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훈의 아버지는 그의 병을 고쳐주기 위해 사방에서 10살이나 어린 여자를 찾고있었다. 소지훈이 어느 여자한테 마음이 흔들리면 그 여자와 엮어놓고 싶었다.소지훈보다 10살이나 어리면 고작 24살밖에 되지 않았다.소지훈은 노동명과 같이 관성 상류사회에서 나이가 비교적 많은 골드 미스터였다. 노동명은 그보다 한두 살이 더 많았다.전씨 할머니가 믿는 점쟁이가 소균성에게 말하기를 소지훈이 진정한 남자가 되는 방법은 나이가 10살이나 어린 여자를 만나는 것이라고 했다.그 여자의 이름, 외모는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24살짜리 여자를 죄다 찾아낼 수밖에 없었다.소지훈은 그 내용을 전혀 믿지 않았다.‘이렇게 용한 점쟁이가 있다고?’소지훈이 잡아끄는 바람에 예준하는 그저 끌려갈 뿐이다.성소현은 할 말을 잃었다.‘이 두 남자, 날 데리러 온 거 아니었어? 왜 나를 버리고 둘만 가는 건데?’서로 손을 잡고 있는 두 남자 중의 한 명이 꽃다발까지 들고 있는 기이한 광경에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았다.성소현마저도 웃음을 참지 못하고 이 모습을 핸드폰으로 촬영했다.나중에 기분이 안 좋을 때 꺼내 보기로 했다.“지훈 씨.”발걸음을 멈춘 예준하가 먼저 손을 뺐다. 소지훈은 비록 형제 중에서 무술이 가장 약한 사람이었지만 그래도 일반사람보다 힘이 강했기 때문에 예준하가 몇 번이고 손을 뿌리쳐 보려고 해도 끄떡없었다.예준하는 그만 두 사람의 힘 차이를 느끼고 말았다.“왜 그래요?”소지훈도 따라서 발걸음을 멈추면서 예준하에게 물었다.예준하가 억지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각자 갑시다. 동성애자로 오해받기 싫으니까.”소지훈은 의아한 듯 눈을 깜빡거렸다.‘동성애자?’소지훈은 뒤에서 따라오고 있는 성소현은 보더니 그제야 깨달았다.“죄송해요. 제가 소현 씨를 까먹었네요.”“소현 씨를 건드리지 마세요.”예준하는 소지훈이 성소현의 손을 잡을까 봐 재빨리 그녀의 옆으로 다가가 한 손으로 캐리어를 끌면서 한 손으로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이 손을 놓치면 소지훈
예준하가 억지로 웃으면서 말했다.“지훈 씨, 저는 지훈 씨가 이러는 거 하늘이 무너지는 것보다도 싫어요.”“아까도 말씀드렸잖아요. 저는 소현 씨가 마음에 든다고. 저랑 경쟁해야 하는데 힘내셔야죠. 제가 먼저 소현 씨를 낚아채면 얼마나 고통스럽겠어요. 아무리 그래도 저는 관성 사람인데 어느정도 우세가 있는 거잖아요.”예준하는 할 말을 잃었다.소지훈은 비록 정말 성소현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꽤 재미있다고 느껴졌다. 심심할 때 시간 보내기도 괜찮았다.“갑시다.”소지훈은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갔고, 예준하와 성소현도 뒤를 따랐다.성소현이 예준하를 위로했다.“지훈 씨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지만 저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걱정 안 하게 생겼어요? 연준 씨가 한동안 나타나지 않더니 또 지훈 씨가 찾아왔네요. 아주머니께서는 제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든대요?”강력한 라이벌이 생긴 예준하는 부담이 컸다.그는 소지훈 역시 이경혜가 보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장연준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위기감을 느꼈는데 소지훈까지 더해져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성소현이 잠깐 침묵을 지키더니 말했다.“집에 가서 엄마한테 물어볼게요. 그리고 준하 씨 빼고 다른 남자를 좋아할 일도 없다고 말씀드릴 거예요. 엄마가 동의하지 않아도 저희는 그냥 이대로 만나면 돼요. 엄마도 언젠가는 동의할 거예요. 억지로 저희 둘을 갈라놓으면 저는 평생 시집도 안 가고 노처녀로 남을 거예요.”정말 그런다면 이경혜는 골치가 아플 것이다.예준하가 성소현의 손을 꼭 잡으면서 말했다.“제가 아직 부족해서일 수도 있어요. 아주머니께서 시름 놓고 소현 씨를 저한테 맡길 수 있게 최선을 다해볼게요. 그러면 언젠가는 저희가 만날 수 있게 해주실 거예요.”앞을 가로막는 사람이 미래 장모님이라 어떻게 할 수도 없었다. 오직 백 프로의 진심을 보여주면서 믿음을 얻어야 성소현과 결혼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데릴사위라고 해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었다.“걱정하지 말고
도우미가 문을 열어주자 두 대의 차량이 성씨 가문 별장으로 진입했다.이경혜와 유청하는 예준하의 차만 알았지 소지훈의 차는 알아보지 못했다.소지훈의 차는 물론 소지훈이라는 사람도 별로 만날 기회가 없었다.유청하와 이경혜는 소지훈이 차에서 내려서 가까이해서야 누군지 알아보았다.“아주머니, 안녕하세요.”소지훈은 미소를 활짝 지으면서 이경혜에게 인사했다.“지훈 씨.”이경혜가 웃으면서 말했다.“지훈 씨가 무슨 일로 여기까지 오셨어요? 정말 귀한 손님이네요. 얼른 안으로 들어오세요.”“아주머니께서 들어오라고 하지 않으셔도 물 한 잔 얻어 마시려던 참이었어요.”소지훈은 차에서 성소현에게 선물하려던 꽃다발을 꺼냈다.지금 송소현이 안고 있는 꽃다발은 예준하가 선물한 것이다. 그녀의 캐리어도 예준하가 챙기고 있어 굳이 뺏어서 도와줄 필요도 없었다.“아주머니.”예준하는 이경혜가 소지훈을 반갑게 맞이하는 모습을 애써 못 본 체하면서 예의 갖춰 인사했다.소지훈도 인사겸 유청하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소지훈의 방문으로 이경혜는 평소처럼 예준하를 차갑게 대할 수 없었다. 성소현이 꽃다발을 들고 헤벌쭉해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예준하를 좋아하는 것 같아 한숨을 내쉴 뿐이다.사람 보는 안목 있는 성소현이 택한 남자는 죄다 괜찮은 사람들이었다.짝사랑했던 장연준과는 달리 예준하와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집이 먼 것이 유일하게 아쉬운 점이었다.‘청하 말대로 조금만 더 지켜보자고. 준하 씨가 얼마나 더 버틸지. 이러다 소현이한테 더 어울리는 남자가 나타날지 어떻게 알아?’“엄마, 새언니.”꽃다발을 안고 있는 성소현은 배시시 웃으면서 이경혜에게 뛰어갔다.이경혜는 바로 표정이 굳어지면서 말했다.“소현아, 몇 살인데 아직도 그렇게 뛰어다녀? 제대로 걸으면 안 돼? 꽃이 너무 커서 눈부시네. 내 눈앞에서 치워.”성소현이 여전히 웃으면서 말했다.“100살이라고 해도 엄마 앞에서는 그냥 아이인 거예요. 뛰어다니는 게 뭐 어때서요? 이 꽃 예쁘죠? 준하 씨가 사줬는
소지훈이 하는 말과 행동을 믿을 수가 없었다.‘일부러 소현이를 위해 준비한 꽃다발이라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소지훈은 이경혜와 유청하의 반응을 무시하면서 말했다.“아주머니, 물 한 잔 얻어 마실 수 있을까요? 바로 가야 해서요.”그제야 정신 차린 이경혜는 소지훈의 의도를 상관할 새도 없이 얼른 집안으로 맞이했다.유청하는 직접 소지훈에게 냉수 한 잔을 따라주었다.소지훈이 물을 마시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던 이경혜와 유청하는 예준하와 성소현, 그리고 소지훈을 번갈아 쳐다보았다.이 집안의 어른이기도 했고, 소지훈이 어느정도 체면을 세워줘서 궁금증을 풀어보려고 했다.“지훈 씨, 아까 무슨 뜻이에요? 왜 우리 소현이랑 같이 온 거예요? 그 꽃도 소현이를 위해 준비한 거라고요?”“소현 씨가 출장 갔다가 오늘 돌아온다고 들어서 일부러 공항에 마중하러 나갔어요. 준하 씨까지 오셔서 매우 비좁더라고요. 두 사람이면 딱 좋았는데 말이죠. 꽃도 제가 소현 씨를 위해 준비한 거 맞아요. 아주머니, 저도 처음 여자한테 꽃 선물하는 거예요. 소현 씨가 마음에 들어 할지도 모르고 공항에서 만나자마자 줬어요. 그런데 준하 씨도 꽃 선물하는 바람에 제 꽃은 찬밥 신세가 된 거죠.”성소현은 할 말을 잃었다.‘내가 왜 그 꽃을 받아야 하지? 준하 씨랑 경쟁하겠다는 말도 어이없는 상황인데.’성소현은 그가 한 말이 진심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눈빛을 보니 전혀 애틋함이라고 찾아볼 수 없었다.소지훈은 그저 임무를 완수하는 것처럼 행동했다.이경혜가 깜짝 놀라면서 물었다.“지훈 씨, 그게 무슨 뜻이에요?”‘들어보니 소현이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 언제부터 좋아하게 된 거지? 두 사람 만남횟수가 다섯 번도 되지 않았던 것 같은데. 그리고 감정 없는 사람이라고 소문나지 않았었나?’전씨 할머니가 소개해 준 점쟁이의 말에 의하면 소지훈보다 10살이나 어린, 올해 24살밖에 되지 않는 여자가 운명의 반쪽이라고 했다.하지만 성소현의 나이는 24살보다 많았기 때문에 따라서 운명의 상대
소지훈은 물컵을 내려놓고 이경혜에게 인사하고는 이곳을 떠났다.그는 일부러 예준하를 지나칠 때 어깨를 다독여 주기도 했다.예준하가 이경혜에게 말했다.“아주머니, 제가 지훈 씨 바래다주고 올게요.”그는 소지훈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이경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예준하는 캐리어를 성소현에게 돌려주고 소지훈을 따라 집을 나서자마자 소지훈에게 물었다.“지훈 씨가 진심으로 소현 씨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거 알아요. 이러는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소지훈이 발걸음을 멈추더니 뒤돌아 웃으면서 말했다.“아직은 말씀드릴 수 없어요. 그런데 준하 씨, 최선을 다해 소현 씨를 준하 씨의 사람으로 만들지 않으면 정말 뺏길 수도 있어요. 약혼만 해도 걱정할 필요 없잖아요.”예준하가 억지 미소를 지었다.“저라고 안 그러고 싶겠어요? 아주머니께서 저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셔서 아직 노력 중이에요. 아무튼 저는 소현 씨를 포기할 마음이 없어요. 지훈 씨가 무슨 이유로 이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저한테 정말 부담이 커요.”‘와이프 얻기 이렇게 힘든 일이었나? 편안히 소현 씨를 내 사람으로 만들 수는 없을까? 정남 씨랑 효진 씨가 부럽네. 큰 어려움 없이 얼마나 순조롭게 결혼에 골인했는데. 쌍방 어르신께서도 서로 마음에 들어서 두손 두발 들고 찬성했잖아.’소지훈이 박장대소를 지으면서 예준하의 어깨를 다독여 주었다.“부담이 클수록 소현 씨에게 잘해줘야죠. 아니면 누군가 언제든지 뺏어갈 거예요. 이 세상에 준하 씨보다 괜찮은 남자가 많고도 많아요.”예준하가 고개를 끄덕였다.“안 그래도 소현 씨를 소중히 여기고 있어요.”그는 경계심도 늘 품고 있었다.얼마 전 이경혜가 성소현과 장연준을 엮어놓으려고 할 때부터 이미 위기의식이 들었다.장연준이 성소현이 마음에 안 든다고 말했기 다행이었다.전태윤의 사촌 동생인 장연준은 성소현이 예전에 전태윤을 좋아했다는 이유로 그녀와 함께 있으면 왠지 모르게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어 절대 함께할 수 없었다.장연준의
장연준을 도와주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도 조건 없이 도와줘야 했다.소지훈이 부탁하지 않았어도 예준하는 다른 사람에게 말할 생각이 없었다. 말해봤자별로 자신한테 도움 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예준하는 별장 앞에서 소지훈이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친조카 첫돌 생일 때 부모님과 형님 부부한테 도움을 청해보기로 했다.원래는 이경혜가 천천히 받아들일 수 있게 진심을 보여주기로 했지만 말이다.형한테 성소현과 서로 사랑하기만 한다면 언젠가 이경혜가 현실을 받아들일 거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자신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그는 너무 급한 상황만 아니라면 부모님과 형님 부부한테 도움을 청하고 싶지 않았다.아무리 도움을 청해봤자 이경혜가 아직 받아들이지 않는 건 아직 충분히 잘하지 못해서라고 생각했다.언젠가 부모님과 형님 부부가 관성을 찾아온다면 바로 성씨 가문에 혼담을 꺼내러 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는 소지훈의 차가 시야에서 사라져서야 집 안으로 들어갔다.이경혜는 성소현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따졌다.하지만 성소현이 되물었다.“엄마, 저한테 물어봤자 저도 몰라요. 출장간 내내 일 때문에 예정 언니, 소현 언니랑만 통화했지 준하 씨랑은 별로 통화하지 못했어요. 지훈 씨랑 통화할 일은 더 없었겠죠. 솔직히 말해서 저는 지훈 씨 핸드폰 번호도 몰라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지훈 씨가 글쎄 갑자기 땅에서 솟아난 사람처럼 캐리어도 낚아채고 꽃다발도 선물하더라니까요? 저도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고 깜짝 놀랐어요. 엄마, 지훈 씨가 한 말은 믿지 말고 그냥 흘려보내요. 저를 좋아할 일도 없어요. 그냥 임무 완수하는 것 같았다니까요?”그런데 누가 준 미션인지는 몰랐다.‘과연 어떤 대단한 사람이 지훈 씨에게 미션을 줬을까? 태윤 씨도 지훈 씨한테 굽신거리는데. 지훈 씨를 만나려면 소정남 씨의 도움이 필요할 텐데.’성소현은 아무리 생각해봤자 과연 누가 소지훈에게 하기 싫은 일을 시켰는지 몰랐다.‘설마, 전씨 할머니? 아니야, 그럴 일 없어. 지금 예정 언니랑
예준하가 걸어들어오는 것을 보고 이경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예준하는 심상찮은 분위기를 느꼈고 나가 있는 사이 이 두 모녀가 싸웠다는 것을 눈치챘다.그는 일부러 모른 척하면서 성소현의 옆으로 다가가더니 말했다.“아주머니, 지훈 씨 가셨어요.”이경혜가 여전히 어두운 표정으로 물었다.“무슨 의도였는지는 물어봤어요?”“솔직하게 말하지 않았어요.”예준하가 사실대로 말했다.“아버지가 알고 혼담을 꺼내러 올까 봐 비밀로 해달라고 했어요.”“정말 솔직도 하셔. 어떻게 그대로 말해요? 소균성 씨가 정말 혼담을 꺼내러 오면 제가 대답할까 봐 두렵지도 않아요?”“엄마.”성소현이 바로 입장 표명했다.“저는 준하 씨만 사랑할 거예요. 소균성 씨가 혼담을 꺼내러 온다고 해도 저는 결혼하지 않을 거예요. 대답한 사람이나 결혼하라고 해요.”이경혜는 할 말이 없었다.성소현은 핸드폰을 꺼내 아버지한테 전화했다.“아빠, 어디세요? 언제 오세요? 오실 때 엄마 기분 좋게 꽃다발, 쥬얼리, 신상 백을 들고 오세요.”“성소현!”이경혜가 어이없어 웃었다.“난 너 하나도 안 부러워. 여보, 무시하고 그냥 집에 오면 돼요. 선물 같은 거 살 필요 없어요. 부부 사이에 꽃은 무슨. 결혼기념일도 아닌데.”성문철은 이경혜의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이어야 로맨틱하게 꽃과 쥬얼리를 선물했다.“부부라서 사소한 이벤트가 더 필요한 거 아니겠어요? 아빠, 엄마가 관리를 잘해서 다들 제 언니로 보인다잖아요. 아빠가 소중히 안 여기면 누가 낚아채 갈지도 몰라요. 그때 가서 후회하지 말고요.”이경혜는 할 말을 잃었다.“얘가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당장 나가. 준하 씨, 당신 여자친구를 데리고 나가세요. 집에 밥이 없으니까 밖에 나가서 먹어요.”예준하가 픽업하러 간 줄 알고 둘이 오랜만에 만남 김에 호텔에서 좋은 거 먹고, 꽁냥거리다 늦게 돌아올 줄 알았는데 바로 집으로 올 줄 몰랐다.이 모든 것은 소지훈이 갑자기 나타난 바람에 일어난 일이었다.“엄마가 저를 쫓아내려고 하고 있어요
예준하가 피식 웃었다.“저는 아주머니를 탓한 적 없어요. 그저 소현 씨를 시집보내기 아쉬워서 그러는 거잖아요. 제가 아직 부족해서 시름 놓고 저한테 맡길 수 없는 거겠죠. 제가 노력해 볼게요.”차에 올라타고, 예준하가 물었다.“어디가서 먹고 싶어요?”“준하 씨가 가자는 대로 어디든 상관없어요.”자신을 완전히 믿고 따르는 성소현의 모습에 예준하가 피식 웃었다. 차 시동이 걸리고, 성소현이 또 말했다.“밥 다 먹고 관성 중학교로 가요. 예정 언니랑 효진 언니네 서점이 최근에 계속 영업했더라고요. 정남 씨가 집에서 멀리 떨어진 시장을 못 가게 해서 효진 언니가 일찍 서점 문을 열었다고 해요.”심효진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책 보러오는 사람이 없어도 꾸준히 출근하면서 다른 가게 사장님이랑 수다를 떨곤 했다.“그래요.”“정남 씨는 지훈 씨랑 사촌 형제 사이라 지훈 씨가 왜 이러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정남 씨가 알고 있으면 효진 언니도 무조건 알고 있을 거예요.”성소현은 소지훈의 목적을 알아내지 못하면 저녁에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았다.“정남 씨도 모를 수도 있어요.”예준하가 운전하면서 말했다.“이 일을 정남 씨한테도 숨겼을 수 있으니 굳이 효진 씨한테 묻지 마요. 그냥 최근에 뭐 하고 다니는지만 물으면 될 것 같아요.”성소현이 생각하더니 대답했다.“정말 누가 지훈 씨를 보냈는지 모르겠네요.”예준하가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연준 씨가 한동안 보이지 않네요.”“연준 씨는 지훈 씨를 설득하지 못해요. 태윤 씨도 설득하지 못하는 사람을 연준 씨라고 가능하겠어요?”성소현은 예준하의 뜻을 알아차리고 바로 부정했다.장연준은 관성에서 워낙 겸손한 사람이라 그를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아무리 장씨 가문의 도련님이자 전태윤의 사촌 동생이라고 해도 소지훈을 설득시킬 정도의 능력은 없었다.“그렇긴 하죠.”예준하가 피식 웃었다.“소현 씨, 그냥 신경 쓰지 마요. 저희 둘 마음만 변하지 않으면 지훈 씨 같은 사람이 열 명이 와도 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