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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은 억만장자의 모든 챕터: 챕터 1721 - 챕터 1730

2573 챕터

제1721화

“집사님, 저도 아무것도 못 들었고, 더구나 본 것도 없어요. 전 쉬러 가볼게요.” 강일구는 결국 고객 딸이 대표님에게 반해 유혹 했다는 것을 언급하지 않고 신속히 물러났다. “저놈이...”집사는 강일구를 향해 낮게 욕설을 퍼부은 후, 기사를 보았다.“집사님, 저도 진짜로 아무것도 못 봤어요. 대표님께서 하신 말도 못 들었고 그냥 운전만 했어요.”“시간이 늦었으니까 저도 이만 가볼게요.”기사는 말을 마치고 빠르게 떠났다. 다른 경호원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대표님과 같은 차를 탄 사람은 강일구뿐이었고, 그가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몰랐다. 집사는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갔다. 전태윤은 1층에 머물지 않고 올라갔다. 그는 서재에 도착한 다음 문을 가볍게 두드렸다. 일에 집중하느라 하예정은 밖에서 들리는 소리를 듣지 못했고 전태윤이 돌아왔다는 사실도 몰랐다.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그녀는 집사가 그녀에게 휴식하라고 타이르러 왔다고 생각했다. “집사님, 이제 쉴 거예요.”이때 서재 문이 열리면서 전태윤이 들어왔다. 익숙한 발소리에 하예정이 고개를 들었다. 들어온 사람이 전태윤인 것을 발견하자, 그녀는 시간을 확인하고 컴퓨터를 끈 후 몸을 일으켜 남편에게 다가갔다.“왔어요?”전태윤은 하예정 앞에 걸어가 그녀를 바라보았다.남편과 눈을 마주치자, 하예정은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남편이 그녀를 이런 시선으로 본지 꽤 되었다. 금방 결혼했을 때, 서로 서먹하다 보니 그는 이렇게 알 수 없는 시선으로 그녀를 보았었다.“여보, 왜 이렇게 날 봐요?”하예정이 호기심에 가득 차 물었다. 다음 순간, 그녀는 전태윤의 넓은 품에 들어갔다. 그의 몸에서 풍기는 익숙한 냄새를 고 그의 심장 소리도 들으니 남편이 그녀에 대한 감정을 더 잘 느낄 수 있었다.최근에 그를 이렇게 두렵게 한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전태윤이 러브레터를 원하자, 그녀는 인터넷에서 많은 시를 검색해서 편지에 적어넣었다.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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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2화

사업상의 일이 아니네.하예정은 눈을 반짝이며 계속 물었다.“그럼 무슨 일인데요? 말 좀 해봐요. 부부 사이에 감출 게 뭐가 있다고 그래요. 당신도 그랬죠.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나한테 감추지 않겠다고.”“여보.”전태윤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누가 날 유혹했어.”“...”하예정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뭐야, 내가 잘못 들은 건가? 누가 감히 이 전태윤 씨를 유혹한단 말이야...’그는 밖에서 온종일 차가운 표정을 하고 있었고 ‘가까이 오기만 해봐’ 하는 아우라를 풍기고 있었으며 경호원들과 동행하면서 낯선 사람이 가까이 오는 것을 막는데 어떻게 유혹을 당한단 말인가.남자라면 모를까.이렇게 생각한 하예정이 물었다.“설마 남자가 그랬어요? 당신이 좋대요?”동성이라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허락했을 것이고, 그러니 상대방이 남편을 유혹했다고 생각했다.전태윤은 잠시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다.“여자야. 오늘 밤 바이어랑 미팅을 하는데 김 대표가, 그러니까 김 대표 여비서가 그분 딸이었어. 나랑 악수할 때 내 손바닥을 스치고 지나가는 거 있지.”말을 하면서 그는 그녀의 손을 놓은 후, 김이현이 스치고 지나간 오른손의 손바닥을 들며 아내에게 고자질했다.“여보, 이 손이야. 그 여자가 스치고 지나간 손.”억울하면서도 싫어하는 그의 모습을 보자, 하예정은 웃음이 나왔다.부부가 결혼식은 올리지 않았어도 이미 대외에 공식적으로 알린 상태였다. 누가 그들이 합법적인 부부라는 것을 모를까. 그런데도 그에게 이런 짓을 하는 사람이 있다니. 전태윤의 비인간적인 외모에다 성공한 기업인 이미지는 고귀한 아우라를 풍기고 있었으니, 자석처럼 어디 가서든 초점으로 될 수밖에 없었다.누군가 그녀처럼 전태윤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었다.좋아하지 않는 게 이상했다.인간은 본래 아름다운 것을 좋아했다. 그는 무척이나 아름다웠고 사람들의 눈길을 듬뿍 받았다.하예정은 그의 오른손을 잡은 후, 손바닥을 보며 웃었다.“내가 씻겨줄까요?”전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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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3화

하예정은 웃음을 거두고 말했다.“주형인과 서현주를 봐요. 물론 서현주 탓만 할 수는 없지만 주형임이 가장 많이 잘못했어요.”그래서 지금 서현주는 벌을 받고 있었다.주형인은 아직이지만.전태윤은 가엾은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여보, 난 당신 거니까 앞으로 날 감싸줘. 다른 여자가 나한테 어쩔 수 없게, 응?”“좋아요. 내가 당신을 감싸줄게요. 앞으로 미팅 있을 때, 나도 모든 사람에게 ‘전태윤은 오직 하예정 것이다’라고 소유권 알릴게요. 누가 감히 우리 하예정 남자를 빼앗는다면 그들을 때려눕힐 거예요.”“여보, 왜 아이를 달래는 것 같지?”“그럼 나 어떻게 말해요?”전태윤은 또 말을 하지 않았다.하예정은 그의 얼굴에 뽀뽀한 후, 그를 껴안고 상반신을 그의 가슴에 기댄 채, 부드럽게 말했다.“여보, 화내지 마요. 나 꼭 약속 지킬게요. 미팅도 같이하고 응?”“사실 나도 스트레스 엄청 많이 받은 거 알아요? 당신은 이렇게 훌륭하고, 난 또 당신과의 거리가 너무 멀잖아요. 커리어 여성 눈에는 난 당신과 어울리지 않을 거예요. 그들은 날 무시하고 항상 내 자리를 대신하려고 하죠.”“우리가 결혼한 후, 비록 연적은 만나지 못했지만, 진짜 생겼다면 난 분명 혼신의 힘을 다해야 당신을 지킬 수 있을 거예요.”만약 지키지 못한다면 포기할 생각이었다.“혹시 못 지키면 날 내줄 생각이야?”역시 부부답게 전태윤은 아내의 마음을 훤히 꿰뚫고 있었다.하예정은 속으로 한마디 했다.‘독심술 같은 게 있나?’“그럴 리가요. 내 남자를 어찌 순순히 내줄 수 있겠어요? 하지만 당신이 만약 다른 사람을 좋아한다면 달라요. 편히 헤어져야 이혼해도 친구로 지낼 수 있거든요.”한때 행복했던 사이었는데 이혼 후 원수로 지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만약 주형인처럼 밖에서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면, 그 사람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녀는 싸우지 않고, 평화롭게 헤어질 생각이었다.그녀는 남자가 없으면 살 수 없는 것도 아니었고, 그를 떠나서도 여전히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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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4화

적어도 그녀의 가장 진지한 감정이었다.그녀가 베껴온 아름다운 시보다 훨씬 나았다,편지지 뒤에는 또 글자가 있었다.“밖에서 조깅하고 있으니 조금 있다가 아침 같이 먹어요.”전태윤은 기분 좋게 편지를 접어 봉투에 넣은 후 서랍에 넣었다.그는 창가로 가서 두꺼운 커튼을 열었는데, 햇빛이 순식간에 비쳐왔다.여름에는 아침 해가 유독 눈부시게 느껴졌다.무더운 여름이 지난 후, 시원한 가을엔 그와 하예정의 결혼식이 있었다.전태윤은 그들 부부 사이 사랑의 결실이 빨리 오기를 기대하고 있었다.대사님은 그들의 아이가 가을에 올 거라고 아주 확실하게 말씀해 주셨다. 그때가 아니면 부부 사이 아무리 금슬이 좋아도 아이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예진 그룹의 예준성이 아들딸을 낳게 된 후, 전태윤은 제법 부러웠다.아이의 백일잔치에 그는 하예정을 데리고 갈 생각이었다.물론 돌잔치에도 갈 것이다.전태윤은 예준성에게 그가 두 아이를 양아버지로 삼아 달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의 운을 따라서 하예정도 쌍둥이를 낳을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쌍둥이가 힘들다면 딸이라도 좋았다. 이건 전씨 가문 전체의 소원이었다. 하예정이 딸을 낳는 것.물론 전태윤은 하예정 앞에서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매번 아이를 언급할 때마다, 심지어 다른 집의 아이를 언급할 때도, 하예정은 결혼한 지 이렇게 오래되었는데 어쩌면 아이는 한 명도 없나 하고 생각했다.특히 심효진이 신혼여행 중에 임신했다는 점에서 더욱 스트레스받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녀 앞에서 감히 아이에 대해 언급하지 못했다. 자칫하다가 안 좋은 생각을 할까봐 걱정되었기 때문에 전태윤은 아내가 사업하는 것을 지지해 주었다. 바빠지면 아이 생각을 하지 않을 거라고 여겼기 때문이다.전태윤은 밖에서 운동하는 아내를 발견했다.운동복에 운동화를 신고 마당을 뛰어다녔는데 묶은 그녀의 긴 달릴 때마다 좌우로 흩날렸다.전태윤의 시선은 하예정의 그림자를 따라갔다.잠시 후, 그는 몸을 돌려 창가를 떠났다.얼마 후 그도 운동복으로 갈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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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5화

하예정은 별생각 없이 말했다. “좋아요. 언니가 지금 시간이 날 때마다 병원에 가서 노 대표를 돌보고 있어요. 노 여사님께서 부탁하셨거든요.”전태윤은 전혀 놀랍지 않았다. 노 여사는 노동명이 지금 이렇게 된 게 너무 후회되었다. 아들을 낫게 할 수만 있다면 설령 하예진에게 무릎을 꿇고 빌라고 해도 기꺼이 할 것이다. “동명이 처형을 만나줄까?”전태윤이 물었다.“물어보진 않았지만, 언니가 노 대표를 돌보기로 했니까 병실에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았을 거예요.”‘떼써서라도 들어갔을 거예요...’역시 친자매답다니까. 하예정은 자기 언니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다.전태윤은 말했다.“동명이 더 이상 안 좋은 생각은 그만하고 빨리 회복했으면 좋겠어.”예전의 노동명과 지금의 그를 생각해 보면 전태윤은 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였어도 자신감을 회복하기 어려웠을 것이다.“다 잘될 거예요.”하예정은 그에게 말했다. “우리 두 바퀴 더 뛰어요. 이따가 우빈이가 깬 다음에 함께 아침을 먹고 학교에 데려줘요. 곧 여름 방학이 되면 서점도 두 달 동안 문을 닫을 거예요.”“여보, 여름방학 때 뭐 할래요?”그녀는 왕년 여름 방학 때 여행을 가서 조국의 아름다운 강산을 맛보곤 했다.“여름방학은 학생들을 위한 거야. 직장인인 난 방학이 없어.”조깅하며 전태윤은 웃었다.“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말해봐. 지금부터 야근하면서 여름방학 때 시간 비워둘게.”“나도 요즘 바빠요. 예전 같지가 않아요. 휴, 학생들이 방학하면 쉴 수도 없네요.” 하예정은 몇 바퀴를 뛰었더니 조금 힘들어져 걷는 것으로 바꾸었다.“그때 가서 다시 얘기 해요. 우빈이는 지금 세 살이니까 난 우빈이를 데리고 나가서 시야를 넓혀주고 싶어요. 여름 방학이 지나면 유치원 중반의 어린이잖아요.”“응, 잘 생각한 다음 시간을 정하자. 그리고 예 대표 두 아이가 백일잔치를 열 때 한 번 가야 해. 함께 축하해 줘야지.”전태윤은 자신이 예준성과 같을 거라고 생각했다. 예준성이 쌍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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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6화

우빈이는 눈만 깜빡일 뿐 어느 곳이 어떻게 불편한지는 말하기 어려웠다.“평소에는 큰 소리로 외치던데 오늘은 나른한 걸 봐서 어딘가 불편한 거야, 여보 체온계 좀 가져와 체온을 재봐.”전태윤이 말하는 사이에 하예정은 이미 체온계를 가지고 와서 우빈이의 체온을 재기 시작했다.몇 분 후.전태윤은 꼬마의 겨드랑이에서 체온계를 꺼내 하예정에게 건넸다.하예정은 체온계를 들여다보며 말했다.“38점 3도, 정말 열이 나네요. 이마를 만질 때는 체온이 그리 높지 않은 것 같았는데... 체온계로 재보니 이렇게 높네요. 위층으로 올라가서 옷을 갈아입고 바로 병원에 데려가 봐야겠어요. 그리고... 무관 선생님에게 전화해서 휴가도 내야하고...”하예정은 말하면서 휴대폰을 꺼내 무관 선생님에게 전화를 걸어 우빈이를 도와 휴가를 신청했다.이때 전태윤이 위로했다.“너무 당황하지 말고 우선 찬물로 열부터 좀 내리고 봐. 그다음 가정의에게 와서 봐달라고 하자.”“그 방법도 좋은 것 같네요.”하예정은 몸을 돌려 조카에게 미지근한 물 한 잔을 따라주며 말했다.“우빈아, 자, 물 좀 마실래? 열이 나면 미지근한 물을 더 많이 마셔야 해.”전태윤의 품에 안겨있는 우빈이는 무기력한 모습이었다.하예정은 물컵을 들고 앉아서 우빈이에게 물을 먹여줬고, 반쯤 마시자 우빈이는 더는 마시고 싶지 않다며 고개를 저었다.“우빈아, 그럼 우리 죽 좀 먹을까?”우빈이는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하예정은 일어나서 타월을 찬물에 적셔 가져와 우빈이의 이마에 놓아주었고 죽 한 그릇을 떠 와서 먹여주기 시작했다.꼬마는 몸이 불편한지 반 그릇도 채 먹지 않고 더는 먹기 싫다고 했다.하예정은 조금이라도 더 먹이려고 달래보았지만 실패했다.우빈이를 자기 아이처럼 보살펴온 하예정은 초조하기 그지없었다. 둘 사이의 감정은 진짜 모자에 뒤지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그녀는 초조해하며 아이에게 미지근한 물을 먹여주기도 하고, 또 위층으로 올라가 미지근한 물로 목욕을 시켜주기도 했다.그리고 30분 간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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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7화

가정의가 이어 말했다.“사모님, 제가 약을 처방해 드릴 테니 찬물찜질로 체온이 완전히 떨어지거든 약은 먹이지 않아도 괜찮을 거예요. 만약 체온이 반복하여 38. 5도를 넘으면 그때 다시 약을 먹이도록 해요. 저는 내일 다시 와서 볼게요.”“지금 약을 먹이지 않아도 괜찮은가요?”하예정이 이렇게 묻자 전태윤이 대신하여 대답했다.“모든 약에는 독성이 있는 법이야. 약을 먹지 않을 수 있다면 가능한 한 먹지 말아야지.”작은 병에도 약을 먹고 수액을 맞으면 저항력이 내려가기 쉽다.하예정도 가능한 한 약을 먹이지 않는 편이 좋을 거라는 걸 알고 있지만, 우빈이가 아파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그녀나 언니나 모두 매우 긴장하고 초조해하며 아이가 곧 좋아지기를 바란다. 그래서 아이가 아프기만 하면 바로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서 수액을 맞고 약을 먹일 생각부터 한다.그녀는 몇 분 후 체온계를 꺼내 들여다보더니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지금은 37. 8도까지 떨어졌어요.”“이모, 만두 먹고 싶어요.”온도가 조금 내려가자 꼬마는 다시 입맛이 돌았고, 이모의 품에서 벗어나며 만두를 먹고 싶다고 말했다.“좋아, 그럼 만두 먹자.”하예정은 또 가정의에게 물었다.“이렇게 물리적으로 열이 내리기만 하면 당분간 약을 먹지 않아도 되죠?”“네, 당분간 약을 먹지 않아도 괜찮습니다.”우빈이의 몸은 큰 문제가 없었다. 아마 밤에 이불을 걷어차서 감기에 걸려 열이 난 것으로 추측됐다.하예정은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가정의는 꼬마가 하루 먹을 약을 처방해 준 후 몇 마디 당부하고서야 떠났다.우빈이에게 만두를 먹일 때에야 하예정은 비로소 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이때 하예진은 이미 병원에 있었다.노동명은 여전히 경호원에게 하예진을 문밖에 막아두라고 분부했다.하예진은 여전히 윤미라의 도움을 받아 당당하게 노동명의 병실에 들어갔다.그녀가 사 온 꽃다발을 머리맡에 놓자, 노동명은 꽃다발을 집어 들고 땅바닥에 내동댕이쳤다.하예진은 아무 말 없이 노동명을 위해 끓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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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8화

노동명은 맨 끝에 있는 보온 도시락을 보며 생각했다. 다리가 불편한 자기는 눈앞에 보이는 물건도 마음대로 가져올 수 없다고. 이렇게 쓸모없는 사람이라고!다들 그에게 상처를 잘 치료하라고 격려하고 있지만, 의사도 회복할 확률이 매우 높다고만 할 뿐 100% 회복할 수 있다고는 말하지 않았다. 진짜 회복될 수 있을지 누가 알까?만약 계속 회복하지 못한다면, 지금과 같이 코 앞에 있지만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놓여있는 보온 도시락을 땅에 내동댕이치고 싶어도 방법이 없을 것이다. 그는 보온 도시락이 마치 입을 크게 벌리고 자신을 놀리고 있는 것만 같았다. 눈에 거슬리는 물건조차 스스로 해결할 수 없다며... 그는 하예진이 전화를 받으며 “예정아.”라고 부르는 것을 듣고 하예정으로부터 온 전화임을 알았다.하예진이 전화를 받는 동안 그에게 눈길을 돌리지 않자, 그는 위장된 차가운 가면을 벗어버리고는 탐욕스럽게 그녀를 바라보았다.누군가를 좋아하면 하루 24시간 함께 있고 싶어진다.그는 십여 일 동안 하예진을 만나주지 않았다. 그 하루하루가 얼마나 길었는지, 그가 얼마나 그녀를 그리워하고 있고,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아무도 모른다.어제 하예진이 와서 반나절 동안 돌봐줬지만, 노동명은 여전히 함께 있는 시간이 부족한 것만 같았다. 비록 그녀가 오늘도 올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말이다. 그는 어젯밤에도 여전히 그녀를 생각하며 앞으로의 길을 고민하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우빈이가 열이 난다고? 의사는 뭐래?”‘우빈이가 아프다고?’노동명의 눈가에 안타까움이 스쳐 지나갔다.아마도 하예진이 자기를 돌보느라 우빈이를 돌볼 시간이 없어서 우빈이가 병이 났을 거로 생각했다.다 자기 탓인 것만 같았다.하예진이 통화를 마치자 노동명은 감정을 억누르며 차갑게 말했다.“우빈이는 왜 열이 난 건데? 나한테 올 필요 없으니 가서 돌봐줘.”“밤에 에어컨 바람을 쐬다가 감기에 걸린 것 같다는데... 지금은 예정이와 제부가 잘 돌봐줘서 열이 거의 내렸대요, 약을 먹을 필요도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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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9화

노동명은 그런 하예진이 가슴 아팠고 더 이상 그녀에게 짐을 가해주기 싫었다.“내가 엄마가 주는 두 배를 준다고 했잖아? 그러니 지금 당장 떠나!”“동명 씨, 난 동명 씨가 주는 돈은 받지 않을 거예요. 사모님께서 마련해준 일자리가 얼마나 좋다고요, 동명 씨가 주는 돈은 한 번밖에 가질 수 없지만 이 일자리는 오랫동안 돈벌이할 수 있는 거잖아요. 동명 씨가 주는 돈을 한 번만 받고 떠나가면 내가 손해 볼 거고, 그렇다고 매달 그 돈을 공짜로 받으라면 미안하기고 하고. 아예 이렇게 출근해서 돈을 버는 편이 마음 편하게 쓸 수 있어요.”노동명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평생 날 돌보기라도 하겠다는 거야?”“동명 씨의 지금 마음가짐으로는 이 일을 평생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요?”“꿈 깨! 나는 반드시 좋아질 테니까!”하예진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그거야 동명 씨가 치료에 협조해 주냐에 달려 있죠. 계속 이런 태도로는 다시 일어날 수 있을지가 의심스럽네요. 계속 이렇게 휠체어를 타고 다니고 싶으세요? 무슨 일을 해도 불편하고 계단을 혼자 오르내릴 수도 없고, 그 장면을 생각만 해도 답답하지 않나요? 멋지게 살던 예전의 동명 씨는 다 어디로 가고, 정말 이렇게 억울하게 살아갈 생각인가요?”노동명은 어두운 얼굴로 말을 하지 않았다.회복할 수만 있다면야 왜 싫을까?문제는 의사마저 그가 완전히 회복될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비록 의사는 회복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뿐 한 번도 낫지 않을 거라고 말한 적이 없지만 말이다.노동명은 재활 치료하는데 들 오랜 시간만 떠올리면 자신감이 떨어졌다.“동명 씨, 배고프지 않아요? 국 좀 드실래요?”노동명은 한참을 침묵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엄마가 일당 200만 원씩 주며 돌봐주라는데 맨날 가져온다는 게 국이 다야? 밥도 없고 반찬도 없고 이렇게 챙겨주면 언제 나아?”“동명 씨 드디어 음식 드시게요? 잠시만 기다려요.”하예진은 얼른 병실을 나왔다.윤미라 부부는 밖에서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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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0화

“하예진!”노동명이 병실에서 소리쳤다.“사모님, 저 먼저 들어가 볼게요.”하예진은 윤미라의 손에서 가볍게 자기 손을 빼낸 후, 몸을 돌려 병실로 돌아갔다.윤미라는 따라 들어가지 않았다.하예진이 아들 옆에 있는 한, 그녀가 직접 도와달라고 하지 않는 한, 윤미라 부부는 들어가지 않고 단둘이 지내게 할 생각이었다.비록 아들이 여전히 태도가 고약하고 성깔도 수그러들지 않았지만 부부는 그가 하예진이 옆에 남아서 돌봐주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윤미라는 남편 곁으로 돌아와 앉더니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예전엔 내가 너무 고집이 셌어요. 앞으로는 장소민을 따라 배워야겠어요.”노진규는 말했다.“몇 번이나 충고했는데, 말을 안 듣더니... 동명이는 이제 나이가 적지 않아. 다른 사람들은 그 나이 때쯤이면 벌써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하는데, 동명이는 여자친구도 없어. 모처럼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상대가 몇 번을 이혼했든 동명이만 좋아하면 되는 거지 뭐. 당신 내 말은 죽어도 안 듣더니... 이제는 동명이가 하예진 씨의 도움으로 자신감을 되찾고 치료에 협조하여 빨리 퇴원해서 재활치료를 거쳐 빨리 회복하길 바랄 뿐이야.”윤미라는 얼굴이 약간 붉어졌다.“대부분 사람은 모두 나와 같은 생각일 거예요. 장소민처럼 싫어하지도 반대하지도 않으며 자식이 스스로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둘 수 있는 사람이 또 몇이나 되겠어요?”노씨 일가와 같은 재벌가는 말할 것도 없고, 일반인들도 문벌이 맞는지를 매우 중시한다.조건이 좋은 집안은 틀림없이 비슷한 조건을 찾으려고 하지, 누가 빈털터리를 찾고 싶어 할까?젊은이들은 사랑지상으로 생각할 때가 많다. 정이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집안의 반대는 아랑곳하지 않고 저항한다. 정말 결혼하고 난 뒤 열정이 식어져야 상대방의 부족함을 느낄 수 있고, 서로 다른 집안 조건의 사람들끼리 섞이기 어렵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윤미라는 자신의 반대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사용한 수단이 너무 격렬해서 아들이 교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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