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재신이 가만히 그녀를 응시했다. 그녀의 눈동자가 아이에 대한 걱정과, 자신에 대한 실망감으로 일렁였다.잠시 후 그가 입을 열었다.“좋아.”그는 연서가 진찬의 딸이고, 진예은이 자기 손으로 키운 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녀가 마음으로 키운 조카였고, 그에게는 아이를 부양할 정도의 능력이 있었다.진예은이 놀라 되물었다.“진짜 그래도 돼?”반재신이 정장 외투를 벗어 옷걸이에 걸며 말했다.“네 부탁인데, 당연히 들어줘야지.”진예은이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반재신이 그녀에게 다가가 조심스럽게 그녀의 배에 손을 올려놓았다.“하지만 하나만 약속해 줘. 네 어머니, 다시는 만나지 마.”…이튿날.오전 열 시가 되어서야 일어난 진예은이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거실에 처음 보는 가사도우미 네 명이 서있었다. 당황한 그녀가 멍하니 서있자, 그녀를 발견한 가사도우미가 공손한 태도로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진예은 아가씨, 일어나셨나요?”“당신들은…”“사모님께서 아가씨를 모시라고 저희들을 이곳에 보내셨습니다. 필요한 게 있으시면, 저희들에게 지시하시면 됩니다. 참, 이제 막 일어나셨으니 아침을 드셔야죠. 드시기 편하고 영양가가 풍부한 음식으로 준비해 두었습니다. 아가씨께서는 현재 임신 중이시고, 입덧이 심하니 이럴 때일수록 몸보신을 더욱 잘 해야 합니다.”진예은의 몸이 흠칫 굳어졌다. 도우미 아주머니의 입에서 나온 ‘사모님’이 누구를 말하는 건지 대충 예감이 왔다. 반재신의 어머니인 것이다!그의 어머니가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다니.설마 반재신이 직접 말했나?그 시각 TY 엔터.엘리베이터에서 내린 강유이가 사무실 앞을 지나는데, 문뜩 그 안에서 수군거리는 말소리가 들려왔다.“진짜야? 진예은 씨한테 딸이 있었다고?”“예은 씨 어머니가 직접 폭로했다던데? 진예은 씨한테 네 살 난 딸이 있는데, 예은 씨가 반 씨 가문에 시집가기 위해 글쎄 자기 딸을 버렸대!”“세상에, 그게 사실이라면 진예은 정말 망한 거 아니야? 나 진예은이 그런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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