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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1화

“심씨 가문 직계가 아직 무사한 건, 단지 그 사람이 다음 달 보름까지라고 기한을 줬기 때문이라고. 그날이... 딱 그 일이 있고 20년 되는 날이니까. 그 인간 그날을 심씨 가문의 제삿날로 못 박아뒀다고. 우리에게 시간이 얼마 없단 말이야. 심씨 가문에 남아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 그러니 젊은 양반은 우리 애 일에서 손 떼. 이 일에 관여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당신이 방해하면 해결은커녕 심씨 가문 전체를 해치는 거니까. ”그 당시 킬러 조직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핵심 인물은 바로 윤청이였다. 왕년에 그녀는 수헌사의 최강 킬러였다. 지금 20년을 칩거하다 나왔으니, 그녀의 실력이 어느 지경까지 올랐는지, 얼마나 많은 제자를 키워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돈, 권력, 에너지, 뒷배, 인맥 이런 건 온갖 수단을 다 쓰는 킬러들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다. 심씨 가문도 10대 명문가로서 분명 그들만의 자존심이 있고 심정효 역시 자부심을 가진 사람이다. 부득이하지 않고서야 어찌 딸을 저당으로 내세울 생각을 했을까? 그리고 심정효가 바보도 아니고 김예훈도 보아낸 방씨 가문의 속셈을 그녀라고 못 알아챘을까?그저,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치워야 하는 상황인지라 어쩔 수 없을 뿐이다.김예훈은 살짝 인상을 찌푸려보았다. 그가 느끼기엔 심정효도 자신이나 딸한테 완전히 독한 맘을 먹을 위인은 아니지만, 그녀도 여러 가지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공격에 맞서기라도 하기 위해 전력을 한다는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아니라면 오늘 굳이 이런 말을 할 필요도 없이, 바로 데리고 온 사람들에게 손 보라고 시키면 될 일이었다.김예훈은 가슴속으로 한숨을 쉬어보더니, 그래도 한마디 했다.“아주머니, 어제 제가 내뱉은 말은 번복하지 않아요. 오늘 이렇게 오셔도 은혜 씨는 못 데려갑니다.”그 한마디 하고 김예훈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눈에 힘을 주고 심정효를 쳐다보며 말했다.“다만, 킬러 건이라면 제가 심씨 가문을 도와 해결할 수 있겠네요.”“해결한다고? 당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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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2화

김예훈이 웃었다.“아주머니 말대로 10위 안에 든 킬러와 연락해서 해결할 수 있는 거라면, 저도 분명히 이 일을 해결할 수 있겠네요. 탑 쓰리 킬러가 저한테 다 신세를 진 인물들이라서, 제가 아무나 하나 부르면 되겠네요.”김예훈이 지어내서 함부로 하는 말이 아니다. 유라시아 전쟁에서 당시 강대국들은 거금을 들여 순위 10위 안에 드는 킬러들에게 손을 내밀었고, 김예훈 이 문제아를 해치우려고 무던히도 노력했다. 하지만 결국 킬러들은 절반 가까이 죽었고 나머지 몇몇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김예훈에게 굴복했었다. 유라시아 전쟁 이후 몇 년 동안 거의 연락을 한 적이 없긴 한데, 필요할 때 신호를 보내면 자연히 그중 한둘은 나서줄 것이다.“자네가?”심정효는 김예훈의 말을 듣고도 어이가 없었다.“당신이 돈이 좀 있고 실력도 좀 된다는 건 알겠는데, 지금 당신의 말을 무턱대고 믿으면 내가 바보지. 탑 킬러들의 존재는 누가 부르면 오고 가라면 가는 그런 인물들이 아니라고. 당신이 그들 이름만 대도 내가 여기서 무릎을 꿇겠어. 이런 생사가 달린 문제는 함부로 큰소리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야. 그런데도 본인이 그 사람들을 안다고 우길 거야?”김예훈은 바로 대답하지 않고, 옆에서 침묵하고 있는 한석범을 바라보며 물었다.“한석범 씨, 아주머니는 몰라도 당신은 킬러 순위 10위 안에 드는 사람이 누군지는 잘 알죠?”김예훈이 묻는 말에 한석범은 실눈을 떠 보이더니 잠시 후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그래, 잘 알지.”김예훈은 약간 고개를 내리면서 말했다.“좋아요. 그럼 설득이 좀 쉽겠네요. 윤청이는 킬러 순위 18위였죠? 높지도 낮지도 않은 애매한 정도. 20년을 칩거했으니 실력이 늘었다 치고 상위 10위 안에는 들 수 있겠죠?”한석범은 김예훈이 킬러 세계의 은밀한 내용까지 속속히 알고 있을 줄은 생각지 못했던지 약간 놀란 눈치였다. 한석범은 숨길 의사 없이 덤덤히 답을 해줬다.“맞네. 심가에서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윤청이의 실력이 최소 킬러 10위 안에는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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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3화

프리미엄 가든에 돌아온 정민아는 일찍이 잠들었다.김예훈은 그녀를 깨우지 않고 곧장 서재로 들어가서 낡은 핸드폰 하나를 꺼냈다.잠깐 정적 후에 김예훈은 한 번호를 찾아 눌렀다.“나야.”핸드폰 너머로 한동안의 침묵이 흐르더니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 나왔다.“총사령관님, 어쩐 일입니까?”“누구 하나 지켜줘야겠어.”김예훈은 말했다.“저는 킬러지 보디가드가 아닌데.”목소리에서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다.“그럼, 말을 바꿔서, 누구 한 사람을 따라다니다 그 사람한테 달려드는 킬러를 싹 다 죽이는 거로 줘. 그녀는 살려주고.”상대방은 한참 침묵을 유지하다가 말을 했다.“시간, 장소, 대가를 말해요.”“시간, 장소는 아직 모르지만 나를 도와 이번 건을 해결해 주면 신세 진 거 퉁 쳐줄게.”“좋아요.”상대방은 담담하게 말을 한 뒤 전화를 끊었다.김예훈은 잠시 침묵해 있다가 컴퓨터를 열어서 심정효의 자료와 상황 그리고 심씨 가문이 처한 상황을 메일로 적어 보냈다.킬러를 대응하는 제일 좋은 수단은 킬러였다. 남진서가 손을 쓰면 심정효는 안전할 것이다.다음 날 오후 김예훈은 CY그룹의 일을 처리한 뒤 심정효가 묵고 있는 W 호텔로 갔다.오늘 심정효는 프리하게 일상복을 입고 있었고 화장하지 않은 인상이 평일보다 부드러워 보여 여성의 매력이 좀 더 진해진 것 같았다.하지만 하늘을 찌르는 고고한 기세는 하나도 줄지 않았다.“말했던 대로 제가 킬러한테 연락해 뒀어요.”김예훈은 소파에 기대여 평온하게 말했다.“오늘부터 탑 쓰리 실력자 남진서가 아주머니 신변을 지킬 겁니다. 다음 달 15일까지만 이대로 계셔주면 제가 그날 부산 가서 윤청이를 상대할게요.”김예훈은 한마디를 보충했다.“물론 제가 손쓸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남진서가 지키고 있는 한 윤청이가 그날까지 살아 있을지 모르는 일이니깐요.“순위 탑 쓰리 남진서가 나를 지킨다고?”김예훈을 바라보는 심정효의 얼굴에는 불신으로 가득 차 있었다.“김 대표, 킬러 이름을 대는 것도 신기하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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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4화

방안은 쥐 죽은 듯 조용했고, 다음 순간 심정효의 매서운 고함이 들렸다.“미친 자식이! 날 죽일 셈이야?”한석범 등 일행은 정신을 차리고 어쩔 줄 몰라 하며 달려들어 심정효를 구하려 했다.어떤 이는 총을 들어 김예훈을 조준했다. 심정효가 죽으면 바로 김예훈을 쏘아 죽이려는 행동이었다. 그것이 그들의 임무이기도 했다.“윽...”심정효는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더니 하얀 얼굴이 바로 까맣게 변하고, 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리기 시작했다. 보아하니 지금 그녀는 견디기 힘든 큰 고통을 치르고 있었다.“지금 손을 안 쓰면, 보호해야 할 사람이 바로 죽어.”김예훈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다음 순간 방 안 구석에서 누구도 주의하지 못한 웨이터가 앞으로 달려 나왔다.그녀의 얼굴은 너무 평범했고 몸매도 시선을 끌 만한 인물이 아니라서 사람들 속에서는 도무지 인상적이지 않았다.하지만 이 시각 그녀는 빠른 속도로 심정효의 앞에 달려와서 손을 내밀어 목젖을 살짝 두 번 치더니 청색의 약을 그녀의 입에 넣었다.심정효는 온몸이 찌릿하더니 바로 검은 피를 토했다. 그러더니 얼굴색이 까만색에서 정상으로 회복되었다. 반면 그 웨이터는 김예훈을 차갑게 쏘아보고 몸을 뒤로 숨기더니 바로 사라졌다.이 상황을 지켜보던 한석범 등은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그들은 심정효가 죽음을 피할 수 없다고 여겼는데, 이렇게 누군가가 달려 나와서 그녀를 해독시켰다는 것 자체가 너무 놀라웠다. 관건은 그 사람이 언제 왔는지 언제 이 방에 나타났는지 아무도 몰랐다. 만약 이 사람이 킬러이고, 목표가 본인들이었다면...한석범은 본인이 실력으로도 못 당해낼 게 뻔하다는 생각이 들자 온몸에서 식은땀이 나왔다.김예훈은 뒷짐을 졌고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이 상황을 지켜보았다.좀 있으니 심정효가 결국 원래 모습으로 회복되었다. 그녀는 정서상 안정을 찾은 후 살기에 찬 눈으로 쳐다보며 말했다.“김 대표, 감히 나를 죽이려 하는 것이야?”심정효가 포효하며 말했다.“아주머니, 아직 안 죽었어요.”김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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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5화

김예훈은 평온하게 심정효를 바라보며 간절하게 말했다.“자고로 사람은 다 죽지 않았겠습니까. 근데 누군들 죽음이 두렵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전에 아주머니가 많이 두려워하는 걸 보고 저는 그 점을 탓하지 않습니다. 이젠 지옥을 한 바퀴 돌고 온 이상, 게다가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을 확실히 했으니 아주머니께서 방씨 가문의 도움이 그렇게 필요하지 않을 거로 생각합니다. 덧붙여서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방씨 가문에서 남진서보다 더 강한 킬러는 데리고 올 수 없을 거라고 봅니다. 남진서 카드 하나로도 아주머니가 부산에 돌아가면 심씨 가문에서 하늘을 찌를 수 있을 겁니다. 위험은 많으면 기회라고 했습니다. 맞죠?”심정효와 한석범은 동시에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 그들은 김예훈이 이런 말을 할 줄은 몰랐다. 하지만 일리 있는 김예훈의 말을 부정할 수 없었다.이번 일을 겪고 나니 심정효는 윤청이에 대한 두려움이 예전 같지는 않았다. 거기다 킬러가 경호원을 해주니 마음이 놓였다. 심지어 다시 보면 이번 위기는 상위권에 오를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예훈을 바라보는 심정효의 눈빛은 인정하는 기색도 깃들었다.“자, 제가 할 말은 여기까지고, 다음 달 보름에 심씨 가문이 이번 문제를 해결했건 아니건 간에 가서 찾아뵙겠습니다!”김예훈은 손을 흔들며 돌아서 나갔다.김예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한석범의 표정은 몇 번이고 변하더니 조용히 말했다.“사모님, 지금도 아가씨를 데리고 돌아가야 하나요?”“걔를 왜 데리고 가? 여기 남아서 우리 사위하고 잘 사귀게 놔둬야지! 정민아를 차버리게! 이런 사윗감 누구한테도 못 빼앗겨!”심정효는 당당히 말했다....그 시각, 경기도 정씨 가문이 새로 구매한 별장 안에서 정동철은 애지중지하는 본인이 손수 만든 왕좌를 쓰다듬으며 왕좌에 앉았다. 몇 달이나 떨어져 있다가 모처럼 기회가 되어 이 자리에 앉아 있으니, 그는 더욱 소중하게 여겼다. 그때 정가을이 아래 측에서 나와서 말했다.“할아버지, 시간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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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6화

사희진은 견천룡이 정동철을 지키라고 보내온 사람이다.실력이 대단한 건 말할 필요도 없는 고수다.그러니 정동철도 무서운 것이 없었다.이때, 두 손에 검은 뱀을 든 노인이 나타나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뒤로 물러났다. 그 모습을 본 정가을은 실력이 강함에도 불구하고 머리털이 쭈뼛 서는 기분이었다.사희진은 너무 무서운 사람이다. 실력이 강한 것도 있지만 뱀을 부리는 수법은 다른 사람이 따라 할 수 없는 능력이었다....프리미엄 가든.며칠 동안 떠난 정군과 임은숙이 함께 돌아왔다. 좋은 술과 맛있는 음식까지 준비한 그들은 정민아를 시켜 얼른 김예훈은 불러오도록 했다.부모님의 그런 모습을 본 정민아는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지만 뭐라고 얘기할지 몰라 그저 김예훈을 불렀다.정소현도 같이 돌아왔다.한 집안사람들이 어렵게 모여 같이 식사했다.김예훈을 본 정소현은 갑자기 무슨 일이 떠올라 얘기했다.“형부, 우리 선배 중에 한 분이 대학 졸업 후 감독이 되었거든요. 그리고 요즘 우리 학교에서 사람들을 뽑아 부산에 가서 드라마를 찍을 거래요. 그런데 그분이 저한테 딱 어울리는 캐릭터가 있다고 부산으로 초청해 주셨어요. 원래는 가고 싶지 않았는데 들어보니까 대우도 괜찮은 것 같아서 한번 가보려고요.”식사 자리에서, 정소현은 기대감에 차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많은 일을 겪고 난 후, 정소현은 자신이 아직 어려서 김예훈을 돕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다.지금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눈앞에 둔 정소현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정소현은 뜨거운 시선으로 김예훈을 쳐다보며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잠깐 고민하던 김예훈이 입을 열기도 전에 임은숙이 가차 없이 말을 끊어버렸다.“입만 열면 형부, 형부! 모르는 사람이 보면 두 사람 사이가 정말 돈독한 줄 알겠어!”정소현은 의아한 시선으로 임은숙을 쳐다보았다. 오늘따라 임은숙의 태도가 평소와 달랐다.김예훈은 정소현을 보면서 웃더니 핸드폰으로 얘기하자고 눈치를 줬다.“예훈아, 오늘 너를 불러서 같이 식사 자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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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7화

“엄마, 결혼은 우리 둘 사이의 일이에요. 끼어들지 말아요!”정민아는 임은숙이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잘 알았기에 하얗게 질린 입술을 꽉 깨물고 겨우 얘기했다.“끼어들지 말라고? 내가 끼어들지 않으면 너희가 그것 때문에 얼마나 많은 고초를 겪게 될지 몰라! 부산 견씨 가문은 우리 정씨 가문의 뿌리야! 지금 세자가 너한테 이혼하고 부산으로 가라고 했어! 그분들이 우리를 봐줘서 말로 하는 건데, 너는 두 번이고, 세 번이고 계속 거절하다니. 뭐 하자는 거야!? 네가 지금은 김예훈이 훌륭한 사람이라고, 너희가 어울린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김예훈이 세자로 남을 수 있는 날이 며칠인지도 몰라! 진주 4대 명문가가 손을 잡은 거로도 모자라 이제 또 어느 가문이 김예훈을 죽이려고 들지 몰라. 이런 남자 곁이 안전하다고 할 수 있겠어? 게다가 부산 견씨 가문은 이 자식보다 천 배, 만 배는 강해! 그러니 넌 무조건 세자의 말을 듣고 진정한 명문가로 시집가야 해! 바로 전국 10대 명문가 중 하나로! 그래야 우리도 이 신세를 벗어날 수 있어!”임은숙은 여태까지 쓴 가면을 찢어버린 채 크게 소리쳤다.정씨 가문과 임씨 가문이 몰락하면서 임은숙은 이렇게 큰 소리를 내본 적이 없다.하지만 오늘의 임은숙은 자신이 있었다.정군이 참지 못하고 한마디 했다.“이건 예훈이와 민아, 두 사람 사이의 일이야. 좋게 얘기해.”“당신은 닥쳐!”임은숙이 짝 소리가 날 정도로 정군의 뺨을 세게 내려치고 차갑게 얘기했다.“이런 일을 어떻게 좋게 얘기해야 해? 어르신께서 날짜까지 정해주셨어. 이 일 때문에 민아의 로열 가든 그룹이 망하게 생겼다고! 이런 마당에 내가 어떻게 좋은 말로 얘기할 수 있겠어!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김예훈은 이혼해야 해!”김예훈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며칠 동안 CY그룹과 하은혜에게만 신경을 썼더니 집에 이런 일이 생겼을 줄은 몰랐다.젓가락을 내려놓은 김예훈이 천천히 얘기했다.“장모님,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얘기해 주세요. 민아한테 이 일을 얘기한 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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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8화

쿵.이때 프리미엄 가든의 대문이 확 열렸다.그 모습을 본 임은숙은 벌떡 일어나서 고함을 질렀다.“감히 누가 우리 집 대문을 부숴! 이게 다 나, 임은숙의 자산이라는 걸 몰라?!”정군도 그곳으로 시선을 돌렸다.열린 대문 앞에 대여섯 명이 나타났는데 그들을 데리고 온 사희진의 목에는 검은 구렁이 한 마리가 있었다.그리고 그녀 뒤의 사람들은 모두 범상치 않은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하지만 그들도 사희진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었다. 아마도 그 검은 구렁이가 두려웠던 모양이다.문을 박차고 들어온 사람이 정동철 어르신의 사람이라는 것을 안 임은숙의 표정은 순식간에 바뀌었다. 그녀는 사근사근 웃으면서 앞으로 다가가 얘기했다.“사희진 님이 오셨군요! 얼른 안으로 드세요! 어쩐지 오늘 아침부터 까치가 운다고 했더니, 귀인이 집에 오실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네요!”말을 마친 임은숙은 정군을 노려보며 얘기했다.“정군, 얼른 사희진 님께 차를 올려드려! 귀인님을 제대로 모시지 못하면 바로 쫓겨날 줄 알아!”정군은 얼굴이 파랗게 질렸지만 어쩔 수 없이 차를 우리러 갔다.정민아도 표정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일어나서 인사를 올리러 갔다.김예훈만이 담담한 표정으로 숟가락을 든 채, 국을 마시고 있었다.사람을 데리고 거실로 들어온 사희진은 화려한 거실을 보더니 담담하게 얘기했다. “차는 필요 없다. 내가 오늘 온 건 전달할 사항이 있어서다.”차를 내오던 정군은 몸이 굳어서 어색한 미소만 지었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사희진 님, 오늘 밤 오셔서 전달하실 얘기가 무엇인가요?”임은숙도 옆에서 물었다.“어르신이 새로운 지시를 내리셨어요? 마음 놓으세요! 꼭 시킨 대로 잘 해결하겠습니다!”임은숙은 여전히 본인의 임무를 잊지 않고 있었다.사희진은 무거운 기운으로 이곳을 진정시킨 후, 차갑게 얘기했다.“정동철 어르신이 얘기했다. 약속한 시각이 되었으니 이혼협의서를 내놓으라고! 이혼협의서를 내놓지 못한다면 가문의 법도에 따라 처리할 것이야!”“뭐? 법도?”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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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9화

사희진은 당당한 표정을 짓고 얘기했다.“네 이년, 다시 한번 그 주둥아리를 놀리면 다음에는 그 입이 삐뚤어질 정도로 내치겠다!”정소현은 분에 차서 얘기했다.“당신들은 너무 야만적이에요!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이때, 김예훈은 숟가락을 내려놓고 티슈 한 장을 뽑아 입을 닦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소현아, 물러나!”임은숙은 정소현을 자기 뒤로 감쌌다.아직 시집도 가지 않은 딸아이이니 금보다 귀했다. 그런 딸이 맞아서 얼굴에 문제라도 생기면 어떻게 시집을 보내겠는가?“사희진 님, 제가 이미 어르신께 얘기 드렸던 것 같은데요. 민아 쪽은 제가 설득하겠다고요. 무조건 이혼협의서를 준비해 갈 거라고요! 그런데 왜 애의 사지를 부러뜨리겠다는 거예요!? 게다가 사지를 부러뜨리고 나면 세자한테는 어떻게 얘기 드릴 건가요!”사희진이 담담하게 얘기했다.“세자의 요구는 정민아가 이혼한 후 부산으로 오는 것이었지, 사지를 부러뜨리지 말라는 소리는 없었다. 그리고 어르신이 얘기하시길, 시간이 되었는데도 이혼협의서에 사인하지 않는다면 바로 사지를 부러뜨리라고 했다! 약속한 시각이 되었다. 협의서는 어디 있지? 협의서에 사인하지 않았다면 오늘 정민아의 사지는 내가 직접 부러뜨린다!”말을 마친 사희진은 의기양양한 기세로 정민아를 보며 얘기했다.“정민아, 네가 직접 와서 벌을 받을 것이냐, 아니면 내 아이의 도움을 받을 것이냐.”말을 마친 사희진이 휘파람을 불자 그녀 목에 감긴 검은 구렁이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차가운 눈으로 정민아를 쳐다보았다.그 모습을 본 사희진의 사람들은 다 잔인한 미소를 지었다.사희진 곁에 오랫동안 있으면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 구렁이의 입에 목숨을 빼앗겼다. 오늘, 이 아름다운 사람도 마찬가지일 거로 생각하니 그들은 조금 흥분되었다.정민아는 온몸에 소름이 돋는 기분이었다. 여자는 원래 뱀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태어난다.두려웠지만 정민아는 앞으로 나서며 물었다.“사희진 님이라고 했죠? 돌아가서 할아버지한테 얘기해 주세요. 저는 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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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0화

“감히 우리 민아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시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만들어 줄게.”이때 감정을 알 수 없는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그리고 김예훈이 나타나 정민아 앞에 서더니 그 세 명을 발로 차버리고 차갑게 얘기했다.“못 믿겠다면 실험해 봐도 괜찮지.”정민아가 급하게 김예훈을 말렸다.“예훈아, 이건 네 일이 아니야!”정민아는 김예훈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사희진의 사람들이 실력이 뛰어난 데다가 검은 구렁이까지 있으니 김예훈 혼자 맞서 싸우기는 힘들다고 생각했다.“날 죽이겠다고?”사희진은 피식 웃었다. 이렇게 오랫동안 가문을 지키면서 처음으로 누군가가 그녀에게 으름장을 놓는 것이었다.잔인한 미소를 드러낸 사희진이 얘기했다.“김예훈, 네가 내 실력을 몰라서 그러는 것 같은데...”사희진의 사람들도 화를 내다가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김예훈이 그녀들을 차서 날렸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그녀들은 잔인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이 데릴사위가 하늘이 무서운 줄도 모르고 감히 사희진 같은 사람 앞에서 센 척을 하다니.정말 우습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았다.임은숙은 정신을 차리고 얘기했다.“예훈아, 너 함부로 나서지 마! 사희진 님이 부리는 건 뱀 중의 왕이야! 힘이 얼마나 세다고! 네가 눈 깜빡할 사이에 널 죽일 수도 있어!”그녀는 김예훈의 생사에 관심이 없었다. 다만 아직 김예훈의 자산을 자신의 명의로 돌리지 못했기에 하는 말이었다.만약 지금 죽으면 김예훈의 자산을 손에 넣기 더욱 어려울 것이다.임은숙이 두려워하는 것을 본 사희진의 부하들은 더욱 경멸하며 김예훈을 쳐다보았다.다들 김예훈이 사희진에게 대들다가는 한순간에 죽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양팔로 팔짱을 낀 그들이 고고한 자태로 김예훈을 깔보았다.“김예훈, 너도 보통 인물은 아니지. 그러니 기회를 주마. 알아서 팔 하나를 잘라버리면 내가 널 봐주도록 하지.”사희진은 옆의 검은 구렁이를 쓰다듬으며 잔인한 웃음을 드러냈다.“우리 아이가 나서게 되면 네 팔 뿐만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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