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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1화

고현은 한참 말이 없다가 목소리를 낮춰서 입을 열었다.“전호영 씨가 지금 공개적으로 저한테 구애하고 있어요. 자꾸 따라다녀요. 하지만 저는 남자예요! 전 대표도 동생이 게이로 되는 것을 보고 싶어 하지 않으실 겁니다. 전 대표, 이 일을 잘 처리해주세요.”“호영이가 공개적으로 당신에게 구애하겠다고 말했어요? 실행으로 옮겼어요? 아니면 말로만 한 거예요?”전태윤은 이 사실을 알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고현에게 물어봤다.“그분은 오늘 저에게 꽃도 주었어요. 회사 입구에 꽃바다를 만들고 그 꽃들로 글씨도 새겨놓았어요. 수많은 사람의 관심도 끌었고요. 지금 강성의 모든 사람은 저와 전호영의 관계에 대해 의논하고 있어요.”“태윤 씨, 전호영 씨는 관성에 있을 때까지만 해도 게이가 아닌 정상적인 남자였다고 들었어요. 지금 막 이런 성향을 보일 때 빨리 전호영을 바로 잡아야 합니다. 계속 이대로 놔두면 안 돼요.”“저는 전호영 씨를 받아주지 못해요. 우린 결과가 없을 겁니다. 전호영 씨가 저를 따른다 해도 저는 감정적으로 그분을 속상하게 할 수밖에 없어요.”전태윤의 사촌 동생들에 대한 사랑을 믿었기에 고현은 전태윤이 전호영을 꾸지람할 줄 알았다.그러나 그 말을 들은 전태윤은 잠시 침묵했고 아내 다시 입을 열었다.“고 대표, 다른 일이라면 제가 도와드릴 수 있을 텐데 이 일은 제가 도와드릴 수 없을 것 같아요. 감정은 사적인 일이라서 제가 전호영의 형이라 할지라도 동생의 감정을 좌우할 수 없어요.”“호영이가 정말 고 대표를 진심으로 좋아한다면 우리도 호영의 선택을 존중할 거예요.”고현은 놀라워했다.“태윤 씨, 정호영이 게이일 수도 있는 데 관여하지 않으신다고요?”“감정상의 일은 제가 관여할 수 없어요. 세상 속에 그렇게 많은 게이가 존재하는데 그분들 부모님도 어쩔 수 없었을 거예요. 어떻게 관여해요? 호영이가 남자를 좋아하든 여자를 좋아하든 우리가 좌우지 할 수 없어요.”전태윤은 사상이 진보적인 것처럼 말했다.“우리는 호영이가 여자를 찾든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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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2화

고현이 전화를 끊자 전태윤은 전호영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호영은 이내 전화를 받았다.“형.”“너 이 자식, 행동이 참 빠르구먼. 어제까지만 해도 전화로 조언을 구하더니 오늘 바로 열정적으로 구애하고 있었던 거야? 고현이 깜짝 놀란 눈치더라고.”전호영은 이미 고씨 호텔에서 빠져나와 하루 호텔로 돌아왔다. 어쨌든 전호영은 자신의 목적에 달성했다.고현이 적응할 수 있도록 반나절의 시간을 주었다.저녁에 고현은 연회에 참석해야 했다. 공교롭게도 전호영도 저녁에 그 연회에 참석해야 했다. 그때 가서 다시 고현에게 구애할 작정이었다.전호영은 고현이가 남자 신분을 얼마나 더 유지할 수 있는지 지켜보았다.“둘째 형님과 형수님 모두 그렇게 조언해 주셨고 나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어. 할머니가 주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어. 몇 달밖에 남지 않았는데 더 움직이지 않는다면 할머니께서 이번 설에 나를 집에서 쫓아낼 수도 있어.”전호영 바보처럼 웃으며 말했다.“형, 이 방법이 아주 좋았어. 내가 고현에게 꽃을 줬는데 고현의 그 무표정하던 얼굴이 확 변하는 것을 봤거든.”“나보다 더 남자다웠어. 나보다 더 남자다운 것 외에 나보다 더 멋있잖아. 내가 반드시 그녀의 가면을 벗겨버리고 말 거야.”전태윤은 또 입을 열었다.“고현 씨를 아내로 받아들이려고 구애하는 거야? 아니면 너보다 더 남자다워서 이겨보려고 구애하는 거야?”“물론 아내로 받아들이기 위해서 그러는 거지.”전태윤은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고 대표가 방금 나한테 전화 왔어.”“고 대표가 형에게 전화했다고? 뭐라고 고자질했어?”“너에게 신경 쓰라고 그러지. 네가 게이 성향이 있다고 빨리 바로 잡으라고 했어. 네가 고 대표를 쫓아다녀도 고 대표가 게이가 아니기에 소용없대. 계속 이렇게 지속하면 너만 다칠 거라고 말하더라고.”“게다가 네가 결혼 재촉을 피하려고 고현을 이용해 게이에 관한 화제를 만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어.”전호영은 한바탕 웃었다.“형, 나도 알고 있어. 고빈 씨도 나에게 그렇게 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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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3화

“애초에 나와 네 형수님의 일을 교훈으로 삼아야 해. 앞으로 아내분의 관심을 끌려고 할 때 절대 숨기거나 속여서는 안 돼.”전호영은 대답했다.“지금은 고 대표가 나를 속이고 나에게 숨기고 있거든. 알았어. 내가 적당한 시기에 고 대표에게 해명할게.”“그래. 알아서 해. 난 관성 호텔로 손님 만나러 가야 해.”전태윤은 말을 마친 후 전화를 끊었다.전태윤이 호텔로 가고 있었다.전태윤 곁에 함께 있는 사람은 예쁜 아내 대신 경호원 팀뿐이었다.예전에는 소정남과 함께 갔지만 지금 소정남은 아내 주위만 맴돌았다. 하늘 아래에서 심효진이 가장 중요했다.퇴근 시간이 아직 안 되었는데도 소정남은 일찍 집에 가서 아내 곁을 지켰다.전태윤은 결국 참지 못하고 아내에게 문자 몇 통을 보냈다. 전호영의 요즘 정황을 하예정에게 가장 빨리 알려주었다.도씨 그룹.퇴근 시간, 회사 사람들은 대부분 밥을 먹으러 갔고 밖으로 나가기 싫은 사람들은 배달을 시켜서 끼니를 때웠다.도차연은 햇볕이 너무 강하다고 생각되어 밖에 나가기 싫었고 배달을 시켜서 점심을 먹으려 했다.다만 도차연이 주문한 음식이 오랫동안 배달되지 않자 도차연은 기분이 매우 나빴다.도차연이 재촉하려고 전화를 들었을 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들어오세요.”도차연은 배달 온 줄로 알고 전화를 끊었다.사무실 문이 열렸다.도차연은 전태윤의 모습을 보았다.도차연은 놀라서 멍하니 서 있었다.배달원이 봉지를 두 개 들고 들어오며 도차연에게 다가가면서 사과했다.“차연 씨, 죄송해요. 길이 좀 막혀서 좀 늦었어요. 화내지 마시고 제발 나쁜 평가를 주시지 않길 바라요.”배달원은 봉지 두 개를 도차연의 사무실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도차연이 여전히 멍하니 있는 것을 보자 배달 아저씨가 눈을 몇 번 반짝이더니 곧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차연 씨! 차연 씨!”도차연은 그제야 정신이 돌아왔다.도차연은 몰래 힘껏 자신의 허벅지를 꼬집었다. 아팠다.아픈 것을 보니 꿈이 아니었다.현실이었다!도차연은 전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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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4화

배달원에게 검은색 양복을 입히고 넥타이를 착용해 준다면 뒤에서 볼 때 분명 전태윤으로 보일 것이다.물론 얼굴은 닮지 않았다.“차연 씨, 늦어서 죄송해요.”배달원이 아직도 사과하고 있었다.“괜찮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혹평 안 드릴게요. 퇴근 시간이라 길이 막힐 수 있으니 천천히 돌아다니세요. 주위를 잘 보면서 다니면 돼요. 늦어도 괜찮아요. 참,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도차연의 머리 회전 속도가 매우 빨랐다. 배달원의 몸매와 걸음걸이 모양새가 전태윤과 비슷한 모습을 보자 무언가 계략이 머릿속에 생겨났던 것이다. 이 남자를 이용해서 전태윤과 하예정의 사이를 이간질할 속셈이었다.배달원은 도차연을 보더니 우물쭈물하며 알려주고 싶지 않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도차연은 강요하지 않고 명함을 건네주며 말했다.“당신 몸매가 제가 아는 사람과 많이 닮았어요. 당신과 함께 일을 하고 싶어요. 보수는 많이 드릴게요. 제가 속이지는 않을 테니 걱정하시지 마시고요. 이것은 저의 명함입니다.”“돌아가서 잘 생각해 보세요. 저와 함께 일을 할 의향이 있으시다면 다시 전화 주세요. 제가 전화를 기다릴게요. 제가 드릴 보수는 당신이 5년 동안 배달한 것보다 훨씬 높을 겁니다.”배달원은 도차연의 명함을 건네받아 보았다. 그리고 바지 주머니에 넣으면서 도차연을 향해 말했다.“저와 어떤 일을 함께하고 싶으신지요? 살인과 방화 같은 위법행위는 못 해요. 제가 아직 장가도 못 갔거든요.”도차연은 웃으면서 대답했다.“안심하세요. 법에 어긋난 일은 아니에요. 다만 저와 동영상과 사진을 찍어주시면 돼요. 돌아가셔서 잘 생각해 보시고 저에게 연락해주세요.”“아, 네. 차연 씨, 좋은 평가 부탁드릴게요.”배달원은 떠나기 전에 도차연에게 배달평가에 별점 5개를 부탁한다고 말했다.배달원은 도차연 사무실에서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갔고 도씨 그룹을 나온 뒤에야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말했다.“당신들이 원하는 대로 도차연 앞에서 저의 얼굴을 보여줬어요.”“도차연이 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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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5화

가짜 전태윤이 말했다.“도차연의 눈이 엄청 높을걸요. 저는 그런 일은 감히 상상도 안 해요.”“도차연은 연애 경험이 없어요. 도차연을 잘 달래고 그녀의 뜻에 잘 따른다면 전태윤과 비슷한 몸매를 가진 당신의 우세로 그녀가 결국 빠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당신의 몸매를 잘 유지해야 하는 것을 잊지 마시고요. 이것이 바로 당신이 성공의 길로 향하는 비결일 테니까요.”살이 찌거나 빠지면 전태윤 비슷하지 않았다.“네, 알겠습니다.”부자가 되기 위해 가짜 전태윤은 반드시 몸매를 잘 유지할 것이다.조금 전 도차연에게 배달할 때 도차연이 넋 놓는 모습을 보면서 가짜 전태윤은 자기 몸매가 진짜 누군가와 몹시 닮았다는 걸 알았다. 도차연이 좋아하는 누군가와 닮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통화를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의 카톡에는 돈 천만 원이 들어왔다. 도기범이 가짜 전태윤에게 준 보상이었다.단지 도차연에게 배달 한 번만 하고 얼굴만 보여줬을 뿐인데 돈 천만 원이 들어왔던 것이다. 가짜 전태윤은 부자들의 돈을 버는 것이 매우 쉽다고 생각했다.관성 비행장.성소현은 캐리어를 끌고 가면서 예준하에게 전화를 걸었다.“나 거의 다 도착했어. 도착했어?”오늘 성소현이 출장 갔다가 돌아오는 날이다. 예준하가 성소현을 데리러 가겠다고 약속했다.예준하는 웃으면서 대답했다.“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나오면서 날 볼 수 있을 거야.”성소현도 웃었다.“그래, 좀 이따가 봐.”“알았어.”예준하는 통화를 마친 뒤 휴대전화를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한 손에는 꽃을 들고 있었고 나머지 손으로는 봉지 하나를 들고 있었다. 그 봉지 안에는 갓 구운 과자 두 통과 우유 몇 병이 들어있었다.예준하는 성소현이 비행기를 두 시간 탔기 때문에 배고플까 봐 걱정했다. 성소현이 기내식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그래서 과자와 우유를 준비해서 요기하게 하려고 준비했다. 그리고 시내 안으로 들어가서 맛있는 밥을 먹이으려는 계획이었다.잠시 후 예준하는 인파를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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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6화

두 사람은 서로 모르는 사이라 별로 대화해 본 적도 없었다.그런데 소지훈이 직접 픽업하러 오다니!당황한 성소현은 제자리에 얼어붙어 꼼짝도 하지 못했다.“소현 씨, 이 꽃 소현 씨 거예요.”예준하와 소지훈, 두 사람 모두 꽃다발을 들고 있었다.소지훈은 장연준과의 내기에서 진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이경혜를 따돌리는데 동참할 수밖에 없었다.일부러 성소현에게 호감이 있는 척 예준하를 긴장시킬 수도 있고, 이경혜가 장연준과 성소현을 엮는 것을 방지할 수도 있었다.이경혜는 소지훈의 행적조차 몰랐기 때문에 두 사람을 엮을 수 없었다.그녀는 자기 딸이 소지훈과 성격이 안 맞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를 사위로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다.소지훈이 꽃다발을 내밀자, 성소현이 본능적으로 받았다.그녀는 품속에 있는 꽃다발을 보더니 또 고개 들어 소지훈을 쳐다보았다. 그러다 한참 지나서야 정신을 되찾았다.“지훈 씨, 이게 무슨 뜻이에요?”“아무것도 아니에요. 오늘 관성으로 돌아온다길래 일부러 픽업하려고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집에 데려다주는 김에 밥 한 끼 얻어먹으려고요.”소지훈은 단숨에 해야 할 일을 똑똑히 말해주었다.성소현은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소현 씨, 지훈 씨.”예준하는 성소현 옆으로 다가가더니 그녀가 품에 안고 있는 꽃다발을 소지훈에게 돌려주면서 자신이 산 꽃다발을 안겨주었고, 또 소지훈의 손에서 성소현의 캐리어를 낚아챘다.“지훈 씨, 번거로우실 필요 없이 제가 소현 씨를 데려다줄게요. 먼 걸음 해주셔서 감사해요.”예준하는 어찌 된 일인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예의 갖춰 고마움을 표시했다.소지훈은 예준하의 행동을 말리는 대신 그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이렇게 괜찮은 남자를 사위로 받아들이기 싫어하다니... 정말 이해가 안 되네. 이렇게 괜찮은 남자가 딸을 좋아한다면 자다가도 웃으면서 깨겠는데. 준하 씨가 먼 A 시 사람이라 둘이 만나는 걸 반대하나 보네. 서로 호감도 없는 연준 씨와 엮어봤자 뭐해. 억지로 엮어봤자 아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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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7화

소지훈의 아버지는 그의 병을 고쳐주기 위해 사방에서 10살이나 어린 여자를 찾고있었다. 소지훈이 어느 여자한테 마음이 흔들리면 그 여자와 엮어놓고 싶었다.소지훈보다 10살이나 어리면 고작 24살밖에 되지 않았다.소지훈은 노동명과 같이 관성 상류사회에서 나이가 비교적 많은 골드 미스터였다. 노동명은 그보다 한두 살이 더 많았다.전씨 할머니가 믿는 점쟁이가 소균성에게 말하기를 소지훈이 진정한 남자가 되는 방법은 나이가 10살이나 어린 여자를 만나는 것이라고 했다.그 여자의 이름, 외모는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24살짜리 여자를 죄다 찾아낼 수밖에 없었다.소지훈은 그 내용을 전혀 믿지 않았다.‘이렇게 용한 점쟁이가 있다고?’소지훈이 잡아끄는 바람에 예준하는 그저 끌려갈 뿐이다.성소현은 할 말을 잃었다.‘이 두 남자, 날 데리러 온 거 아니었어? 왜 나를 버리고 둘만 가는 건데?’서로 손을 잡고 있는 두 남자 중의 한 명이 꽃다발까지 들고 있는 기이한 광경에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았다.성소현마저도 웃음을 참지 못하고 이 모습을 핸드폰으로 촬영했다.나중에 기분이 안 좋을 때 꺼내 보기로 했다.“지훈 씨.”발걸음을 멈춘 예준하가 먼저 손을 뺐다. 소지훈은 비록 형제 중에서 무술이 가장 약한 사람이었지만 그래도 일반사람보다 힘이 강했기 때문에 예준하가 몇 번이고 손을 뿌리쳐 보려고 해도 끄떡없었다.예준하는 그만 두 사람의 힘 차이를 느끼고 말았다.“왜 그래요?”소지훈도 따라서 발걸음을 멈추면서 예준하에게 물었다.예준하가 억지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각자 갑시다. 동성애자로 오해받기 싫으니까.”소지훈은 의아한 듯 눈을 깜빡거렸다.‘동성애자?’소지훈은 뒤에서 따라오고 있는 성소현은 보더니 그제야 깨달았다.“죄송해요. 제가 소현 씨를 까먹었네요.”“소현 씨를 건드리지 마세요.”예준하는 소지훈이 성소현의 손을 잡을까 봐 재빨리 그녀의 옆으로 다가가 한 손으로 캐리어를 끌면서 한 손으로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이 손을 놓치면 소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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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8화

예준하가 억지로 웃으면서 말했다.“지훈 씨, 저는 지훈 씨가 이러는 거 하늘이 무너지는 것보다도 싫어요.”“아까도 말씀드렸잖아요. 저는 소현 씨가 마음에 든다고. 저랑 경쟁해야 하는데 힘내셔야죠. 제가 먼저 소현 씨를 낚아채면 얼마나 고통스럽겠어요. 아무리 그래도 저는 관성 사람인데 어느정도 우세가 있는 거잖아요.”예준하는 할 말을 잃었다.소지훈은 비록 정말 성소현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꽤 재미있다고 느껴졌다. 심심할 때 시간 보내기도 괜찮았다.“갑시다.”소지훈은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갔고, 예준하와 성소현도 뒤를 따랐다.성소현이 예준하를 위로했다.“지훈 씨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지만 저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걱정 안 하게 생겼어요? 연준 씨가 한동안 나타나지 않더니 또 지훈 씨가 찾아왔네요. 아주머니께서는 제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든대요?”강력한 라이벌이 생긴 예준하는 부담이 컸다.그는 소지훈 역시 이경혜가 보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장연준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위기감을 느꼈는데 소지훈까지 더해져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성소현이 잠깐 침묵을 지키더니 말했다.“집에 가서 엄마한테 물어볼게요. 그리고 준하 씨 빼고 다른 남자를 좋아할 일도 없다고 말씀드릴 거예요. 엄마가 동의하지 않아도 저희는 그냥 이대로 만나면 돼요. 엄마도 언젠가는 동의할 거예요. 억지로 저희 둘을 갈라놓으면 저는 평생 시집도 안 가고 노처녀로 남을 거예요.”정말 그런다면 이경혜는 골치가 아플 것이다.예준하가 성소현의 손을 꼭 잡으면서 말했다.“제가 아직 부족해서일 수도 있어요. 아주머니께서 시름 놓고 소현 씨를 저한테 맡길 수 있게 최선을 다해볼게요. 그러면 언젠가는 저희가 만날 수 있게 해주실 거예요.”앞을 가로막는 사람이 미래 장모님이라 어떻게 할 수도 없었다. 오직 백 프로의 진심을 보여주면서 믿음을 얻어야 성소현과 결혼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데릴사위라고 해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었다.“걱정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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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9화

도우미가 문을 열어주자 두 대의 차량이 성씨 가문 별장으로 진입했다.이경혜와 유청하는 예준하의 차만 알았지 소지훈의 차는 알아보지 못했다.소지훈의 차는 물론 소지훈이라는 사람도 별로 만날 기회가 없었다.유청하와 이경혜는 소지훈이 차에서 내려서 가까이해서야 누군지 알아보았다.“아주머니, 안녕하세요.”소지훈은 미소를 활짝 지으면서 이경혜에게 인사했다.“지훈 씨.”이경혜가 웃으면서 말했다.“지훈 씨가 무슨 일로 여기까지 오셨어요? 정말 귀한 손님이네요. 얼른 안으로 들어오세요.”“아주머니께서 들어오라고 하지 않으셔도 물 한 잔 얻어 마시려던 참이었어요.”소지훈은 차에서 성소현에게 선물하려던 꽃다발을 꺼냈다.지금 송소현이 안고 있는 꽃다발은 예준하가 선물한 것이다. 그녀의 캐리어도 예준하가 챙기고 있어 굳이 뺏어서 도와줄 필요도 없었다.“아주머니.”예준하는 이경혜가 소지훈을 반갑게 맞이하는 모습을 애써 못 본 체하면서 예의 갖춰 인사했다.소지훈도 인사겸 유청하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소지훈의 방문으로 이경혜는 평소처럼 예준하를 차갑게 대할 수 없었다. 성소현이 꽃다발을 들고 헤벌쭉해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예준하를 좋아하는 것 같아 한숨을 내쉴 뿐이다.사람 보는 안목 있는 성소현이 택한 남자는 죄다 괜찮은 사람들이었다.짝사랑했던 장연준과는 달리 예준하와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집이 먼 것이 유일하게 아쉬운 점이었다.‘청하 말대로 조금만 더 지켜보자고. 준하 씨가 얼마나 더 버틸지. 이러다 소현이한테 더 어울리는 남자가 나타날지 어떻게 알아?’“엄마, 새언니.”꽃다발을 안고 있는 성소현은 배시시 웃으면서 이경혜에게 뛰어갔다.이경혜는 바로 표정이 굳어지면서 말했다.“소현아, 몇 살인데 아직도 그렇게 뛰어다녀? 제대로 걸으면 안 돼? 꽃이 너무 커서 눈부시네. 내 눈앞에서 치워.”성소현이 여전히 웃으면서 말했다.“100살이라고 해도 엄마 앞에서는 그냥 아이인 거예요. 뛰어다니는 게 뭐 어때서요? 이 꽃 예쁘죠? 준하 씨가 사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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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0화

소지훈이 하는 말과 행동을 믿을 수가 없었다.‘일부러 소현이를 위해 준비한 꽃다발이라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소지훈은 이경혜와 유청하의 반응을 무시하면서 말했다.“아주머니, 물 한 잔 얻어 마실 수 있을까요? 바로 가야 해서요.”그제야 정신 차린 이경혜는 소지훈의 의도를 상관할 새도 없이 얼른 집안으로 맞이했다.유청하는 직접 소지훈에게 냉수 한 잔을 따라주었다.소지훈이 물을 마시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던 이경혜와 유청하는 예준하와 성소현, 그리고 소지훈을 번갈아 쳐다보았다.이 집안의 어른이기도 했고, 소지훈이 어느정도 체면을 세워줘서 궁금증을 풀어보려고 했다.“지훈 씨, 아까 무슨 뜻이에요? 왜 우리 소현이랑 같이 온 거예요? 그 꽃도 소현이를 위해 준비한 거라고요?”“소현 씨가 출장 갔다가 오늘 돌아온다고 들어서 일부러 공항에 마중하러 나갔어요. 준하 씨까지 오셔서 매우 비좁더라고요. 두 사람이면 딱 좋았는데 말이죠. 꽃도 제가 소현 씨를 위해 준비한 거 맞아요. 아주머니, 저도 처음 여자한테 꽃 선물하는 거예요. 소현 씨가 마음에 들어 할지도 모르고 공항에서 만나자마자 줬어요. 그런데 준하 씨도 꽃 선물하는 바람에 제 꽃은 찬밥 신세가 된 거죠.”성소현은 할 말을 잃었다.‘내가 왜 그 꽃을 받아야 하지? 준하 씨랑 경쟁하겠다는 말도 어이없는 상황인데.’성소현은 그가 한 말이 진심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눈빛을 보니 전혀 애틋함이라고 찾아볼 수 없었다.소지훈은 그저 임무를 완수하는 것처럼 행동했다.이경혜가 깜짝 놀라면서 물었다.“지훈 씨, 그게 무슨 뜻이에요?”‘들어보니 소현이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 언제부터 좋아하게 된 거지? 두 사람 만남횟수가 다섯 번도 되지 않았던 것 같은데. 그리고 감정 없는 사람이라고 소문나지 않았었나?’전씨 할머니가 소개해 준 점쟁이의 말에 의하면 소지훈보다 10살이나 어린, 올해 24살밖에 되지 않는 여자가 운명의 반쪽이라고 했다.하지만 성소현의 나이는 24살보다 많았기 때문에 따라서 운명의 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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