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의 모든 챕터: 챕터 1971 - 챕터 1980

2771 챕터

제1971화

그런데 지금의 그는 보통의 남자친구처럼 그녀의 곁에서 혹시 그녀가 감기에 걸리지는 않을까 걱정해 주고 있었다. 이불도 더욱 꼼꼼하게 여며주고, 혹시 임신한 그녀가 몸이 불편하지는 않을까 한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다른 사람의 시중을 드는 게 익숙하지 않는 게 분명했지만, 그는 최선을 다해 그녀를 간호했다.잠시 후, 진예은이 천천히 눈을 떴다. 강한 조명에 그녀가 살짝 눈을 찌푸리며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나 이제 괜찮아. 가서 일 봐.”반재신이 자신의 커다란 손바닥으로 그녀의 눈을 가리며 말했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눈 감고 좀 더 자.”“반재신.”그녀는 피곤이 몰려왔지만, 억지로 두 눈을 뜨며 조심스럽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나 아이를 지울 생각은 단 한 번도 한적 없어…”그가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쏟아지는 잠기운을 억지로 참아내며 그에게 해명을 하고 나서야 진예은은 잠에 빠졌다. 그는 어이가 없기도 하고 웃음이 나기도 했다. 그가 천천히 몸을 숙이며 진예은의 이마 주위에 뻗힌 잔머리를 정리해 주었다. 그는 잠에 빠진 여인의 얼굴을 한참 동안이나 바라보았다.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의 입꼬리가 서서히 올라갔다.진예은이 잠에서 깼을 때는 이미 저녁 시간이 다 된 때였다.그녀가 이불을 젖히고 자리에서 일어나 이마를 문질렀다. 임신 때문에 이렇게 자꾸 졸린 걸까?‘참, 연서!’그녀가 서둘러 고무줄로 아무렇게나 머리를 묶은 뒤 욕실로 향했다. 그녀는 정신을 차리기 위해 세수를 할 생각이었다. 세면대 앞에 선 그녀는 문뜩 거울을 확인했다. 거울 속 자신의 얼굴에 돼지 그림이 떡하니 그려져 있었다. 처음에는 놀라던 그녀가 곧바로 화를 내며 소리쳤다.“반재신!”그 시각 회사에 있던 반재신이 재채기를 했다.업무 보고를 하고 있던 양우빈이 재채기 소리에 입을 다물었다. 그가 고개를 들고 물었다.“에어컨 온도 좀 높일까요?”반재신이 손을 저었다.“괜찮습니다.”그가 서류를 내려놓고 코를 만지작거렸다.“진예은의 임신 사실에 대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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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2화

진예은의 모친은 한태군이 Z 국에 있는 시간 동안 한 씨 가문에 아무런 피해도 끼치지 않았다.한태군이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외할아버지가 있는 한 감히 한 씨가문에 해를 끼칠 생각은 못 하겠죠. 하지만 그와 반대로, 마침 제가 영국에 없기 때문에 저를 없앨 생각을 하는 겁니다. 그게 한 씨 가문을 치는 것보다 더 쉬운 방법 이니깐요.”전유준은 그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현재 한태군은 자기 우리를 벗어난 상태이기 때문에 진예은의 모친과 데이비 렌지가 손을 쓰기 더 없이 좋은 환경이다.진예은 모친이 무슨 일을 꾸미려는지는 모르지만, 만일을 대비한 방어책과 경계가 필요했다.날이 어두워졌다. 도시는 순식간에 화려한 네온사인으로 둘러싸였다.반재신의 차가 반 씨 저택에 들어섰다. 차에서 내린 그가 곧바로 집안으로 향했다. 집사한테 강성연이 서재에 있다는 말을 들은 그가 곧바로 위층으로 향했다.강성연은 책상 앞에 마주 앉아 디자인 설계에 집중하고 있었다.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려오자 그녀가 행동을 멈췄다.“들어오세요.”반재신이 문을 열고 들어갔다.“어머니.”강성연이 눈을 가늘게 뜨고 아들을 바라보았다.“예은이와 함께 있지 않고 여긴 어쩐 일이야?”그가 책상 앞으로 다가와 의자를 당겨 앉았다.“드릴 말씀이 있어요.”강성연이 연필을 내려놓은 후 한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무슨 일인데?”“예은이 친모가 서울에 왔는데, 불순한 의도로 예은이를 괴롭히고 있어요. 그래서 당분간 보디가드 몇 명과 가사도우미 두 분을 저쪽 빈해 별장에 보낼 생각이에요. 저희 집을 지키고 있던 분들이라면, 저도 믿고 맡길 수 있을 것 같아서요.”강성연이 허리를 곧게 피며 미소 지었다.“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네 아버지한테는 내가 잘 말할게.”반재신이 가볍게 헛기침을 했다. 그가 어쩐지 우물쭈물거리며 잠깐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예은이가…”강성연이 손을 저으며 말했다.“할 말 있으면 터놓고 말해. 어릴 때에는 한 번도 이렇게 우물쭈물 거리지 않던 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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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3화

반재신이 가만히 그녀를 응시했다. 그녀의 눈동자가 아이에 대한 걱정과, 자신에 대한 실망감으로 일렁였다.잠시 후 그가 입을 열었다.“좋아.”그는 연서가 진찬의 딸이고, 진예은이 자기 손으로 키운 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녀가 마음으로 키운 조카였고, 그에게는 아이를 부양할 정도의 능력이 있었다.진예은이 놀라 되물었다.“진짜 그래도 돼?”반재신이 정장 외투를 벗어 옷걸이에 걸며 말했다.“네 부탁인데, 당연히 들어줘야지.”진예은이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반재신이 그녀에게 다가가 조심스럽게 그녀의 배에 손을 올려놓았다.“하지만 하나만 약속해 줘. 네 어머니, 다시는 만나지 마.”…이튿날.오전 열 시가 되어서야 일어난 진예은이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거실에 처음 보는 가사도우미 네 명이 서있었다. 당황한 그녀가 멍하니 서있자, 그녀를 발견한 가사도우미가 공손한 태도로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진예은 아가씨, 일어나셨나요?”“당신들은…”“사모님께서 아가씨를 모시라고 저희들을 이곳에 보내셨습니다. 필요한 게 있으시면, 저희들에게 지시하시면 됩니다. 참, 이제 막 일어나셨으니 아침을 드셔야죠. 드시기 편하고 영양가가 풍부한 음식으로 준비해 두었습니다. 아가씨께서는 현재 임신 중이시고, 입덧이 심하니 이럴 때일수록 몸보신을 더욱 잘 해야 합니다.”진예은의 몸이 흠칫 굳어졌다. 도우미 아주머니의 입에서 나온 ‘사모님’이 누구를 말하는 건지 대충 예감이 왔다. 반재신의 어머니인 것이다!그의 어머니가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다니.설마 반재신이 직접 말했나?그 시각 TY 엔터.엘리베이터에서 내린 강유이가 사무실 앞을 지나는데, 문뜩 그 안에서 수군거리는 말소리가 들려왔다.“진짜야? 진예은 씨한테 딸이 있었다고?”“예은 씨 어머니가 직접 폭로했다던데? 진예은 씨한테 네 살 난 딸이 있는데, 예은 씨가 반 씨 가문에 시집가기 위해 글쎄 자기 딸을 버렸대!”“세상에, 그게 사실이라면 진예은 정말 망한 거 아니야? 나 진예은이 그런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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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4화

“양 비서님.”반재신이 눈을 번뜩였다.“기사를 낸 잡지사에 연락 돌리세요. 가만히 앉아 AM 그룹에 손해 배상할 준비나 하라고요.”“손해 배상이요?”양우빈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잠시 후, 그가 그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물었다.“그들을 고소할 생각이신 건가요?”반재신이 만년필 뚜껑을 닫으며 말했다.“명예 훼손, 요언 날조, 있지도 않은 사실을 기사로 내서 인격을 모독한 죄, 일부러 타인의 명예를 더럽힌 죄 등 모든 죄명을 갖다 붙여서 고소하세요. 배상비를 낼지, 아니면 이대로 영영 문을 닫을지는 그들더러 직접 선택하라 하고요.”양우빈이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양우빈이 막 사무실을 나선 그때, 강유이가 씩씩거리며 빠르게 이쪽으로 다가오는 모습을 발견했다. 흠칫 놀란 그가 뭐라 말을 하려는데, 강유이가 곧바로 사무실 문을 벌컥 열었다.“오빠.”그가 고개를 들었다. 강유이가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오더니 두 손으로 그의 책상을 짚으며 찡그린 얼굴로 물었다. “예은이 어머니가 서울로 올라온 거야?”그가 미간을 찌푸렸다.“응.”강유이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지금 예은이 어머니가 인터넷에 온갖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있어. 만약 예은이가 그걸 보게 되면 분명… 지금 예은이가 특수한 시기라 자극을 받으면 안 되는데. 만약 이런 기사에 영향을 받기라도 하면…”“임신했다는 거 알아 나도.”그녀가 멈칫거리더니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강유이는 진예은이 임신 중이라 이런 부정적인 기사를 보면, 아이한테 안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날 자신이 오빠를 찾아왔을 때, 오빠는 예은이의 임신 사실을 모르고 있었고 방금 전만 해도 하마터면 자신이 먼저 임신 사실을 말한 뻔 했었다.반재신이 한층 더 누그러진 말투로 말했다.“유이야, 네가 예은이를 걱정해서 그러는 거 잘 알아. 하지만 예은이 일은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강유이가 시선을 내려뜨리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오빠, 그럼 아빠와 엄마한테는 연서 일을 어떻게 설명하려고? 난 엄마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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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5화

그녀는 방금 전 기자들의 통화 중에서 ‘반 씨 가문’이라는 말을 정확히 들었다.‘쳇, 같잖은 년이 제법 머리 좀 굴렸나 보네.’호텔 방으로 돌아온 친모가 한쪽 구석에서 오들오들 떨고 있는 연서를 발견했다. 그녀는 순식간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너 같은 쓰레기도 쓸모가 있지 않을까 싶어 데려왔는데, 위협조차 안 되잖아. 너 같은 건 그때 네놈 애미 뱃속에서 죽어버렸어야 했어.”연서는 고개를 푹 수그리고, 차마 소리 높여 흐느껴 울지도 못했다.친모가 아이의 앞으로 다가가 억지로 아이를 일으켜 세웠다.아이가 잔뜩 몸을 웅크리며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할머니… 저 말 잘 들을게요.”친모가 아이를 구석으로 차던졌다.“또 또, 또 울어? 어떻게 매일 울기만 해!”연서가 바닥 위에 쓰러지며 테이블 다리에 등을 부딪혔다. 테이블이 흔들거리더니 그 위에 놓여있던 물컵이 넘어졌다. 컵이 데구루루 굴러 아이의 이마 위로 떨어지자 안에 담겨있던 물이 아이의 머리를 적셨다.아이의 이마가 부어오르더니 빨간 혹이 생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상처 부위에서 피가 흘렀다. 물에 맞아 축축해진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었다. 그러나 아이는 숨죽여 흐느끼며 몸을 부들부들 떨 수밖에 없었다.친모가 또다시 아이한테 손을 대려는데 문뜩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다.그녀가 쯧 하고 혀를 차더니 억지로 연서를 일으켜 세운 뒤 방안으로 향했다. 그녀는 아이의 손과 발을 묶은 뒤, 입안에 천을 물려 옷장에 밀어 넣었다. 마지막으로 눈을 부라리며 협박의 말도 잊지 않았다.“소리 내면 죽여버릴 거야!”친모는 옷장 문을 꼭 닫은 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나가 문을 열었다.문 앞에 웬 검은색 옷을 입은 보디가드가 서 있었다. 당황한 그녀가 물었다.“누구세요?”검은색 옷을 입은 보디가드가 몸을 비켜 서자 반재신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가 문 앞까지 다가가 물었다.“연서는 어디에 있습니까.”친모는 그가 연서를 데리러 직접 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었다. 그 계집의 계획이 분명했다.‘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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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6화

그가 피식 소리 내어 웃었다.“저도 딱히 신경 쓰고 싶지는 않습니다.”그가 다시 말을 보충했다.“하지만 이제 예은이는 우리 반 씨 가문의 사람입니다. 그러니까 여사님도 더 이상 예은이 일에 신경 끄세요. 만약 또다시 예은이의 일에 간섭하고, 말도 안 되는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다니면 그땐… 제 경고를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여사님 가문이 의지하던 정 씨 가문도 우리 반 씨 가문의 상대가 되지도 못하는데, 하물며 진 씨 집안은 더 말할 것도 없죠.”친모는 화가 치밀어 올라 마치 감전이라도 된 사람처럼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녀의 얼굴에 핏기가 가셨다.그가 괜한 허세를 부리며 협박하는 게 아니었다. 반 씨 집안 정도의 실력이라면, 확실히 그렇게 하고도 남았다. 오늘날 반 씨 가문과 여 씨 가문은 한 집안이 되었다. 두 가문의 세력이라면 귀족들도 감히 함부로 건드리지 못했다.반재신이 사람들을 끌고 돌아가는 모습을 확인한 친모가 다리를 휘청거리며 겨우 벽을 붙잡고 몸을 지탱했다.그녀가 이를 악물고 중얼거렸다.“젠장, 그 망할 년은 능력도 좋아. 저런 든든한 방패를 다 삼고.”반 씨 가문을 위협할 수는 없어도, 연서만 곁에 있으면 진예은은 절대 그녀에게 반격하지 못할 것이다.주차장. 차에 올라탄 반재신이 조수석에 앉은 보디가드에게 물었다.“아이가 정말로 방에 없었습니까?”보디가드가 답했다.“확실히 없었습니다. 아이의 신발이나 옷 같은 것도 하나도 보이지 않았습니다.”반재신의 표정이 엄숙해졌다.“그런데…”보디가드가 잠깐 머뭇거리더니 이어서 말했다.“테이블 바로 아래에 엎질러진 물컵이 있었습니다. 컵 안과 테이블 위에도 물기가 남아있었는데, 어쩐지 바닥에는 젖은 흔적이 전혀 없었습니다.”일반적인 상황에서 컵을 떨어트렸으면, 바닥에도 젖은 흔적이라도 있었어야 했다. 바닥을 이미 닦았을 수도 있었지만, 바닥만 닦고 컵을 줍지 않을 리도 없었다.심지어 그 테이블은 어떤 큰 힘에 부딪힌 게 분명했다. 만약 그녀의 부주의로 테이블에 부딪혔다면, 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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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7화

강유이는 진예은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예은아, 우리 오빠 믿어. 오빠가 잘 처리할 거야. 연서는 아무 잘못도 없는 아이니까 오빠도 절대 가만있지 않을 거야.” 그녀의 말에 진예은은 그저 싱긋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잠시 후, 정원을 나선 그녀는 익숙한 차가 길가에 주차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뒷자리 창문이 열리더니 한태군이 모습을 드러냈다. 희미한 가로등 아래 흰색 셔츠를 입은 그의 모습이 너무나 눈부셔 가슴이 설렜다.그를 발견한 강유이가 천천히 차로 향했다. “내가 여기에 있는 건 어떻게 알았어?”진예은과 함께 있다는 말을 그에게 한 기억이 없는데, 한태군은 어떻게 자신이 이곳에 있는 줄 아는 걸까?그녀의 말에 한태군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기사까지 났는데 네 성격에 당장 예은이한테 달려왔겠지. 난 누구보다 너를 잘 알아.”차에 올라탄 강유이가 중얼거렸다. “나에 대해 모르는 게 없네.”한태군은 그런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고 말했다. “너도 이렇게 될 수 있어.”강유이는 그제야 자신이 한태군을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태군은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사람이라 작은 단점도 발견할 수 없는 그를 완벽하게 파악하기는 강유이에게 무척 어려운 일 이었다.어쩌면 그가 강유이에게 제일 완벽한 모습만 보여주기 위해 자신의 단점을 모두 감추려고 했는지도 모른다.악랄하고 지독한 모습은 그녀가 없는 곳에서만 보여 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한태군이 그녀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물었다. “기분 안 좋아?” 그의 물음에 강유이가 고개를 저었다. “오빠 나한테 숨기는 거 없어?”한태군은 그녀의 물음을 피하지 않았다.“있어.”그의 대답을 예상하지 못했던 강유이가 놀란 표정으로 그를 쳐다봤다. “대답이 너무 빠르잖아.”한태군은 그런 강유이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빙빙 감으며 싱긋 미소를 지었다. “나는 우리 유이한테 거짓말은 하고 싶지 않아.”강유이는 절대 아무 이유 없이 그에게 이런 질문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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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8화

반지가 데구루루 굴러 바닥에 떨어지며 맑은 소리를 냈다.몸을 웅크리고 바닥에 떨어진 반지를 주운 강유이는 반지 사이에 작은 틈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반지를 손에 쥔 그녀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중얼거렸다.“반지가 왜...”반지 사이에서 무언가를 발견한 그녀가 깜짝 놀란 표정으로 반지를 뜯어보니 개미보다 작은 기계가 반지 안에 숨겨져 있었다. 서재. 책상 앞에 앉은 한태군은 사색에 잠긴 표정으로 진예은 친모에 관한 사건을 고민하고 있었다. 갑자기 반짝이는 휴대폰 화면에 눈살을 찌푸린 그가 위치 추적 앱이 갑자기 꺼지는 것을 보고 더욱 깊게 눈살을 찌푸렸다.그가 생각을 정리하기도 전에 강유이가 서재 문을 열고 들어왔다.“한태군!”잔뜩 화가 난 그녀가 3년 전 그녀에게 선물로 줬던 목걸이와 반지를 테이블 위에 놓았다. 그가 그녀 몰래 숨겨둔 위치 추적 장치를 들킨 것이다. “이게 어떻게 된 상황인지 설명해.” 한태군이 난감한 표정으로 이마를 만지더니 소리 내어 웃음을 터뜨렸다. “우리 유이한테 결국 들켜버렸네?”강유이가 그를 뚫어지게 쳐다봤다.“그러니까, 오빠가 내 반지에 위치 추적 기계를 설치한 거야?”어쩐지, 지난 3년 동안 그녀가 어디에 있든 한태군은 바로 그녀를 찾아냈고, 촬영 때문에 반지를 제때에 끼지 못하는 날에는 꼭 문자를 보내왔었다.그녀는 한태군이 그저 감이 좋은 것 뿐이라고 생각했었지, 그녀의 반지에 위치 추적 장치를 설치했을 줄은 꿈에도 예상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그는 왜 그녀에게 위치 추적 장치를 설치해야 했던 걸까? 그녀가 어디에 있는지 시시각각 감시하려고? 혹시나 모를 상황이 걱정되었던 걸까?한태군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곁에 다가왔다.“유이야...”무의식적으로 그의 손길을 피한 그녀의 반응에 강유이마저 깜짝 놀랐다. 한태군의 손이 공중에 멈췄다. 서재의 공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고, 두 사람 사이에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한참 후에야 등을 돌린 그가 주먹을 꽉 움켜쥐고 말했다.“미안, 먼저 쉬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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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9화

한태군은 강유이를 떠나보낼 수 없었다.갑자기 손에 전해지는 따스한 온기에 한태군은 조금 놀란 표정으로 그의 곁에 다가온 강유이를 쳐다보고 이를 악물었다.강유이는 머리를 숙이고 바닥을 내려다봤다. “오빠, 나는 오빠가 완벽한 사람이 아니어도 괜찮아.” “정말?”강유이를 품에 끌어안은 한태군의 입술이 그녀의 볼에 닿자 뜨거운 숨결이 부드러운 살결을 스쳐 지나갔다. “유이야, 나는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좋은 사람이 아닐 수 있어. 나는 소심하고 질투도 많아서 너를 다른 사람들한테 보여주는 것 조차 싫어. 다른 남자가 너를 쳐다봤다고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그 남자의 눈을 파버리고 싶을 정도야.” 그의 커다란 손이 강유이의 뒤통수를 부드럽게 잡고 다른 한 손이 그녀의 입술을 부드럽게 쓸었다. “만약 어느 날, 내가 싫어진 네가 나를 버리겠다면, 나는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아.” 어둡게 빛나는 그의 눈빛에 강유이에 대한 사랑과 집착이 숨겨져 있었다. 애써 숨긴 그의 욕망은 살짝만 건드려도 터질 것 같았으며 뜨겁게 타오르는 그의 숨결은 당장이라도 강유이를 집어삼킬 것 같았다. 그의 허리를 안은 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나 한 번도 오빠를 버리겠다고 생각한 적 없어.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그런 그녀를 끌어안은 한태군의 눈빛에는 욕망의 빛이 언뜻거렸다.“아직 네가 완전히 내 사람이 아닌 것 같아 마음이 불안해.”그의 말에 조금 놀란 것 같은 그녀가 눈을 파르르 떨었다. “불안한 마음은 내가 더 많이 느끼는 것 같은데...”잘생긴 그의 얼굴을 볼 때마다 그녀는 다른 여자들이 그를 유혹할까 봐 두려웠다. 한태군은 떨리는 그녀의 눈과 볼, 입술에 조심스럽게 입을 맞추었다. “후회 안 할 자신 있어?”강유이는 조금 멈칫거리다 대답했다. “응.” 그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번지더니 강유이의 허리를 안고 테이블 위에 앉혔다. “이제 후회해도 늦었어. 강유이, 너는 평생 내 거야. 평생 나만 보고 살아야 돼.”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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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0화

강유이가 입을 다물고 얌전히 그의 품에 기대 잠들었다.한태군이 몸을 돌려 그녀를 껴안았다. 그와 그녀 사이에 서로의 몸을 직접적으로 닿을 수 없게 이불이 놓여 있었다. 그는 그녀의 마음을 얻어내기 위해서라면, 어떤 말이든 할 수 있었다. 그는 그녀가 기꺼이 자신의 모든 걸 그에게 내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그 시각 비즈니스호텔.낮에 반재신이 찾아왔던 일 때문에 진예은의 친모는 한시도 경계를 늦추지 못했다. 밥을 먹을 때도 꼭 룸서비스를 불러서 먹었다.늦은 밤, 친모가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옷장을 열자 온종일 옷장에 갇혀있던 연서의 모습이 드러났다. 아이는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물 한 방울 마시지도 못했기에 무척 허약해져 있었다.강열한 조명 빛에 노출된 아이가 서서히 눈을 뜨고 들릴락 말락한 목소리로 말했다.“할머니, 저 배고파요…”“흥, 그 정도로 굶어 죽지는 않아.”친모가 아이를 옷장에서 끄집어냈다.아이는 바로 서지도 못했다. 자신의 할머니한테 꽉 붙들린 팔에서는 아무런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다.“빨리빨리 걷지 못해? 너 같은 것 때문에 내 시간을 허비하면 죽여버릴 거야!”연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고통과 배고픔을 참아가며 할머니의 뒤를 따랐다. 그녀가 아이를 데리고 방에서 나와 엘리베이터 앞까지 도착했을 때, 어둠 속에서 검은 옷을 입은 보디가드 세 명이 나타났다.그들을 확인한 친모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당신들…”순간 목 뒤에서 강렬한 통증이 느껴졌다. 누군가가 친모의 뒤에서 기습을 한 것이다. 그녀가 곧바로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보디가드가 그녀를 부축해 다시 방으로 데려갔다. 남자들은 친모와 짐을 모두 방에 넣은 후 문을 닫아버렸다.또 한 명의 보디가드가 연서를 품에 안았다. 연서는 더 이상 소리 지를 힘도 없었기에 그저 보디가드의 어깨에 기대 눈을 감았다.…이튿날, 반재신이 진예은을 데리고 병원에 갔다. .진예은이 병실 문을 벌컥 열었다. 작은 아이가 병상에 누워 링거를 맞고 있었다. 연서의 이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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