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의 모든 챕터: 챕터 2071 - 챕터 2080

2771 챕터

제2071화

하지만 그녀의 생각과 전혀 달랐다. 그녀는 그저 마음이 너무 아팠다.그가 숨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안타까웠고, 갖은 고생을 겪었을 처지가 가여웠다.그녀는 그의 곁에서 함께 싸워주고 싶었지만, 자신의 존재는 그에게 짐만 될 게 분명했다.잠시 후, 강유이가 그의 품에서 벗어났다. 그녀는 목이 잠겼다.“태군 오빠, 나 이만 들어가 볼게. 내가 사라진 걸 알게 되면 남우 도련님이 난처해질 거야.”한태군이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그의 입술에서 느껴지는 따뜻함이 그녀의 마음속까지 전해졌다.그가 그녀를 놓아주었다.“가봐. 함부로 돌아다니지 말고.”강유이가 고개를 끄떡였다. 그녀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한태군은 벽에 몸을 기댔다. 그는 천장을 바라보며 깊은숨을 들이마셨다. 잠깐이었지만 정말로 그녀의 손을 놓아주고 싶지 않았다.강유이는 겨우 마음을 진정한 후 별실로 돌아갔다. 남우는 진작 돌아와 자리에 앉아 여유롭게 디저트를 먹고 있었다.“벌써 돌아왔어요?”그녀는 강유이가 누구를 만나러 나갔는지 짐작하고 있는 것 같았다.강유이가 시선을 내려뜨리며 말했다.“죄송해요. 미리 말하고 나갔어야 했는데.”그녀가 웃으며 손을 저었다.“괜찮아요. 여기 아람 빌리지는 전부 우리 쪽 사람들이라, 마음껏 돌아다녀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어요.”강유이가 멍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그 모습을 확인한 남우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물었다.“떨어져 있다가 만나면 웬만한 신혼보다 애틋하다고 하던데. 두 사람 오늘 너무 짧게 만난 거 아니에요? 저는 두 사람이 오늘 호텔이라도 잡을 줄 알았는데.”남우의 말뜻을 알아차린 강유이는 순간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그녀가 기겁하며 물었다.“어쩜 이렇게 뻔뻔한 얼굴로 그런 걸 물을 수 있어요?”“다 같은 성인들인데요 뭘.”남우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녀의 옆으로 다가와 앉았다.“오빠라고 불러주면 제가 기분이 좋아서 비법 몇 가지를 전수해 줄 수도 있어요.”강유이가 그와의 간격을 벌리며 옆으로 앉더니 손을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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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2화

그는 중성적인 음성을 갖고 있었다. 체격이 마른 편이라 옷을 입어도 몸매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남자의 허리와 어깨가 그렇게 가늘 수는 없었다. 목선도 가는 편이고 손도 크지 않았다.반재언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좀처럼 말을 하지 않았다.강유이가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자신의 머리를 콩콩 때렸다.“내 생각이 지나쳤나 봐.”…BJ.검은색 정장 차림의 보디가드가 장 사장을 끌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장 사장은 자신이 어쩌다가 BJ의 심기를 건드리게 되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가 소파에 앉아있는 부르크에게 물었다.“부르크 씨, 지금 이게 무슨 짓입니까?”“무슨 짓이냐고?”부르크는 오늘 아침 푸조한테서 들은 협박을 떠올렸다. 만약 그가 아무런 단서를 찾아내지 못한다면 당장 목이 날아갈 것이다. 생각하면 할수록 마음이 조급해졌다.“장 사장이 이렇게 손이 빠른 줄 몰랐네. 감히 멋대로 우리 BJ 술을 바꿔치기해?”장 사장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누가 당신네 술을 바꿔치기했다는 겁니까. 저는 제가 사 온 술을 팔았다고요.”“닥쳐!”부르크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가 테이블 위에서 이미 뚜껑이 열려있는 새 술을 갖고 와 장 사장의 앞에 멈춰 섰다.“술은 마실 줄 알겠지?”그가 손짓하자 보디가드 두 명이 다가와 장 사장을 붙잡았다.장 사장이 버둥거렸다.“부르크 씨, 지금 대체 뭘 하려고—”보디가드가 강제로 장 사장의 입을 벌리자, 부르크가 그의 입안에 가차 없이 술을 퍼부었다. 갑자기 들이부은 술이 그의 입안에 다 담기지 못하고 흘러넘쳤다. 술이 기도까지 들어가자 맵고 시큰거려 참을 수가 없었다.보디가드가 그를 놓아주자 그가 바닥에 엎드리며 기침을 하더니 허겁지겁 숨을 들이마셨다.부르크가 웅크리고 앉아 그의 머리채를 잡아 고개를 들어 올렸다.“이미 조사 끝냈어. 너희 DM에서 팔고 있는 술이 우리 쪽에서 주문한 술이 틀림없다더라고. 그리고 우리 업소에 들어온 술이 전부 원래 네가 주문했던 그 저질 술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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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3화

얼마 지나지 않아 부르크는 푸조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푸조가 무슨 말을 했는지 부르크가 웃으며 대답했다.“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이 일은 제가 알아서 잘 처리하겠습니다.”통화를 마친 후 그가 장 사장을 돌아보았다. 그의 표정이 비열했다.“유감스러워졌어, 장 사장. 당신 계획이 다 들통이 나버렸으니 푸조 님께서는 더 이상 당신을 남겨둘 이유가 없다고 하시네.”장 사장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그가 허겁지겁 부르크의 발아래로 기어갔다.“저는 정말 억울합니다. 치지연이 저를 모함한 거예요. 제발 푸조 님께 말씀드려주세요. 저한테 기회를 한 번만 더 주세요!”부르크는 그의 말을 무시하고 보디가드를 향해 손짓했다.보디가드 중 한 명이 다가와 장 회장의 뒤에 멈춰 섰다. 그가 장 회장의 입을 틀어막은 후 머리를 붙잡았다.“끄득” 하는 소리와 함께 장 회장의 목이 꺾였다. 상대가 더 이상 아무런 반항을 하지 못하게 되자 보디가드는 그제야 그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한편 사우나.VIP 룸에는 은은한 조명만이 감돌고 있었다. 그 안에서 푸조가 온천욕을 즐기고 있었다. 그의 곁에는 두 명의 금발 미녀가 함께 있었는데, 푸조의 양옆에 찰싹 달라붙어 와인을 그의 입가에 가져다주고 있었다.한 여자가 룸으로 들어와 탕 옆에 멈춰 선 후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푸조 님, 부르크가 장 사장을 처리했다고 합니다.”푸조가 냉소를 지었다.“역시 날 실망하게 하지 않았네. 하루 만에 어디에서 문제가 생겼는지까지 찾아내고.”그가 옆에 놓인 술잔을 들자 곁에 있던 금발 미녀가 주동적으로 그의 잔에 술을 따라주었다.“그런데 장 사장이 했다는 말, 과연 내가 믿어야 한다고 생각하나?”여자가 그를 바라보았다.“치지연 아가씨가 그를 모함했다는 말 말씀이십니까?”푸조가 소리 내어 웃었다.“치영강은 남강훈 그 늙은이 하나 처리하지 못하는데, 그 딸이 남씨 가문에 억압당한 물건을 빼돌린다고?”여자가 눈을 굴렸다.“어쩌면 저희가 치영강의 딸을 너무 만만하게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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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4화

치영강이 고개를 들었다. 그의 얼굴에서 그 어떤 생각도 읽어낼 수 없었다.“네가 백제파 사람을 고용해 남씨 가문에 쳐들어가 남우를 살해하려고 했다는 게 사실이냐?”치지연은 아버지가 그 일을 물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었다. 그녀의 표정이 어두워졌다.“제가 그랬으면 또 어때서요. 남우만 죽으면 저희는—”“멍청한 년!”치영강이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라 테이블 위에 있는 찻잔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치지연 앞에까지 다가갔다. 그리고 손을 들고 힘껏 그녀의 뺨을 때렸다.또 한 번 맞게 된 치지연이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아냈다. 그녀는 시뻘게진 눈으로 웃기 시작했다.“그렇게 남씨 가문이 무서우세요? 아버지가 이렇게 나약하기 때문에 저희가 지난 몇 년간 남씨 가문에게 기죽어 눈치만 보면서 사는 거예요. 아버지는 비겁한 겁쟁이에요!”“그 입 닥치지 못해!”치영강의 이마에 시퍼런 힘줄이 튀어나왔다.“무슨 담으로 남씨 가문 구역에서 그런 짓을 벌인 것이야. 네가 정말로 그들을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해?”치지연이 그를 돌아보았다.“못할 게 뭐가 있어요. 저번에는 그저 그놈 운이 대단히 좋았던 것뿐이에요. 저는 다음에도 그런 일을 벌일 수 있어요!”치영강이 너무 화가 나 몸을 부르르 떨었다.“너… 너 당장 나가. 내 눈앞에서 사라져!”치지연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방을 나섰다.문 앞에 서 있던 하시호는 멀어져 가는 치지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붙잡고 싶었지만 차마 그러지 못했다.그의 시선이 서재로 향했다. 축 처진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하시호의 눈빛이 살벌하게 번뜩였다.그는 어떻게 해서든 아가씨를 위해 저 자리를 빼앗을 것이라고 다짐했다.저 늙은이는 살아있어서는 안 되었다.며칠 뒤 남씨 가문.남강훈은 정원에서 그가 키우는 애완 도마뱀에게 먹이를 주고 있었다. 그때 부하가 그의 곁으로 다가와 귓가에 뭐라고 속삭였다.그가 멈칫거리더니 손에 들고 있던 먹이를 놓고 고개를 돌렸다.“푸조 쪽 사람들이 며칠 전 치영강을 찾아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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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5화

그녀가 손에 쥔 채찍을 휘두르며 물었다.“배우고 싶지 않아요?”강유이가 흠칫 놀라더니 자신을 가리키며 물었다.“지금 저더러 그걸 배우라고요?”“채찍을 우습게 보지 마세요. 고대에는 채찍도 자주 쓰는 무기 중 하나였어요. 채찍 기술에는 총 열한 가지가 있는데, 부드럽게 치는 것과 강하게 치는 것, 하나로 치는 것과 두 개로 치는 것 등 다 쓰임이 달라요. 금속으로 된 단단한 채찍과 가죽으로 된 부드러운 채찍이 가장 보편적으로 볼 수 있는 채찍이에요. 지금 제가 들고 있는 이건 가죽 재질로 된 부드러운 채찍이에요. 초보자가 쓰기 딱 맞죠.”강유이는 그녀가 건네는 붉은색 짧은 채찍을 건네받았다. 확실히 가죽으로 만들어 차가운 느낌이 들었다. 작고 간편하여 휴대하기 편했고 디자인도 예뻤다.남우가 실눈을 뜨며 미소 지었다.“마음에 들면 선물로 줄게요.”강유이가 멈칫거렸다.“그건 좀…”남우가 채찍을 억지로 그녀의 손에 쥐어 주었다.“저와 내외할 필요 있나요. 가져요. 제가 시월이한테 쓰는 법을 가르쳐 주라고 할게요. 유이 씨가 배울 마음만 있으면 한 달 내로 터득할 수 있을 거예요.”강유이는 채찍을 손에 꼭 쥐고 입술을 깨물었다.오래전 지윤 이모가 그녀에게 호신술을 가르쳐 줬을 때도 어물쩍거리며 제대로 배우지 않았었다.이 기회에 잘 배우면, 어쩌면 나중에 지난번 같은 상황이 발생할 때 짐이 되지 않을 수도 있었다.무장에 도착한 반재언이 사각 링 위를 바라보았다. 남우가 직접 강유이에게 채찍 사용법을 가르쳐 주고 있었다.그녀는 시월에게 팔 보호대를 착용하고 강유이 맞은편에 서라고 말했다.“유이 씨가 휘두르는 채찍이 붙잡히지 말고, 시월이의 팔을 터치할 수 있어야만 초급 단계를 건널 수 있어요.”강유이가 놀란 표정으로 되물었다.“정말 그거면 돼요?”듣기에는 별다른 난이도가 없어 보였다.남우가 씩 웃었다.“해보면 알게 될 거예요.”그녀가 옆으로 물러나더니 여유로운 표정으로 벽에 기댔다. 그리고 테이블 위에 있던 팝콘을 들고 구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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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6화

반재언이 피식 웃었다.“도련님께서 제 동생 걱정을 지극히도 하시네요.”그녀가 눈꼬리가 휘게 미소 지었다.“저는 유이 씨가 엄청나게 마음에 들었거든요.”그러더니 열정 가득한 강유이를 돌아보고 혀를 차며 말했다.“이렇게 사랑스럽고 단순하고 끈기까지 가진 아가씨가 제 와이프였으면 얼마나 좋을까요.”반재언이 그녀를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벌써 가우 씨를 잊으셨나요?”남우가 태연하게 되물었다.“그러는 반재언 도련님은 왜 그렇게 가우에 대해 연연하시는 거죠?”그가 느긋하게 답했다.“자꾸만 생각났거든요.”그가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날 밤 날이 어두워 가우 씨의 모습을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 어쩐지 익숙한 느낌을 받았어요.”남우가 애써 표정관리를 하며 팔짱을 꼈다.“설마 처음 보는 여자마다 익숙하게 느끼는 건 아니죠?”반재언은 대답하지 않았다.두 사람이 한참 동안 서로 마주 보았다. 그때 강유이가 넘어지며 그들의 주의를 끌었다. 두 사람이 동시에 강유이 쪽을 바라보았다. 시월이 먼저 다가가 그녀를 부축했다.“유이 아가씨, 괜찮으세요?”강유이가 고개를 저었다. 손목에 힘이 빠진 것처럼 뻣뻣해 나며 통증까지 느껴졌다.반재언이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부축했다. 그가 천천히 그녀에게 물었다.“이제 막 배웠을 뿐이야. 조급해하지 말고 체력을 아껴둬.”남우도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오빠 말이 맞아요. 저는 오늘 하루 내로 초급 테스트를 통과하라고 하지 않았어요. 한 달은 충분히 기니까, 오늘은 일단 돌아가서 뜨거운 물에 몸을 담가요. 우리 내일 계속해요.”강유이가 고개를 끄덕인 후 링 아래로 내려갔다.반재언은 멀어져 가는 유이의 모습을 바라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가 이토록 조급해하는 걸 보니 아마 지난번에 있었던 일을 여태 마음에 두고 있는 것 같았다.강유이는 욕조에 몸을 담갔다. 그녀의 얼굴빛이 어두웠다. 시월과 겨뤄도 이렇게나 큰 실력 차이가 느껴지는데 그들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역시 그녀가 조금 더 힘을 내야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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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7화

갑작스러운 소식에 남우와 반재언마저 당황했다.남강훈이 책상 앞으로 걸어와 푹신한 소파에 앉았다. 그의 표정이 어두웠다.“내가 걱정하던 일이 발생한 것 같구나.”남우가 턱을 괴고 생각에 잠겼다.“설마 치지연이…”“확신할 수는 없어.”남강훈이 이어서 말했다.“만약 치지연이 진짜 모진 마음을 먹고 자기 아버지를 살해한 후, 권력을 손에 넣으려 했다면 진작 움직였어야 했어. 난 그 애가 옆에 두고 있다던 그 사람이 의심스럽구나.”그녀의 곁에 있던 남자가 백제파 킬러를 고용해 남씨 가문 구역에서 남우를 죽이려는 계획을 세웠었다. 그래서 그가 치영강을 죽였을 가능성도 충분했다.치영강은 블랙샷의 우두머리였다. 그가 죽으면 블랙샷의 계승권은 당연히 치지연한테 넘어가게 된다.만약 그 남자가 치지연이 치영강의 뒤를 이어받길 희망한다면?반재언이 남강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저 역시 하시호라는 남자가 수상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그와 관련되었을 가능성이 클 것 같습니다.”남강훈이 고개를 끄덕였다.“저도 그가 의심스럽습니다.”남우가 갑자기 소리 내어 웃었다.“아마 하시호 짓이 맞을 거예요. 제가 항간에 떠도는 소문을 들었는데 하시호가 치지연한테 충성하는 원인 중 가장 큰 이유가 사랑이라고 하더라고요. 치영강은 자기 부하가 자기 딸과 눈이 맞는 걸 가장 싫어했잖아요. 이제 치영강은 죽고, 치지연이 블랙샷을 계승 받았으니 더 이상 하시호한테 걸림돌이 될 게 없겠네요.”남강훈이 콧방귀를 뀌었다.“그 떠돌이 소문 참 용하구나. 평소에 꽤나 관심이 있었나 보지?”그녀가 어깨를 으쓱거렸다.“원래 가십거리가 재밌는 법이거든요.”남강훈이 손을 저었다.“됐다. 두 사람은 나와 함께 블랙샷에 다녀와야겠어. 어쨌든 나도 치영강의 장례식에 참여할 자격이 있으니까.”남우가 반재언을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이쪽 도련님은 왜 데려가는데요. 치지연이 이 도련님을 얼마나 욕심내고 있는 줄 아세요? 이건 뭐 자발적으로 호랑이 굴에 들어가는 거잖아요.”반재언은 그녀를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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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8화

하시호의 표정이 미세하게 일그러졌다. 하지만 곧바로 언제 그랬나 싶게 표정을 숨겼다.치지연의 얼굴색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제 아버지가 어쩌다 돌아가셨는지, 남씨 가문에서 정말 모르신단 말씀이세요?”남강훈이 피식 웃었다.“그게 우리 남씨 가문과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이냐?”그녀가 싸늘하게 답했다.“만약 당신들 남씨 가문이 DM에 손을 쓰지 않았다면, 저희 아버지가 하지도 않은 일로 억울하게 내몰리지 않으셨겠죠. 그 일로 살해당할 일도 없었을 거고요!”“음?”남강훈이 고개를 끄덕였다.“지연이 네가 지금 지난번 DM 일을 말하는 것 같은데 참 이상하구나. DM 일이 왜 너희 블랙샷과 관련되었단 말이냐?”하시호가 선수를 치며 말했다.“당신들이 DM의 술을 압수하고 우리 이름을 대며 BJ 술과 바꿔치기하지 않았다면 보스는 죽지 않았을 겁니다!”남강훈이 소리 내어 웃었다.“지금 자네는 치영강이 죽은 게 푸조와 관련 있다고 말하는 건가?”하시호의 얼굴이 굳어졌다.“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아니면 내가 잘못 이해한 건가? “남강훈의 눈빛이 매섭게 번뜩였다. 순간 하시호마저 간담이 서늘해지며 함부로 그와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남강훈이 말을 이었다.“DM이 내 구역에서 장사를 하며 감히 질 낮은 술을 팔려고 해서 그 술을 우리가 압수했네. 그건 당연한 처사 아닌가. 그리고 자네들은 이번 일이 우리 남 씨 가문에서 했다는 증거라도 있나?”하시호가 이를 악물었다. 남강훈은 원래 언변에 강했다. 거기다 확실히 그는 남씨 가문이 일을 벌였다는 증거가 없었다. 정면으로 부딪치면 자신들이 불리했다.치지연이 중재에 나섰다.“하시호가 제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지 못해 마음이 조급했던 것 같습니다. 회장님께서도 너무 그를 몰아붙이지 마시길 바랍니다.”“허, 너희가 킬러를 고용해 내 아들 남우를 해치려 했을 때에는 뭐 내 입장을 고려했었느냐?”남강훈의 반박에 치지연의 표정이 굳어지며 말을 잇지 못했다.남우는 그제야 아버지가 굳이 자신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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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9화

반재언은 처음부터 끝까지 구경만 했다. 그는 돌아서는 순간 하시호의 표정을 주시했다. 그리고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걸음으로 남강훈의 뒤를 따랐다. 남우도 그들의 뒤를 따르며 나갔다.치지연은 문밖으로 사라지는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눈가에 증오심이 들끓었다.남씨 가문만 아니었다면 아버지가 그토록 처참한 죽음을 맞지 않았을 것이다!제대로 된 시신조차 건지지 못했다!남씨 가문이 먼저 블랙샷에 해를 끼쳤다. 그녀는 결코 이대로 순순히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차로 돌아온 후 남우가 창밖을 내다보았다.“아버지, 치영강이 안 죽은 건 아닐까요? 시체도 찾지 못했는데 바로 장례식부터 치르다뇨. 뼈 한 조각 찾지 못했다는 게 이상하지 않으세요?”반재언이 그녀를 돌아보았다.“치영강의 시체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서둘러 장례부터 치른 겁니다. 남 회장님께서 하셨던 말대로 누군가가 치지연이 하루빨리 블랙샷을 이어받길 손꼽아 기다리나 보네요.”“저들의 태도가 명확해졌네요. 남씨 가문 구역에서 벗어나면 곧장 푸조한테 가겠죠. 두 사람이 손을 잡고 반격해오길 기다리기보다 저희가 먼저 공격하는 건 어떤지요?”조수석에 앉아있던 남강훈이 소리 내어 웃었다.“맞아요. 역시 반재언 씨가 제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하네요.”남우가 팔짱을 끼고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툴툴거렸다.“어째 두 사람이 더 부자지간 갔네요.”‘부자’라는 단어에 남강훈이 멈칫거리더니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렸다.“나야말로 아들 하나 더 생기는 건 언제든지 환영이야.”남우는 아예 입을 닫기로 결심했다.같은 시각, 한태군은 남석한테서 증발된 돈의 행방에 대해 보고받았다. 남석이 말했다.“예상하셨던 대로 그 돈은 치영강이 개인적으로 가로챈 게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누군가가 정기적으로 자금을 해외 계좌로 빼돌리고 있었습니다.”한태군의 눈동자가 흔들렸다.“그 계좌 주인은 찾았나요?”남석이 휴대폰을 그에게 건넸다.“이 사람입니다.”휴대폰을 건네받은 한태군이 화면에 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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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0화

”제 생각에는 블랙샷 내부에 데이비 렌지와 개인적으로 연락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데이비 렌지는 사람 마음을 꼬드기는 걸 가장 잘하고, 또한 자기 사람한테는 아낌없이 내주는 면이 있습니다. 만약 그가 어떤 약속을 했고, 마침 그 약속이 상대방의 마음에 꼭 들었다면 자연히 데이비 렌지를 위해 일을 처리했을 수도 있죠.”남강훈은 한태군의 말이 완전히 허황한 소리는 아니라고 생각했다.그가 수평선을 바라보며 말했다.“이제 태군 씨는 손에 결정적인 단서를 쥐게 되었는데, 앞으로 어쩔 생각이십니까?”한태군의 표정이 평온했다.“데이비 렌지가 이런 일을 벌였으니 당연히 그 뒤의 대책까지 세워뒀을 겁니다. 만약 지금 당장 푸조한테 이 사실을 알리면 빠져나갈 구멍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럴 바에는 더 많은 정보를 얻은 후 그가 다시는 재기할 수 없게 철저히 망가뜨릴 겁니다.”남강훈이 미소 지었다.“저는 태훈 씨가 조급한 마음에 다짜고짜 데이비 렌지를 찾아갈까 봐 걱정했는데, 꽤나 신중한 성격이셨군요.”그가 답했다.“신중한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치영강의 상태는 어떻습니까?”남강훈이 물었다.한태군이 웃으며 말했다.“명이 길어서 죽지는 않았습니다. 회장님께서 저한테 하시호를 주시하라고 하지 않았다면 치영강은 진작 산 아래에서 시체로 발견되었겠죠.”“태군 씨가 정말로 그를 구해낼 거라고는 생각 못 했습니다. 사실 정말로 그자가 죽은 줄 알았거든요.”금방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 그는 정말로 치영강이 살해당했다고 생각했다. 그는 장례식장에 도착해 관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의혹을 풀 수 있었다.적어도 이제는 확실해졌다. 치영강은 하시호한테 변을 당한 것이다.한편, 서남 지역의 한 레스토랑.룸 밖에 검은색 옷을 입은 장정들이 수두룩하게 서 있었다.푸조는 시가를 입에 물고 하얀색 연기를 뿜어냈다. 테이블 위에 은색 박스 여러 개가 놓여있었는데 그 안에는 가지런한 수표로 꽉 차 있었다.소파 맞은편에는 검은색 원피스를 입은 치지연이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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