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일은 정민희한테 커다란 충격으로 남았다. 그녀한테서 그날의 일을 전해 들은 서진 역시 놀라긴 마찬가지였다.“두 사람이 정말로 입을 맞추었다고?”“네, 제 눈으로 직접 봤어요.”정민희는 너무나 안타까웠다. 이제 겨우 자신의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찾았는데, 남자에게 빼앗기게 생긴 것이다!서진은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그 소문이 헛소문이 아니었단 말인가..남강훈 회장의 하나뿐인 아들이 설마 그럴 줄이야. 만약 그가 이 일을 알게 되면 얼마나 슬프겠는가. 잠시 후, 그가 엄숙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말했다.“됐어. 내가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탓도 있으니깐, 일단 너는 이 일을 철저히 비밀로 하거라. 절대 남 회장이 알아서는 안 돼.”그는 자신의 친구가 이런 일로 충격을 받는 걸 원치 않았다.정민희는 입술만 깨물 뿐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룸에서 나온 그녀는 좀처럼 그 일이 속에서 내려가지 않았다. 남우는 확실히 자신의 이상형이 아니었다. 그녀가 섬에 온 이유는 자신의 파트너로 적합한 사람을 찾기 위해서였다. 또한 서진이 항상 그녀에게 남 회장의 아들이 얼마나 우수하다는 것을 자주 어필하기도 했었다.그녀는 이곳에 오기 전까지 남우한테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그의 명성을 그녀 역시 많이 들어왔었다. 그러나 반재언을 만난 순간 그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남우와 반재언은 한 급이 아니었다.남우는 잘생기긴 했지만 어딘가 연약한 느낌이 들었다. 일반 남자들 속에 있었다면 눈에 띄는 외모이긴 했지만, 반재언과 비교하면 남자다움과, 성숙된 매력이 부족했다.그렇다고 두 사람의 관계가 가능할리는 없었다.순간 뭔가를 떠올린 그녀가 두 주먹을 꼭 말아 쥐었다.“어쩌죠, 약속은 못 지킬 것 같아요.. 서진 아저씨.”아람 빌리지에서 나온 그녀는 곧장 차를 몰고 남 씨 가문으로 향했다.정민희가 찾아왔다는 소식을 들은 남강훈은 집사에게 잘 모셔라고 전했다. 그가 아래층으로 내려오자, 정민희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고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