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의 모든 챕터: 챕터 2361 - 챕터 2370

2771 챕터

제2361화

“노 회장님께서는 조금 전 제가 했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나 봅니다?”노 회장이 헉하고 숨을 들이마시더니, 당황하며 변명하기 시작했다.“아… 아니 전 그런 적 없습니다. 저, 저 여자가 지금 저를 모함하는 겁니다.”그가 반지훈과 강성연이 있는 쪽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마치 그들이 자신의 마지막 희망이라도 되는 것처럼 서둘러 달려가 해명했다.“회장님, 사모님, 두 분께서는 저를 믿어주셔야 합니다. 전 정말 거짓말을 하지 않았습니다.”반지훈은 싸늘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기만 할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그때 강성연이 웃음을 터뜨렸다.“조금 전 제 며늘아기가 분명하게 말한 것 같은데요. 노 회장님, 설마 본인이 제 아들 재신이보다 우수하다고 생각하셨나요?”“전 그런 뜻이 아니라…”반재신이 진예은의 옆으로 걸어가더니, 그녀를 자신의 뒤로 숨기며 말했다.“어떤 게 진실인지는 CCTV를 보면 알겠죠. 어떻게 한번 다 같이 돌려볼까요?”CCTV라는 말에 노 회장은 더 이상 변명할 기회가 없게 되었다.노 회장의 등 뒤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그가 반재신의 앞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재신 도련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어리석었어요. 우리 회사와의 거래를 생각해서라도 한 번 만 용서해 주세요…”반재신이 그의 멱살을 잡아 올리더니 주먹으로 얼굴을 후려갈겼다. 그의 몸이 맥없이 옆으로 쓰러지는가 싶더니, 옆에 있던 테이블과 강하게 부딪혔다.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각종 과일과 술잔이 바닥에 떨어지자, 구경하던 사람들이 화들짝 놀라며 뒷걸음질쳤다.“반재신!”강성연이 서둘러 그를 끌어당겼다.반재신의 손등에 시퍼런 핏줄이 솟아났다. 그의 눈에 살기가 어렸다. 그는 결코 노 회장을 쉽게 놓아줄 마음이 없었다. 눈앞의 남자가 진예은한테 찝쩍거렸다는 생각에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지금 그 입으로 용서를 말한 겁니까? 감히 내 여자를 건드려놓고, 내게 용서를 바라요?”잔뜩 겁에 질린 노 회장이 어눌한 말투로 말했다.“정말로 다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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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2화

마지막으로 아이들만 모여 기념사진을 한 장을 더 찍었다. 연서와 구희나 그리고 구의범의 아들인 구명신이 희망이의 옆에 모여 앉아 기념을 남겼다.…차 안, 방금 나온 따끈따끈한 기념사진을 손에 쥔 남우는 기분이 싱숭생숭했다.“왜 내가 너희 집안 가족사진 찍는데 같이 찍어야 하는데?”곁에서 운전하고 있던 반재언이 손으로 입술을 매만지며 피식 소리 내어 웃었다.“우리 반씨 집안 일원이 된 거 축하해.”그녀가 고개를 홱 돌렸다.“아직 아니거든.”반재언이 힐끗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가 갑자기 차를 갓길에 세우더니 몸을 돌려 그녀와의 거리를 좁혔다.“그럼 어떻게 해야 진짜 일원이 되는 건데?”남우는 대답하지 못했다.반재언이 그녀의 눈가를 매만졌다. 그의 시선이 그녀의 입술에 고정되었다. 그녀가 미처 상황 파악을 하기도 전에, 입술 위로 따뜻한 온기가 전해져왔다. 그가 다정하면서도 부드럽게 그녀의 입술을 파고들었다.남우의 눈초리가 파르르 떨렸다. 그가 양손을 그의 가슴에 기댔다.그의 키스는 그녀를 아무런 생각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그때 누군가가 창문을 똑똑 두드렸다. 그가 주는 부드러움에 속절없이 빨려들던 남우가 번뜩 정신을 차렸다. 그녀가 황급히 그를 밀어냈다. 남우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반재언이 창문을 내렸다.교통경찰이 몸을 숙이며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여기는 주정차 금지 구역입니다. 함부로 차를 대시면 안 됩니다.”반재언이 살짝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죄송합니다. 제 와이프가 갑자기 몸이 안 좋아져서, 부득이하게 잠깐 정차했습니다. 벌과금 영수증 떼주세요. 제가 과태료 지급하겠습니다.”교통경찰은 반재언이 적극적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또 조수석에 앉은 여자가 배를 끌어안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확인하자 굳이 영수증을 떼지 않았다.“와이프 분 몸 상태 안 좋다니 이번 한 번만 봐 드리겠습니다. 다음부터는 절대 아무 곳에나 함부로 차를 대지 말아주십시오.”반재언이 미소 지었다.“감사합니다.”교통경찰이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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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3화

반재신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진예은 너…”“그래서 나 결심했어.”진예은이 그의 넥타이를 잡아당겼다. 그의 셔츠 옷깃이 넥타이에 눌려 구겨지며, 그와 그녀 사이의 거리가 좁혀졌다.“난 나만의 방식으로 너와 가장 가까이 있을 수 있는 위치에 오를 거야. 너와 똑같은 위치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괜찮아. 오직 나 스스로의 힘으로 당당하게 네 옆에 설 거야.”그녀가 또다시 자신의 곁을 떠나겠다는 말을 할 거라고 생각했던 반재신이 잠깐 멈칫했다.잠시 후, 반재신이 그녀를 품에 끌어안았다. 창밖에서 비춰들어 온 네온사인이 두 사람을 비추었다.“언제 돌아가려고?”진예은이 그의 목을 꼭 끌어안았다.“내일. 오후 비행기야. 그러니까…”반재신이 그녀를 창문 쪽으로 밀어붙이며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어느새 그녀의 정장 외투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뜨거운 열기 때문에 창문에 수증기가 맺혔다. 화려하게 비춰들어 오던 네온사인이 수증기 때문에 몽롱한 분위기를 연출했다.어둑한 조명 아래 한 몸처럼 꼭 붙은 두 사람의 형체가 짜릿하고 아슬아슬하게 이 밤을 불태우고 있었다.문뜩 옆방에서 희망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진예은이 그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더니, 잔뜩 잠긴 목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네 딸 우는데.”반재신도 어이가 없었는지 웃음을 터뜨리며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저 계집애 저거 일부러 저러는 거 아니야? 가서 엉덩이라도 때려줘야겠어.”반재신이 셔츠를 주어 입은 후 옆방으로 향했다. 희망이가 이불을 차던지며 울고 있었다. 어찌나 울었는지 목소리가 조금 쉰 것 같았다. 그가 미간을 주무르더니 아이를 안아 들었다. 말로는 엉덩이를 때려주겠다고 했지만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자식한테 손을 댈 수는 없었다.“아직도 울어? 계집애, 말썽만 피우지 정말. 너, 일부러 이러는 거지. 응?”반재신이 아이를 품에 안자 아이는 곧바로 울음을 그쳤다. 그러더니 반재신을 향해 ‘아부아부’ 하며 알아들을 수 없는 옹알이를 했다.반재신이 가볍게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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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4화

반재신은 그녀가 빠져나간 빈자리가 텅 비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는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한참 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이제 막 떠났는데 벌써 보고 싶어지니, 앞으로의 생활이 심히 걱정되었다.그때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양우빈이었다.반재신이 전화를 받자 양우빈이 말했다.“대표님, 노 회장이 대표님을 뵙고 싶다고 합니다.”반재신의 눈빛이 어두워졌다.그 시각 노 회장은 AM 그룹 로비에서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반재신을 찾고 있었다. 양우빈이 아무리 말려도 그는 반재신을 만나기 전까지 갈 수 없다며 떼를 썼다. 결국, 양우빈은 반재신에게 연락할 수밖에 없었다.반재신이 로비에 나타나자 노 회장이 황급히 달려가 그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애원했다.“반 대표님, 제가 정말 잘못했습니다.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하라는 건 모두 다 할 테니까 제발 합작을 취소하지만 말아 주세요.”AM 그룹은 서울 대부분 과학기술 산업과 건축업을 독점하고 있었다. 때문에 노 회장은 AM 그룹의 공급이 끊기면 더 이상 회사를 이끌어나갈 수 없게 된다.그의 애원에도 반재신은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반재신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말했다.“노 회장님께서는 가장 기본적인 예의도 지키지 못하면서, 우리 AM 그룹에 기대 꿀을 빨 생각을 하셨습니까? 우리 AM 그룹이 그렇게 만만합니까?”노 회장은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는 그래도 반재신이 이익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자신이 지난번 파티에서 불미스러운 일을 저질렀을 때도, 반재신이 체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신을 그렇게 내쫓았을 거라고만 생각했다.설마 반재신이 여자 하나 때문에 회사 간의 이익 관계를 끊지 못할 거라고 자만했었다.야심이 있는 남자라면 누구나 이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다. 여자는 단지 남자의 부속물이었다. 시집을 왔으면 남편을 내조하고 아이를 키우는 게 당연했다. 절대 남자의 사업에 간섭해서는 안 되었다.그래서 지난번 일에 대해서 자신이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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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5화

반재신이 미간을 찌푸렸다. 설마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니겠지?그때 양우빈이 문 앞에 나타났다.“대표님.”그가 건성으로 대답했다.“무슨 일이죠?”양우빈이 말했다.“재언 도련님께서 오셨습니다.”말을 마친 그가 옆으로 비켜서자 곧바로 반재언이 나타났다.사무실 안, 양우빈이 차를 가져와 그에게 건네준 후 곧바로 밖으로 나갔다.반재언이 느긋하게 찻잔을 들며 말했다.“진예은은 영국으로 돌아갔어?”반재신이 ‘응’ 하고 짧게 답했다. 그러더니 입술만 달싹이며 좀처럼 말을 내뱉지 못했다.“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해. 여기 우리 둘밖에 없는데.”반재언은 진작 그의 마음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 그가 피식 웃었다.반재신이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영국으로 돌아간 지 며칠이나 지났는데 전화 한 통 없어. 무슨 사고라도 난 건 아닌지 모르겠어.”반재언이 웃음을 터뜨렸다.“이제 4일밖에 안 됐는데 그렇게 걱정돼?”그가 팔짱을 끼며 말했다.“적어도 잘 도착했다는 말이라도 할 수 있잖아.”반재언이 찻잔을 입에 가져다 대며 말했다.“어쩌면 정말로 무슨 일이 생겼을지도 모르지.”자신의 말에 안절부절못하는 반재신의 모습에 그가 소리 내어 웃었다.“그렇게 걱정되면 같이 영국으로 가면 되잖아.”반재신이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하지만 회사는…”“지금 네 정신은 온통 진예은한테 쏠려있잖아. 진예은도 걱정되고, 회사도 걱정되는데 무슨 일을 잘할 수 있겠어?”반재언이 느긋하게 차를 마시며 천천히 이어서 말했다.“너 AM 그룹을 이어받은 뒤로 한 번도 제대로 휴식해 본 적 없잖아. 너랑 진예은이 함께 한 세월이 얼만데. 걔는 너를 위해 네 아이까지 낳아줬는데, 너는 진예은한테 응당한 명분도 주질 못했어. 며칠 전 희망이 한 달 기념 파티 때 일은, 어느 정도 네 책임도 있어.”진예은은 반재신의 아이를 낳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현재 공개적인 연인 상태지, 실질적으로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혼전임신을 한 진예은을 아무리 반씨 가문에서 이미 인정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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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6화

진예은의 아버지가 냉장고 문을 열고 뒤적거렸다. 그러나 곧바로 냉장고에 아무것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내가 먹을 걸 사둔 지 너무 오래되어서. 일단 앉아있어. 내가 나가서 먹을 것 좀 사 올게. 저녁은? 뭐 먹고 싶은 거 있어?”진예은이 소파에 앉았다.“아무거나요. 전 다 돼요.”그녀의 아버지가 서둘러 외투를 챙겨 현관으로 나갔다.“그래. 내가 빨리 다녀올게.”진예은이 그를 불러 세웠다.“아버지.”그녀의 아버지가 흠칫 거리며 고개를 돌렸다.진예은이 말했다.“저랑 같이 가요.”마트에 도착한 부녀는 각종 채소와 먹을 것을 샀다. 진예은이 아버지와 함께 이렇게 외출을 했던 건 무척 오래전이었다. 희미하게 떠오르는 기억으로, 아버지가 그녀를 데리고 놀러 나갔을 때 그녀는 고작 네, 다섯 살 정도였다.눈 깜짝할 사이에 이십 년이나 흘러버린 것이다.당시 그 집안의 주도권은 어머니가 잡고 있었고, 아버지는 연약했었다. 그로 인하여 그녀와 아버지 사이의 감정은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그녀의 아버지 역시 어떻게 하면 딸과 잘 지낼 수 있을지 방법을 몰랐다. 그래서 행동 하나하나가 지극히 조심스러웠다. 행여 그녀에게 미움을 받을까, 진열대 앞에서 채소를 고르며, 계속하여 그녀에게 이건 어떤지, 또 저건 좋아하는지 꼬치꼬치 물었다.진예은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아버지, 어떤 요리를 하실 줄 아시면 그걸로 고르시면 돼요. 전 가리지 않고 다 잘 먹어요.”장을 본 후 두 사람은 집으로 돌아왔다. 그녀의 아버지는 서둘러 저녁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문뜩 진예은은 소파 밑에 노란색 고양이 한 마리가 숨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가 손을 뻗어 고양이를 끄집어냈다. 자세히 살펴보니 고양이의 왼쪽 눈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어 실명되어 있었다.그녀는 고양이를 무릎 위에 앉힌 후 털을 쓰다듬었다. 처음에는 발버둥치던 고양이가 진예은은 악의가 없음을 알아차리고 가만히 엎으려 움직이지 않았다.그녀의 아버지가 준비된 음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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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7화

거실에 숨 막히는 정적이 감돌았다.한참 동안 멍하니 서 있던 그녀의 아버지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예은아… 난 그냥, 너한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어.”그가 천천히 이어서 말했다.“그리고 굳이 허튼 돈을 쓸 필요도 없었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있으면 그걸로 배를 채우기만 하면 되는걸. 이것 봐. 이렇게 멀쩡하게 잘살고 있잖아.”진예은은 기가 막혀 헛웃음이 나왔다.“솔직하게 말씀해 주세요. 진씨 집안에 돈이 떨어진 거예요?”그는 대답하지 않았다.“여기 왔을 때부터 이상하다 생각했어요. 밖에 있어야 할 차가 없었어요. 차를 파셨어요? 그리고 이 집안에 바뀐 물건은 없는데, 어머니가 소장하셨던 도자기가 없어졌네요.”진예은은 텅 비어버린 도자기 진열대를 가리켰다.그녀의 어머니는 사치스러운 생활이 몸에 밴 사람이었다. 특히 도자기를 자식처럼 아꼈기에 절대 스스로 팔지 않았을 것이다.그래서 이 모든 걸 종합하면 한 가지 결론밖에 없었다.어머니가 잡혀간 후 아버지는 그걸 모두 처분한 것이다. 그리고 모든 고용인을 내보냈다.분명 요리를 할 줄 알면서 신선한 식재료를 사지 않았다. 냉장고에는 전부 오래되어 냄새나는 냉동 고기와 냉동식품, 며칠이나 지난듯해 보이는 음식들이었다.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접시가 냉장고 바닥에 붙어 잘 떨어지지도 않았고, 음식 위로 하얀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그녀의 아버지는 입술만 달싹이며 좀처럼 말을 뱉지 못했다. 그의 얼굴은 초췌했고 무력해 보였다.“미안하구나…”“그러니까 말씀해 보세요. 도대체 돈을 다 어디다 썼는데요!”소리를 지르며 다그치던 진예은은 문뜩 뭔가를 떠올렸다. 그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설마 어머니?”그녀의 아버지가 침묵했다. 침묵은 곧 긍정을 뜻했다.진예은은 온몸이 뻣뻣하게 굳어지는 걸 느꼈다. 어머니가 연서를 데리고 그녀를 찾아왔을 때 왜 진작 생각해 내지 못했을까…그녀의 친모가 왜 연서를 데리고 서울에까지 찾아왔을까? 정말로 단순히 그녀를 협박하기 위해서?“예은아… 네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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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8화

그녀는 아버지가 어제 음식을 잔뜩 준비하고, 남은 걸 냉장고에 넣어둔 후, 두고두고 먹을 생각이었음을 진작 알아차렸었다.진예은이 돌아온 걸 발견한 그가 화들짝 놀라며 서둘러 냉장고 문을 닫았다. 그가 해명하며 말했다.“어젯밤에 한 거라 얼마 되지도 않았어. 버리기도 아깝고…”진예은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방금 사 온 아침을 식탁 위에 내려놓았다.“이제부터 먹을 만큼만 사시고, 될수록 하루를 넘기지 마세요.”그녀의 아버지가 대답했다.“알았어. 꼭 기억할게.”진예은은 싸늘하게 그의 말을 반박했다.“어차피 제가 없으면 기억하지 않으려 하시겠죠.”그녀의 아버지가 식탁으로 걸어와 의자를 끌어낸 후 자리에 앉았다.“다시 학교로 돌아가 대학원 시험을 치르는 거니?”그녀는 식빵을 꺼내 버터를 바르며 답했다.“네. 오늘에 바로 가려고요.”그녀의 아버지가 막 뭐라 말을 하려던 그때, 갑자기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다.진예은이 자리에서 일어났다.“제가 나가볼게요.”문을 연 진예은은 문 앞에 서 있는 남자를 보고 그대로 굳어버렸다.그녀는 순간 자신이 지금 꿈을 꾸고 있나 하는 착각이 들었다.기다란 코트에 회색 목도리를 두른 반재신이 캐주얼한 차림으로 서 있었다. 그의 손에는 커다란 트렁크까지 들려있었다.찬 바람을 얼마나 오랫동안 맞았는지 그의 얼굴이 파랗게 질려있었다. 그의 몸에서 한기가 느껴질 정도였다.진예은이 번뜩 정신을 차렸다.“반재신, 네가 왜…”“진예은, 너 휴대폰은 왜 꺼놨어. 지금 나랑 뭐 하자는 건데!”그녀는 너무 놀라 말을 잇지 못했다. 설마 자신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전원이 꺼져있어서 자신을 찾으러 여기까지 왔단 말인가?“예은아, 누가 온 거니…”뒤따라 나온 그녀의 아버지 역시 문 앞에 서 있는 반재신을 확인하고 놀라 굳어버렸다.진예은이 고개를 돌려 아버지에게 말했다.“먼저 아침 드세요.”“그래.”아버지도 차마 더 이상 묻지 못하고 다시 자리로 돌아가 아침을 마저 먹었다.진예은이 문을 비스듬히 닫은 후 차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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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9화

진예은의 아버지는 더 이상 반박 못 하고 어쩔 수 없이 수긍했다.반재신이 눈을 가늘게 뜨며 되뇌었다.“손님?”지금 자신이 그저 손님이라는 말인가?진예은이 허리를 숙이며 그와 눈을 마주쳤다.“아니면? 여기 우리 집이야. 그러니까 누구 말을 따라야겠어?”반재신이 이를 악물고 애써 미소를 지으며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래. 네 말에 따라야지.”“그렇지. 아이 착해 반재신.”진예은이 현금을 꺼내 그의 손에 쥐여주며 말했다.“이걸로 장 봐. 아껴 쓰고.”반재신은 어이가 없어 차마 대답하지 못했다.곧이어 진예은은 학교로 가버렸다. 반재신과 진예은의 아버지는 함께 장 보러 마트로 향했다. 하지만 서로 잘 알지도 못하는 성인 남자 둘이 즐겁게 대화를 나눌 리가 없었다. 어색한 시간이 속절없이 흐르고 있었다.반재신은 진찬과 진예은의 친모 때문에 진씨 가문 사람들을 좋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래도 진예은의 아버지였기에 진예은을 봐서라도 외면하지는 않았다.“저기, 자네 이름이 뭔가?”그녀의 아버지가 먼저 어색한 분위기를 깨고 질문했다. 딸이 집에 들인 손님인데 이름도 모르는 건 퍽 난감했다.그는 굳이 그녀의 아버지한테 잘 보일 생각이 없었다.“반재신입니다.”그녀의 아버지가 물었다.“우리 예은이와는 어떤 사인가?”반재신이 미간을 찌푸렸다. 진예은의 친모도 그와 진예은의 관계를 알고 있었는데 아버지라는 사람이 몰랐다고?반재신이 대답하지 않자 그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는 반재신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눈치챘다. 또한, 자기 딸이 곤란해지는 걸 원치 않았기에 굳이 반재신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반재신은 잔뜩 위축된 진예은의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자신이 나이 든 어른을 괴롭히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그가 콧등을 문지르며 대답했다.“아마 어르신께서 생각하시는 그런 사이가 맞을 겁니다.”그녀의 아버지가 살짝 놀란 표정으로 되물었다.“그럼 두 사람은 지금 사귀는 사인가?”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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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0화

반재언이 그와 악수하며 인사했다.“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왕 대표님.”왕 대표가 손을 저으며 말했다.“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저희도 이제 막 시작했습니다. 자, 제가 한 분씩 소개해 드리겠습니다.”왕 대표가 열정적으로 반재언을 몇몇 윗사람들에게 소개해 주었다.“여기 이분들은 모두 저희 DK 그룹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분들입니다. 이쪽은 문 사장님과 허 회장님, 그리고 이분은 정 회장님이십니다.”반재언이 살짝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문 사장이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반 대표님과는 진작부터 만나고 싶었습니다. 정말로 기백과 도량이 비범하십니다. 역시 반지훈 회장님의 아드님이시네요.”반재언이 겸손한 태도로 답했다.“과찬이십니다.”문 사장이 옆에 서 있는 사람에게 아쉬운 듯이 말했다.“참, 반재신 대표님이 만나는 사람만 없었다면 제 딸을 소개해 줬을 텐데 말입니다.”허 회장이 말했다.“반씨 가문에는 첫째 아드님도 계시잖아요. 틀림없이 반재신 대표님처럼 훌륭하신 분 아니겠습니까.”반재언은 테이블 위에서 술잔 하나를 들었다. 그는 그저 웃기만 할 뿐 굳이 대답하지 않았다. 그때, 등 뒤에서 간드러진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빠.”막 술잔을 입에 가져다 대려던 반재언이 살짝 멈칫했다.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는 여자는 정민희였다.정 회장이 물었다.“네가 여긴 어쩐 일이냐?”정민희가 아버지 곁에 나란히 서며 대답했다.“그냥 한 번 와봤어요.”반재언을 힐끗 바라본 그녀의 시선이 살짝 굳어졌다. 정 회장이 그녀에게 말했다.“여긴 반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이셔. 지금 비즈니스에 관해 이야기 중이지.”반재언은 살짝 고개만 끄덕이고 천천히 술을 한 모금 마실 뿐,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정민희는 한참 동안이나 그를 찬찬히 훑어보았다. 그러다 정 회장이 그녀에게 뭐라 주의를 주자, 그제야 번뜩 정신을 차리며 말했다.“둘째 도련님과 첫째 도련님께서 너무 똑같이 생기셔서 순간 헷갈릴 뻔했네요.”그녀의 말에 문 사장이 흥미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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