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예진이랑 우빈이도 함께 오긴 했는데, 저는 정말 어르신을 뵈러 온 거에요.”노동명은 정자로 들어가 옆에 앉아 어르신이 태극권하는 것을 지켜보았다.“옛날에 우리 할머니께서 살아 계실 때 어르신을 따라 태극권을 하라고 제가 그렇게나 타일렀는데 할머니께서는 끝까지 듣지 않으셨어요.”노동명의 할머니와 어르신은 같은 시대 사람이지만, 노동명의 할머니의 건강은 어르신에 비하면 한참 뒤떨어져 있었었다.어르신은 아직도 정정한지라 혼자서도 비행기를 타고 전 세계를 일주할 수 있을 정도이다.특히 손자들을 놀리는 데는 정력이 넘쳐난다.그에 비해 노동명의 할머니는 저세상으로 떠난 지도 한참 됐다.“허허, 네 할머니는 진정한 명문가 규슈거든. 나 같은 시골뜨기랑은 다르지.”“어르신도 참, 어르신도 분명히 명문가 규수시면서 이런 말을 해요?”“우리 증조할아버지께서 아직 살아계실 때는 우리 친정도 명문가라고 할 수 있었지. 하지만 내가 태어날 적엔 우리 집도 쇠퇴하여 살고 있던 저택까지 국가에 맡길 수밖에 없게 되었단다. 너희 할머니는 평생 우아하게 살았는데, 나 같은 막돼먹은 사람과는 비교가 안된다.”태극권 연습을 마친 어르신이 동작을 멈추자 노동명은 얼른 일어나 어르신을 부축하려 했다.노부인은 시끄럽다는 듯 그의 부축을 거절하고는 흥미진진하게 말했다.“동명아, 이 할미랑 한번 겨뤄보지 않겠느냐? 나도 몸을 푼 지 오래돼서 말이야.”노동명은 바로 투항하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어르신, 제발요. 제가 어찌 감히 어르신이랑 겨루겠어요?”“네가 이겨도 상관없어, 네 탓을 하진 않을 테니까.”“그러다 제가 어르신을 다치게라도 하면 어떡해요? 그럼 앞으로 저는 전씨 일가의 원수가 될 거예요. 이곳에 발도 들여놓지 못하게 될걸요? 이런 손해보는 일은 사양할게요. 정 겨뤄보고 싶으시다면 태윤이를 찾는 건 어때요?”이때 전태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동명아, 날 함정에 빠뜨릴 생각 마.”전태윤은 우빈이를 안고 정자로 다가오며 인사를 했다.“할머니.”그에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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