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우는 멍해지더니 얼른 얼굴을 돌렸다.“입 다물어라, 누가 급하다고?”반재언은 천천히 커피를 마시고는 말없이 웃었다.시월이 정원 밖에서 들어왔는데, 뒤에는 손에 뭔가 가득 안고 오는 사람들이 같이 따라 들어왔다.남우가 시월을 막으면서 물었다.“지금 무슨 일을 하는 거야?”시월은 웃으면서 대답했다.“당연히 다 아가씨 결혼식에 쓰이는 물건들이죠. 회장님께서 명을 내렸어요. 스카이섬에서 가장 좋은 웨딩숍에서 아가 결혼식을 맡으라고 했어요.”남우는 놀라웠다.“그렇게 번거롭니?”결혼식 하나 하는 것뿐인데.뒤에 있는 일꾼들이 손에 꽃을 들고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폈다.“번거롭다니요. 일생에 한 번뿐인 결혼식인데 누구든 결혼식에서 가장 행복한 신부가 되려고 하죠? 고객님께서 행복하지 못하면 그게 다 저희 책임이죠.”그러고는 엄숙한 얼굴을 했다.남우는 입꼬리가 실룩거리더니, 이 영감이 또 어디서 이런 웨딩 기획회사를 찾은 거야?마케팅 방식만 들어도 뭔가 어설프다.시월은 남우의 팔짱을 꼈다.“아가씨, 갑시다. 내가 데리고 한번 둘러볼게요.”“뭐 볼게 있다고..., 야?”시월은 남우가 말 끝나기 전에 그녀를 끌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봐봐요, 좋아할지도 모르죠.”반재언은 웃으면서 머리를 흔들었다.방 안에는 결혼식에 쓰일 물건들로 가득 찼다. 모두 아주 전통적인 액세서리랑 드레스, 신발들이다. 여자 직원 두 명이 걸어왔다.“남우 아가씨, 치수를 재어 드릴게요.”남우는 놀랐다.“치수를 잰다고요?”“네, 우리는 남우 아가씨 몸에 맞춰서 예복을 만들 거예요. 3일 정도면 됩니다.”시월이 사람들을 데리고 방에서 나가자, 남우는 어쩔 수 없이 그들이 치수 재는 데 맞춰줬다.같은 시각, 서울강유이는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자기 얼굴을 반쯤 가리고는 웨이터를 따라서 룸으로 걸어갔다.웨이터가 문을 열었다.“아가씨, 이쪽입니다.”룸에 있던 조민이 소리를 듣고 머리를 들었다. 웨이터가 떠나자, 그녀가 일어서더니 웃었다.“유이야.”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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