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옷을 껴입어도 우빈이는 여전히 추웠다.“오전에 엄마랑 노동명 아저씨랑 같이 쇼핑도 다녀왔어요.”이것이 우빈이가 거절한 주된 이유였다.이윤미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그래, 다음에 기회가 되면 이모할머니가 놀이공원에 데려가 줄게.”“네, 좋아요.”우빈이는 기쁘게 고개를 끄덕였다.이윤미는 호텔에 두세 시간 머무르다가 작별 인사를 건네고 떠났다.차에 오르자, 방윤림을 향해 조용히 입을 열었다.“방 비서님, 강성에서 가장 큰 실내 놀이터로 가 주세요.”방윤림이 살짝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놀이공원에 가고 싶으신가요?”이윤미는 잠시 머뭇거리다 입술을 깨물며 답했다.“놀이기구를 타지는 않을 거예요. 그냥 아이들 웃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요. 순수한 미소를 보면 상처투성이인 제 마음도 조금은 나아질 것 같거든요.”“아가씨,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아직 젊으신데 마치 세상을 다 살아본 사람처럼 말씀하시네요.”“많은 걸 겪었으니까요. 나이는 젊어도 마음은 어리지 않아요.”방윤림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놀이공원에 가시면 아가씨도 한 번 신나게 놀아 보세요. 제가 같이 놀아 드릴게요.”“좋아요.”“아가씨, 안전벨트 매세요. 출발합니다.”이윤미는 조용히 안전벨트를 맸고 잠시 후, 방윤림을 올려다보며 갑자기 물었다.“방 비서님, 만약 제가 방 비서님의 아이를 낳고 싶다면... 어떨 것 같아요?”막 출발하려던 방윤림은 순간적으로 핸들을 움켜쥐고 그대로 시동을 껐다.그는 놀란 눈으로 이윤미를 바라보았지만 그 시선 속에는 여러 감정이 뒤섞여 있어 정확한 뜻을 알기 어려웠다.“아가씨, 오늘 점심때 술 안 드셨죠?”방윤림은 조심스럽게 물었다.“네, 안 마셨어요. 정신 말짱해요. 이건 즉흥적으로 나온 말이 아니에요. 오랫동안 고민해 온 문제예요. 전 결혼은 할 수 없어요. 보통 여자들처럼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으려면 이씨 가문을 물려받지 않아야 하거든요.”.”“아가씨께서는 충분히 좋은 남성을 만나실 수 있을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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