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의 모든 챕터: 챕터 2111 - 챕터 2120

2771 챕터

제2111화

반재언이 천천히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일단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다른 방법을 생각합시다.”남은 물건을 모두 챙긴 남우는 발로 남은 불씨를 모조리 꺼버렸다. 모든 준비를 마친 두 사람은 지름길로 달리기 시작했다.다른 한편, 부하들을 이끌고 숲에 다다른 시월이 곳곳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공지에 다다른 한태군이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 몸을 웅크리더니 주위를 살폈다.시월이 그런 그의 뒤로 다가가 물었다.“왜 그러십니까?”한태군은 손을 바닥에 대더니 미간을 찌푸렸다.“불을 피운 흔적이 있고, 태운 나무에 아직도 온기가 남아 있습니다.”시월이 깜짝 놀라 외쳤다.“분명 도련님일 것입니다!”한태군은 자리에서 일어나 바닥의 잿더미를 물끄러미 바라봤다.“빨리 그들에게 연락할 방법을 찾아봐야겠어요. 우리가 아군이란 건 알아야 하니까.”바닥에 남은 흔적들을 보아 그들이 이곳에서 철수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것이다. 허겁지겁 도망친 것을 보니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다쳤을 가능성이 컸다.그런 것이 아니라면 가까운 곳에 숨어 적의 동태를 살피고 도망치지 않았을 것이다.일찌감치 도망친 남우와 반재언은 거의 숲의 끝 언저리에 이르렀다. 이 숲을 지나면 절벽과 거센 파도가 두 사람을 반길 것이다.하필 하늘에서 폭우가 쏟아져 내렸다. 남우가 외투를 벗어 반재언한테 던졌다.“상처에 물이 들어가면 안 되니 이거라도 덮고 있는 게 좋겠어요.”말을 마친 그녀는 앞으로 달려가 도망칠 길을 찾았다.거센 폭우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세차게 쏟아져 내렸고, 반재언이 걸친 외투를 폭삭 적셨다. 손등의 상처가 조금씩 저려오더니, 어느새 하얀 거즈에 핏자국이 새어 나왔다.절벽 위에 멈춰 선 남우는 무언가를 발견한 듯 큰 소리로 외쳤다.“앞에 마을이 있습니다!”울창한 숲도 거센 폭우를 막지 못했다. 숲속에서 두 사람의 흔적을 찾던 시월과 한태군도 동굴을 찾아 잠시 비를 피하기로 했다.동굴 앞에 선 한태군이 빗물이 주룩주룩 흘러내리는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데, 남석이 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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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12화

남우는 죽을 한술 뜨고 대답했다.“젊은 사람들이 모두 섬 밖으로 나가서 어촌에 사람이 적게 남았겠죠. 남은 사람들이라곤 모두 나이가 지긋하게 드신 노인들과, 그런 노인을 차마 버리고 가지 못한 중년의 부부들이겠죠. 그분들이 계속 섬에 남아 물고기를 잡으며 생계를 이어가는 것 같습니다.”아주머니가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내쉬었다.“우리 어촌 마을에 지내는 사람들은 대부분 동남아에서 몰래 건너온 사람들이에요. 회장님께서 저희를 수용하지 않고 마을 남자들에게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다면 지금 이렇게 몸 건강하게 살아있을 수도 없었을 거예요.”아주머니에게는 아들과 딸이 한 명씩 있지만, 두 사람 모두 동남아에서 직장을 다니며 가끔씩 아주머니와 주인아저씨를 보러 온다고 했다. 이제 나이가 지긋하게 드신 두 사람은 아들과 딸과 함께 지내는 것보다 스카이 섬에서 지내는 것이 더욱 편하다고 했다.반재언은 남우를 돌아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죽 사발을 깨끗이 비운 남우는 그릇을 아주머니에게 건네며 웃어 보였다.“아주머니, 죽 한 그릇 더 먹을 수 있을까요? 달콤한 것이 아주 맛나네요.”그녀의 말에 아주머니가 활짝 웃었다.“물론이죠. 그릇 이리 주세요. 제가 담아 드릴게요.”아주머니는 요즘 세상에 보기 드물게 정이 넘치는 사람인 것 같았다. 큰 집에서 쓸쓸하게 지냈던 탓일 까? 그녀는 오늘 처음 본 두 사람에게 친절하게 대하며 반겨주었다.반재언이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을 본 남우가 그를 돌아봤다.“제 얼굴에 뭐가 묻었나요?”그가 눈을 가늘게 뜨고 대답했다.“남강훈 회장님이 어촌 마을 사람들을 구해준 은인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어요.”그의 할아버지가 남강훈이 주위 사람들에게 얼마나 친절하고, 불우한 이웃을 많이 도와줬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은 적 있지만 그 말을 완전히 믿지는 않았다. 손에 피를 묻히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친절하다는 말을 믿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그러자 남우가 콧방귀를 뀌며 차갑게 대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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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13화

“두 사람이 걱정되는 것은 아니네.” 남강훈이 천천히 눈꺼풀을 들고 말했다.“두 아이 모두 영특한 아이들이니, 자연히 피할 방법을 찾겠지. 내가 걱정되는 건 다른 편에 있는 사람들이야.”집사는 바로 남강훈의 말 뜻을 알아차렸다.“회장님께서 푸조의 움직임이 걱정되시는 겁니까?”남강훈의 안색이 어두워졌다.“만약 푸조가 데이비 렌지와 손을 잡으면 우리가 이길 수 있는 확률이 적어질 것이야. 하물며 적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있으니. 남우의 사건으로 공공연하게 우리 남씨 가문의 머리 꼭대기 위로 손을 뻗어왔어. 우리 가문에서 더 이상 참기만 하면 우리를 얕볼 게 분명해.”말을 마친 그가 천천히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병원에 다녀와야겠네.”하시호라는 수를 제거할 때가 되었어.남강훈이 다시 치영강을 보러 왔을 때, 그는 이미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침대에 기대앉을 수 있었지만 걷지는 못하였다. 남강훈이 병원에 모습을 나타내자 그는 깜짝 놀란 얼굴로 그를 반겼다.남강훈은 외투를 의자 등받이에 놓고 간이 의자에 앉았다.“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치영강, 하시호가 자네를 배신했다는 건 내가 말하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겠지?”치영강은 바닥을 내려다보며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저는… 하시호가 그런 일을 벌일 줄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자네를 배신하고 이미 데이비 렌지와 손을 잡았다네.”“네?”치영강은 완전히 놀란 것 같앗다.남강훈은 삼활구의 장부를 꺼내 침대 위에 놓았다. 장부를 확인한 치영강은 남강훈이 하는 이야기를 귀담아들었다.“장부에서 빼돌린 돈은 하시호가 몰래 데이비 렌지 계좌에 이체했네. 장부에 모두 기록되어 있지. 일 년 전부터 작업해온 것 같아.”진실이 눈앞에 놓인 이상 치영강은 믿고 싶지 않아도 믿어야 했다. 장부를 손에 쥔 그의 손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곁에 이토록 오래 둔 사람이 일 년 전부터 배신을 도모한 것조차 눈치채지 못했다니.“하시호가 치지연도 납치했어.”남강훈의 말에 치영강의 안색이 아주 어둡게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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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14화

남우에게 일이 닥쳤다는 것을 안 남강훈은 바로 총 인력을 동원해 남우부터 찾을 것이다. 또한, 남강훈이 아무리 싸움을 잘한다 하여도 이미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으니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게 분명했다.지금 당장 남씨 가문 가주와 치영강을 제거해야 했다. 눈앞의 늙은이를 치워 버리면, 그 작은 후계자 놈 하나 처리하지 못할까?남강훈은 그저 피식 웃을 뿐이었다.“자넨 아직 너무 세상 물정을 모른다네.”하시호는 남강훈은 노려보더니 곁에 있는 부하에게 명령했다.“치워버려.”하시호의 명령에 남강훈의 곁을 지키고 있던 부하 두 명이 남강훈의 앞을 막아섰다. 서로의 부하들끼리 주먹 다툼을 하는 동안, 하시호도 쉬지 않고 품에서 칼을 꺼내더니 남강훈을 향해 달려들었다.그러나 남강훈도 그동안의 세월을 허투루 보낸 것이 아니다. 젊은 나이는 아니었지만, 그는 항상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가 급소 몇 번을 가볍게 찌르자 하시호가 바닥에 쓰러졌다. 그 모습을 본 하시호의 부하가 남강훈을 에워쌌다. 3 대 1의 싸움이 시작되었다.아무리 남강훈의 싸움 실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교활한 적 몇 명이 함께 달려드는 감당해내지 못했다.묵직한 쇠 파이프가 남강훈의 등을 내리치자 몸이 중심을 잃고 휘청거렸다. 바로 몸을 돌려 주먹으로 습격한 남자의 관자놀이를 찌르자 남자는 바닥에 쓰러졌다.하시호도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비수를 꺼내 남강훈의 어깨에 찔러 넣었다.남강훈이 낮게 신음을 내뱉더니 어깨에 박힌 칼을 잡아 빼냈다. 피와 살점이 흩뿌려졌다. 가볍게 몸을 돌린 그가 주먹을 말아 쥐더니 하시호의 턱을 강하게 내리찍었다. 큰 힘으로 뒤로 물러선 하시호의 코에서 코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회장님!”다른 한 부하가 남강훈을 도와주기 위해 한눈을 판 사이 누군가가 쇠 파이프로 그의 다리를 타격했다. 한 쪽 다리를 바닥에 꿇은 채 주위에서 휘두르는 몽둥이를 피할 수 없었던 부하는 남강훈이 있는 곳까지 갈 수 없었다.대부분의 체력을 소모한 남강훈은 한계에 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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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15화

의사가 응급실 밖으로 나오는 것을 본 부하들은 제일 빠른 속도로 달려가 물었다.“선생님, 저희 회장님 상태가 어떠십니까?”의사가 마스크를 벗고 부하 두 명을 번갈아 쳐다봤다.“걱정하지 마세요. 생명에 지장은 없을 것입니다. 상처에 봉합을 마쳤습니다. 앞으로 움직이실 때 특별히 주의해 주세요. 절대 상처에 물이 들어가서는 안 됩니다. 일주일 후에 실을 풀 수 있습니다.”의사의 설명이 끝난 후, 강유이가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안색이 창백한 남강훈이 병원 침대에 누워 링거를 맞는 모습을 보니 조금만 더 늦었다면 어떤 일이 발생했을지 상상도 하고 싶지 않았다.부하가 그녀의 뒤를 따라 들어왔다.“유이 아가씨, 걱정하지 마세요. 회장님께서 괜찮으실 겁니다.”강유이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회장님께서 병원엔 무슨 일로 오셨나요?”“치영강을 찾기 위해 병원에 방문했습니다.”부하의 대답에 강유이는 깜짝 놀랐다.“치영강이 아직도 살아있는 겁니까?”“네. 하시호가 치영강을 죽이려 했지만 한태군 도련님께서 치영강을 구하셨습니다.”사실대로 말하는 부하의 얼굴이 시무룩하게 가라앉았다.“하시호가 이미 병원을 주시하고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었다면, 회장님께서는 오늘 아마 불의의 사고를 피하지 못했을 것입니다.”강유이는 바닥을 내려다보며 조금 전 총소리를 떠올렸다. 아마 지윤 아줌마일 것이다.입술을 꼭 깨문 그녀가 바로 정신을 차렸다.“하시호가 오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으니 반드시 다시 찾아올 겁니다. 이대로 병원에 남는 것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우리 쪽 인수가 모자라다 보니…”강유이는 병원 침대에 누운 남강훈을 쳐다보고 다시 부하를 쳐다봤다.“저한테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해 질 무렵 어촌 마을.아주머니는 친절하게 두 사람에게 하룻밤 묵게 갈 것을 제안했다. 이미 해가 진 상태라 지나가는 차도 없었고, 다친 반재언과 함께 이동하는 것이 더욱 위험할 거라고 판단한 남우도 아주머니 제안에 동의했다.밥을 먹은 후, 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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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16화

그녀의 말에 반재언은 조금 놀란 것 같은 얼굴이었다. “그…”“쑥스러움을 타는 건 아니죠?”남우는 그를 바라보며 눈썹을 찡그렸다.“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반재언 씨를 어떻게 하지는 않을 거니까. 저를 계속 남자처럼 생각하면 돼요.”남우는 베개를 정리하고 반재언이 누울 자리를 확보한 뒤 등을 돌리고 설명을 보탰다.“저 잠꼬대도 없고 반재언 씨 손끝 하나 건들지 않을게요. 그러니까 안심하고 주무세요.”체념한 듯한 반재언은 그저 이불을 덮고 자리에 반듯하게 누웠다. 작은 싱글 침대는 두 사람이 동시에 눕기에 무척이나 좁았고, 몸을 뒤척일 자리마저 없었다.남우는 비스듬히 누우며 반재언을 위해 자리를 조금 남겨 두었다. 그의 팔에 난 상처가 걱정되었기 때문이다.한참 천장만 바라보던 반재언이 등만 보인 남우를 쳐다봤다.“정말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네요.”갑자기 들리는 반재언의 목소리에 남우는 베개를 고쳐 베고 누웠다.“신경 쓸 거 없어요. 어차피 남자와 한 침대에 자는 게 처음도 아니고, 이전엔 6명의 남자와 함께 지내기도 했어요.”그녀의 말에 반재언은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그 사람들은 남우 씨의 신분을 의심한 적 없나요?”남우는 그저 모퉁이만 쳐다보며 대답했다.“의심할 시간조차 없었을 거예요. 남씨 가문의 도련님인 저한테 말 거는 것조차 조심스러웠으니까요. 누가 저의 신분을 의심할 수 있었겠어요?”반재언은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그러네요.”말을 마친 그도 비스듬히 누우며 남우에게 자리를 내어줬다.불을 끈 방에 칠흑 같은 어둠이 내려앉았다.한 침대에 누운 두 사람은 그렇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쉽게 잠이 오지 않는 남우는 뒤척거리지도 못했다. 함께 출항한 형제들과 함께 한 방에서 지낼 땐 아무 느낌도 없었는데… 아마 반재언이 그녀의 신분을 알기 때문에 신경이 쓰이는 것이다.하지만, 어젯밤 신경이 곤두선 채 한잠도 자지 못한 그녀는 피곤함을 느끼고 빠르게 잠이 들었다.오히려 그녀의 곁에 누운 반재언이 뜬 눈으로 밤을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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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17화

강유이가 한 무리의 남자들 뒤에서 모습을 드러내자 남자가 깜짝 놀라더니 강유이를 향해 손가락질했다. “방금… 데스크에 있던 간호사?”강유이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당신들도 흰색 가운을 입었다고 의사는 아니잖아요?”남자는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다. 야심한 밤에 병원에 잠복해 아무도 모르게 치영강을 제거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 사람들이 미리 병원에 잠복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남강훈 회장님의 병실에 쳐들어간 사람들도 작전에 실패할 것이다.……날이 밝자 창문 틈으로 한 줄기 빛이 커튼 사이로 들어와 방을 비췄다.밤새 한 자세로 잠을 잔 남우는 손이 저릿해지는 느낌에 잠에서 깼다.무의식적으로 몸을 뒤척인 그녀는 옆자리가 텅 빈 느낌에 몸을 덮고 있는 이불 하나가 많아진 것을 발견했다.텅 빈 자리를 만져보니 따뜻한 온기는 사라지고 없었다.잠자리가 불편해 일찍 깨어났을 것이다.게으르게 기지개를 켠 남우는 천천히 침대에서 내려와 눈을 비비며 방을 나섰다. 거실에 도착하기도 전에 아주머니의 활기찬 목소리가 들렸다.남우가 커튼을 열고 나가니 테이블 위에는 이미 아침밥이 차려져 있었고, 아주머니가 주방에서 찐빵을 쥐고 나오며 그녀를 발견하고 싱긋 미소를 지었다.“아가씨, 일어났어요?”남우는 테이블 위를 가득 채운 음식을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이건…”“아유, 아가씨 남자친구 솜씨가 아주 예술이군.”“남… 남자친구?”깜짝 놀란 남우를 보며 아주머니가 웃음을 터뜨렸다.“커플 아니었어? 남자친구 음식 솜씨가 아주 훌륭한 것 같더니, 아가씨가 남자를 고르는 안목이 뛰어나네요. 잘생기고 음식 솜씨도 훌륭한 남자친구를 뒀으니 결혼을 하면 먹을 복은 터졌겠어.”남우는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며 이마를 짚었다.“아주머니 저희 정말 그런 사이 아니에요. 아주머니께서 오해하셨어요.”마지막 반찬을 접시에 담은 반재언이 주방에서 나오는 바람에 아주머니는 남우의 해명을 듣지 못하고 반재언만 칭찬했다.“아침부터 수고 많았어요 총각. 나를 도와 아침밥도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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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18화

남우는 끌끌 혀를 찼다.“감히 날 째려? 지금 당장 털을 뽑히고 싶은 거야?”반재언은 남우가 닭과 싸우는 모습에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저었다.두 사람이 길가에서 차를 기다리고 있을 때, 트랙터 한 대가 두 사람 앞에 멈춰 섰다.트랙터가 남씨 구역에서 관리하는 시내 근처까지 간다는 말에 반재언은 남우와 함께 트랙터 뒷자리에 올라탔다. 태양이 두 사람을 강하게 내리쬐고 그늘 하나 없이 덜컹거리는 트랙터에 몸을 실은 두 사람은 죽을 맛이었다.시내에 도착한 트랙터가 길가에 차를 세우자 다급하게 뛰어내린 남우가 길가에 세워진 나무를 붙잡고 속을 비웠다.반재언은 주머니에 남은 지폐를 모두 운전사에게 건넸고 운전사는 남우를 쳐다보며 걱정스럽게 말했다.“아내가 임신했나 보네요. 입덧을 심하게 하네.”반재언은 어색하게 헛기침을 해댔다. 그가 변명하기도 전에 뒷자리에 놓은 닭을 두 마리 건네며 말했다.“한 마리 푹 고아 보양식으로 먹여. 임신했을 땐, 잘 먹어야 해.”말을 마친 남자는 바로 트랙터에 시동을 걸고 사라졌다.남우는 아침에 먹은 음식을 모두 토해냈다. 반재언이 휴지를 그녀에게 건네며 물었다.“괜찮아요?”종이를 받은 그녀는 손을 내저었다.“괜찮아요. 멀미를 심하게 했을 뿐이에요.”그녀의 말에 반재언은 웃음을 터뜨렸다.“남씨 가문 도련님의 의지력이 대단하네요. 다행히 트랙터에 토하지 않아 얼마나 다행이에요.”휴지로 입을 닦으며 그녀가 그를 노려봤다.“지금 저를 놀리시는 거예요?”반재언은 그냥 웃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남우도 더 이상 그와 말싸움을 벌이지 않고 그의 손에 쥐어진 닭은 빼앗은 뒤 앞으로 걸었다.“가요.”“잠시만요.”그의 목소리에 뒤를 돌아본 남우는 반재언이 외투를 벗어 그녀의 머리 위에 덮어주며 긴 머리카락을 감추는 손길에 깜짝 놀랐다.반재언은 그런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이러면 좀 괜찮네요. 남우 씨가 여자라는 사실을 만천하에 알리고 싶은 건 아니죠?”그제야 반재언의 의도를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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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19화

간호 의자에 앉은 그녀는 잔소리를 퍼부었다.“젊은 저에게 무슨 일이 있겠습니까. 아버지가 제일 큰 문제 아닙니까? 나이도 지긋하게 드신 분이 이기지 못할 것 같으면 도망을 치셔야지, 왜 주먹 다툼을 하신 겁니까?”남강훈은 죽을 내려놓으며 한숨을 내쉬었다.“나는 괜찮다. 너와 재언이가 괜찮다니 시름이 놓이는구나.”남우는 팔짱을 끼고 남강훈을 노려보며 아무 말 하지 않았다.“강유이 그 아이가 어젯밤에 우리를 노리려는 자들을 잡았다. 치영강이 살아있으니 하시호가 반드시 공격해올 것이다.”남우는 남강훈을 빤히 쳐다봤다.“아버지께서 치영강을 구해주신 거였어요? 어쩐지…”“남우야, 블랙샷과 예전에 어떤 일이 발생했던지, 블랙샷의 보스인 치영강은 언젠가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푸조는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절대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 말아라. 이제 하시호 이 개 자식만 제거하면 된다.”삼활구 지하실은 통풍구 외에 빛이 들어오지 않고 벽에 습한 곰팡이가 잔뜩 자리했으며 바퀴벌레들도 모퉁이에서 자주 발견되었다.남자 몇 명이 기둥에 묶인 채 얼굴이 부어오른 것도 모자라 곳곳에 시퍼런 멍이 들었다.그때, 문이 벌컥 열리며 남우가 천천히 방으로 들어왔다.한 남자가 힘겹게 눈을 뜨더니 말라비틀어진 입술을 겨우 움직였다.“너… 아직 살아 있었다니.”남우의 부하로 보이는 남자가 발로 남자의 배를 세게 걷어찼다.“감히 우리 도련님을 저주하는 것이냐?”남자는 바로 담즙을 토해냈고, 이마와 목에는 핏줄이 서 있었다.남우는 역겨운 것을 본 듯 코와 입을 가렸다.“너희도 이리 잘 살아있는데, 내가 어떻게 죽을 수 있겠어?”남자는 고통스러움에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부하가 의자를 내오자 남우는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았다.“꽤 잘 버티는 것 같구나. 내가 없는 틈을 노려 아버지를 습격했다고? 사는 것이 지겨워졌지? 아니면 내일의 태양을 보고 싶지 않았어?”남자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남우는 고개를 돌려 부하를 돌아봤다.“우리가 키우는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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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0화

남우가 집게로 전갈을 집어 들더니 자신의 손등 위에 올려놓았다.전갈은 천천히 그녀의 손등 위에서 기는 것 같더니 그녀를 물지 않았다.남자는 머리털이 곤두서는 느낌을 받으며 남우를 응시했다.‘누가 전갈을 애완동물처럼 키워! 아주 변태가 따로 없어!’남자의 두려움에 사로잡힌 눈빛에 남우는 비웃음을 터뜨렸다.“지금 너를 살려 보낼 수 있어. 대신, 나를 도와야 할 것이야. 아니면 전갈의 독이 어떤 맛인지 톡톡히 느끼게 해줄 테니까.”남자는 체면도 차리지 않고 다급하게 물었다.“도련님을 위해 무엇을 하면 될까요?”“아주 간단해. 치영강이 살아있다는 소문을 퍼뜨려. 하시호가 치영강을 죽이려 한다는 소문도 함께.”남우는 남자의 귓가에 가까이 다가갔다.“할 수 있겠니?”남자는 다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할 수 있습니다.”남우는 부하에게 남자의 몸을 결박하고 있는 밧줄을 풀라고 지시했다.풀려난 남자는 남우가 후회할까 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다.삼활구에서 나오자 시월이 문 앞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방금 달려나온 남자를 발견했지만 잡지 않았다. 남우의 뜻인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도련님, 저자가 우리를 배신하지는 않을까요?”차에 올라탄 남우는 눈을 감고 대답했다.“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그저 치영강이 잘 살아있다는 소식을 퍼뜨리라고 했으니. 치영강이 잘 살아있다는 소식을 들은 블랙샷 조직원들이 그래도 하시호의 지시를 따를까?”푸조가 아무리 하시호를 든든히 지켜주어도, 블랙샷 조직원들은 그의 편에 서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하시호와 재미나는 게임을 하려는 것이다. 그렇게 천천히 그의 뒤에 있는 배후의 심기를 건드리면 언젠가 모습을 드러내겠지.반재언이 홀로 방에서 붕대를 바꿀 때, 강유이가 방문을 열고 들어와 코를 찌르는 약 냄새를 맡고 깜짝 놀랐다.“오빠, 많이 다쳤어?”이빨로 한쪽 붕대를 잡아당기며 마무리를 지은 그가 강유이를 향해 싱긋 웃어 보였다.“괜찮아. 작은 상처일 뿐이야.”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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