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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은 억만장자: Chapter 111 - Chapter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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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장

하예정은 이 순간 전태윤이 질투를 느끼고 있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한 채 서점에 왔다. 서점은 조용했다. 하예정은 공예품을 만들기 시작했다.심효진은 파키라를 완성한 하예정에게 물었다.“예정아. 너 요즘 왜 파키라만 만들고 있어? 이거 잘 팔려?”완성품을 내려놓고 잠시 쉬고 있던 하예정은 심효진의 물음에 미소 지으며 답했다.“요즘 쇼핑몰 매출이 좋아. 제일 핫한게 바로 이 파키라야. 매출 완전 수직 상승.”“혹시 너 입장 발표하고 나서 사람들이 너랑 예진 언니 안쓰러워서 사주는 거야?”하예정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말했다.“그건 아닌 거 같아. 어릴 적 사진이랑 번호만 올렸고 다른 정보는 공개된 거 없어. 지금은 그 글도 다 삭제됐잖아.”글을 올린 사람이 아마도 하씨 집안 사람들한테 불똥이 튈까 봐 두려웠을 것이다.“뭐 마침 전씨 가문 도련님의 기사 때문에 그 일이 묻히긴 했지. 더 일이 크게 번지기 전에 내가 반격한 거고. 그러니까 그런 가능성은 적어.”심효진은 전씨 가문 도련님의 기사라는 말에 이내 관심을 보이며 신비스러운 말투로 말했다.“우리 고모가 그러는데 성소현이 너와 관련된 실검을 보고 자기가 묻힌 거 같아서 기분이 언짢았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뒤에서 손 좀 써서 너에 관한 실검을 묻어버렸대.”이 사실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하예정은 웃으며 말했다.“그러니까, 성소현 씨가 결국 나 도와준 거네.”하예정은 뭔가 생각하더니 또다시 웃음을 지었다.“성소현 씨한테 고마워해야겠어. 그럼 나도 성소현 씨가 하루빨리 전씨 가문 도련님을 정복하길 기도해 줘야 하겠는걸. 재벌 집 딸이니 돈도 많고 권력도 있으니 전씨 가문 도련님 몸에 이상이 있는지 없는지는 알아내기 쉬울 거야. 우리끼리 하는 말이었으니 말이지 앞으로 입조심해야겠어.”심효진은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우리도 그냥 해보는 말이지, 뭐. 전씨 가문 도련님이 정말 몸에 이상이 있다 한들 성소현이 어떻게 알겠어? 그 도련님 주위에는 종래로 젊은 여자가 없었으니 그거에 대해서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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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장

주우빈의 부름에 두 사람의 대화는 끊기고 하예정은 하예진이 주우빈의 손을 잡고 들어오는 것을 발견하고 손에 든 것을 내려놓더니 카운터에서 나왔다.심효진은 하예정보다 더 행동이 빨랐다. 어느새 심효진은 어리둥절해하는 주우빈을 안아 들더니 볼에 뽀뽀 세례를 했다. 그것도 모자라 주우빈에게 비행기 놀이를 해주니 주우빈은 신난다는 듯이 까르르 웃어댔다.“언니, 어떻게 왔어?”하예정은 시간을 확인했다. 때는 이미 10시가 넘었다. 이 시간에 하예진은 보통 집에서 점심 식사를 준비한다. 주형인이 퇴근했을 때 식사 준비가 되지 않으면 또 잔소리를 한바탕 늘어놓을 것이다.“하도 심심해서 나왔어. 우빈이가 기어코 여기 오겠다 그러더라고.”하예진은 태양 모자를 벗더니 땀을 닦아내며 말했다.“곧 11월인데 날씨 왜 이렇게 더워.”관성의 가을과 여름은 온도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다. 겨울도 그리 춥지 않다.그저 아침과 저녁에 조금 쌀쌀할 뿐, 낮에는 해만 떴다 하면 푹푹 쪘다.“열 시 넘었는데 언니 식사 준비 안 해도 돼?”하예정은 하예진이 무조건 밥을 차려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보통 사람은 점심때 밥을 먹어야 하니 그저 물은 것뿐이다.“우빈이는 다 먹이고 나왔어. 분유도 가져왔으니 오후까지 놀다 가도 괜찮아. 이따 너랑 배달이나 시켜 먹지 뭐. 아니면 나 지금 장 보고 와서 너희 가게 주방에서 밥해도 되고. 네 형부는... 쌀은 내가 씻었고 물도 맞춰놨어. 전기까지 다 꽂아 놨으니 알아서 해 먹겠지, 뭐. 채소는 다 씻어서 주방에 두었으니 데쳐서 먹든 볶아서 먹든 알아서 하라고 해.”하예진의 말을 들은 심효진은 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언니. 그럼 절반만 해둔 거예요?”“더치페이하기로 했으니, 반반만 하는 거지. 내가 다 하면 그게 어떻게 더치페이야? 더치페이가 돈에만 있는 줄 알아?”하예진은 요즘 주형인에게 많은 상처를 받았다. 그러니 더치페이 앞에서 하예진은 똑 부러지게 행동했다. 이 기회에 주형인을 잘 다스릴 생각으로 말이다.하예진은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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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장

“저번에 예정이랑 제부가 사 온 선물들, 그날 더치페이 일로 나 진짜 뚜껑이 열리더라고. 그래서 다 내 방에 가지고 들어갔어.”하예진은 걸상을 빼서 앉으며 말했다. 하예정은 주방으로 들어가 냉장고에서 과일을 꺼내 씻은 뒤 하예진의 입에 넣어주었고 심효진은 온수를 따라왔다.하예진은 물을 마시고 나서 하예진은 집에서 발생한 일들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사실 오늘 그녀는 꾹꾹 눌러 담은 화를 하예정에게 토로하고 싶어서 왔다.누구에게라도 말하지 않으면 우울증이 걸릴 것 같았다. 심효진과도 오랜 시간 봐 온 사이거니와 그녀도 입이 무거웠다.하예진이 말 했다.“다음날 깨나 보니 주형인이 이미 다들 집에 보냈더라고. 가면 갔지, 나도 빨리 갔으면 싶었어. 그런데 주형인이 글쎄 예정이 부부가 들고 온 선물을 다 보낸 거야. 우빈이 장난감까지 거의 다 털어갔어. 나 진짜 눈이 뒤집히더라니까. 게다가 주형인이 뭐라는 줄 알아? 우리는 부족한 게 없으니 자기 누나한테 다 줬대. 우리 시누이가 뭐가 부족한데? 두 사람 다 직장 있고 월급 또박또박 들어오고 게다가 우리 시부모님이 애까지 봐주고 있는데. 우리 시부모님은 퇴직금만 해도 어마어마하게 받고 계시는데 매달 주형인한테서 돈 꼬박꼬박 다 받아 가셔. 그거 다 시누이한테 줄 걸? 그러고 자기들 월급은 다 적금 들어놓고 우리 시부모님 돈이랑 주형인 월급으로 생활하는 거 있지. 자기 동생이 장가를 안 갔으면 모를까, 장가도 갔고 대출도 매달 나가는데 어떻게 자기 동생 돈으로 생활하려고 들어.”하예진은 주형인의 생각을 알 수 없었다. 부모님에게 드리는 돈이 분명 주서인한테로 가는 걸 알면서 매달 돈을 보내주면서도 정작 하예진한테는 인색했다. 하예진도 더는 참을 수 없었다.게다가 하예진의 시댁 식구들은 연기도 잘했다. 두 사람이 결혼하기 전에는 세상 좋은 사람인 양 굴더니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나니 본 모습을 드러냈다.“아들이 부모를 모시는 건 당연한 일이라 하지만 누나랑 뭔 상관이야? 돈 주지 말라는 것도 아니고 적게 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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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화

하예정은 머리를 끄덕였다.그녀는 주우빈의 얼굴에 입을 맞추며 장난스러운 말투로 말했다.“우빈이 어린이집 가고 싶어?”“싫어.”주우빈은 한창 엄마한테 엉겨 붙고 싶은 나이다.하예정은 미소를 지으며 하예진에게 말했다.“우빈이 어느 어린이집으로 보낼지는 생각해 뒀어? 다 생각하면 주말에 우빈이 데리고 미리 적응도 시킬 겸 놀러나 가자고. 재밌게 놀기만 하면 안 가겠다고 떼쓰지는 않을 거야.”이곳은 주말이면 많은 부모님이 아이를 데리고 곧장 어린이집으로 놀러 다니기도 한다.하예진은 머리를 끄덕이고 말했다.“또 있어. 나 진짜 화났잖아. 나 그 시누이가 네 형부한테 뭐라고 했냐면. 자기 두 아이를 관성에서 학교 보낼 테니까 우리 집에서 지내면서 나더러 픽업하래. 그리고 밥 차려 주고 공부도 가르쳐주란다. 나는 뭐 돈 안 받아도 되는 도우미야? 네 형부가 월 30만 원 더 주겠다면서 어쨌든 아이 하나든 셋이든 같은 일이라면서 개소리 치는 거 있지. 내 새끼는 내가 낳았으니 아무리 힘들어도 내가 키우지만 다른 집 애를 내가 왜 키우면서 고생을 사서 하겠냐고? 그것도 모자라서 집문서 명의 자기 누나 앞으로 돌린대. 그렇게 되면 학군지에 집이 있는 게 되니까 두 아이의 입학도 쉽다네.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집문서 명의 이전하면 다시 되돌려 받기가 쉬운 줄 알아?”하예정과 심효진은 할 말을 잃었다.가끔 인터넷에서 누군가 유사한 사건을 썰로 푸는 것은 본 적은 있으나 하예진이 직접 겪을 줄은 생각도 못 했다.하예진은 이미 말을 꺼냈으니 브레이크 없이 술술 얘기했다. 그녀는 물 두 모금을 마시고 계속 말했다.“예정아. 나 네 형부한테 만약 집문서 명의 이전할 거라면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인테리어 비용은 나한테 돌려달라고 얘기했어. 인테리어 비용만 7,600만 원 썼는데.”하예진은 몇 년 동안 직장에 다니며 모은 돈을 전부 가정을 경영하는 데 썼다.“만약 인테리어 비용 돌려주지 않으면 이혼할 거야. 이혼해도 그 돈은 다 돌려받을 것이고. 예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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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화

이내 하예진이 말했다.“모든 남자가 다 주형인 같은 건 아니야. 효진아, 너 언니 때문에 결혼이 두려워서 시집 안 가려고 하면 절대 안 돼. 그럼 나 죄인 될 거야.”하예진은 심효진이 아직 미혼이고 집안에서 결혼을 재촉하는 중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심효진이 웃으며 말했다.“알아요, 남자든 여자든 다 진상이 있기 마련이죠. 결혼은 내가 좋아하고 평생을 맡겨도 될만한 사람과 하는 거니까 언니 영향 안 받아요. 그런데 앞으로 결혼을 생각하기 전에 꼭 상대편 가족의 인품은 체크하고 결정해야겠어요.”그녀의 엄마는 결혼은 한 사람과 하는 것이 아니라 한 가정과 하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리고 결혼할 남자의 가족과 친구들이라는 고인 물에 들어가는 것이기도 하니 알아두어야 할 점이 아주 많다.심효진은 하예정을 한번 슬쩍 쳐다보았다.심효진은 마음속으로 탄복했다.하예진의 결혼 생활은 정말 힘들어 보였다.게다가 아이가 있으니 이혼이 하고 싶어도 충동적으로 움직이면 안 되었다. 미리 뒷길을 생각해 상황을 유리하게 만든 다음에야 자신감 있게 이혼을 요구할 수 있다.하지만 하예정은 초고속 결혼이라 서로에 대해 아는 것도 없고 결혼 전에는 심지어 얼굴 한 번 본 적도 없었다. 얼마나 많은 용기가 필요했을까?심효진은 자기는 절대 모르는 남자와 초고속 결혼을 못 할 것이라 생각했다.비록 지금의 상황으로 봤을 땐 전태윤은 주형인에 비해 훨씬 낫다. 최소한 하예정에게 곤란이 생겼을 때 전태윤은 발 벗고 나서 도와주었다. 하지만 그도 결국은 하예정과 반년 짜리 계약을 맺은 사람이니 심효진은 하예진의 앞날에 대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하예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떤 말은 하예진과 단둘이 해야 했기에 말을 아꼈다.“드르릉...”하예정의 휴대폰에서 진동이 울렸다.휴대폰을 확인한 그녀는 주우빈을 하예진에게 넘겨주며 말했다.“태윤 씨야. 나 전화 좀 받고 올게.”하예정은 하예진이 두 사람의 통화내용을 듣고 비밀을 알아낼까 봐 밖으로 나가 전화를 받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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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화

전태윤은 가볍게 대답하고 계속 말했다.“이번 일로 그 사람들도 더는 함부로 하지 못할 거야.”하씨 집안 사람들에게는 이젠 후회만 남을 것이다.“평소에 점심 식사는 어디서 해요?”“밖에서.”전태윤은 다시 물었다.“나한테 밥 사주고 싶구나.”하예정이 웃으며 말했다.“시간 되면 내가 밥 살게요. 도움을 받아서 고마운데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으니 밥 사는 거예요. 그런데 너무 비싼 곳은 안 돼요. 감당 못 할 수도 있어요.”전태윤은 웃음이 나왔다. 고마워서 밥을 사겠다며 비싼 곳에 갈까 봐 두려워하는 건 성의가 있다고 해야 할까, 없다고 해야 할까?“점심에는 시간이 부족하고 퇴근하고 나면 외식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나 진짜 밥 사주고 싶다면 집에 일찍 들어갈 테니까 당신이 직접 해줘. 우리 둘만 먹을 수 있게 적당히 하면 돼.”전태윤은 전혁진에게 아내인 하예정이 만든 음식을 주기 싫었다. 아무리 사촌 동생이라고 해도 그건 안 되는 일이다.‘집 밥을 먹고 싶으면 자기도 빨리 장가가서 와이프한테 해달라고 하던가.’전혁진이 전태윤의 생각을 읽었다면 지금쯤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우리 형 역시나 질투했네!”전태윤은 저도 모르게 창피해졌다.자기는 절대 질투가 뭔지도 모르고 어떤 기분인지 느껴본 적도 없다고 큰소리치더니 아마 지금쯤은 제대로 그 기분을 느꼈을 것이 분명하다.하예정이 웃으며 말했다.“알겠어요. 저녁에 일찍 들어와요. 밥 차려 놓고 기다릴게요.”“수고해.”전태윤은 절대 하예정이 아내로서 무조건 밥을 차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만약 그녀가 차려준다면 그것은 고마워해야 할 일이다. 두 사람 다 출근해야 하고 직장이 있다 보니 각자 바쁜 건 사실이다.가정이 행복해지려면 한 사람이 아닌 두 사람이 함께 힘을 써야 한다.두 사람은 5분도 안 돼서 통화를 종료했다.통화를 종료한 후, 전태윤은 휴대폰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사무용 책상에 올려놓고 혼자 중얼거렸다.“나 어떻게 된 거 아니야? 이상하네.”그는 왜 용건 없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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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장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고 가게로 돌아가려던 하예정은 마침 가게에서 나오는 하예진이 보였다."어디가, 언니?""마트에 가서 장 좀 보려고, 배달 음식 좀 적게 먹어."“우빈이 좀 봐줘."하예정은 알았다고 한 후 조심해서 다녀오라고 손을 흔들었다.하예정은 새 차를 운전하지 않고 낡은 스쿠터를 타고 출근했다. 하예정에겐 그 스쿠터가 더 편했다.또한 출퇴근길에 차가 막힐 위험도 줄일 수 있다."언니, 생활비 좀 보낼게."하예정은 하예진이 주형인의 돈으로 이것저것 사는 것이 싫어서 하예진에게 계좌이체 해주었다.하예진은 대꾸도 하지 않고 하예정의 스쿠터를 타고 멀리 사라졌다. 채솟값 정도는 하예진에게도 있다.하예진을 보낸 후 하예정은 다시 가게로 돌아왔다. 우빈이가 처음으로 가게에 온 것은 아니다. 심효진과도 꽤 친하여 엄마가 없어도 울지도 않고 가게를 두리번거리면서 펜을 만지작거리거나 책을 만지작거렸다."그분이 널 찾는 중?"심효진이 살짝 떠보면서 말했다."출근 시간에도 전화하는 것을 보니 네가 많이 보고 싶은가 봐."“그 진상들이 나한테 연락했는지 물었어."심효진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래도 네 일을 마음속에 두고 있다는 거잖아. 예정아, 어쩌면 너랑 태윤 씨 잘 될 수 있지 않을까?""요즘 지내보니 사람은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인연이 될 사람은 자연스레 인연이 되겠지, 뭐."전태윤은 여전히 그녀가 다가가는 것을 밀어내고 있고 하예정도 가까이 가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만약 인연이라면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다.아침에 입술도 부딪혔는데 서로 더 다가가려 하지 않은 것은 놀랄 일이었다.아직도 남녀 사이에 우정이 있다고 생각하는 전태윤을 생각하니 하예정은 자신이 골동품을 찾았다고 생각했다. 이 나이에 이렇게 순진한 남자라니!다른 한 면으로 볼 때는 전태윤은 사랑 앞에서 차가웠다. 할머니가 굳이 빨간 실을 두 사람에게 묶어주길 바랐던 원인이다. 하늘이 도와주지 않는다면 나이 쉰에도 아내를 맞이하기 어려울 것이다."효진아,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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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장

하예정의 전화에 전씨 가문 할머니는 두 사람이 잘될 수 있다는 생각에 호호 웃으면서 전태윤이 좋아하는 것을 다 말해주었다. 심지어는 전태윤이 평소에 즐겨 입는 속옷의 색상마저 알려주었다.전태윤의 옷은 모두 맞춤 제작하여 집으로 배송해 주는데 할머니가 대신 받은 적이 많아 무슨 색상의 속옷을 입는지 잘 알고 있다."예정아, 태윤이가 좋아하는 게 별로 없어. 그러니 상관하지 말고 그냥 사면 돼. 사이즈는 내가 알려줄게.""제가 산 게 마음에 안 들면 어떡해요?"할머니가 웃으면서 말했다."선물을 하는 것은 예정이 마음이고 입을지 안 입을지는 태윤이 마음이지만 이 늙은이 생각에는 분명히 입을 것 같아."전태윤은 츤데레 그 자체였다.아내가 사준 옷을 싫어하는 것처럼 보여도 입고 출근해서 자랑까지 하곤 한다.집사람이 회사의 일에 관여를 안 한다고 하더라도 할머니는 회사에서 손주가 어떻게 일을 하고 있는지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전해 들을 수 있었다.전태윤은 소정남 앞에서 아내가 있으면 좋은 점을 자랑하곤 했다.할머니는 하예정에게 옷 두 벌과 타이 두 개를 전태윤에게 선물해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했다.전태윤의 몇 없는 좋아하는 것에 맞추어 사려고 하면 하예정의 재정 상황으로는 무리다.하예정은 무리하지 않고 여유가 있는 만큼 선물을 할 것이다.어느 정도 선물을 생각한 후 밥을 다 먹고 하예정은 스쿠터를 타고 선물을 고르러 갔다.마침 언니와 조카도 집에 데려다주어야 했다."언니, 집으로 가면 형부가 또 언니한테 시비를 걸 거야."가게 일로 한창 바쁠 때 주형인이 하예정에게 전화를 걸어 왜 밥을 차리지 않았냐면서 잠깐 다투는 것을 하예정는 들은 적 있다. 주형인은 아직도 고리타분한 선비 노릇을 하고 있다.하예진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말했다."내가 선택한 일이니 무섭지 않아.""예정아, 만약 너희 형부와 내가 정말로 이혼하게 된다면 언니 좀 도와줘, 나는 분명히 다시 일어설 거야."하예진은 경제적인 면에서 하예정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일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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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장

"형부도 언니와 집안일을 같이 해야죠. 언니가 지금 회사도 그만두고 집에서 아이 둘을 돌보고 있는데 형부가 이렇게 하면 제 언니는 남편이 있을 때와 없을 때와 다를 게 뭐가 있어요?""언니가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나요? 마트에서 장을 보고 쌀 씻어서 밥솥에 넣으면 나머지 절반은 형부가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주형인은 입을 떡 벌리고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가 입을 열려고 하는 순간 하예정이 계속하여 말을 이어갔다."매일 집에 돌아와서 깨끗한 집을 보면 무슨 생각 안 들어요? 청소기가 발이 달려서 저절로 청소가 되나요? 아직 어린 우빈이가 집 안에서 놀다 보면 장난감을 곳곳에 어질러 놓지만, 청소기가 그것까지 정리는 못 하죠.""장난감에 발이 달려 제 곳을 찾아가는 게 아니잖아요? 또 형부가 먹고 마시고 쓰는 것과 매일 깨끗하게 개어진 옷도 언니가 빨아준 것 아니면 뭐에요?""매일 먹고 있는 삼시 세끼는 언니가 한 게 아닌가요?""언니가 수입이 없다고 하지만 집안일 안하면 형부가 아무런 걱정 없이 회사 잘 다닐 수 있을 것 같아요?""이 집은 형부와 언니 둘이 함께 꾸려나가는 거예요. 언니는 내조하고 형부는 외조해야죠.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 가족을 위해 헌신한 게 없는 게 아니에요. 아니면 바꿔서 형부가 집에서 빨래하고 밥하고 애 보고 청소하고 언니 출근시켜요." 하예진이 결혼 전에 받았던 월급도 주형인보다 낮지는 않았다.주형인은 몰아치는 하예정의 말에 한마디 대꾸도 할 수 없었다. 잠시 멍해 있던 주형인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내가 한마디를 했을 뿐인데 이렇게 많이 받아친다니, 누가 들으면 내가 예진이에게 폭력이라도 하는 줄 알겠어. 가게 일 안 바빠? 만약 돈이 안 되면 그만두고 회사나 찾아서 들어가지?""남편이 큰 회사에 있잖아. 자리 하나 마련해 달라고 해. 그러면 몇백은 받을 수 있을 것 아니냐, 그 가게 보다는 나을 것 같은데."하예정이 덤덤하게 말했다."형부가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먹고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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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장

맛없어!왜 달지?왜 단맛이 나는 걸까? 소금인 줄 알고 설탕을 넣은 것인가?주형인은 주방으로 가 양념통을 보았다. 설탕과 소금과 MSG가 양념통에 나란히 담겨 있었다. 분명히 소금인 줄 알고 설탕을 잘못 넣은 것이다.결혼 전에는 주형인은 집에서 어머니가 밥을 해주었고 결혼 후에는 하예진이 밥을 해주어서 음식을 만들어 먹은 적이 없었다. 처음 요리를 하는 그의 음식은 정말 삼키기가 어려웠다.밥솥을 보니 하예진이 이미 물을 맞춰놓아 밥은 먹을 수는 있었다.하지만 흰 쌀밥만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회사에서 하루 종일 일을 하고 돌아와 따뜻한 밥 한 끼 먹지 못한다는 것에 주형인은 화가 머리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는 성큼성큼 방으로 다가가 방문을 열었다. 하예진은 침대 머리에 앉아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본 주형인은 화가 더욱더 치밀어 올랐다.그는 하예진의 앞에 다가가 휴대폰을 내쳐 떨어트리며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아 땅바닥에 박았다. 그러고는 발로 하예진을 마구 차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들이 잠에서 깰까 봐 큰 소리로 욕을 하지는 않았다.갑자기 습격당한 하예진은 아무런 준비도 없이 땅바닥으로 내쳐졌다.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주형인을 노려보았다.주형인은 남자인 데다가 먼저 공격까지 했으니 하예진은 비집고 들어갈 틈을 먼저 찾아야 했다.주형인에게 맞은 하예진의 얼굴이 빨갛게 부어올랐지만 하예진은 잘못했다고 하지 않았다. 예전에 회사 동료가 그녀에게 말하길 부부가 싸울 때 이기든 지든 무조건 반격을 하라고 했었다. 남자들이 여자를 쉽게 제압할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게 하면 안 되었다.만약 여자가 잘못을 인정한다면 계속 폭력을 가할 것이다.가정폭력은 한번 시작하면 영원히 끝이 없다.주형인이 주먹이 다가올 때 하예진은 죽을힘을 다하여 그 주먹을 잡아내고 그의 팔을 있는 힘껏 꽉 물었다. 주형인의 비명이 방안에 울려 퍼졌다. 주형인은 다른 손으로 하예진의 머리카락을 더욱더 세게 잡아끌었고 하예진은 더욱더 세게 그의 팔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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