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진은 그가 여운초를 데려다주는 것을 보았다.여운초가 돌아오기 전, 그는 경호원에게 부탁해 여씨 가문 저택을 떠났다. 하지만 가는 동안 고민 끝에 차에서 내려, 별장 입구에서 여운초를 기다리기로 했다.결국 한동호는 여운초를 데려다주는 길에 전이진이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고도 그를 알아보지 못했던 것이다.한동호가 떠날 때쯤 전이진은 여씨 가문 별장에서 불과 100미터 정도 떨어져 있었고, 여운초가 한동호의 차에서 내리는 것을 봤다.그녀에 대한 걱정이 가득했던 전이진은 그 모습을 보고 나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들면서, 화도 나고 질투도 났다.도대체 저 남자와는 무슨 사이일까?오후 내내, 밤새도록 그 남자와 함께 있었겠지?“여운초, 저 사람 누구야?”전이진이 물었다.여운초는 대답 대신 그를 지나치려 했는데, 전이진이 손을 뻗어 그녀의 손목을 끌어당겼다.여운초는 그의 큰 손에서 벗어나려고 애를 썼지만, 그가 너무 꽉 잡은 탓에 그럴 수가 없었다.“전이진, 이 손 놔!”전이진은 한참을 그녀를 노려보다가 누그러진 어투로 말했다.“미안해, 운초 씨. 화났으면 몇 번이고 내 뺨을 때려도 돼. 양쪽 뺨이 얼얼하도록 아프면 정신 차리겠지 내가. 앞으로는 허락 없이 마음대로 행동하지 않을게. 그 어떤 목적이 있었던 건 아니야. 당신이랑 있다 보니까 내가 당신을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됐어. 할머니의 부탁이 아니었더라도 이미 좋아하고 있었어. 그래서 다른 남자들과 같이 있는 너를 보면 질투가 나. 근데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라고 하니까, 내가…… 운초 씨, 때리고 욕해도 돼. 하지만 지금처럼 나 피하지는 마. 휴대폰도 꺼놓지 마. 연락이 안 되니까 괜히 무슨 일이 생겼나 걱정되고, 하루 종일 일도 못 하고 네 생각밖에 안 났어.”전이진은 고백이 섞인 사과를 전했다.그는 여운초를 사랑한다고 감히 말하지 못했지만, 진심으로 그녀와 함께 있는 게 좋았고, 그녀와 장난치는 것도 즐거웠다.처음에는 할머니가 맡긴 임무라고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형수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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