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초가 대답했다.“저도 아이를 일찍 낳고 싶지만 제 몸이 허락하지 않아요. 증손녀를 낳는 이 중요한 임무는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게 좋을 듯하네요.”할머니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괜찮아. 할머니가 손자 아홉 명이나 있는데 손자며느리가 아홉 명이나 있을 거 아니야. 분명 누군가가 나에게 손녀를 안게 하겠지. 가자. 우리 꽃 보러 가자. 이진아, 좀 이따가 아침 식사가 준비되면 우리를 불러.”여운초는 최근 몇 년 동안 아이를 낳을 수 없었기에 전씨 할머니는 이 손자며느리가 힘들어할까 봐 서둘러 화제를 돌렸다.그리고 또 여운초에게 말했다.“운초야, 저와 이진이는 너무 서두르지 마. 몸조리부터 잘해.”“할머니, 저희는 급하지 않아요. 급해 해도 소용없고요.”약을 끊더라도 아이를 낳기까지는 1년 반이라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그녀는 약 효과가 오래 갈까 봐 너무 일찍 아이를 갖는 것이 좋지 않다고 여겼다.전씨 할머니 일행은 리조트를 거닐고 있었다.얼마 후, 전태윤은 하예정에게 전화를 걸어 모두에게 식사하라고 전했다.아침 식사를 마친 사람들은 홀에 앉아 잡담을 나누고 있었는데 집사가 들어와서 전씨 할머니 곁으로 다가가더니 공손하게 말했다.“어르신, 이희진 부부와 임유나 씨가 사과하러 오셨어요.”“들어오라고 해.”연회에서 일어난 일은 귀가 밝고 눈이 밝은 전씨 할머니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그녀의 손자며느리를 괴롭히는 것은 전씨 할머니의 체면을 구기는 것과 다름없었다.다행히도 손자며느리는 괴롭힘을 당할 사람이 아니라서 스스로 반격했다.전씨 할머니는 전이진을 힐끗 쳐다보았다.전이진이 입을 열었다.“할머니, 왜 그렇게 쳐다보세요? 저는 정말 임유나 씨가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몰라요. 절대로 건드린 적 없단 말이에요. 이따가 들어오면 제가 어떻게 생겼나 잘 봐야겠어요. 할머니, 저를 모함하시면 안 돼요. 제가 마누라가 있는데 왜 남의 집 아가씨를 건드리겠어요? 저는 제 마누라만 좋았거든요.”그는 다시 여운초의 손을 잡았다.“여보, 날 믿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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