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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1화

마이바흐의 문이 먼저 열렸고 슈트 차림을 한 곽영현이 걸어 나왔다.그의 손가락 사이에는 아직 불을 못 붙인 가늘고 긴 시가 하나가 끼어 있었다. 곽영현이 아무렇지 않게 차에서 내리는 모습은 무적의 기운을 뿜고 있었다.뒤이어 롤스로이스에서 평상복 차림의 김병욱이 내렸고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김병욱은 김씨 집안 사걸 중 일인이고 경기 지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인물이었다. 그러다 김씨 가문이 몰락했는데, 김병욱은 어느 샌가부터 진주 4대 재벌 2세 모임에 들어가 있었다. 그 과정의 방법과 수단은 세상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그러니 이미 유명 인사인 곽영현이든 4대에 갓 오른 김병욱이든, 두 사람이 나타난 것만으로 성남, 내지는 경기도의 권세 있는 사람들마저 기세로 압도해 버렸다.공명진의 얼굴에 기쁨이 흘러넘쳤고 소한미도 흥분했는지 온몸을 떨었다.둘이 들어오는 모습을 본 김예훈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오늘따라 이렇게 불청객이 많을 줄 몰랐다.곽영현이 온 것까진 그렇다 쳐도 망해 자빠진 김병욱이 온 건 뭔가 싶었다.‘딱 봐도 뭔가 자신에 찬 모양이네.’꽤 신중한 타입의 김병욱이 자신만만하게 이길 뭔가가 없으면 움직일 인간이 아닌 걸 알고 있었기에, 김예훈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곽영현은 진중하게 무게감 있는 모습이었고 김병욱이 되려 주위를 쭉 돌려보더니 하정민에게 시선이 멈춰 서서 인사를 했다.“오랜만입니다. 오늘 저를 봐서라도 자리를 비워주시면 정말 고마울 것 같네요.”하정민은 실눈을 뜨고 잠시 김병욱을 쳐다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김병욱 도련님, 그런 말은 이일매가 나한테 했으면 내가 생각만이라도 해볼 텐데, 자네 말이 나한테 있어서 딱히 소용 있지는 않아.”김병욱은 담담하게 받아쳤다.“하정민 님, 김예훈이 우리 김씨 집안에서 내쳐진 자제인 걸 아실 텐데, 굳이 김예훈에 힘이 되어주신다는 건 결국 김씨 가문과 등지는 일인 걸 아시면서 그러세요? 우리 안동 김씨 집안이 오랜 역사를 가진 가문인 것도, 못 하고 무서울 게 없는 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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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2화

“하정민 님은 참말로 패기가 넘치시네요. 역시 경기의 일인자 답네요.”김병욱는 손뼉을 치면서 웃어 보이며 말했다.“경기도의 일인자로서 힘, 권리도 있다는 건 잘 알겠습니다. 내가 오늘 이 자리에 서 있는 건 집안 어르신의 의지를 받들어 왔음을 말씀 들여요. 지금부터 하정민 당신과 하씨 가문은 우리 집안의 탄압 대상이 되었음을 선포해요. 서울 하씨 가문도 짓밟을 수 있게 위에 요청할 거고. 체면을 봐주지 않으시니 안동 김씨 가문에서 직접 나서서 손을 쓰겠네요.”안동 김씨 세력은 절세의 권세이자 절대적인 파워를 대표했다.하씨 가문이 10대 명문가라고 해도 안동 김씨 세력이 나서기만 한다면 하씨 가문은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듯 쓰러질 것이었다.“김병욱 씨가 김씨 가문을 대표해서 이렇게 말을 했으니, 그럼 나도 여기서 한 가지를 확실히 해두죠.”곽영현은 가늘고 긴 시가에 불을 붙이고 눈을 가늘게 뜨며 웃음을 띄우며 앞으로 나갔다.“누구든 김예훈을 돕고 CY그룹을 지지한다면, 오늘부로 진주 4대 가문의 적입니다!”“저 포함!”이대정도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앞으로 나서서 말했다.“나는 청별 그룹을 대표하여 선포합니다. CY그룹을 지지하는 세력은 우리 인도와 적입니다. 어떤 이가 감히 이 많은 사람들과 적이 되고자 하는지 지켜보겠습니다!”이대정은 아주 기고만장해 했다.방금 전까지 불리하게 내몰리던 이대정이였는데, 곽영현과 김병욱 두 사람의 행차에 진주 4대 가문과 안동 김씨의 세력이 뒷받침되니, 사람이 확 돌변해서는 무섭게 변했다. 이대정은 승리를 에 찬 냉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다 넣어! 지금 당장 나머지 모든 자금을 다 넣어. 나 오늘 꼭 CY주가가 나락 하는 걸 볼 거니까.”기존에 준비해 둔 2조 자금 중 나머지 1.4조가 이대정의 말 한마디에 순간 주식시장에 쏟아져 들어갔고 주가가 바로 비극적으로 반응을 하였다. 방금 전까지 2.5만 원을 찍었던 주가가 1조의 무차별 폭격에 수직 낙하하는 그래프를 보여주고 있었다.이를 본 이대정 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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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3화

“눈치를 국 끓여 드신 분이 대체 누구실까? 이렇게 내 말에 토를 달지?”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을 반박하고 엇나가자, 곽영현은 욱하더니 노발대발했다.“당장 굴러 나와서 얼굴 비추고 얘기하시지.”상대방의 신분을 알아챈 듯한 김병욱은 막아 나서고자 했지만, 이미 한발 늦었다.“굴러 나와? 거참 진주 4대 가문의 위풍이 대단하고 살기가 넘치시네! 이 몸 용인주도 안중에 없이 말이오. 인제 보니 진주 4대 가문의 행세가 이미 이 땅의 주인이라도 된 것 같네만!”말과 함께 청색 삼베옷을 입은 노인이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거리 끝에서 걸어오고 있었다. 검소한 옷차림의 노인은 느긋한 움직임으로 다가왔다. 다만 수백 미터의 꽤 되는 거리가 노인이 걸으니 몇 보밖에 되지 않았다.김예훈은 실눈을 뜨고 보았고, 상대방이 용문당의 당주인 용인주라는 것을 알아챘다.최종호를 밟아 죽이기 전에, 사실 김예훈은 용인주와 통화를 했었지만, 생각 외로 진짜 그가 나타날 줄은 몰랐다.그 시각 뒷짐 지고 걸어오는 용인주는 누가 봐도 대왕의 자태를 하고 있었다. 이 땅의 모든 조직의 왕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그의 동작은 매우 부드럽고 느긋했지만 걸을 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패기가 저절로 흘러넘쳤다.“용문당 당주!”주위의 일부 사람들이 용인주를 알아보았고 순간 모두 깍듯이 인사를 올렸다.용인주가 이 시각에 여기 나타나서 김예훈을 지지할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던 터라 김병욱의 낯빛은 볼품없이 어두워졌다.‘부산 용문당의 회장이 김예훈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고 안 했나? 용인주가 여기 나타난 이유가 뭘까?’용문당은 비록 오래된 문호는 아니지만, 정부를 대변한 조직이기에 용인주의 신분이 대단했다. 용인주는 퇴직 전에 국방부 장관이었다. 그의 이런 신분은 모든 사람을 누를 수가 있었다.오늘 하정민의 출타가 김예훈에 큰 힘을 실어줬다면, 연고 없이 나타난 용인주는 모든 상황을 뒤엎어 버릴 수 있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었다. 공명진 일행의 표정도 시커멓게 변했다. 그들도 용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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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4화

용인주는 담담하게 김예훈 쪽으로 걸어가서는 김예훈을 한 번 보고 살짝 고개를 끄덕였고 그대로 몸을 돌려 섬뜩한 눈빛으로 곽영현을 쏘아보았다.“곽 도련님. 나, 용인주가 이리 굴러왔네만.”곽영현은 흠칫 놀라며 날뛰던 기색은 순간 사라지고 몸을 구부려 인사를 올렸다.“영감님, 저에게 어떤 걸 원하시는지? 저를 어찌 처벌하실 건가요? 영감님, 제가 실언했네요. 용서해 주십시오!”“김세자에게 사과하게.”용인주는 그런 곽영현을 바로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그 말을 들은 사람들의 서로서로 시선이 바빠지고 날뛰었다. 용인주가 김예훈을 지지할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 앞에서 곽영현의 체면을 깔아뭉개니 말이다.곽영현은 순간 표정이 변했다. 그가 긴 시간 공들여 준비하고 대세를 이끌어 왔는데, 어떻게 바로 겁먹고 자세를 낮출 수가 있을까.그는 자세를 고쳐잡고 답했다.“용문당 어르신, 저는...”“퍽!”용인주가 가타부타 없이 그의 뺨을 갈궜다.“사과해!”곽영현의 입가에 피가 흘러나왔다. 그런데도 감히 어떤 원망도 내색하지 못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어르신, 이건...”“퍽!”“이 사람이 뭘 말하는지 못 알아들어?”용인주는 다시 손등으로 곽영현의 뺨을 날렸고 장내는 쥐 죽은 듯 조용했다.곽영현이 누구인가!? 진주 4대 가문 자제 중의 우두머리인데, 그런 인물이 이 많은 사람 앞에서 뺨을 맞고 있다니?곽영현은 이를 갈며 말했다.“어르신! 집안 가주께서 영감님하고...”“퍽!”용인주는 또 한 번 뺨을 내리쳤다.“아직도 쓸데없는 소리를 해?”이때 곽영현의 뺨은 심히 부어올랐다. 곽영현은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얼굴을 부여잡고 소리쳤다.“영감님, 그만하세요! 당신이 김예훈을 위해서 나를 이리 대하는 게 그만한 가치가 있어요?”옆의 김병욱 또한 표정이 극도로 일그러졌다. 사실 김예훈의 파워가 큰 건 알고 있었고 이번에 하정민의 등장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다 감안했지만, 용인주가 나타나서 이리하리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 했다. 용문당 부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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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5화

곽영현과 김병욱 두 사람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았다.용인주 같은 거물 앞에서 그들이 뭘 더 할 수 있겠는가?용인주 스카프를 꺼내 손을 닦으면서 담담하게 말을 꺼냈다.“사과 못 하겠으면, 구원병을 모시든가 해. 곽 씨, 이씨 집안에서 자네들을 위해 나서나 보게.”곽영현, 김병욱은 얼굴이 말이 아니게 시커메졌다.나서기는 뭘 나설까.김세자 하나 밟아버리려고 오랫동안 짰는데, 이 꼴을 하고 어떻게 가문에 손을 벌린단 말인가? 이번 일이 가문의 귀에 들어가기라도 하면 차라리 목매달고 죽는 게 나을성싶다. 그렇긴 하지만 결코 속이 달갑지는 않았다.그렇게 만단의 준비했고 후수도 남겨 뒀건만 결국엔 이 꼴이니 억울하고 분통했다.김예훈을 밟아 죽이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그에게 사과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다니, 앞으로 어떻게 얼굴을 들고 살아갈 수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사과 안 할 건가? 여기서 죽고 싶은 건 아니겠지? 아니면 내가 직접 진주로 가야겠어?”용인주는 얼음같이 차가운 표정으로 다그쳤다.용인주의 위압에 곽영현은 얼굴에 힘든 기색이 역력했지만, 꾸역꾸역 김예훈에 다가가 고개를 숙였다.“김예훈, 미안해.”“김세자, 미안.”옆에 있던 김병욱은 눈꼬리에 경련을 일으키며 겨우 말을 내뱉었다.“미안해? 무릎 꿇고 제대로 된 사과가 아니면 난 받아들일 생각 없는데.”김예훈은 덤덤하게 요구했고, 곽영현은 낮은 소리로 말했다.“김예훈, 적당히 해. 사리 구분 좀 하지?”소한미도 저도 모르게 한마디 했다.“김예훈, 두 사람 다 사과했으니 그만하지?”김예훈은 썩소를 지었다.“사과? 누가 사과는 꼭 받아줘야 한다고 했나? 김병욱, 내 성격 잘 알지 않아? 지금 뭘 해야 할지 알지?”김병욱은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결국 “툭” 소리 내며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미안합니다.”“퍽!”김예훈은 김병욱을 발로 걷어차더니 살기 넘치는 표정으로 곽영현을 보며 말했다.“김병욱, 저자는 언제 자기 허리를 숙여야 하는지를 잘 알아. 그러니 죽지는 않아.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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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6화

주가는 4만 원으로 올랐다.김예훈이 한 발로 곽영현을 차버리자 곽영현은 그대로 날아가 버렸다.진주 4대 도련님 중 두 명이 이미 다 김예훈에 의해 날아가 버린 것을 목격한 소한미 등 사람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라서 굳어버렸다.이들은 진주 4대 도련님이다!진주에서는 신과도 같은 사람들이다!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이렇게 되다니. 매우 낯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게다가 오늘이 CY그룹 상장일이 아니었다면 곽영현과 김병욱은 이곳에서 바로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어떻게 이렇게 될 수 있어!”소한미는 화가 나서 울기 직전이었다. 그녀는 이렇게 될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곽영현, 김병욱 같은 사람은 이 세상의 주인공인 사람들이다.이 사람들은 결국 승리하게 될 것으로 생각했다.그리고 김예훈 같은 쓰레기는 이름만 세자일 뿐, 아무것도 하지 못 하리라 생각했다.하지만 김예훈은 오히려 성공했고 진주 4대 도련님 중 두 명을 때려서 창피를 주었다. 그걸 보고 있는 블랙 위도우 소한미는 참을 수 없었다.정씨 가문과 임씨 가문 사람들은 앞에 나서지 않았지만 그 모습을 보고 갑자기 부담스러워졌다.특히 정씨 가문 사람들은 이 기회를 빌려 김예훈의 모든 재산을 빼앗아 가려고 했다.하지만 이 모습을 보고 나니 그들은 자기 생각이 틀렸음을 깨달았다.임씨 가문 사람들의 얼굴에는 분노가 서렸다. 그들은 본인들의 복수가 수포로 돌아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그리고 김예훈 곁의 정민아 등 여자들은 놀란 시선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김예훈의 신분이 범상치 않다는 것을 알았지만 사람들은 그가 이렇게까지 대단할 줄은 몰랐다. 예전의 김예훈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그래, 그래요. 좋습니다. 김세자. 오늘의 일은 내가 똑똑히 기억해 두겠습니다.”곽영현은 다른 사람의 부축을 받아 일어났다. 김예훈과 끝장을 보려는 생각은 없었다. 다만 김예훈을 가리키며 얘기했다.“나, 곽영현이 하늘에 맹세하건대, 김예훈 당신을 꼭 죽여서 시체도 남지 않게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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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7화

“보내준다고? 하, 진짜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는 건가? 네가 뭐, 전설 속의 총사령관이라도 돼? 게다가 내가 경기도를 벗어나지 못할 거라고?”이대정은 더 이상 예의를 차리지 않고 마치 대단한 배후라도 있는 것처럼 나댔다.“김예훈, 저번부터 계속 청별 그룹의 사람들과 대들고, 내 두 아들까지 죽여놓고 내가 당신을 가만둘 거로 생각했어?! 원래는 그냥 당신을 파산시켜서 죽는 것보다 못하게 만들어주려고 했는데,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어. 당신이 그렇게 대단하다며? 싸움을 잘한다며? 그래서 우리 인도의 태권도 일인자 박용진 님을 모셔 왔어! 그분은 한 손으로도 널 제압할 수 있을 정도야. 그런 박용진 님이 곧 이곳에 도착할 예정이다. 그분이 너랑 일 대 일로 붙을 예정이니, 그분의 손에 죽는 걸 영광으로 알아! 아무리 용문당 당주가 너를 보호하고 있다고 해도 너 대신 나서줄 수는 없겠지!”이대정은 이 순간만을 기다려왔다.오늘 곽영현과 김병욱과 같이 와서 일단 김예훈의 주식부터 망하게 할 생각이었는데 예상치 못하게 김예훈이 반격했다. 그렇게 되면 이대정은 더는 비즈니스에서 손을 쓰지 않을 것이다.그냥 바로 김예훈을 죽일 생각이었다.그 생각에 이대정은 핸드폰을 흔들어 보이며 오만하게 얘기했다.“몇 분 전에 이미 위치를 박용진 어르신께 보냈다. 김예훈, 넌 죽은 목숨이야!”인도 태권도 일인자, 박용진?김예훈은 겨우 기억 속에서 이 사람의 이름을 떠올렸다.아마도 인도의 총사령관이었던 것 같은데.“이대정, 이곳은 한국이야. 눈치 없이 나대지 말고 이만 물러가. 그렇지 않으면 김세자가 나서서 당신을 죽이겠다고 해도 난 막을 수 없으니.”용인주가 차갑게 얘기했다.이대정은 눈가의 근육을 파르르 떨었다. 김예훈에 대들 수는 있어도 용인주에 대들 용기는 없었다.용인주의 지위는 너무 높았다. 그는 한국 조직에서도 진정한 왕이었다.그런 사람이라면 한 마디로 북쪽에 있는 청별 그룹을 사라지게 만들 수 있었다. 그래서 이대정은 용인주의 심기를 거스르고 싶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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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8화

쿵.박용진은 담담하게 시선을 돌리며 입을 열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바로 몸이 덜덜 떨더니 이내 표정이 굳어버렸다.총사령관이라니.왜 총사령관이 이곳에?!전쟁터를 누비며 5대 강국 연합군의 기세를 꺾어버린 그 전설의 총사령관이 아닌가?!그는 세상 모든 용병들의 악몽과도 같은 사람이고 각국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이다.그리고 한국에서 박용진이 제일 무서워하는 사람이었다.젠장!이 미친 이대정이 총사령관에게 으름장을 놓았다고?!게다가 본인이 한 손으로 총사령관을 죽일 수 있다고 했다고?!털썩.아무 말도 하지 않고 김예훈의 눈을 쳐다본 순간, 인도 태권도 일인자 박용진은 그만 참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박용진에게는 태권도 일인자의 위엄 따위 없어 보였다.무릎을 꿇다니?인도 태권도 일인자의 박용진이 싸우기도 전에 무릎부터 꿇다니?이게 무슨 일인가?많은 사람이 입을 딱 벌리고 눈을 휘둥그레 뜬 채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박용진은 전설 같은 사람이다.인도 태권도 3대 거장도 그가 손수 가르친 사람들이다.그는 혼자서 인도 무술을 일궈 세운 사람이다!그리고 인도의 총사령관이었던 사람이다.그런 사람이 갑자기 무릎을 꿇다니?!싸우기도 전에 무릎부터 꿇다니?!이대정은 너무 놀라서 입을 딱 벌리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리고 앞으로 나가 박용진의 옷깃을 잡고 물었다.“어르신, 이게 뭐 하는 겁니까?! 갑자기 무릎을 꿇다니요. 어르신은 인도 태권도 일인자입니다! 한 손으로 저 자식을 죽여야지 왜 무릎을 꿇습니까! 이 싸움은 공정하게 진행될 겁니다. 누구도 끼어들지 않아요. 그러니 일어나셔서 저 자식을 죽이십쇼!”퍽.무릎을 꿇은 박용진은 두려움에 몸을 덜덜 떨다가 바로 이대정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그러자 이대정은 바로 주먹 한 방에 쓰러졌다.순식간에 세상이 조용해졌다.김예훈이 앞으로 걸어가서는 차가운 표정으로 박용진을 보면서 잔잔한 미소를 띠고 물었다.“정말 한국에 들어왔어?”“네, 제가 잘못 했습니다...”놀란 박용진이 겨우 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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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9화

“제가 어찌 감히, 저는 겨룰 자격도 없습니다!”박용진은 너무 후회되어 피를 토하고 싶은 지경이었다.총사령관을 마주칠 줄 알았으면 죽어도 한국에 오지 않았을 것이다.이곳은 박용진 같은 사람이 발을 들일 수 있는 곳이 아니다.“이건 당신이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당신네 인도 사람들이 나를 찾아와 시비를 걸었는데 내가 당신을 이렇게 쉽게 풀어주면, 앞으로 개나 소나 다 나를 찾아와 시비를 걸지 않을까?”김예훈은 천천히 앞으로 나섰다.“일어나. 어디 한 번 막아봐.”김예훈의 말을 들은 박용진은 얼굴이 파리하게 질려서 몸을 덜덜 떨었다. 하지만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이는 이미 김예훈이 박용진을 양보해 준 것이라고. 그렇지 않으면 김예훈은 한국에 발을 들인 박용진을 바로 밟아 죽일 것이다.목숨이라도 부지하려면 무조건 온 힘을 다해 김예훈의 공격을 받아내야 했다. “알겠습니다!”박용진은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박용진도 무술 대가와 같은 급이었다. 두 손으로 바닥을 짚은 그가 뛰어올라서 발차기를 날렸다.인도 태권도 일인자인 그는 확실히 실력이 있었다. 그의 공격은 꽤 위협적으로 보였다.동작만 보면 평범한 발차기였지만 그가 발을 휘두르는 순간 숨겨왔던 힘을 터뜨렸다.쿵.거센 바람이 사방으로 불었다.바닥의 먼지와 낙엽도 다 바람에 의해 멀리 날아갔다.주변 사람들도 그 기운에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기절한 이대정의 몸도 날아가 버렸다. “역시 박용진 어르신이다!”그 모습을 본 이대정의 부하들은 기뻐서 입을 열었다.그들은 박용진이 어떤 상대를 만난 것인지 몰랐다.그저 지금의 박용진이 매우 강하다는 것만 알았다.강해도 너무 강했다.이건 사람의 범주를 뛰어넘었다!“풉.”이 일격이 김예훈의 몸에 닿기 직전, 김예훈이 앞으로 한 발 나서더니 아무렇지 않게 손을 들어 뺨을 갈겼다.짝.박용진의 발은 김예훈에게 닿지 못했다. 뺨을 맞은 박용진은 그대로 날아가 그의 롤스로이스에 박혀버렸다. 그의 차에는 사람의 자국이 그대로 났다.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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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0화

그러자 CY그룹의 상장에 관한 일은 이렇게 잠잠해졌다.정민아는 김예훈 곁에 앉아서 복잡한 심경으로 한숨을 내뱉으며 얘기했다.“네가 얘기했던 게 다 사실이었구나. 네가 김세자였어.”정민아의 목소리는 매우 부드러웠다. 그녀는 김예훈을 다시 보게 되었다.전에는 이 남편이 다른 건 다 좋지만, 허세를 부리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하지만 정민아는 그제야 알았다. 김예훈의 모든 말은 진짜였다.만약 그녀가 진작 김예훈을 믿었다면, 두 사람의 사이는 빠르게 가까워졌을 것이다. “세자가 맞든지 말든지 다 의미 없어. 네 앞에서 난 영원히 정씨 가문의 데릴사위인걸.”김예훈은 차를 마시며 담담하게 얘기했다.“그래도 네가 날 오해한 건 네 탓이 아니야. 내가 성남에 왔을 때 신분은 있었어도 돈은 한 푼도 없었거든. 그러니까 부담 갖지 마. 네가 비즈니스를 잘하니까, CY그룹은 너에게 맡길게.”“뭐?!”정민아는 깜짝 놀랐다. 그리고 하은혜에게로 시선을 돌리며 살짝 질투하듯 얘기했다.“내가 너 대신 CY그룹을 운영하면 네 미녀 비서가 불쾌해하지 않을까?”그러면서 정민아는 가볍게 김예훈의 다리를 꼬집었다.전에는 하은혜가 김예훈에게 지나치게 잘해준다고 생각했다. 정민아의 촉이 하은혜를 멀리하게 했다.하지만 지금 알았다. 하은혜는 자기 남편의 수행비서였다. 그걸 알자 정민아는 질투가 나서 죽을 지경이었다.정민아가 다리를 꼬집은 것을 느낀 김예훈은 동공이 살짝 떨렸다. 겨우 문제를 하나 해결했더니 더욱 어려운 문제가 던져진 기분이었다.김예훈과 정민아 사이의 오묘한 기류를 눈치챈 하은혜가 차갑게 걸어왔다.그녀는 김예훈을 보며 인사라더니 진작 준비해 놓은 사직서를 김예훈에게 건네며 가볍게 얘기했다.“김 대표님, 전부터 사직하려고 했는데 그룹이 상장할 때까지 참았어요. 이제 모든 것이 안정됐으니 정식으로 사직서를 내겠습니다. 그룹의 일은 모두 송준 씨에게 인수인계를 마쳤어요. 송준 씨가 앞으로 그룹을 위해서 힘 써줄 겁니다!”말을 마친 그녀는 김예훈이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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