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의 모든 챕터: 챕터 2161 - 챕터 2170

2771 챕터

제2161화

...다음날, 아람 빌리지의 룸 안. 정민희와 반재언은 서로를 마주 보며 앉아있었다. 정민희는 긴장되기도 했지만 설레는 마음이 더 컸다. 눈앞의 남자는 지금껏 그녀가 봐왔던 남자들 중 단연코 가장 뛰어났기 때문이다. 이목구비가 뚜렷해 자칫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으나, 특유의 부드러움을 갖고 있었다. 그녀는 찻잔을 꽉 움켜쥐었다.“반재언 씨는 이곳 스카이섬 출신인가요?”그는 차를 마시지도 않고 한참 동안이나 찻잔을 들고만 있었다.“아닙니다.”정민희가 눈초리를 휘며 미소 지었다.“그럼 어디 출신이신가요?”반재언이 천천히 그녀를 바라보았다.“서울입니다.”그녀가 미소 지었다.“저는 미나토 구 출신이에요. 우리 꽤나 가까운 곳에서 살고 있었네요.”문뜩 뭔가를 떠올린 그녀가 물었다.“재언 씨와 남우 씨는 친구 사이인가요?”그가 무심하게 창밖을 바라보았다.“그렇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정민희는 그와 남우가 아는 사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었다. 진작 알았다면 어제 남우와 단둘이 만났을 때 경솔하게 손을 올리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남우 그자도 남자인데, 설마 그로 그녀한테 따지지는 않겠지.그녀가 잔뜩 긴장하며 물었다.“혹시 두 분 친한 사이인가요?”반재언이 멈칫거리더니 찻잔을 입에 가져다 대며 눈살을 찌푸렸다.“정민희 씨는 왜 그게 궁금하시죠?”그녀도 이렇게 묻는 게 실례라는 걸 알았는지 멋쩍게 웃으며 답했다.“저는 단지 두 분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었을 뿐이에요.”반재언이 차를 한 모금 마신 후, 찻잔을 내려놓았다. 그가 잔잔하게 미소 지으며 답했다.“그런 질문은 남우 씨한테 물어보면 될 텐데요.”정민희가 흠칫하더니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그 시각, 남우는 손에 접부채를 들고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룸 앞에 멈춰 섰다.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그녀는 부채로 반쯤 얼굴을 가리고 조용히 룸 안을 탐색했다.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보며 앉아있었다. 정민희는 문을 등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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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2화

반재언이 그녀의 얼굴쪽으로 고개를 숙이자, 남우의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손에 쥐고 있던 부채를 툭 하고 바닥에 떨어트렸다.마찬가지로 놀란 정민희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너무나 갑작스럽게 벌어진 상황에 결국 그녀는 견디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히며 밖으로 뛰쳐나갔다.온몸이 뻣뻣하게 굳어버린 남우는 감히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가 없었다. 불과 1센치의 간격을 사이에 둔 채 반재언의 얼굴이 멈춰 서있었다. 당장이라도 두 사람의 얼굴이 부딪힐 것 같았다.남우의 입술 위에 반재언의 손가락이 놓여있었고, 그 손가락 위에 그의 입술이 닿았다. 직접적으로 입술이 닿지는 않았지만 정민희가 있던 각도에서 보면 영락없이 키스하는 모습이었다.남우가 무의식적으로 그를 밀쳐내자, 그녀는 넋이 나간 사람처럼 그를 가리키며 말을 잇지 못했다.“이게 무슨…”그녀는 결국 뒷말을 잇지 못하고 허둥지둥 룸을 벗어났다.반재언은 물끄러미 자신의 손가락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돌아가는 차 안에서는 묘한 분위기가 흘렀다. 남우는 한 손으로 턱을 괴고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방금 전에 있었던 일이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었다. 떠올리고 싶지 않아도 자꾸만 떠올라 그녀를 괴롭혔다.그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애써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녀가 그를 돌아보았다.“아무리 거절할 생각이었다고 해도… 나를 방패막으로 삼으면 안 되죠.”핸들을 잡고 있던 반재언이 천천히 속도를 줄였다.“피차일반이죠. 남우 씨도 본인이 싫어서 나한테 떠민 거잖아요.”그녀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저는 여자라고요. 그런 제가 어떻게 여자를 좋아하겠어요?”그가 힐끗 그녀를 바라보더니 소리 내어 웃음을 터뜨렸다.“남우씨 여자였어요?”남우가 정색하며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하, 이건 정말 순전히 나한테 복수하기 위해서 한 일이잖아요!”그는 웃기만 할 뿐 대답하지 않았다. 차는 여유롭게 남 씨 가문으로 향하고 있었다.반재언이 정민희를 만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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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3화

“저 아이가 기분이 안 좋아서 얼마나 다행인가.”남강훈이 집사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난 오히려 저 애가 기뻐할까 봐 걱정했다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더니! 질투까지 해주니 얼마나 다행인가. 하하하.”날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방금 샤워를 마친 남우는 몸에 목욕 타월을 두르고 욕실에서 세수를 하고 있었다. 칫솔을 집어 들던 그녀는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조심스럽게 자신의 입술을 매만졌다.“만약 정말로 부딪혔다면…”번뜩 정신을 차린 그녀가 화들짝 놀라며 칫솔을 떨어뜨렸다. 그녀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자신이 미친 건가?그녀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빠르게 욕실을 벗어났다.주위가 환해지더니 남강훈이 정장 차림의 고용인들과 함께 방안으로 들어왔다.“남우야, 드디어 깨어났구나. 빨리 일어나 단장하고 옷 갈아입어야지. 이러다 신랑이 먼저 도착하겠어.”“신랑이라뇨?”그녀가 놀란 표정으로 되물었다.“그게 아니라 아버지, 제가 여자라는 게 언제 밝혀졌는지…”남강훈이 그녀의 말을 끊고 손짓하자, 고용인들이 웨딩드레스를 들고 활짝 웃으며 그녀를 향해 다가갔다.“아가씨 빨리요!”갑자기 화면이 바뀌더니, 그녀는 고용인들에게 떠밀려 정원까지 나오게 되었다. 정원에는 테이블이 잔뜩 세팅되어 있었다. 그 주위로 조명과 생화가 알록달록 장식되어 있었는데 한눈에 봐도 결혼식의 성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졌다.그녀는 지금 이 상황을 믿을 수 없었다.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는데 등 뒤에 서있던 고용인이 그녀의 어깨를 붙잡았다. 그녀는 너무 당황스러워 반항할 힘도 나지 않았다.“아버지, 지금 저랑 농담하시는 거죠. 제가 누구랑 결혼해요!”남강훈이 싱글벙글 웃으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이따가 신랑이 오면 자연히 누군지 알게 될 거 아니니.”그녀는 헉하고 숨을 들이켰다. 순간 종소리가 울리고, 나팔 소리까지 들려왔다.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이 웃으며 인사하고, 박수까지 치며 축하를 보내왔다. 남우는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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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4화

적잖게 놀란 그녀가 유리창에 몸을 기댔다. 등줄기에서 흘러내린 식은땀이 이미 그녀의 옷을 흥건히 적시고 있었다. 아침 바람이 불어오자 오한이 들었다.어떻게 그런 꿈을 꿀 수 있지?것보다 결혼 상대가 반재언이라니. 그것도 하필 첫날밤을 보내는 꿈을!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그 마지막 장면까지… 그녀는 이마를 짚었다. 당장 기억상실증이라도 걸렸으면 하는 마음까지 들었다.이제 반재언의 얼굴을 어떻게 본단 말인가?그날 아침 남우는 일부러 아침 식사 시간에 내려가지 않았다. 그녀는 아홉시 반쯤 되자 식사시간이 끝났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제야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그런데 거실에 도착하자마자 막 정원에서 집 안으로 들어오던 남강훈과 반재언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녀가 그 자리에 굳어졌다. 그녀와 반재언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혔다.순간 머릿속에 어젯밤 꿈속의 장면이 떠올랐다. 그녀가 헉하고 숨을 들이켜더니 허둥지둥 다시 계단을 올랐다.“아니 저 애가 왜 저렇게 뛰어가?”등 뒤에서 남강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남우가 우뚝 멈춰 서더니 콧등을 만지작거리며 겨우 몸을 돌렸다.“피곤해서 조금 더 자려고요.”“큰일이 터졌는데 잠이 와?”그녀가 멈칫거렸다.“무슨 일인데요?”남강훈이 미간을 찌푸렸다.“데이비 렌지가 진작 백제파 사람들을 구슬려 났더구나. 부르크가 죽자 그의 밑에 있던 부하들과 자금이 다 데이비 렌지한테 들어갔어. 지금 푸조는 속수무책인 상황이야. 데이비 렌지를 치려고 해도 칠 수가 없게 되었지.”깜짝 놀란 남우는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역시 아버지는 변하지 않으셨어. 아버지는 아직 내가 필요하신 거야. 흥, 꿈같은 건 다 가짜라고!’그녀가 다시 계단을 향해 내려갔다.“그러니까 푸조가 부르크를 없앤 게 결국 스스로를 궁지에 내몬 것이 되었네요?”남강훈이 뒷짐을 지고 시선을 내려뜨렸다.“부르크를 없앤 게 오히려 그의 오른팔과 왼팔을 잘라낸 것과 같게 되었지. 부르크는 진작부터 그를 배신할 마음을 먹고 있었어. 데이비 렌지는 마침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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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5화

반재언이 그녀를 돌아보았다.“확실히 남우 도련님의 이번 계획은 좋은 것 같습니다. 현재 푸조는 데이비 렌지 때문에 속수무책인 상황이라 더욱 그를 없애버리고 싶을 겁니다. 푸조는 그의 실력을 너무 만만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푸조가 완전히 그와 틀어지려면, 우선 그자가 자신의 위치를 위협할 수 있겠다는 위기감을 느껴야겠죠.”남강훈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푸조가 그를 없앨 수 밖에 없을 만큼한 충돌을 만들자는 말이냐?”반재언이 고개를 끄덕였다.“우선 먼저 아무도 모르게 데이비 렌지가 남 씨 가문 구역에 심어놓은 끄나풀을 없애야 합니다. 끄나풀의 눈이 없어지면 데이비 렌지도 위협을 느끼게 될 겁니다. 앞에는 푸조가 지키고 있고 뒤에는 남 씨 가문이 눈에 불을 켜고 주시하고 있죠.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그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누구를 먼저 공격할까요?”그는 우선 먼저 자신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부터 치려고 할 것이다.남 씨 가문 구역에는 그가 몰래 심어둔 심복 외에는 다른 연결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가 심어둔 심복으로는 절대 남 씨 가문과 대적할 수 없었다.하지만 푸조는 달랐다. 백제파와 부르크의 인맥까지 손에 넣었으니 당연히 데이비 렌지가 유리한 위치였다.남강훈이 웃음을 터뜨리며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그러면 이번 일은 너희들한테 맡기겠어.”남우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너희들이요?”그녀가 반재언을 바라보았다. 반재언 역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남강훈은 그녀가 자신의 말을 못 들은 줄 알고 다시 한번 말했다.“그래. 너희 두 사람 말이다.”남우가 말했다.“굳이 번거롭게 두 사람이 함께 나설 것까지 있나요. 저 혼자로 충분해요.”남강훈이 콧방귀를 뀌며 그녀의 말을 무시했다.“네 계획은 좋아. 하지만 거기다가 방금 재언이의 생각까지 더한다면 더욱 완벽해지겠지. 만약 그 두 사람이 충돌하지 않는다면 네가 말하는 그 계획을 실행할 수나 있을 것 같아? 그리고 재언이는 데이비 렌지가 우리 구역에 심어놓은 끄나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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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6화

“하지만 푸조가 지면 상황이 달라지죠. 그는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지키기 위해 남 씨 가문과 협력하려 할 사람입니다. 그것도 아주 절실하게 원하겠죠. 데이비 렌지를 없애고 나면 푸조는 더욱 남 씨 가문을 상대할 기회가 없게 됩니다. 오히려 남 씨 가문에서 그를 없애기 더 쉬워지게 될 겁니다.”남석은 깊은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그렇군요.”잠시 후 남석이 사무실에서 나왔다. 그와 동시에 강유이가 벽 뒤에서 걸어 나왔다. 방금 대화를 다 들은 것 같았다.강유이가 사무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있었다. 손가락으로 미간을 주무르고 있는 모습이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 같았다.그녀가 입술을 꼭 깨물었다. 그리고 살금살금 그의 뒤로 걸어갔다. 그녀가 그의 어깨 쪽으로 손을 뻗는데, 한태군이 가녀린 그녀의 손목을 낚아채더니 그녀를 휙 자신의 품에 끌어당겼다.“또 날 놀래키우려고?”그녀가 몸을 흠칫 굳혔다.“놀라게 할 생각은 없었어.”맑은 눈동자가 곧게 그를 마주 보았다. 곧이어 눈초리를 예쁘게 휘며 미소 지었다.“피곤해 보여서 어깨 주물러 주려고 했지.”한태군의 촉촉한 입술이 그녀의 볼에 쪽하고 입을 맞추더니 그녀를 자신의 품에 꽉 끌어안았다.“나온 지 며칠이나 됐으니, 이제 그만 남 씨 저택으로 돌아가야지.”강유이가 시선을 내려뜨렸다.“내가 있어서 귀찮아?”그가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이 그녀의 얼굴에 한참 동안 머물러 있더니 곧이어 낮게 웃음을 터뜨렸다.“그럴리가.”그녀가 흥하고 콧방귀를 뀌었다.“지금 날 쫓아내고 있잖아! 이러고도 귀찮아하지 않았다고?”한태군이 그녀의 머리를 자신의 품에 기대게 한 후, 복슬복슬한 그녀의 정수리에 턱을 기댔다. 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난 네가 위험해질까 봐 걱정돼.”강유이가 자세를 바로잡으며 그의 다리 위에 앉더니, 팔을 뻗어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내가 위험에 처하게 되면 오빠는 내 걱정하지 말고, 일단 오빠부터 생각해.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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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7화

그날의 일은 정민희한테 커다란 충격으로 남았다. 그녀한테서 그날의 일을 전해 들은 서진 역시 놀라긴 마찬가지였다.“두 사람이 정말로 입을 맞추었다고?”“네, 제 눈으로 직접 봤어요.”정민희는 너무나 안타까웠다. 이제 겨우 자신의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찾았는데, 남자에게 빼앗기게 생긴 것이다!서진은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그 소문이 헛소문이 아니었단 말인가..남강훈 회장의 하나뿐인 아들이 설마 그럴 줄이야. 만약 그가 이 일을 알게 되면 얼마나 슬프겠는가. 잠시 후, 그가 엄숙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말했다.“됐어. 내가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탓도 있으니깐, 일단 너는 이 일을 철저히 비밀로 하거라. 절대 남 회장이 알아서는 안 돼.”그는 자신의 친구가 이런 일로 충격을 받는 걸 원치 않았다.정민희는 입술만 깨물 뿐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룸에서 나온 그녀는 좀처럼 그 일이 속에서 내려가지 않았다. 남우는 확실히 자신의 이상형이 아니었다. 그녀가 섬에 온 이유는 자신의 파트너로 적합한 사람을 찾기 위해서였다. 또한 서진이 항상 그녀에게 남 회장의 아들이 얼마나 우수하다는 것을 자주 어필하기도 했었다.그녀는 이곳에 오기 전까지 남우한테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그의 명성을 그녀 역시 많이 들어왔었다. 그러나 반재언을 만난 순간 그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남우와 반재언은 한 급이 아니었다.남우는 잘생기긴 했지만 어딘가 연약한 느낌이 들었다. 일반 남자들 속에 있었다면 눈에 띄는 외모이긴 했지만, 반재언과 비교하면 남자다움과, 성숙된 매력이 부족했다.그렇다고 두 사람의 관계가 가능할리는 없었다.순간 뭔가를 떠올린 그녀가 두 주먹을 꼭 말아 쥐었다.“어쩌죠, 약속은 못 지킬 것 같아요.. 서진 아저씨.”아람 빌리지에서 나온 그녀는 곧장 차를 몰고 남 씨 가문으로 향했다.정민희가 찾아왔다는 소식을 들은 남강훈은 집사에게 잘 모셔라고 전했다. 그가 아래층으로 내려오자, 정민희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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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8화

방금 전까지 어둡게 가라앉아있었던 남강훈의 얼굴이 순식간에 밝아졌다. 방금까지 화를 내던 사람이라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입꼬리가 자꾸만 씰룩씰룩 거렸다. “직접 찾아와서 알려주기까지 했는데, 거짓일 리가 있겠는가?”강유이 그 계집애와 한 내기의 승자는 자신이 될 게 뻔했다.집사는 그가 놀라기는커녕 좀처럼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회장님, 설마…”그가 결국 소리 내어 웃음을 터뜨렸다.“우리 남우도 이제 다 컸는데, 연애를 하는 게 정상 아니겠나.”집사가 믿기 어려운 듯이 되물었다.“그 반 씨 가문 도련님하고 말입니까?”남강훈이 느긋하게 차를 마시더니 만족스럽다는 듯이 대답했다.“그놈처럼 내 눈에 차는 놈도 없어.”이렇게 기쁜 소식을 알게 되었다니. 이건 다 정민희 덕분이었다.하지만 그는 정민희가 왜 자신한테 그 말을 하러 왔는지 똑똑히 알고 있었다. 자신이 나서서 남우와 반재언을 떨어트리기를 원한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녀가 반재언한테 다가가기 쉬울 테니까.그는 절대로 자신이 찜해 놓은 사윗감을 순순히 정 씨 가문에게 내줄 생각이 없었다.반재언은 자신이 어떻게든 사위로 삼을 거라고 결심한 대상이었다. 아무도 자신한테서 그를 빼앗아 갈 수는 없었다.…데이비 렌지는 어항 앞에서 물고기에게 사료를 주고 있었다. 어항 속에서 앞다투어 사료를 빼앗아 먹으려는 물고기떼를 바라보던 그의 눈빛이 점점 어두워졌다.뚱보가 웬 남자를 끌고 안으로 들어오더니, 남자를 데이비 렌지 발아래로 밀어 던졌다.남자가 부들부들 떨며 차마 고개를 들지 못했다.데이비 렌지가 사료 주머니를 내려놓았다.“안드레 씨, 내가 당신 목숨을 구해줬는데 응당 나한테 고마워해야 하지 않나요?”안드레가 공포에 질린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도대체 제가 어쩌길 원하시는 겁니까?”그는 멍청하지 않았다. 데이비 렌지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푸조의 사람들한테서 자신을 구해낼 리가 없기 때문이다. 데이비 렌지가 바닥에 주저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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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9화

남우는 오전 내내 무장에서 계속 훈련을 했다. 몸을 푼지 오래된 그녀는 무장에 있는 사람들과 대련을 펼치고 있었다. 남우 홀로 여러 사람들 상대하는 태그 매치를 하고 있었다.몇 회 전이나 지났지만 남우는 꿋꿋이 링 위에 남아있었다. 그녀와 대련을 하고 진 사람들이 풀이 죽어 모여들었다.한 사람이 다친 팔을 부여잡고 링 아래로 내려왔다.“도련님 요즘 기분 안 좋으신 일이라도 있는 거 아니야? 저것 좀 봐, 방금 그 파워로 제대로 맞았으면 나 멀쩡하게 두 발로 못 내려왔을 거야.”또 다른 남자가 웃으며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아냐, 나는 도련님이 우리들을 단련시키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남우가 팔짱을 끼고 몸을 바로 세우며 물었다.“더 할 사람 없어?”링 아래에 있던 남자들이 하나같이 고개를 젓더니 빠르게 멀어져 갔다. 그녀가 혀를 차더니 손을 털며 링 아래로 내려왔다.“재미없긴.”반재언이 팔짱을 낀 채 멀지 않은 나무 아래에 서 있었다. 햇빛이 나무 틈 사이로 비추어 들어 그의 한쪽 얼굴을 비추었다. 잘생긴 그의 얼굴 윤곽이 더욱 부드럽게 흐트러졌다.팔소매를 걷어 올리던 남우가 그를 발견하고 우뚝 걸음을 멈췄다. 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 마셨다. 그리고 마음을 굳게 먹은 후 그에게 다가갔다.“데이비 렌지 쪽을 주시하지는 않고 여기서 뭐해요?”그가 피식 웃었다.“혹시 요즘 일부러 나를 피하고 있는 건가요?”그녀가 순간 흠칫 놀라더니 곧바로 해명했다.“피하긴 뭘 피해요. 저는 늘 떳떳하고 광명정대하다고요.”“그래요?”반재언은 새빨개진 그녀의 귀를 힐끗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어깨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어주었다.“도련님은 참 거짓말을 못하시네요.”남우가 무의식적으로 그의 시선을 피했다.“그게 아니라…”반재언이 소리 내며 웃었다.“그럼, 그런 적 없다고 하죠!”멀지 않은 곳에서 누군가가 나무 아래에 나란히 서 있는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 두 사람의 모습이 이상하리 만치 어울려 보였다.남우와 반재언이 정원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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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0화

안드레의 목적은 남우의 신분으로 남강훈을 협박하려는 것이었지만 남강훈은 전혀 그의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안드레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진정 다른 사람들이 그녀를 인정하지 않을 게 걱정되지는 않습니까?”남강훈은 절대 그의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인정할지 말지는 당신이 결정하는 게 아니죠. 저 아이의 자질과 실력은 각자가 더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남자면 어떻고, 여자면 어떻습니까. 누가 그걸 따진답니까. 너희들은 남우가 여잔 게 신경 쓰이느냐?”정원에 있던 남 씨 가문 보디가드들이 동시에 외쳤다.“절대 그렇지 않습니다!”여자든 남자든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들은 오직 실력으로 평가했다. 남우는 오랜 시간 동안 여자의 몸으로 그들과 함께 지내왔다. 그들은 그녀를 도련님으로 모시며 곁에서 직접 그녀의 잠재력과 책임감을 지켜보았다. 한낱 성별이 오랜 시간 동안 쌓아온 신의를 무너뜨릴 리가 없었다.“당… 당신들…”안드레는 화가 나 말이 나오지 않았다. 남 씨 가문 사람들이 고작 여자에게 허리를 숙인다고?남우가 팔짱을 끼고 안드레 앞으로 걸어왔다. 안드레가 무의식적으로 뒷걸음질 쳤다.“이게 뭐 하는 짓이야?”그녀가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여자라며?! 왜 여자한테 겁먹고 그래?”“내가 너한테 겁 먹는다고?”안드레가 손가락으로 그녀를 가리키며 거들먹거렸다.“내가 너 같은 계집애를 두려워할 것 같… 아악!”그녀는 안드레의 말을 다 듣지 않고 손가락을 잡으며 뒤로 꺾었다. 그가 고통스러워하며 비명을 내지르자 뒤에 서있던 검은 옷의 사내들이 나서려 했다. 하지만 곧바로 남 씨 가문 보디가드들한테 가로막혔다.안드레가 당장이라도 바닥에 꿇어앉을 것 같았다. 그의 얼굴이 고통에 이그러졌다.“이… 이거 놓지 못해!”남우가 그에게 한걸음 더 다가갔다. 그녀의 표정이 살벌했다.“도박으로 잔재주나 부리며 다른 사람의 돈이나 뜯어내는 남자가, 무슨 자격으로 여자를 무시하지? 속임수를 쓸 담은 있으면서 다든 사람한테 들킬 걱정은 안 해봤어? 아무리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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