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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1화

CY그룹 옥상에 있는 화원.용인주는 뒷짐을 지고 무표정으로 아래를 내려다보며 도로에 가득한 차량을 쳐다보았다.김예훈도 그의 옆에 서 있다가 한참 지나서야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인주 님, 오늘의 일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김예훈과 용인주는 예전에 꽤 친한 사이였다.다만 김예훈이 얼마 전에 최종호를 반 죽였고 최종호는 결국 죽음을 맞이했다. 용문당에서는 김예훈이 최종호를 죽였다고 확신하고 있었다.원래대로라면 용인주는 오늘 와서 김예훈과 싸우려고 할 줄 알았다. 하지만 그가 오늘 김예훈의 편을 들어주다니, 이건 예상 밖의 일이었다.용인주는 고개를 돌려 김예훈을 보더니 갑자기 웃으며 대답했다.“총사령관님의 명석한 두뇌로 제가 온 목적을 모르다니요.”김예훈은 말을 하지 않고 몸을 돌려 담담하게 용인주를 쳐다보았다.용인주의 몸에서 갑자기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그러더니 포식자 같은 무서운 기운이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그 순간, 아무리 김예훈이라고 해도 살짝 미간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용인주가 그에게 매우 강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마치 그가 모든 사람의 목숨을 손에 쥐고 노는 듯한 기분이었다.김예훈의 목숨까지도 말이다.그리고 용인주가 가볍게 웃으며 얘기했다.“총사령관님, 일단 제 공격을 받으시죠.”말을 마친 용인주가 움직여서 평범해 보이는 주먹을 뻗었다.김예훈의 표정이 약간 변했다. 하지만 뒤로 물러나지 않고 한 발 앞으로 나서며 똑같이 주먹을 앞으로 내뻗었다.퍽. 퍽. 퍽.아이들이 싸우는 듯한 가벼운 주먹 소리가 울렸다. 예상하던 큰 소리는 나지 않았다.두 사람은 허공 속에서 싸우고 있었다. 옷이 공기에 스쳐 쉭쉭 소리까지 났다.쨍그랑.거의 동시에 화원에 있던 모든 유리창이 깨부서졌고 가루가 되었다.붙어서 싸우던 두 사람도 떨어지게 되었다. 김예훈은 동작에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원래 자리로 착지했다.용인주는 세 걸음 뒤로 물러나더니 괴이한 미소를 지었다.그는 전설 속의 총사령관이 퇴역하고 나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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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2화

용인주는 계속 얘기했다.“둘째, 퇴역한 총사령관이 정말 전설 속의 소문처럼 대단한 실력을 갖추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셋째, 최종호를 위해 나서주고 싶었습니다. 아무리 못나도 내 부하니까요.”김예훈은 담담하게 얘기했다.“죽고 싶으면 지금이라도 죽여줄 수 있습니다.”용인주는 웃으면서 오른손을 꺼내 옥 같아 보이는 패 쪽을 김예훈 앞에 던지며 담담하게 얘기했다.“넷째, 부산 용문당 지사는 내가 오랫동안 준비해 온 곳입니다. 최종호가 총사령관님 손에 죽은 게 맞는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총사령관님의 이유가 가장 크죠. 최종호가 죽어서 부산이 혼란에 빠졌으니 저는 총사령관님이 한 달 동안 용문당 부산 지사의 일을 도맡아 처리했으면 합니다.”김예훈은 가볍게 웃었다.“인주 님, 꿈을 꾸셔도 적당히 꾸셔야지. 용상국 씨가 나에게 9대 국방부 총사령관이 되어달라고 계속 부탁했지만 나는 다 거절했습니다. 고작 용문당 당주가 나를 부산 용문당 지사의 회장이 되어달라고 협박하면, 내가 들을 것 같아요?”용인주는 미소를 지었다.“총사령관님이 과대 해석하셨습니다. 이건 명령도 아니고 협박도 아닙니다. 그저 총사령관님이 이 일을 할 것 같아서 그러는 겁니다.”그는 김예훈이 질문할 기회도 주지 않고 홀로 얘기했다.“우리 한국은 계속해서 5대 강국의 견제를 받아왔습니다. 수년 전에 있었던 유라시아 전쟁에서 총사령관님이 5대 강국 연합군을 혼자서 쓸어버렸죠. 그 후에는 변경에서 작은 다툼이 있었을 뿐이지 다시 전쟁이 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한국을 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혼란스러운 부산은 그들이 쳐들어오기 딱 좋은 곳이죠. 얼마 전 들은 소식이 있습니다. 일본의 사이카 닌자가 부산에 잠입해 있다고 합니다. 그들의 목적은 아직 몰라요. 최종호가 부산에 간 것은 이 일을 조사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최종호가 죽었으니 총사령관님이 이 책임을 지셔야죠?”김예훈이 미간을 찌푸렸다.“나한테 뒤집어씌우는 겁니까?”용인주는 작게 웃으며 얘기했다.“그런 것은 아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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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3화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서로 마주 보며 눈치를 봤다.얼마 지나 박인철이 말을 꺼냈다.“총사령관님,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만약 정말 일본의 사이카 닌자가 부산에서 무슨 수작을 부린다면 일반인이 해결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용문당 당주 같은 사람이 갑자기 부산으로 간다면 일본인들의 주목을 받게 될 테니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총사령관님께서는 오랫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셨습니다. 지금은 김세자라는 신분이 밝혀지긴 했지만 진정한 신분은 그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니 총사령관님이 가서 조사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긴 합니다. 게다가 총사령관님이 은퇴하셨던 그동안, 당도 부대의 형제들도 총사령관님이 나서길 기대하고 있습니다.”“그때 가서 다시 보자.”김예훈은 가볍게 손을 저었다.큰 나무일수록 그림자가 더욱 크고 바람 잘 날이 없다. 지위가 높은 사람일수록 그 책임이 더욱 무겁다.김예훈은 잘 알고 있었다.겨우 은퇴했는데 다시 총사령관으로 나선다면 그건 자유를 박탈당하는 것과 같았다. 앞으로 그의 사생활에 모두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오정범은 고민하다가 얘기했다.“총사령관님, 만약 가고 싶지 않으시면 제가 가겠습니다. 그저 일본인 몇 명으로 총사령관님이 나서게 하다니.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쓰는 격입니다.”“조용히 해!”원경훈이 오정범을 노려보며 얘기했다.“부산은 손을 쓰기 어려운 곳이야. 부산 6대 가문을 보면 하나같이 어려운 상대야. 게다가 최씨 가문은 지금 총사령관님을 눈엣가시로 여기고 있어. 네가 아니라 총사령관님이 가더라도 위험한 곳이야!”오정범은 동의하지 않았다.“총사령관님의 실력으로 무서울 게 뭐가 있습니까.”“네가 뭘 알아. 걸어오는 싸움은 몰라도 뒤에서 더러운 수작을 부리는 것은 피하기 어려운 법이다. 부산 같은 곳은 별별 수법을 쓰는 사람이 다 있어. 게다가 부산 용문당의 사람들은 총사령관님을 극도로 미워하고 있으니 함부로 나섰다가는 사방이 적이다.”원경훈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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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4화

김예훈은 소파에 기대어 담담한 목소리로 얘기했다.“아직 제대로 결정하지 않았어요. 이 두 늙은 여우한테 이용당하는 기분이 썩 좋지 않아서. 게다가 부산 용문당을 처리하는 건 지금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열흘에서 보름 정도, 그들이 싸우다 지칠 때 다시 보죠.”그가 말을 마치자마자 송준이 걸어들어와 몸을 숙이고 얘기했다.“김 대표님, 하 비서 측은 제가 사람을 시켜 알아봤습니다. 하지만 별로 이상한 점은 없습니다. 그저 일반인이 사직한 것과 같아요. 하지만 이게 제일 이상한 부분이죠. 그래서 내일 직접 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내일 비행기로 성남을 떠난다고 들었거든요.”송준의 말을 들은 박인철과 원경훈, 오정범은 눈만 데굴데굴 굴렸다.이건 총사령관님의 사생활이니 끼어들어서도 안 되고 궁금해해서도 안 된다.김예훈은 미간을 짓누르고 한숨을 쉬더니 떠나버렸다.반 시간 후, 김예훈은 하은혜 아파트의 벨을 눌렀다.얼마 지나 문이 열렸다. 하은혜는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로 걸어 나왔다.집에 있었기에 그녀는 평소처럼 오피스 룩이 아닌 널찍한 잠옷을 입고 있었다.큰 잠옷은 그녀의 굴곡적인 몸매를 감추어 주었지만, 또 보일락 말락 하는 것이 사람을 애타게 했다.하은혜는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김예훈을 마주한 그녀는 잠시 굳었다가 다급한 표정으로 물었다.“김 대표님, 왜 오셨어요?”김예훈은 웃으며 얘기했다.“은혜 씨는 내 옆에서 오랫동안 일하면서 많은 일을 했는데 갑자기 설명도 없이 사직서를 내다니. 이건 좀 아니잖아요. 그래서 오늘 밤 해명을 들으러 왔어요. 물론,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게 있으면 얼마든지 말해요. 내가 최선을 다해 도와줄 테니.”하은혜는 진지하게 김예훈을 쳐다보더니 갑자기 소파에 앉아 기지개를 켜더니 얘기했다.“김예훈 씨, 저는 이제 당신의 비서가 아니에요. 그런데 이렇게 불쑥 찾아오면 부인이 신경 쓸 것 같은데요?”김예훈은 씁쓸하게 웃었다. 이 질문은 대답하면 안 된다. 자칫하면 함정에 빠질 질문이었다.하은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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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5화

하은혜는 요즘에 있던 고민을 한꺼번에 다 얘기해 버렸고 마음이 한결 가벼운 기분이었다. 그리고 하은혜는 가볍게 한다미 덧붙였다.“김 대표님, CY그룹이 어렵게 상장했고 또 진주 4대 명문가와 청별 그룹, 그리고 부산 견씨 가문까지 상대하시느라 힘들었을 텐데 저까지 짐이 되고 싶지 않아요. 부산 심씨 가문도 10대 명문가 중 하나죠?”하은혜가 한숨을 쉬고 말을 이어갔다.“제 외할아버지가 바로 부산의 심현섭이에요.”“뭐요?!”김예훈은 깜짝 놀랐다.“충청 졸부, 심현섭이요?! 게다가 그 방 도련님은 서울 방씨 가문이고, 은혜 씨의 서울 하씨 가문까지 있으면 10대 명문가 중의 세 가문이 모이는 거네요?”거기까지 생각한 김예훈은 참지 못하고 한숨을 내쉬었다.아무리 그가 총사령관이라고 해도 이 세 가문을 들었을 때는 머리가 아팠다.하은혜가 사직서를 낼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이해되었다.아마도 김예훈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았겠지.쿵쿵쿵.김예훈이 생각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다.“하은혜, 문 열어. 데리러 왔어!”문밖에서 소리가 들렸다.“우리 엄마예요.”원래 아무렇지 않던 하은혜는 그 목소리를 듣고 표정이 어두워졌고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그리고 한편으로 옷을 갈아입으며 김예훈을 숨겼다.김예훈은 어이가 없었다.“어머님이 왜 무서워요? 게다가 난 아직 당신의 상사고 은혜 씨는 내 비서예요. 내가 내 비서를 관심하는 게 뭐가 어때서요?”하은혜가 머리 아프다는 듯이 얘기했다.“김 대표님, 우리 엄마가 얼마나 끈질긴 사람인지 몰라서 그래요. 그렇지 않으면 저도 사직서를 안 내죠.”말을 마친 하은혜는 사방을 둘러보았다.하지만 그녀의 집에는 가구가 많지 않아 텅텅 비었다. 사람을 숨기기에는 너무 힘들었다.“이런 상황이 더 해명하기 어려워요. 만약 내가 숨어 있다가 발견되면, 그때는 정말 아무리 해명해도 믿지 않을 거예요.”김예훈은 아무렇지 않게 얘기했다.“그러니까 어머님을 만나게 해주세요. 은혜 씨가 부산에 가고 싶지 않은 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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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6화

딸이 널찍한 잠옷에 간단한 외투를 걸친 채 몸매를 드러낼락 말락 하는 것을 본 하은혜의 엄마는 더욱 화가 나서 김예훈을 당장 죽여버리고 싶었다.하지만 하은혜가 급히 나서서 웃으며 얘기했다.“엄마, 회사 동료예요. 일 때문에 인수인계를 받으러 온 거예요.”“동료? 인수인계?”심정효는 차가운 표정으로 얘기했다.“업무 시간도 아닌데, 남자 동료가 집까지 찾아와서 인수인계를 받는다고? 야심한 밤에? 게다가 하필 집에서? 하, 내가 믿을 것 같아? 솔직하게 말해. 이 남자 너랑 무슨 사이인 거야?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야!”심정효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 웃어른의 포스가 상당했다.그녀는 죽일 듯이 김예훈을 노려보는데, 만약 시선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그녀는 자기 딸을 더럽힌 이 남자를 수만 번 죽였을 것이다.하은혜는 뭐라고 답할지 몰랐다. 심씨 가문의 요구에 응하고 돌아가서 선을 보는 이유가 김예훈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하지만 오늘 심정효에게 딱 걸렸다. 만약 누군가 김예훈을 알아본다면 CY그룹은 끝장일 것이다.“아주머니, 은혜 씨 말이 맞아요. 저는 은혜 씨 동료 맞고요.”김예훈은 아무렇지 않게 입을 열었다.“저는 회사 대표고 은혜 씨는 제 비서예요. 오늘 갑자기 사직서를 냈길래 무슨 일인지 물어보러 왔습니다. 만약 강요당해서 사직서를 냈거나 원하지 않는 일을 하러 가는 거라면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김예훈은 매우 솔직한 태도로 하은혜를 지키기 위해 나섰다.“대표?!”심정효의 시선이 더 날카로워졌다.“당신이 CY그룹의 대표 김예훈이야?! 감히 내 딸의 발목을 잡은 그놈?!”“네, 접니다.”“하,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놈이네!”심정효는 김예훈을 손으로 가리키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그러더니 하은혜를 노려보며 얘기했다.“너, 네가 한 약속을 잊었어?! 그룹이 상장할 때까지만 곁에 있겠다고 했잖아! 지금부터 너랑 CY그룹 그리고 이 남자하고는 아무 사이도 아니야! 내 말을 듣고 부산으로 가서 결혼해! 앞으로 이 남자와는 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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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7화

“넌 하 씨지만 심씨 가문의 사람이기도 해! 심씨 가문의 영예와 곤란은 모두 우리가 같이 짊어져야 하는 거야! 넌 심씨 가문에서 자라고 그 권리를 다 누렸으니, 책임도 져야지! 심씨 가문에 힘이 있을 때는 네가 뭘 하든 상관하지 않겠어. 하지만 지금처럼 심씨 가문이 위기에 빠졌을 때, 너는 나랑 같이 돌아가서 이 일을 해결해야 해! 그러니 넌 원하지 않아도 방호철과 결혼해야 해! 나랑 네 할아버지가 이미 결정한 일이니 넌 그냥 따르면 돼! 게다가 서울 방씨 가문과 손을 잡는 건 서울 하씨 가문에도 좋은 일이야! 두 명문가가 다 동의하는 일을 네가 뭐라고 거절해! 지금 한 말을 모두 취소해! 부산에 가서 다시는 이런 말을 입 밖에 꺼내지 마! 그렇지 않으면 나도 어떻게 할지 몰라!”심정효의 목소리는 매우 날카로웠다. 조금의 여지도 주지 않겠다는 듯했다.김예훈은 항상 강하고 자신 있던 하은혜의 얼굴에 망연함과 실망이 드리워진 것을 발견했다. 얼마 지나 하은혜는 빠르게 고개를 돌리더니 떨어진 눈물 몇 방울을 재빨리 닦았다.김예훈은 저도 모르게 하은혜를 보며 마음이 아팠다.하은혜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김예훈은 잘 알았다.하은혜는 자기의 삶을 사랑했고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며 자기가 정한 대로 살아가는 사람이다.그래서 서울을 떠나, 부산을 떠나 경기도까지 왔는데 결국은 운명의 손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한 꼴이었다.명문가 출신의 그녀는 가문의 희생 품이 되기 직전이었다.심정효의 말도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었다. 명문가의 권력을 누렸으니 이제는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심정효는 그 모습을 보고 차갑게 얘기했다.“울어도 소용없어. 어릴 때부터 알았을 텐데? 우리에게 눈물은 소용없는 것이라고. 난 오늘 널 직접 데려가기 위해 성남까지 왔어. 그리고 앞으로의 선은 그저 형식적인 거야. 방호철은 이미 네 사진을 보고 아주 만족해하고 있어. 그러니 이번 해 연말이면 무조건 결혼해야 해! 넌 지금 당장 나랑 부산으로 돌아가고!”하은혜는 놀라서 굳어버렸다. 자신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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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8화

심정효는 화가 나서 얼굴이 파리하게 질리고 눈가 근육이 바르르 떨렸다.심정효는 일부러 김예훈을 무시하면서 빠르게 하은혜를 데려갈 생각이었다.그러나 갑자기 김예훈이 튀어나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김예훈이 아무리 CY그룹의 대표이자 경기도의 김세자라고 해도 심정효의 눈에는 그저 우스갯거리였다.경기도처럼 조그마한 곳이 어떻게 부산과 비교할 수 있겠는가.부산 6대 세자야말로 진정한 세자다! 경기도의 김세자가 다 웬말인가.하지만 이 쓸데없이 김세자가 먼저 나와서 심정효에게 대들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래서 심정효는 권위가 바닥에 떨어진 것 같아 기분이 상했다.그러더니 심정효는 갑자기 수표 한 장을 꺼내 기다란 숫자를 써내려 가더니 김예훈에게 던지며 차갑게 얘기했다.“난 당신이 은혜의 대표이든 은혜의 동료이든 혹은 은혜의 남자이든 상관 안 해. 하지만 결국 너는 은혜와 사귈 자격이 없어. 친구를 할 자격도 없어! 여기 200억이야. 이 200억을 받고 당장 꺼져! 앞으로 다시는 은혜 앞에 나타나지 마!”그렇게 말하는 심정효에게서는 차가운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돈으로 사람을 제압하는 건 심씨 가문이 가장 잘하는 일이다.심정효의 비웃음 속에서 김예훈은 그 수표를 주워서 꽤 열심히, 자세히 들여다보았다.그 모습을 본 심정효는 더욱 비웃었다.상장 그룹의 대표면 뭐해? 결국은 심씨 가문의 돈 앞에서 자존심을 굽히지 않겠는가?수표의 숫자를 보던 김예훈은 고개를 들어 담담하게 얘기했다.“아주머니, 고작 이 정도로 저한테 은혜 씨를 떠나라고 하다니. 이건 좀 부족한 것 같은데요?”“부족해?!”심정효는 굳어버렸다. 얼굴의 웃음은 점차 괴이해졌다. “네가 뭔데, 감히 나랑 맞먹으려고 들어?! 네게 200억을 주는 건 내 딸을 봐서야. 알아들었으면 그거 가지고 꺼져. 그렇지 않으면 나도 네가 어떻게 될지 장담 못하니까!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급이라는 게 있어. 같은 상류층 사람이라도 누군가는 영원히 조연이라고. 공주는 왕자와 결혼하는 게 당연한 거야! 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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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9화

“너...!”심정효는 화가 나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녀는 김예훈이 이렇게 자기를 모욕할 줄은 몰랐다.이 자식이 자기를 바보로 아나?2조라고?2조는 개뿔!“죽여버려.”그 순간, 심정효는 차가운 얼굴로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이놈아, 사모님이 좋은 말로 할 때 들었어야지. 그것도 모르고 나대다니. 죽어도 내 탓 하지 마.”심정효 뒤에 서 있던 개량 한복 차림의 노인이 앞으로 나오더니 눈을 가늘게 뜨고 김예훈을 쳐다보았다.“바로 죽여주마. 다음 생에는 함부로 사람 건드리지 말거라!”말을 마친 노인은 바로 주먹을 김예훈의 얼굴에 꽂으려고 했다.쿵.주먹을 뻗자 큰 소리가 울렸다.하은혜가 저도 모르게 외쳤다.“한석범 어르신, 안 돼요!”심정효는 빠르게 딸을 끌어당기고 차갑게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쿵.김예훈은 차갑게 한 발 앞으로 나서서 똑같이 주먹을 앞으로 뻗었다.빠르고 강력한 한방이 꽂혔다.퍽.한석범의 표정이 굳었다. 그가 반응하기도 전에 김예훈의 손바닥이 한석범의 얼굴에 꽂혔다.펑.거대한 소리에 한석범이 그대로 날아가 복도의 벽에 부딪혔다. 벽에는 거미줄 같은 금이 갔다.그리고 한석범의 얼굴에 붉은 손자국이 남았다.붉게 부어오른 오른쪽 뺨을 감싸 쥔 한석범의 얼굴에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이게 무슨 일인가. 물론 그가 아까 손을 쓸 때, 힘을 절반 정도밖에 쓰지 않았다.다만 그의 속도와 힘은 절대 이런 애송이가 받아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결과는 너무 어이가 없었다.김예훈의 뺨을 맞고 날아가다니!이 자식이 꽤 까다로운 상대라는 것을 설명한다.이때, 한석범이 김예훈을 쳐다보는 눈빛이 멸시에서 조금 진중하게 바뀌었다.개량 한복을 입은 남녀도 그 모습을 보고 다 놀랐다.그들은 김예훈이 한석범을 바로 날려버릴 거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다.한석범은 부산 심씨 가문의 최고 실력자다.실력은 두말할 필요가 없었고 그의 손에 죽은 사람만 해도 셀 수 없었기에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다.게다가 전에 일본의 가라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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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0화

한석범은 그 말을 듣고 머리를 저었다. 아까는 확실히 너무 방심했다. 그저 애송이인 줄 알고 힘을 절반밖에 쓰지 않았다.하지만 지금은 심정효의 명령이 있으니 무조건 온 힘을 다해야 했다.한석범은 한숨을 조금 내쉬었다. 이 자식은 꽤 괜찮게 생겼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시체도 없어질 것이다.한석범이 또 한숨을 내뱉으며 얘기했다.“이놈아, 넌 사람을 잘못 건드렸어. 하지만 아가씨의 얼굴을 봐서라도 시체만은 온전히 남겨줄게.”그렇게 얘기하며 그는 온몸으로 살기를 뿜어냈다. 뼈마디 사이에서는 뚜두둑 소리가 났다.퍽.김예훈은 다른 말을 하지 않고 바로 한석범의 뺨을 갈겼다.한층 진지해진 한석범은 눈으로 그의 수를 읽었다. 그리고 김예훈의 손을 피하려고 했다.하지만 그의 속도가 너무 빨랐다. 김예훈의 속도는 한석범보다도 빨랐다.이렇게 빠르고 강한 것은 누구도 이길 수 없다!김예훈의 손은 그 누구보다 빠른 것 같았다.짝.한석범이 허공에서 몇 바퀴 돌고 또 복도의 벽에 부딪혔다.그의 왼쪽 얼굴에 또 손자국이 생겼다.양쪽 볼을 부여잡은 한석범은 머리가 어지러웠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가.그는 손에 꼽힐만한 고수다. 그런데 왜 김예훈에게는 한방도 먹이지 못하는 거지?심정효는 짜증을 내면서 얘기했다.“한석범, 은혜 체면을 봐주지 말고 그대로 죽여버려! 진심을 다해서 죽여버려! 그래야 저 자식이 심씨 가문을 건드린 대가를 확실히 알 거야! 김예훈은 한평생 가까이할 자격도 없는 사람이라는 걸 똑똑히 알려줘!”한석범은 기분이 상했다. 그는 진작 진심으로 달려들었다. 아까는 적어도 80퍼센트의 힘을 썼다.하지만 김예훈은 담담하게 한석범을 쳐다보며 얘기했다.“겁나요?”한석범의 표정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러더니 그는 몸을 일으켜 앞을 향해 두 손을 모으고 얘기했다.“선학의 수!”90퍼센트의 힘이다!짝.하지만 김예훈은 또 뺨을 갈겼다.선학범의 몸은 또 그대로 날아가 뒤쪽의 벽에 박혀버렸다.벽의 타일이 깨져서 한석범 위로 와르르 떨어져 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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