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씨 가문 직계가 아직 무사한 건, 단지 그 사람이 다음 달 보름까지라고 기한을 줬기 때문이라고. 그날이... 딱 그 일이 있고 20년 되는 날이니까. 그 인간 그날을 심씨 가문의 제삿날로 못 박아뒀다고. 우리에게 시간이 얼마 없단 말이야. 심씨 가문에 남아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 그러니 젊은 양반은 우리 애 일에서 손 떼. 이 일에 관여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당신이 방해하면 해결은커녕 심씨 가문 전체를 해치는 거니까. ”그 당시 킬러 조직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핵심 인물은 바로 윤청이였다. 왕년에 그녀는 수헌사의 최강 킬러였다. 지금 20년을 칩거하다 나왔으니, 그녀의 실력이 어느 지경까지 올랐는지, 얼마나 많은 제자를 키워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돈, 권력, 에너지, 뒷배, 인맥 이런 건 온갖 수단을 다 쓰는 킬러들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다. 심씨 가문도 10대 명문가로서 분명 그들만의 자존심이 있고 심정효 역시 자부심을 가진 사람이다. 부득이하지 않고서야 어찌 딸을 저당으로 내세울 생각을 했을까? 그리고 심정효가 바보도 아니고 김예훈도 보아낸 방씨 가문의 속셈을 그녀라고 못 알아챘을까?그저,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치워야 하는 상황인지라 어쩔 수 없을 뿐이다.김예훈은 살짝 인상을 찌푸려보았다. 그가 느끼기엔 심정효도 자신이나 딸한테 완전히 독한 맘을 먹을 위인은 아니지만, 그녀도 여러 가지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공격에 맞서기라도 하기 위해 전력을 한다는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아니라면 오늘 굳이 이런 말을 할 필요도 없이, 바로 데리고 온 사람들에게 손 보라고 시키면 될 일이었다.김예훈은 가슴속으로 한숨을 쉬어보더니, 그래도 한마디 했다.“아주머니, 어제 제가 내뱉은 말은 번복하지 않아요. 오늘 이렇게 오셔도 은혜 씨는 못 데려갑니다.”그 한마디 하고 김예훈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눈에 힘을 주고 심정효를 쳐다보며 말했다.“다만, 킬러 건이라면 제가 심씨 가문을 도와 해결할 수 있겠네요.”“해결한다고? 당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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