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씨 저택은 호화로운 단독 주택은 아니었다. 오히려 비교적 오래전에 구매했었기에 낡은 구조식 건물이었다.또한 상대적으로 번화한 도시 내에 있어서, 낮은 가격으로 내놓으면 확실히 큰 손해를 보았다.최근 들어 이 주변 시세가 상승하는 추세라 당장 집을 내놓거나, 산다면 적당한 가격을 받기 어려웠다. 그래서 더더욱 팔 이유가 없었다.그는 방안을 쭉 둘러보았다. 이곳은 그가 생활한 지 수십 년이 되는 공간이었다. 이 집안 곳곳에 수많은 추억이 남아있었다. 그런 집을 파는 건 정말로 원치 않았다.몇 박스나 되는 짐들이 차에 실어졌다. 진예은의 아버지는 정원에 서서 다시 한번 집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차에 올라탔다.…다음날 진예은은 학원에 도착해 촬영 허가 대본을 제출했다. 볼 일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던 그녀는 마침 이아영과 동기들과 마주쳤다.문뜩 어제 말이 떠오른 진예은은 입술을 한번 깨물고 그들에게 다가갔다.“좋은 아침이야.”예상치 못한 그녀의 인사에 동기들이 조금 당황했다. 그들의 인상 속 진예은의 이미지로는 절대 먼저 와서 인사를 건네는 캐릭터라 아니었다.이아영이 그녀를 바라보았다.“좋은 아침이야, 예은아.”다른 동기들도 곧바로 웃으며 말했다.“우리 이제 막 시대극 수업 참석하러 가는 중이었는데. 예은이 너도 같이 갈래?”예전의 진예은이었다면 핑계를 대고 거절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그녀는 흔쾌히 수락했다.“응 같이 가.”그들은 함께 강의실로 향했다. 가는 길 내내 웃고 떠들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진예은도 적극적으로 그녀들의 대화에 끼어들었고, 가끔은 먼저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동기들과 어울리는 게 전혀 어렵지 않았다. 이아영의 말대로 단지 그녀 스스로 그들을 서먹하게 대했기에, 동기들도 그녀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했던 것뿐이었다.진예은이 선뜻 먼저 다가와 인사를 건네고, 그녀들의 요청을 거부하지 않자 자연스럽게 그 무리 속에 스며들 수 있었다.교실에 도착한 일행들은 김수지의 얼굴을 확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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