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의 모든 챕터: 챕터 2461 - 챕터 2470

2771 챕터

제2461화

정연은 좀처럼 흥분을 주체하지 못했다.“여보, 이 선물들 우리 유이가 좋아하겠죠? 혹시 마음에 안 들면 어쩌죠? 아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적은 것 같아요. 몇 개 더 사오는 게 좋지 않을까요?”한희운이 미간을 문지르며 못 말리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내가 자기 선물을 살 때도 이 정도로 신경 쓰지는 않았던 것 같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아래층에 있던 가사도우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께서 오셨어요.”정연은 남편을 내팽개치고 곧장 아래층으로 향했다. 강유이와 한태군이 집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확인한 그녀가 환하게 웃으며 맞이했다.그녀는 한태군을 휙 지나치더니 당장 강유이한테 다가가 꼭 끌어안았다.“우리 유이가 드디어 날 보러 와주었구나.”강유이는 정연의 애정을 진작부터 받아왔던지라 웃으며 대답했다.“엄마, 저희 엄마 보러 왔어요.”정연이 화들짝 놀라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너, 너 방금 나를 뭐라고?”“엄마요. 아, 혹시… 이렇게 부르는 거 싫으신가요?”강유이는 그녀가 자신이 부르는 호칭이 마음에 들지 않는 거로 생각했다.일반적으로 결혼을 한 여자들은 남편의 어머니를 시어머니, 혹은 어머니라고 부른다고 했다.“아니다, 아니야. 절대 싫지 않아. 너무 좋아서 그래.”정연은 감격에 겨워 유이의 손을 꼭 잡았다.“난 네가 나를 엄마라고 부르는 게 너무 좋단다. 우리 아가.”어머니가 감격에 겨워 몇 번이나 유이를 아가라고 부르며 울먹이자, 한태군이 미간을 문지르며 말했다.“어머니, 잠깐 진정 좀 하세요.”정연이 아들을 노려보며 말했다.“그 입 다물 거라. 감히 여자들의 대화를 끊다니. 이게 무슨 무례한 행동이니.”한태군이 위층을 힐끗 바라보며, 아버지에게 어떻게 좀 해보라는 눈빛을 보냈다.그러자 한희운이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똑같이 눈빛으로 대답했다.‘나랑 상관없는 일이야. 아들아, 내가 말릴 수 있을 것 같아?’문뜩 뭔가를 떠올린 강유이가 한태군 손에 들려있던 쇼핑백을 빼앗아 정연에게 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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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2화

강유이가 웃으며 대답했다.“음식을 가리는 편이 아니라서, 전 다 좋아요.”“알겠어. 그럼 엄마 먼저 내려가 볼게.”그녀가 한태군을 돌아보며 말했다.“우리 유이 괴롭히면 안 된다. 알았지?”“…”정연이 내려간 후 강유이는 결국 참지 못하고 소리 내어 웃음을 터뜨렸다.“엄마는 참 한결같이 열정적이셔.”한태군이 못 말린다는 듯이 따라 웃었다.“예전부터 너를 참 좋아하셨잖아.”강유이가 그를 바라보았다.“엄마는 오빠도 마찬가지로 좋아하시는걸. 오빠는 그분의 친아들이잖아.”그가 멈칫거리며 그녀를 돌아보았다. 강유이가 자신을 위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태군이 소리 내어 웃음을 터뜨렸다.“설마 내가 서운해할 거라 생각했어?”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한태군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가볍게 고개를 기울이며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어머니가 너를 좋아하셔서 나는 기쁘기만 한 걸. 가능만 하다면 난 우리 유이에게 세상 모든 사랑을 주고 싶어.”저녁 식사를 할 때에도 정연의 관심은 온통 강유이에게 쏠려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남편과 아들은 한쪽 구석에 내버려 둔 채 유이만 챙겨주었다.“아가, 고기만 먹어서는 안 되지. 채소도 많이 먹어야 해. 초록색 음식에 영양분이 더 많아.”정연이 야채샐러드를 유이 앞에 놓아주었다.유이는 이미 배가 너무 불렀지만 차마 정연의 호의를 거절하지 못했다.“고마워요 엄마.”한태군이 가볍게 헛기침을 했다.“어머니, 유이 이미 밥 두 사발이나 먹었어요. 너무 많이 먹어도 소화에 안 좋아요.”강유이가 젓가락을 살짝 깨문 채,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한태군을 힐끗힐끗 쳐다보았다. 솔직히 그녀는 정말로 배가 너무 불렀다.정연이 손을 저으며 말했다.“뱃속에 한 명 더 있잖아.”순간 식탁 위의 분위기가 싸하게 굳어졌다.강유이와 한태군이 놀란 표정으로 동시에 정연을 바라보았다. 그도 그럴것이 그들은 임신한 사실을 털어놓은 적이 없었다.문뜩 자신이 말을 잘못 꺼냈다는 것을 알아차린 정연이 자리에서 벌떡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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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3화

한태군은 차마 반박하지 못했다.…다음날.국립 영화 학원.진예은은 교실에 앉아 촬영 대본을 숙지하고 있었다. 그때 김수지와 이아영, 그리고 몇몇 학생들이 웃고 떠들며 교실 안으로 들어왔다.김수지가 말했다.“참, 내 남자친구가 오늘 별장에서 친목 파티를 여는데, 너희도 참석하지 않을래?”“어머, 너 남자친구 생겼어?”“사귄 지는 한 달 정도 됐는데 지금까지 너희한테 소개를 못 해줬어. 오늘 오면 볼 수 있을 거야.”“정말 부러워. 네 남자친구는 뭐 하는 사람이야?”김수지가 웃으며 대답했다.“사업하는 집안사람인데, 최근 남자친구 아버지가 남자친구한테 회사를 물려줄 생각인 것 같더라고.”그렇게 말한 김수지가 진예은 곁으로 다가가 말을 이었다.“참 예은이 너도 네 남편과 함께 파티에 참석하지 않을래?”진예은이 입술을 꾹 다물었다. 그녀가 막 핑계를 대서 거절하려던 때 김수지가 그녀의 생각을 꿰뚫어 보기라도 한 듯이 먼저 말을 꺼냈다.“어려운 장소 아니야. 우리 다 같은 동기들인데 함께 가면 좋잖아.”“그래 예은아, 같이 가자. 수지가 저렇게까지 적극적으로 초대하는데 계속 거절하는 것도 그렇잖아.”진예은이 시선을 내려뜨리고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그래. 하지만 내 남편은 아마 못 올 거야.”“엥? 너를 위해 파티에 참석할 시간도 못 내주는 거야? 그렇다면 네 남편 너무 무심하다. 내 남자친구였다면 아무리 바빠도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나랑 같이 있어줄 텐데.”“세상에, 네 남자친구 되게 자상하다.”다른 동기들이 부러운 눈빛으로 자신을 보는 걸 알아차린 수지는 당당하게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그런 눈빛을 즐기는 편이었다.진예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눈앞의 상황이 모두 우습게만 느껴졌다.김수지가 자신을 좋은 마음으로 초대할 리가 없었다. 아마 비웃을 목적으로 초대했을 게 분명했다. 다른 동기들까지 함께 초대하는 것도, 그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기 남자친구가 얼마나 우수한지 자랑하기 위함일 것이다.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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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4화

반재신은 계약서를 꼼꼼히 살펴본 후 사인했다. 그리고 변호사와 함께 도장까지 찍었다.그들이 돌아간 후 반재신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강성연한테서 걸려온 전화였다. 그가 얼른 전화를 받았다.“어머니?”강성연이 말했다.“재신아, 유이와 태군이가 영국에 갔어. 시간 될 때 네가 나 대신 태군이네 집으로 인사를 가줬으면 좋겠어. 선물 챙겨가는 거 잊지 말고.”“네? 두 사람이 영국으로 돌아왔어요?”“유이가 임신했으니 태군이와 함께 영국에 가는 게 당연하지 않겠어? 너도 그쪽에 있으니까 잊지 말고 자주 네 매부 집에 인사하러 가. 그래야 우리 두 가문 사이가 더욱 돈독해지지. 한씨 가문 사람들한테 우리 집안사람들이 무정하다는 생각이 들게 해서는 안 되지. 내 말 알아들었지?”반재신이 입술을 깨물며 답했다.“알겠어요.”통화를 마친 후 반재신은 창밖을 바라보았다.‘유이가 임신을 했다니. 그럼 이제 내가 삼촌이 되는 건가?’그는 아이를 생각해서라도 삼촌인 자신이 한씨 가문으로 인사를 드리러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그때 그의 휴대폰에 웬 문자 한 통이 도착했다.김수지는 남자친구의 별장에서 열리는 파티에 동기들을 초대했다. 서구적인 외모의 남자가 정원에서 그들을 맞이했다. 김수지가 그에게 다가가 자연스럽게 팔짱을 꼈다.“자기야, 여기 전부 내 동기들이야.”남자가 여자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말했다.“그래? 그렇다면 대환영이지. 파티 장소는 저기 풀장 쪽이야. 이미 다 준비되어 있어.”“수지야, 너랑 네 남자친구 엄청 행복해 보여.”“이렇게 큰 별장에서 살면 당연히 돈도 엄청 많겠지? 수지는 앞으로 행복해질 일만 남았네.”이곳 별장은 부자들만 거주하는 부자 단지였다. 이런 곳에서 살 정도의 사람이라면 그 신분도 평범하지 않을 게 분명했다. 동기들은 부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샘이 나기도 했다.유독 진예은만이 아무 말도 없이 그저 조용하게 한구석에 서 있을 뿐이었다.그들은 풀장 근처로 향했다. 현장에는 바비큐 그릴과 각종 맛있어 보이는 음식,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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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5화

”다들 여기서 뭐 해? 술을 좀 가져왔어.”남자가 술 두 병을 들고 다가왔다. 그의 곁에는 남자 두 명이 더 서 있었다.두 명은 김수지도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다. 김수지가 멈칫거리다가 그에게 다가갔다.“친구들도 있었어?”남자가 물었다.“응. 괜찮지?”김수지가 대답을 망설이고 있을 때, 주위에 있던 여자 동기들이 웃으며 놀려댔다.“남성분들과 함께 하는데 당연히 괜찮죠~”파티 내내 진예은은 바비큐 그릴 앞에서 고기만 구웠다. 풀장 안에서는 방금 본 두 남자가 여자들과 함께 꽤나 친밀하게 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놀이 방식이 꽤나 농밀했다.진예은이 미간을 찌푸렸다.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김수지의 남자친구가 좋은 의도로 이런 모임을 주최한 것 같지 않았다. 어쩌면 그는 김수지의 동기들 따위는 전혀 신경 쓰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게 아니라면 이런 모임을 주최하고 낯선 남자를 초대하지도 않았을 것이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아영이 풀장에서 나왔다. 그녀의 표정이 어두워 보였다. 이아영이 진예은 쪽으로 다가왔다.“나랑 잠깐 화장실 좀 같이 가주지 않을래?”진예은이 멈칫거리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진예은은 이아영과 함께 화장실로 향했다. 그녀는 문 앞에서 이아영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볼일을 보고 나온 이아영이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진예은이 그녀를 돌아보았다.“무슨 일 있어?”이아영이 담배 연기를 뿜어내며 말했다.“수지 남자친구라는 사람 도대체 어떤 친구를 사귄 거야. 아까 풀장에서 그 거지 같은 놈들이…”이아영이 잠깐 말을 멈추고 헛구역질을 하더니 이어서 말했다.“구역질 나.”진예은이 잠깐 침묵하다가 대답했다.“더 이상 여기 있기 싫으면 지금 나랑 돌아갈래?”이아영이 잠깐 머뭇거리다가 피식 웃었다.“지금 돌아가면 수지 체면이 깎이잖아. 나도 수지와 불편한 일을 만들고 싶지 않고.”진예은은 이아영이 진심으로 김수지를 친구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담배 한 대를 다 피운 후 이아영은 진예은과 함께 원래 자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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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6화

김수지가 당황한 표정으로 진예은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입술을 악물었다.진예은 역시 뜻밖의 상황에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반재신한테 이 모임에 대해 말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반재신이 어떻게 그녀가 이곳에 있는 줄 안 거지?수지의 남자친구가 반재신을 훑어보며 물었다.“누구야, 넌?”그러더니 잔뜩 일그러진 표정으로 수지에게 물었다.“얘도 네 친구야?”진예은이 반재신한테 다가갔다.“여긴 어떻게 알고 왔어?”반재신이 싸늘한 표정으로 그녀의 뒤에 서 있는 사람들을 힐끗 바라본 후, 손을 쭉 뻗으며 진예은을 끌어안았다.“이런 데 오면서 왜 나한테 연락 안 했어?”“설마 저 남자가 예은이 남편이야?”“수지가 예은이 남편은 자영업을 한다고 했었잖아. 그거 작은 사업 아니었어? 저 승용차 몇 대를 합친 가격이면 별장 한채는 충분히 나오겠는데?”주위 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에 수지가 양 주먹을 꽉 쥐었다. 그녀는 애써 미소를 짜내며 입을 열었다.“예은아, 네 남편 왔네. 진짜 잘 됐다. 어서 오세요.”반재신이 시큰둥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전 제 와이프를 데리러 왔을 뿐입니다. 이런 의미 없는 모임은 썩 취향이 아니라서요.”반재신의 비아냥거림에 수지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그녀의 옆에 서 있던 남자친구 얼굴도 마찬가지로 굳었다.“야, 너 그거 무슨 뜻이야?”반재신은 전혀 동요하지 않으며 말했다.“무슨 뜻이긴요. 전 이렇게 허접한 곳에서 놀고 싶지 않으니까, 더 이상 여기 남을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수지 남자친구는 기가 막혀 웃음이 나왔다. 그가 턱을 치켜들며 소리쳤다.“고급 승용차 몇 대 렌트해서 왔다고 네 신분도 올라가는 줄 알아? 너 내가 누군 줄 알아?”“당신이 누군지는 관심 없습니다.”반재신은 진예은의 허리를 감싸 안고 그곳을 벗어나려 했다. 그때 수지 남자친구가 그에게 달려들었다.“야 이 새끼야, 너 거기 안 서!”경호원이 남자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가 경호원한테 손을 대려 하자, 경호원이 허리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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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7화

반재신이 의자에 기대며 말했다.“나중에 네 아버지를 모셔오자. 앞으로 여기가 너랑 네 아버지가 살 집이야.”그녀가 경악하며 반재신을 돌아보았다.“너…”“벌써 감격할 필요는 없고.”반재신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은 후 자신의 품에 끌어안았다. 그가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난 다른 사람들이 내 와이프를 무시하는 모습은 절대 못 보겠거든.”그녀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가슴 한구석에서 따뜻한 무언가가 번지고 있었다.목적지에 도착한 후 모든 사람들이 차에서 내렸다. 그들은 다시 한번 웅장한 저택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이곳이 진예은 남편이 사는 곳이라는 게 좀처럼 믿어지지 않았다. 아까 그가 수지 남자친구의 별장을 허접하다고 했던 게 단번에 이해되었다. 눈앞의 별장은 조금 전 그곳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했다.잔디로 깔린 바닥에는 헬기 전용 주차장까지 마련되어 있었다. 별장 전체가 휴양림에 둘러싸여 있었는데, 뒤뜰을 산책하다 길이라도 잃을까 겁날 정도였다.반재신이 그들을 데리고 장미 정원으로 향했다. 정원 내부에서는 열 명은 족히 넘어 보이는 고용인들이 파티 준비를 하고 있었다. 새하얀 보가 씐 기다란 테이블 위에는 포크와 나이프 그리고 와인까지 세팅되어 있었다. 심지어 와인은 한 병에 이천만 이 넘는 로마네 꽁띠였다. 파티에 준비된 음식은 전문 오성급 호텔 주방장이 현장에 직접 와서 만들어 주는 음식이었다.이번 파티는 김수지의 파티를 단번에 초라하게 만들었다. 아니 두 모임을 한 선에 놓고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이곳에는 고용인들도 있었고 요리사도 있었다. 그래서 그곳에서 벌어졌던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질 걱정을 할 것도 없었다. 그녀들은 마음속으로 하나같이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그곳에서 나온 건 탁월한 선택이었어!’반재신이 진예은을 돌아보며 말했다.“이제부터 이 집의 안주인은 너야. 그러니까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돼. 여기 친구분은 다 네 동기들이니까 네가 잘 대접하면 돼.”그러더니 다시 동기들을 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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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8화

언제 온 건지 반재신이 불쑥 그녀의 뒤에 나타났다. 그가 그녀의 어깨에 양손을 올리며 물었다.“혹시 제가 듣지 말아야 할 일에 관해 이야기 중인가요?”그들 중 한 동기가 웃으며 대답했다.“저희 지금 예은이가 남편분과 어떻게 처음 만났는지에 대해 막 묻고 있었어요.”“그래요?”반재신이 눈을 가늘게 뜨더니 자신의 앞에 앉아있는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가 의미심장하게 한마디 내뱉었다.“저희 둘 예전에 같은 학교를 다녔었거든요. 함께 한 시간이 있으니 자연히 감정이 싹텄죠.”진예은은 순간 멈칫거렸다. 어쩐지 그의 말투가 묘하게 거슬렸다. 그녀가 고개를 들고 그를 바라보았다.“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왜, 아니야?”반재신이 허리를 숙이며 그녀를 바라보았다.“줄곧 나를 잊지 못해서 전전긍긍하다가, 결국 Z 국으로 날 찾으러 온 여자가 누구더라.”진예은이 그의 손을 쳐내며 말했다.“그 뻔뻔스러움은 집안 유전이야?”그녀는 이미 귀까지 빨개진 상태였다.반재신이 그녀의 귓불을 톡 건드리며 웃음을 터뜨렸다.“지금 네 말은 우리 아버지가 뻔뻔하다는 말이지?”“…”진예은은 순간 할 말을 잃어버렸다.두 사람의 애정행각에 주위 사람들은 순식간에 들러리가 되어버렸다.이렇게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데, 아까 대체 누가 남편이 진예은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망언을 지껄였던가!…넥스 그룹.어젯밤부터 새벽까지 야근한 주혁은 너무 피곤한 그대로 테이블 위에 쓰러져 버렸다.“태군 형, 도대체 언제 와. 나 이제 안 될 것 같아.”“뭐가 안 된다는 거야.”문가에서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에 주혁이 벌떡 몸을 일으켰다. 문에 기대 서 있는 한태군을 발견한 그는 마치 구세주를 발견한 사람처럼 흥분하기 시작했다.“아이고~ 태군 형! 조금만 더 늦게 왔으면 나 정말 과로로 죽었을지도 몰라.”한태군이 피식 웃으며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그동안 고생했어.”주혁이 얼른 소파로 다가와 그의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다들 형이 결혼하러 Z 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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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9화

”그런데 정말 그 사람들 전부가 진심으로 퇴사를 원할까? 그들은 단지 일이 힘들어서 불만을 표출할 곳이 필요했던 것뿐이야. 그렇다면 아예 그 사람들에게 퇴사할 기회를 던져주고 입을 막으면 돼. 진짜로 퇴사할 생각이 없었던 사람들은 자기 처지를 다시 한번 떠올려 보고 결정하겠지. 이럴 때 충분한 복지와 월급을 제공하면 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어?”주혁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나 알 것 같아. 그 사람들은 이번 일이 자신들에게 주어진 시험이었다고 생각하게 되겠지.”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한태군이 안으로 들어갔다.“그들은 퇴사를 결정하지 않은 게 요행이라고 느낄 거야. 떠난 사람들은 이번 복지를 누리지 못했으니 자연스럽게 불만의 목소리도 멈추게 될 거고.”주혁은 큰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의 말에 도리가 있었다. 한태군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른 채 그를 바라보았다.“안 타?”그제야 번뜩 정신을 차린 그가 허둥지둥 안으로 들어갔다.엘리베이터가 1 층에 도착하자 두꺼운 금속 문이 양쪽으로 스르륵 열렸다. 내리려고 막 고개를 든 한태군의 눈에 강유이의 모습이 안겨 들어왔다.한태군은 잠깐 놀라더니 곧바로 환하게 미소 지으며 물었다.“어떻게 왔어? 어머니가 집에서 쉬라고 하셨잖아.”강유이가 등 뒤에 감추었던 도시락을 꺼내 들고 환하게 웃었다.“엄마가 오빠한테 도시락 가져다주라고 하셨어.”주혁이 두 사람을 한참 동안 번갈아 보다가 슬쩍 껴들며 물었다.“태군 형, 그러니까 이분이 형수님 맞지?”한태군이 고개를 끄덕였다.주혁이 손바닥을 자기 옷에 슥슥 닦더니 헤실헤실 웃으며 악수를 청했다.“안녕하세요 형수님.”강유이가 예의 바르게 그의 손을 잡으려던 그때, 한태군이 불쑥 주혁의 손을 잡았다.“?”주혁이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한태군이 고개를 돌려 그를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누가 너한테 손잡아도 된다고 허락했어?”“…”주혁이 잔뜩 풀이 죽은 채 다시 손을 거두어들였다.“손을 못 잡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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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0화

같은 시각, 진예은은 하나, 둘씩 집으로 돌아가는 동기들을 배웅하고 있었다. 차 앞에까지 도착한 이아영이 갑자기 뒤로 돌아 진예은을 바라보았다.“오늘 초대해 줘서 고마워. 그리고 너한테 사과할게.”진예은이 당황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이아영이 시선을 내려뜨리며 말을 이었다.“난 수지를 친구라고 생각해서 그 애가 너한테 상처 주는 말을 할 때 한 번도 말리지 않았었어. 비록 네가 겉으로는 개의치 않아 보였지만 그래도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진예은이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는 원래부터 혼자 다니는 걸 좋아했고, 다른 사람과 깊게 교류하는 걸 즐기지 않았다. 때문에 누가 그녀의 나쁜 말을 한다고 해도 확실히 개의치 않았었다.하지만 아무리 겉으로는 개의치 않았지만 속마음은 어쩔 수 없이 의식할 때도 있었다.그녀는 이아영이 자신한테 사과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에 당황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그녀의 마음이 고마웠다.“괜찮아.”“예은이 너는 네 남편 앞에 있을 때가 가장 솔직한 너의 모습인 것 같아. 비록 네가 평소에 우리와 좋게 지내고 있긴 했지만, 네 웃음에서 묘한 거리감을 느낄 때가 종종 있었거든.”이아영이 그녀를 바라보았다.“사실 너도 익숙하지 않은 모습을 계속 연기하면서 지낼 필요 없어. 네가 우리를 어색하게 대하니까, 다른 애들도 쉽게 너한테 다가가지 못했던 거야. 그러니까 내 말은 애들이 너를 싫어하던 건 절대 아니라고.”이아영은 말을 마치고 곧바로 차에 올라탔다.차가 떠났지만 진예은은 한참 동안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머릿속에서는 조금 전 이아영이 했던 말이 계속 되풀이되었다.겨우 정신을 차리고 돌아선 진예은은 바로 뒤에 있던 반재신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언제부터 여기 있었던 거야?”설마 방금 이아영이 그녀한테 했던 말을 전부 들은 걸까?반재신이 입꼬리를 올리며 피식 웃었다.“왜, 내가 듣지 말아야 할 말이라도 들었을까 봐 겁나?”진예은은 대답하지 않았다.반재신이 그녀의 바로 앞까지 다가와 멈춰 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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