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은 좀처럼 흥분을 주체하지 못했다.“여보, 이 선물들 우리 유이가 좋아하겠죠? 혹시 마음에 안 들면 어쩌죠? 아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적은 것 같아요. 몇 개 더 사오는 게 좋지 않을까요?”한희운이 미간을 문지르며 못 말리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내가 자기 선물을 살 때도 이 정도로 신경 쓰지는 않았던 것 같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아래층에 있던 가사도우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께서 오셨어요.”정연은 남편을 내팽개치고 곧장 아래층으로 향했다. 강유이와 한태군이 집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확인한 그녀가 환하게 웃으며 맞이했다.그녀는 한태군을 휙 지나치더니 당장 강유이한테 다가가 꼭 끌어안았다.“우리 유이가 드디어 날 보러 와주었구나.”강유이는 정연의 애정을 진작부터 받아왔던지라 웃으며 대답했다.“엄마, 저희 엄마 보러 왔어요.”정연이 화들짝 놀라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너, 너 방금 나를 뭐라고?”“엄마요. 아, 혹시… 이렇게 부르는 거 싫으신가요?”강유이는 그녀가 자신이 부르는 호칭이 마음에 들지 않는 거로 생각했다.일반적으로 결혼을 한 여자들은 남편의 어머니를 시어머니, 혹은 어머니라고 부른다고 했다.“아니다, 아니야. 절대 싫지 않아. 너무 좋아서 그래.”정연은 감격에 겨워 유이의 손을 꼭 잡았다.“난 네가 나를 엄마라고 부르는 게 너무 좋단다. 우리 아가.”어머니가 감격에 겨워 몇 번이나 유이를 아가라고 부르며 울먹이자, 한태군이 미간을 문지르며 말했다.“어머니, 잠깐 진정 좀 하세요.”정연이 아들을 노려보며 말했다.“그 입 다물 거라. 감히 여자들의 대화를 끊다니. 이게 무슨 무례한 행동이니.”한태군이 위층을 힐끗 바라보며, 아버지에게 어떻게 좀 해보라는 눈빛을 보냈다.그러자 한희운이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똑같이 눈빛으로 대답했다.‘나랑 상관없는 일이야. 아들아, 내가 말릴 수 있을 것 같아?’문뜩 뭔가를 떠올린 강유이가 한태군 손에 들려있던 쇼핑백을 빼앗아 정연에게 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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