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Chapter 2171 - Chapter 2180

2771 Chapters

제2171화

그녀를 바라보는 반재언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그 시각, 서남 구역 별장.“뭐? 남우가 여자라고?!”소식을 들은 푸조가 깜짝 놀랐다.남우가 남강훈의 하나뿐인 아들이라는 건 섬에서 지내는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 ‘아들’이 몰래 신분을 숨긴 것도 모자라 여자의 몸을 갖고 있다니!그 소식을 전하는 경호원이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 “남 씨 가문 사람들이 그 사실을 모두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 관건입니다. 안드레가 그 비밀로 남강훈을 협박하였는데, 남강훈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고 합니다.”푸조의 안색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안드레가 데이비 렌지의 충실한 개가 되었구나. 데이비 렌지는 남강훈이 어떤 사람인지 아직 잘 몰라. 그렇게 하면 남강훈을 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니. 우습구나.”데이비 렌지에 관한 일은 그가 소홀했다.수배자를 섬에 들이지 말았어야 했다. 이득을 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도움까지 준 꼴이 되었다.어쩐지 하시호가 백제파의 암살자를 고용해 남 씨 가문의 구역을 공격하고, 남우의 심기를 건드린다 했었다. 이 모든 게 일찍이 데이비 렌지와 손을 잡았기 때문이었다. 설마 데이비 렌지는 고작 몇몇 사람을 심어 둔 걸로 남 씨 가문과 대적해 이길 거라고 생각한 걸까? 그야말로 어리석은 생각이었다.남 씨 가문에 미리 파견한 첩자들과의 소식이 끊기자 데이비 렌지가 주위 물건을 부수며 노발대발했다.“쓸모없는 것들! 사람 하나 똑바로 간수하지 못하는게야!”누구도 말을 하지 않자 뚱보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아마 제일 먼저 잡힌 사람이 자백한 것 같습니다.”데이비 렌지의 손에 들린 찻잔이 당장이라도 깨질 것 같았다.그때 다급하게 달려온 한 남자가 데이비 렌지 귓가에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자 데이비 렌지가 눈을 치켜떴다.“확실해?”“네. 제가 똑똑히 들었습니다. 메트로폴리탄에 있는 사람과도 연락을 주고받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동안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보스를 만나 뵙지 못했습니다.”안색이 어두웠던 데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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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2화

한태군이 없었다면 남 씨 가문은 데이비 렌지가 이번 싸움에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는 확신조차 없었을 것이다. 남 씨 가문은 푸조에게만 영향을 줄 수 있지 데이비 렌지에게까지 영향을 주지 못했다.그들보다 데이비 렌지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는 한태군은 푸조와의 싸움에서 데이비 렌지가 이겼어도 그들의 허를 찔러 공격할 수 있는 실력을 갖고 있다.며칠 지나지 않아 BJ 창고에 큰불이 덮쳤다. 빠르게 출동한 소방원들이 불을 껐지만, 화려했떤 BJ 건물은 이미 잿더미밖에 남지 않았다. 다행히 다친 인원은 없었다.그 소식을 들은 푸조가 격분하며 소리를 질렀다.“가만히 있던 BJ에 어떻게 불이 날 수 있단 말이냐. 운소는! 운소는 지금 어디 있는 거야? 당장 이리로 호출해.”고개를 숙인 부하들이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을 때, 검은 옷으로 무장한 남자가 조심스럽게 대답했다.“운소… 운소 씨가 사라졌습니다...”푸조는 놀라 바로 그의 멱살을 잡았다.“그게 무슨 말이야?!”검은 옷을 입은 남자의 몸이 덜덜 떨려왔다.“운소씨가 사라진 것 같습니다. 연락이 되지 않습니다… 큰일 났습니다.”서재로 쳐들어온 경호원이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상회의 유동자금이 모두 동결되었습니다. 컴퓨터에 있는 서류와 업체 계약서까지 모두 말끔히 지워졌습니다!”푸조는 완전히 넋을 잃은 채 얼어붙었다. 업체 계약서는 그들이 더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해 노예 계약같은 체결을 한 것이었다. 7할의 배당금으로 BJ가 70%를 받고 업체는 10%만 가질 수 있었다. 10년 유효 기간 동안 업체는 아무 이유 없이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는 조항까지 적었는데…업체에서 계약서가 사라졌다는 것을 알고 멋대로 자신들의 계약서를 조작하거나 조항을 바꾸면 큰일이었다. 나중에 소송이라도 걸리면 원래 계약서를 내놓지 못하고 패소할 것이 분명했다.화제로 계약서만 없어졌을 뿐만 아니라 유동 자금마저 이유 없이 동결된 것은 막대한 손실이었다. 그리고 BJ 상회는 스카이섬 서남 구역의 유동 금고와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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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3화

......남강훈과 반재언이 서재에서 바둑을 두고 있을 때,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시월이 문을 열고 들어와 두 사람 곁에 멈춰섰다.“회장님, BJ 상회가 완전히 무너졌습니다.”남강훈은 하얀 바둑알을 판에 놓으며 껄껄 웃음을 터뜨렸다.“역시 지윤이는 일 처리가 빨라.”반재언도 그를 따라 미소를 지었다.“BJ 상회를 불태우고 푸조의 자금줄을 끊어놓았으니 빚더미에 앉은 것은 물론이고, 데이비 렌지의 공격까지 있으니 아마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것입니다.”그때, 집사도 다가왔다.“회장님.”집사가 서 있는 곳을 돌아보니 그의 뒤로 나타난 건 수야였다.서재로 들어온 수야가 남강훈의 앞에 고개를 숙였다.“너는…”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난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너… 아직도 살아있었구나.”수야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말했다.“저도 제가 죽는 줄 알았습니다. 푸조가 운소를 파견해 저를 죽이러 왔을 때, 살기 위해 비수로 상대방의 목을 그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크게 상처를 입고 저도 크게 다쳤습니다.”“하지만 무슨 영문인지 운소가 저를 도와주더니 직접 숨을 곳까지 알아봐 주는 겁니다. 그 시체도 운소가 저를 도와 위장한 것입니다. 그리고 당분간 몸을 잘 숨겨야 한다고 당부까지 했습니다. 푸조가 저를 죽일까 걱정되었던 저는 줄곧 몸을 숨기고 있다가 이제야 회장님 앞에 나타나게 되었습니다.”남강훈은 고개를 끄덕이고, 그의 앞에 다가와 어깨를 토닥였다.“살아있으니 그걸로 됐다. 치영강도 이 소식을 들으면 분명 기뻐할 거야.”수야는 죄책감에 고개를 푹 숙였다.“죄송합니다. 결국 아무 도움도 되지 못했네요.”그의 말에 남강훈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괜찮아. 치영강은 아마 너를 제일 필요로 할 것이다. 네가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그에게는 기쁜 일일 테니.”시월이 수야와 함께 남 씨 가문을 벗어난 후, 남강훈도 반재언과 함께 일층으로 내려왔다.“지윤이의 계획이 조금씩 끝이 보이는구나. 이제 마지막 한 방만 남았다.”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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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4화

“정민희씨는 제가 마음에 드신 건가요?”갑작스러운 그의 고백에 그만 정민희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가 약간 고개를 숙이고 미소를 지었다.“반재언 씨를 본 순간, 가슴이 두근거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마 이건 첫눈에 반한 느낌이겠죠.”그녀의 고백에 반재언은 아랑곳하지 않고 다른 곳을 돌아봤다.“저의 어디가 마음에 들었나요?”깜짝 놀란 정민희가 수줍은 듯 미소를 지었다.“사랑에 이유가 있나요?”“이유는 필요 없죠. 저는 저한테 정민희 씨가 저에게 첫눈에 반할 만큼의 매력이 없다고 생각합니다.”“이렇게 잘생긴 얼굴을 하고 왜 자신감이 없는 모습이죠?”정민희가 깜짝 놀란 듯 보였다.“만약 그날, 남우 씨가 일부러 소개팅을 망치지 않고, 또 정말로 그녀가 남자였다면 두 사람은 결혼까지 하게 되었을까요?”그의 물음에 정민희는 아무 대답하지 못했다. 만약 남우가 진짜 남자고, 일부러 난동을 부리지 않았다면 남우와 사귀었을지도 모른다.물론, 반재언을 만나기 전이라면.정민희는 사실대로 말하기로 했다.“만약 반재언씨를 만나기 전이었다면 그랬을 거예요. 사람의 인연은 참으로 신기한 것 같지 않나요?”반재언은 눈을 가늘게 뜨고 눈앞의 정민희를 훑어보았다.“제가 순전히 아내를 고르고 있었다면, 정민희씨도 꽤 괜찮은 선택이 되었을 겁니다.”정민희의 눈가에 기쁜 기색이 언뜻 비쳤다.“반재언씨도 그렇게 생각하시는 건가요? 하지만, 저와 정민희씨는 같은 편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에요. 정민희 씨는 충분히 훌륭하니까 좋은 남편감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저는 정민희 씨가 찾는 남자는 아니에요.” 그의 말에 자리에 얼어붙은 그녀가 한참 후에야 천천히 입을 열었다.“반재언씨에게 어울리는 여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천천히 알아가면…”“정민희씨는 아직 제 말을 다 이해하지 못한 것 같네요.”옅은 미소를 짓고 있던 반재언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그럼 다른 말로 설명해 드리죠. 만약 정민희 씨와 경호원이 동시에 위험에 빠졌습니다. 싸우시겠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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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5화

기둥 뒤에 숨어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듣고 있던 남강훈의 입이 당장이라도 귀에 걸릴 것 같았다. 그때, 갑자기 그의 뒤에서 누군가가 다가왔따. 화들짝 놀란 그가 뒤를 돌아보니 남우가 고개를 갸웃하며 그를 쳐다보고 있는 것이다.외투 단추를 잠그며 팔짱을 끼고 있는 남우는 심지어 잠옷 차림이었다. 아무렇게나 걸친 외투에 머리도 빗지 않은 그녀의 몰골은 차마 눈을 뜨고 봐주지 못할 지경이었다.“아버지, 몰래 숨어서 뭐하세요?”기둥 옆으로 고개를 내미는 그녀를 남강훈이 잡아끌었다.“조심해! 들키면 안 되잖아!” 말을 마친 그가 다시 기둥에 몸을 붙이고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그를 따라 고개를 내민 남우가 깜짝 놀라 물었다.“반재언씨와 정민희 아가씨 아니에요? 지금 두 사람 데이트하고 있는 건가요?”남강훈은 심호흡을 하더니 버럭 화를 냈다.“데이트는 무슨 데이트냐! 정민희 양이 재언이한테 고백을 하고 있잖아!”“이렇게 빨리 고백한다고요?”남강훈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너도 저 두 사람 사이에 끼고 싶은 것이냐?”남우는 고민도 하지 않고 언성을 높였다.“제가 왜요? 제가 왜 두 사람 사이를 방해해요?”“화도 안나?”“제가 왜 화를 내야 돼요?”“……”화를 참지 못한 남강훈이 뒤로 물러서더니 남우가 방심한 틈을 타 발길질을 했다. 미처 반응하지 못한 남우의 몸이 앞으로 쏠리더니 하마터면 기둥에 부딪칠 뻔했다.겨우 몸의 중심을 잡은 그녀가 뒤를 돌아보며 소리를 질렀다.“왜 이러시는 거에요?”남강훈은 이미 줄행랑을 치고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잔뜩 화난 남우가 엉덩이를 툭툭 털었다. 문뜩 정신을 차린 그녀가 뒤를 돌아보자 반재언과 정민희가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남우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을 향해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하던 거 계속하셔도 돼요. 저는 이만…”말을 마친 그녀가 막 집 안으로 돌아가려는데 반재언이 그녀의 팔을 낚아챘다.화들짝 놀란 그녀가 고개를 돌렸다.“왜…”그녀의 어깨를 감싼 반재언이 정민희 앞에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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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6화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가슴 한편이 콕콕 찔렸다.반재언은 그저 의미심장하게 웃기만 할 뿐이었다.“남 씨 가문의 재산은 탐나지 않고, 집은 필요 없고, 돼지는, 빼앗을 수 있겠네요.”남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런 반재언을 쳐다봤다.“돼지를 눈독 들이고 있었어요?”반재언은 남우를 뚫어지게 쳐다봤다.“없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네요.”그의 눈빛이 의미심장한 것을 발견했지만, 딱히 반박할 수 없었던 남우는 미간만 찌푸렸다. 때마침 들려온 헛기침 소리에 두 사람의 대화가 끊겼다.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남강훈이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남강훈은 한숨을 내쉬더니 고개를 저으며 한탄했다. “어떤 일에서는 의심할 여지 없이 똑똑한 것 같지만, 하필 이런 일에서는 돼지보다 더 눈치가 없는 것 같아.”남우는 그런 남강훈을 노려보며 물었다.“누굴 욕하시는 거예요?”반재언은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남강훈은 먼 산을 바라보며 손을 내저었다.“말을 해도 말하지 않은 것보다 못하니, 됐다. 입만 아프게 말을 해도 무슨 소용이 있겠니. 그리고 네가 지금 입고 있는 옷 꼬락서니나 좀 보거라. 정 씨 가문의 아가씨는 아주 예쁘게 단장했는데, 너는 여자라고 신분을 밝히고도 옷은 왜 아저씨들이 입고 다니는 옷만 입는 것이야! 참, 부끄러워 죽겠다.”남우는 자신이 입고 있는 잠옷을 쳐다보고 다시 머리를 들더니 외투를 세게 여몄다.“내 눈에 예쁘게 보이면 되는 거 아닙니까?”말을 마친 그녀는 잽싸게 집 안으로 달려갔다.남강훈은 반재언을 쳐다보더니 이미 답을 알고 있는 질문을 물었다.“재언아, 정 씨 가문의 아가씨 고백을 거절했어?”반재언은 그의 꼼수에 걸려들지 않았다.“기둥 뒤에 숨어서 보고 있었잖아요.”그 말에 어색하게 웃음을 터뜨린 남강훈이 헛기침을 했다.“그건 또 언제 발견했러.”무언가 생각난 듯 그가 계속하여 물었다.“그런데 방금 네가 한 말 사실이니?”반재언은 가슴 앞으로 팔짱을 끼고 남우가 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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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7화

갑자기 목에서 강렬한 충격이 느껴지더니, 휴대폰을 꺼낸 남자는 바로 기절했다. 남자 뒤에 서 있던 지윤이 휴대폰을 들어 화면에 적힌 번호를 확인했다. 통화 버튼을 차마 누르지 못했던 남자는 데이비 렌지에게 전화를 하려던 것 같았다.어느새 날이 어둑해지자 여기 저기에서 간판 빛을 밝히며 어두워진 스카이 섬을 환하게 밝혔다.바다를 항행하는 유람선 몇 척이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보아 이틀 후면 스카이 섬 남 씨 가문 구역에 도착할 것이다.불빛이 환하게 밝힌 선실, 창가에 서 있던 희승이 차광판을 내리고 고개를 돌려 뒤에 있는 사람을 돌아봤다.“섬에 도착하면 다들 신분을 최대한 숨기고 조용히 다녀야 합니다.”“걱정하지 마세요, 명대로 움직이겠습니다. 저희가 이번에 비즈니스 때문에 스카이 섬에 왔다고 말하겠습니다. 일부 사람들을 배에서 접대하도록 남겨두면 의심을 사지 않을 것입니다.”희승은 고개를 끄덕거렸다.“그러면 다들 일찍 쉬세요.”그 시각, 남 씨 가문.마음이 심란하여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한 남우가 겉옷을 손에 쥐고 조용히 방을 나섰다.새벽이라 남강훈과 고용인들도 모두 잠들어 있을 것이다.어슴푸레하게 정원을 비추는 가로등과 풀숲에서 들려오는 유쾌한 벌레 소리가 유난히 정겹게 들렸다.겉옷을 걸친 남우는 도마뱀 우리 앞으로 가서 몸을 굽혀 확인하고 미소를 지었다.“새벽에도 너희들은 참 활동적이네.”나뭇가지가 부러진 집 위에 엎드려 있는 도마뱀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것 같지만, 사람을 좋아하지도 않는 것 같았다.우리 문을 열어 도마뱀을 손등에 올려놓자 도마뱀은 움직이지도 않고 가만히 엎드렸다.흔들의자에 앉은 그녀가 먹이를 주며 말을 걸었다.“너도 짝을 찾아줘야 되는 걸까? 꽤 외로워 보이는데, 어떤 짝이 마음에 들어? 내일 시장에 가서…”비록 그녀가 하는 말을 도마뱀이 알아들을 수 없지만, 남우는 계속하여 말을 걸었다.어느새 그녀의 뒤에 있는 기둥에 기댄 반재언이 그녀가 도마뱀 한 마리를 세뇌시키는 목소리를 들으며 가만히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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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8화

남우는 그의 손에서 휴대폰을 빼앗아 화면을 확인했다.“번호를 대화로 알려 주면 되지. 진짜 이상한 사람이야.”그러나 그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남우 씨가 거절하면 저의 체면이 서지 않잖아요.”그러자 남우는 그를 흘겨봤다.“휴대폰 번호를 알려주는 것뿐인데, 제가 거절할 것 같았어요?”그때, 남우가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그를 돌아봤다.“삭제할까 봐 걱정은 안 돼요?”“네. 삭제하면 돈은…”남우의 표정이 바로 굳어지더니 연락처를 저장하고 혹여 실수로 삭제라도 할까 노심초사했다.“삭제하지 않을 거니까, 그런 걱정은 하지마요.”그러자 반재언이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근데, 왜 내가 손해를 더 많이 보는 것만 같지?”남우는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당당하게 말했다.“다 같은 편에 있는 사람들인데 왜 그렇게 세세하게 따지려고 해요?”그러자 반재언은 다시 깊은 고민에 잠겼다.“같은 편…”“계약을 했으니 같은 편 아닌가요?”남우는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도마뱀을 우리에 넣었다.“근데 BJ 상회를 무너뜨린 건 반재언 씨잖아요. 푸조의 이득은 혼자 다 가졌으면서 20억으로 쪼잔하게. 참..”반재언은 등받이에 기대앉아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봤다.“그러니까 남우 씨는 남우 씨가 더 손해를 보는 것 같아요?”그러자 남우는 팔짱을 끼고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아닌가요?”반재언은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렸다.“이득을 제일 많이 얻은 사람이 손해를 봤다고 하니…”남우는 그런 그의 모습을 멍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오늘 밤 반재언은 대체 왜 이러는 걸까? 활짝 웃는 그의 모습이 이상하게 멋져 보였다. 좋아하는 마음이란게 이런 걸까?하지만 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는 걸까? 그래, 아마 잘못 본 게 틀림없어.남우가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느낀 반재언이 웃는 것을 멈추고 눈을 가늘게 떴다.“또 왜 그렇게 쳐다보는 거예요?”남우가 허리를 굽히고 그에게 다가왔다.“방금처럼 한 번 더 웃어볼래요?”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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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9화

팔짱을 끼고 입술을 삐죽 내민 그녀가 그의 눈길을 피했다.“셔츠 얼마짜리에요? 제가 보상해 드리면 되잖아요.”그녀의 물음에 남우의 입가에 번진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제가 디자이너 맞춤 셔츠만 입는다는 건, 남우 씨도 잘 아실 거라 믿어요.”남우는 넋을 잃은 표정으로 그의 얼굴을 쳐다봤다.“그러니까 그 셔츠 하나 때문에 내가 직접 S 국으로 가서 맞춤 셔츠를 주문해야 한다는 말이에요?”“보상하겠다고 말한 건 남우 씨잖아요.”반재언은 흥미로운 듯 입꼬리를 올렸다.“보상하겠다고 했으니까 성의를 보이셔야죠.”입술을 꼭 깨문 그녀가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싱긋 미소를 지었다.“입이 화근이네요.”씩씩 화를 내며 저택으로 들어서는 그녀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반재언이 큰 소리로 물었다.“보상은 어떻게 하시겠어요?”그러자 남우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외쳤다.“돈 없어요!”무작정 억지를 부리는 남우의 행동에도 반재언은 화를 내지 않았다. 그깟 셔츠 한 벌일 뿐이니, 따질 정도는 아니었다.다음 날, 아침을 먹으로 내려온 남우는 남강훈과 반재언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집사에게 물었다.집사는 남강훈과 일찍 저택을 떠났고, 반재언은 방에 있다고 답했다.어젯밤의 상황을 다시 떠올린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의 셔츠를 망가뜨렸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아마, 그의 수표를 받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 남우는 그 돈으로 오늘 그에게 새 셔츠를 주문해야겠다고 생각했다.아침을 먹은 후, 바로 반재언이 지내는 방으로 가서 문을 두드렸지만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천천히 문고리를 비틀어 문을 열자 커튼도 열지 않은 어두운 방 침대에 누운 남자가 곤히 잠들어 있었다. 침대에 반듯하게 누워 있는 남자는 실크 가운을 걸치고 있었는데 매듭이 살짝 풀려 있었다. 그의 가슴은 일정하게 호흡에 따라 천천히 위아래로 움직였다.침대 곁으로 살금살금 걸어간 남우는 반재언이 자는 모습을 가만히 내려다봤다. 남자가 자는 모습을 본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반재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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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0화

반재언은 부정하지 않았다.“남우씨가 방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깨어 있었어요.”그의 말에 남우의 얼굴이 순식간에 달아올랐다.“그러면 왜 계속 자는 척했어요?”반재언은 계속하여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대답했다.“자는 척하지 않으면, 남우 씨가 왜 제 방에 들어왔는지 알지 못하잖아요.”화가 치밀어 오른 남우는 눈가가 파들파들 떨리는 것을 느꼈다. 그가 일부러 자신을 골탕 먹인 것 같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천천히 심호흡을 하고 허리에 손을 두른 그녀가 말했다.“저는 좋은 마음으로 찢은 셔츠를 배상하려고 했는데.. 반재언씨가 이렇게 나오니, 더 이상 배상할 필요도 없겠네요.”그러자 반재언은 눈썹을 치켜세웠다.“남우씨에게 배상하라고 할 생각은 없었지만, 그렇게 배상하고 싶다고 하니…”침대에서 내려온 그가 그녀의 앞에 멈춰 서더니 두 팔을 활짝 벌렸다.“자, 이제 편하게 재도 돼요.”남우가 고개를 돌렸다.“마음이 바뀌었어요.”반재언이 불쑥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그녀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이미 그녀의 두 팔은 반재언의 허리에 두르고 있었다. 어젯밤에 보았던 가슴이 다시 눈앞에 나타나자 남우는 그저 멍한 표정으로 자리에 얼어붙었다.잠시 후, 그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머리 위에서 들려왔다.그제야 정신을 차린 남우가 고개를 숙여 줄자를 만지작거리더니 줄자를 허리에 두르고 말했다.“됐어요.”고개도 돌리지도 않고 반재언의 방을 나선 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침실로 달려갔다.문 뒤에 기대어 손을 가슴에 얹은 그녀는 빠르게 뛰는 심장을 진정했다. 심장이 하도 정신없이 뛰어 이러다 입밖으로 튀어 나오지는 않을까하는 걱정까지 들었다.고작 허리둘레를 재는 것뿐, 아주 정상적인 행동을 했을 뿐인데, 왜 심장이 이리도 빨리 뛰는 걸까?그 시각, 남강훈은 푸조와 대면하고 있었다. 푸조가 자신을 찾아올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던 그가 태연하게 물었다.“그래, 나를 만나겠다고 했으니 조건부터 들어 봅시다.”“회장님께서 저를 도와주신다면, 앞으로 남씨 가문을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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