럽게 비서 자리를 이어받아 노동명을 대표 사무실로 밀고 들어갔다.두 명의 비서는 묵묵히 두 대표의 뒤를 따라 들어갔다.“장 대표님, 제가 할게요. 밀지 않으셔도 되세요.”노동명은 장월이 그를 밀어주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는 자동 휠체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휠체어를 쉽게 조종할 수 있다고 말했다.장월이 웃으면서 말했다.“제가 힘을 별로 쓰지 않았어요. 노 대표님이 스스로 조종해서 나갔어요.”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화려한 장신구를 거의 착용하지 않았던 그녀는 오늘 여성 정장을 입지 않고 평상복을 입었으며 평소에 묶었던 머리를 풀어 늘어뜨렸다.오늘 그녀는 남편이 살아있을 때 착용했던 눈부신 장신구를 꺼내 착용했다. 정교한 화장을 한 그녀는 마치 20대 소녀처럼 보였다.그녀가 서른이 넘고 아홉 살 아들을 둔 사람이라는 것을 보아낼 수 없었다.아침에 외출할 때 아들은 그녀가 오늘 예쁘다고 칭찬했다.이렇게 차려입은 그녀를 본 시부모님은 말을 잇지 못했다.장월은 시부모님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있다. 어젯밤 시부모가 한 말을 그녀는 모두 마음에 새겨들었다.그녀가 몰래 오랜 시간을 관찰했지만 오직 노동명만이 그녀의 조건에 맞았다.그녀는 공공연히 노동명과 하예진사이의 내연녀가 되지 않기 위해 모든 것을 숨기고 그의 반응을 확인하려고 했다.노동명이 조금이라도 반응을 보이면 그녀는 내연녀라고 욕을 먹더라도 하예진과 공평하게 경쟁할 것이다.만약 노동명이 단순히 그녀를 사업 협력 파트너로 여겨 좋아하는 거라면 그녀는 단념하고 다른 사람의 감정에 끼어드는 내연녀가 되지 않으려고 했다.노동명을 포기하면 그녀는 앞으로 재혼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회사를 잘 운영하고 아들을 키우며 시부모님을 모시면서 살 것이다. 그 후 아들이 자라서 후계자가 되면 그녀는 은퇴해서 친구들과 함께 세계여행을 떠나려고 했다.가끔 마음이 복잡해지면 견우 가게 가서 소비하면 된다.연애도 결혼도 감정도 없다.장월이 말한 것도 사실이었다. 그녀는 두 손을
“신경 쓰지 마, 너희는 단지 다른 사람에 비해 더 많은 고난을 겪었을 뿐이야. 폭풍우가 지나가면 무지개를 볼 수 있어. 처형이 지금 너무 바빠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는 걸 너도 알잖아.”“결혼 전 처형은 직장에서 잘나갔지만 결혼하고 전업주부로 살면서 사회와 몇 년이나 단절됐어. 이혼하고 스스로 창업한 시간도 길지 않아. 현재 이씨 그룹을 경쟁 상대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어.”“경험이 부족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을 거야. 이씨 그룹의 책임자도 만만치 않은 사람이야. 그들은 힘든 싸움을 하고 있어. 우리 처형은 회사 운영에 전념하려고 서둘러서 혼인신고를 하려고 하지 않은 것일 거야.”친구의 말을 듣고 노동명이 말했다.“너의 말이 맞아. 예진이는 지금 스트레스가 많을 거야. 내가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말아야 했어. 예진이 뒤에서 든든한 뒷받침이 되어 내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제일 먼저 뛰어갈 거야.”“내가 필요하지 않으면 묵묵히 그들 모자를 지켜주며 예진이가 조금씩 강해지는 모습을 지켜볼 거야.”그는 하예진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노동명과 함께 있어도 하예진에게는 압박이 컸다.사람들은 그녀가 동생 때문에 노동명을 만날 수 있었다고 했으며 또 그녀가 무슨 수를 써서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모른다고 했다.그가 그녀를 도와 각종 구설을 해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은밀하게 말하는 사람이 있었다. 결국 그녀의 귀에도 전해졌다.그녀가 이렇게 노력하는 것은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이다.전태윤은 웃으면서 말했다.“그러니 네가 너무 예민했어. 너랑 처형이 잘 지내야만 누군가 처형에게 고백할 때 너는 연적을 물리칠 수 있고, 누가 처형에게서 너를 빼앗으려 할 때 처형이 나설 필요도 없이 네가 먼저 그 여성과 거리를 둘 거야.”스무 살 넘어서도 노동명의 마음은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이제 곧 마흔이 된 그는 한층 더 성숙하고 진중해져서 각종 미녀를 만나도 쉽게 유혹되지 않을 것이다. 노동명의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그는 커피를 마신 후 전태윤에
만약 노동명이 시간이 없다면 그의 세 형들은 시간을 내서 그를 도와 회사 일을 처리해 줬다. 그가 마음 편히 재활 운동을 하고 아내를 쫓을 수 있도록 말이다.“알았어요, 저녁에 다시 얘기해요.”하예진이 먼저 전화를 끊었다.비서가 노크하고 하예진에게 고객이 오셨다고 말했다.그녀는 직접 그 고객을 접대하러 가야 했다. 만약 거래가 성사된다면 내년 상반기에는 할 일이 없을까 봐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하예진과 통화를 마친 노동명은 핸드폰을 귓가에서 떼었다. 하지만 핸드폰을 손에 꽉 잡고 멍하니 앉아 있었다.전태윤은 자신의 커피잔을 들고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시선을 친구에게 돌렸다.정신을 차린 노동명은 친구와 눈길이 마주쳤다.“왜 그렇게 나를 바라보는데?”핸드폰을 내려놓고 노동명은 웃으면서 전태윤에게 물었다.“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전태윤은 노동명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되레 그에게 질문했다.“넋이 나가 있어.”“교통사고를 당하기 전 예진이를 쫓아다니면서 내가 아무리 진심을 표현해도 나를 친구로만 생각하고 또다시 결혼하고 싶지 않다며 모두 거절했어.”“교통사고가 난후 나는 예진이에게 짐이 되기 싫어 왕래를 끊으려고 했어. 그러나 우리 엄마는 오히려 예진이에게 나를 돌봐달라고 부탁했어...예진이가 나를 돌봐주어서 다시 희망을 품게 됐어. 태윤아, 나랑 예진이는 오늘날까지 힘들게 걸어왔어.”“다리를 잃고 나서야 우리 엄마는 예진이를 받아들이셨어. 나와 예진이를 더 이상 반대하시지도 않아.”“한동안 예진이는 내가 청혼하기만 한다면 나와 결혼할 거라고 말했어. 나는 그때 예진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았어, 내가 언제 완쾌할지도 모르고 예진이도 바쁘니 완쾌된 후 다시 보려고 했어.”“지금은 혼인신고를 한 후 결혼하고 싶은데 예진이가 허락하지 않아. 태윤아, 나랑 예진이는 항상 동기화되지 않고 의견 차이가 있는 같아.”전태윤은 그들의 인연이 아직 깊지 않은 것이 아닌가 하고 노동명에게 말하고 싶었다.하지만 전태윤은 이렇게 김새는 말을 할 수 없
“혼인신고 하는 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으니 그냥 당신이 시간 내서 돌아오면 돼.”노동명은 먼저 혼인신고를 하자고 고집했다.합법적인 부부가 되면 하예진도 마음이 놓일 것이다.노동명도 임자가 생기면 그를 좋아하고 있는 여자들도 그에게서 멀리 떨어질 것이다.“동명 씨, 이일은 제가 시간 나면 다시 말해요. 그동안 다시 잘 생각해 봐요.”“결혼은 일생의 중대한 문제예요. 충동적으로 결정하면 안 돼요. 저는 또 한 번 이혼한 여자라 두 번째 결혼은 신중해야 해요.”노동명은 하예진이 자신과 혼인신고를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가 바빠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그 꿈 때문에 걱정되어서 마음을 바꿨을 수도 있다.그녀의 마지막 한마디는 지난번 실패한 결혼이 그녀에게 큰 트라우마로 남았다는 것을 말해주었다.현실에는 연적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그가 하예진에게 충분히 잘해주지 못했기에 그녀는 꿈만으로도 그가 결혼을 배신할까 봐 걱정되어 혼인신고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그래, 당신이 시간 나면 우리 다시 얘기해. 우빈이가 곧 겨울방학이야, 방학하면 우빈이 데리고 당신에게 갈게.”그러자 전태윤이 끼어들며 말했다.“어제 우빈이가 겨울방학 되면 이모와 함께 예진 리조트에서 가서 용정이랑 놀겠다고 말했어, 이모가 우빈에게 강성에 가지 않겠냐고 물었는데 우빈이가 강성이 춥다고 했어.”“우리 처형이 설전에 반드시 돌아온다고 꼬마는 안 간다고 했어, 집에서 엄마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면 된다고 했어.”노동명이 말했다.“...우빈이가 나한테는 말한 적이 없어.”전태윤은 웃으면서 말했다.“너와 함께 가자고 한 것도 아닌데 너에게 말해 뭐해?”전태윤은 주우빈의 이모부이다. 주우빈의 감정 저울은 아직 그에게 기울어있었다. 노동명은 지금 주우빈에게 아저씨일 뿐 아직 계부가 아니었다.노동명은 말문이 막혔다.하예진은 전화로 말했다.“연말에 회사마다 바쁠 거예요. 동명 씨도 올 필요 없어요. 먼저 회사 일을 잘 처리해야만 연말을 잘 보낼 수 있어요. 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