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가 목욕 가운을 걸친 채 금발 미녀를 껴안고 있었다. 금발 미녀가 그의 품에 기댄 채 생글생글 웃으며 얌전히 그의 말에 따랐다.하시호가 다가가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푸조 님.”푸조가 테이블 위의 잔을 들자 곁에 있던 금발 미녀가 그에게 술을 따라주었다.“듣기로 네가 삼활구의 자금을 빼돌려서 몰래 먹으려 했다던데.”하시호가 멈칫거렸다. 그의 표정이 미세하게 굳어졌다.삼활구에서 몰래 빼돌린 자금에 관해서는 치영강도 모르고 있는데, 푸조가 어떻게 그 일을 알고 있는 거지?푸조가 느긋하게 술을 한 모금 마시고 그를 바라보았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겉으로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보아하니 남우 도련님의 말이 아주 허황한 소리가 아닌가 보네. 확실히 그 돈에 손을 댔군.”하시호는 순간 머리털이 곤두섰다. 남우가 삼활 장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챘을 줄이야.‘젠장, 역시 그놈은 살아있으면 방해만 될 뿐이야.”“푸조 님, 제가 삼활구 자금에 손을 댄 건 사실입니다.”이렇게 된 이상 계속 감추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는 뻔뻔하게 밀고 나가기로 마음먹었다.“하지만 제가 그 돈을 몰래 빼돌린 건, 다 푸조 님을 위해서입니다.”푸조가 실눈을 떴다.“나를 위해서라고?”“치영강은 남강훈을 두려워하며 거듭하여 푸조 님의 청을 거절했습니다. 아마 푸조 님의 뒤를 따를 생각이 없었을 겁니다. 만약 제가 치영강을 죽이려 하지 않았다면 블랙샷은 푸조 님 밑으로 들어갈 수 없었을 겁니다. 저는 진작부터 블랙샷이 남씨 가문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원했습니다. 때문에 삼활 장부에 손을 대 남강훈이 치영강을 의심하게 만들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의 관계를 깨트릴 려고 노력했는데 남강훈이 끝까지 움직이지 않더라고요.”그의 말투에서 약간의 분노마저 느껴졌다. 마치 자신이 한 모든 행위가 블랙샷을 푸조의 밑으로 들여보내기 위함이라고 어필하려는 듯이, 남씨 가문을 무너뜨리기 위해 치영강과 남강훈의 관계를 깨트리려고 최선을 다한 것처럼 강조했다.푸조가 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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