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의 모든 챕터: 챕터 1961 - 챕터 1970

2771 챕터

제1961화

그는 진예은에게 기회를 주었다. 그녀의 고집스럽고, 남한테 지기 싫어하는 성격대로 한다면, 절대 그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시각, TY 엔터.진예은이 출판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기회를 얻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강유이가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그럴 줄 알았어. 예은이 넌 재능 있으니까 꼭 성공할 거라고 믿었어.”진예은이 커피를 타며 말했다.“바람 좀 그만 넣어. 이러다 망하면, 네 얼굴 어떻게 보라고 이래.”강유이가 한 손으로 턱을 괴며 말했다.“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잖아. 실패 없는 성공이 어디 있겠어! 내 말 맞지?”그녀가 피식 웃으며 몸을 돌려 강유이를 바라보았다.“그래. 네 말이 맞아.”그녀가 막 커피를 입에 가져다 대는 순간, 갑자기 속이 울렁거리며 메스꺼움을 느꼈다. 진예은이 급히 커피잔을 내려놓고 화장실로 달려갔다. 그녀는 변기에 머리를 박고 아침에 먹었던 걸 전부 토해냈다.“예은아, 괜찮아?”문밖에서 강유이가 걱정하며 물었다.“괘… 괜찮아.”진예은이 물을 내리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얼굴은 매우 초췌했다. 그리고 방금 전 그 메슥거림은… 그녀의 몸이 뻣뻣하게 굳어졌다. 확실히 최근 생리가 늦어지고 있었다.날짜를 계산해 보니 한 달 반이나 지난 것 같았다.가끔 몇 번인가 까먹고 피임약을 못 먹었던 적이 있긴 했었지만.. 설마, 그 몇 번으로 임신이 된 건 아니겠지?진예은은 몸이 불편하다는 핑계로 조퇴를 하고, 서둘러 병원으로 향했다. 복도에 있는 기다란 의자에 앉아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내내, 온몸이 긴장으로 잔뜩 굳어져 있었다.간호사가 그녀의 이름을 부르자, 그녀가 서둘러 안으로 들어갔다.의사가 테이블 위에, 검사 결과가 적힌 용지를 그녀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축하드립니다, 진예은 씨. 임신 오주차 입니다.”진예은이 멍하니 굳어졌다. 그녀의 시선이 무의식적으로 초음파 사진으로 향했다.그녀가 정말로 임신을 한 것이다!진예은이 서둘러 병원을 빠져나오던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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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2화

진예은의 몸이 흠칫 놀라 굳어졌다. 그녀가 갑자기 몸을 홱 돌려 그와 마주 보더니, 또박또박 말을 내뱉었다.“나 속 안 좋아.”그가 담담하게 대답했다.“알아.”“그걸 알면서도…”“그냥 안는 것도 안돼?”반재신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뒤로 넘겨주더니, 조심스럽게 그녀의 볼을 쓰다듬었다.“많이 안 좋으면 참지 말고 당장 약부터 먹어.”‘이 여자가 나를 아주 짐승 취급하네.’그녀가 아프지만 않았다면, 그는 이미 진작…진예은은 그가 진심으로 자신을 걱정하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녀의 눈초리가 파르르 떨리더니 잠시 후 입을 열었다.“나 뭐 하나만 물어도 돼?”그가 잠긴 목소리로 대답했다.“뭔데?”진예은이 시선을 내려뜨렸다.“넌, 아이를 갖고 싶어?”그가 멈칫거리더니 그녀의 얼굴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방 안의 불빛이 어두웠던 터라 그 순간 그녀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넌 원하지 않잖아.”만약 그녀가 아이를 원했다면, 피임약을 먹지 않았을 것이다.진예은이 당황했다. 방 안의 불빛이 어둡긴 했지만, 그가 자신한테서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것 정도는 느낄 수 있었다. 그녀가 그의 시선을 피했다.“내가 먼저 물어봤어.”반재신이 피식 웃었다.“너한테 달렸어.”그녀가 놀라 되물었다.“뭐?”그가 그녀를 품에 안은 후, 눈을 감고 방금 한 말의 의미를 설명했다.“너한테 아이가 생기면, 난 기꺼이 받아들일 거야. 안 생겨도 딱히 급할 건 없고.”진예은이 그의 품에 기댔다.그의 말은, 그녀가 임신하면 아이를 낳아 키우겠다는 건가?하지만 그녀는 아직 젊다. 그래서 정말로 이 아이를 낳아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결국 그날 밤, 그녀는 임신 사실을 밝히지 못했다. 나중에 적당한 타이밍이 생길 때, 그때 말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그 시각, 바니 스탠드바.캡 모자를 눌러쓴 주계진이 카운터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었다. 술이 어느 정도 얼큰하게 취했을 때, 섹시한 옷차림의 호스티스가 술잔을 들고 다가왔다.“뵙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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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3화

하서함이 그에게 티슈를 건넸다.“입가에 피 묻었어요. 이걸로 닦으세요.”그는 티슈를 받지 않고 손으로 입가를 쓱 훑었다.“괜찮아요. 저 맷집 좋거든요.”말을 마친 후, 그는 자기 차가 주차되어 있는 곳으로 터벅터벅 걸어갔다.백미러로 주계진의 차가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걸 확인한 운전기사가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주 씨 가문의 도련님은 고맙다는 인사조차 할 줄 모르시네요. 정말이지, 저런 무례한 사람이 어떻게 스타가 되었는지 의문입니다. 만약 아가씨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그는 아직까지도 깡패 놈들한테 얻어터지고 있었을 겁니다!“하서함이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인기를 얻었다는 건, 그만큼 그에게도 남들보다 탁월한 점이 있다는 걸 뜻하겠죠. 됐어요. 이만 가죠.”다음날, TY 엔터.매니저 사무실 앞을 지나가던 강유이는 마침 임석진의 호통 소리를 듣게 되었다.“하서함 너 이 자식, 또 그 개 같은 버릇 못 고친 거야? 사고 치지 말고 조용히 있으라고 했더니, 그새를 못 참고 또 술집에 가서 싸움박질을 해?”임석진이 화가 치밀어 올라 잡지를 책상 위로 던졌다.잡지에는 마침 어젯밤, 주계진이 술집에서 다른 사람과 싸우는 장면이 찍혀있었다. 그곳에 파파라치가 있었던 것이다. 임석진은 얼굴에 반창고를 덕지덕지 붙인 채 소파에 앉아있는 주계진을 보고 열통이 터졌다.“이번이 두 번째야. 주계진, 너 연예인 그만하고 싶어? 네 손으로 네 인생 망치고 싶은 거야?”주계진이 귀를 파며 대답했다.“내가 싸우고 싶어서 싸웠나. 그쪽에서 떼게지로 몰려와 나를 때렸다고. 그럼 난 가만히 앉아서 맞고만 있어야 돼?”임석진은 하도 기가 막혀 웃음이 났다.“그러게 쓸데없이 술집을 왜 가? 그런 곳에 가지 않았으면, 아무 일도 없었을 거잖아.”주계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됐어. 내가 해결할게.”임석진이 콧방귀를 뀌었다.“이거 잘 해결하지 못하면, 다시는 내 눈 앞에 나타나지도 마.”주계진이 문을 열고 나오다 마침 문 앞에 서있던 강유이와 마주쳤다.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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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4화

반지훈이 그 영화에 투자한다면, 감히 그 어떤 투자자가 거들먹거릴 수 있을까?서울에서 누가 반지훈 회장보다 돈이 많단 말인가?“집안의 힘을 빌릴 생각은 없어요.”강유이가 콧방귀를 뀌며 말을 이었다.“그리고, 감히 그 누구도 나보다 한월생을 더 잘 연기해 내지 못할 거예요.”주계진이 놀라 물었다.“그렇게나 자신 있어요?”그녀가 고개를 돌렸다.“왜냐면, 저보다 한월생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요.”연기자는 배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내야 할 뿐만 아니라, 배역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만, 완벽하게 그 배역에 스며들었다고 할 수 있다.그리고 이번 영화의 원작은 진예은이 구성한 것이다. 그녀는 진작 진예인이 쓴 원작을 다 읽었었다. 한월생, 즉 원작에서 리타라는 인물은 진예은이 자신의 삶을 투영하여 쓴 인물이다.‘리타’는 떠돌이 생활을 하는 몰락한 가문의 아가씨였다. 그녀의 어머니는 사생아 출신이었고, 리타에게는 그녀를 이용하기만 하는 오빠가 한 명 있었다. 리타는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에게 학대를 받아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자라났고, 그런 유년 시절 때문인지 아주 세심한 성격을 가지게 되었다.원래는 아무런 주목도 받지 못하던 그녀가, 연쇄 살인 사건의 피해자들과 전부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다.리타는 평생을 내면의 어둠에 갇힌 채 살아갔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 비친 그녀는 비뚤어진 마음을 가진 사람이었지만, 사실 그녀는 누군가가 자신을 구제해 주길 바랐고, 더 많은 관심과 주목을 갈망하는 사람이었다.리타가 범인이 맞는지, 아닌지는 작품 속에서 드러나지 않는다. 진예은도 설명하지 않았다.마지막까지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는 초반 스토리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이고, 가장 여운이 깊은 부분이다.같은 시각, 제작사 측.감독은 투자자 쪽의 일방적인 통보를 듣고 화가 나 대본을 테이블 위에 내팽개쳤다.“한월생 역, 강유이가 안 하면, 저도 안 찍습니다.”“방 감독님, 이건 투자자 쪽에서 내린 결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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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5화

“너 서울에 오고 난 후부터 허약 체질이 된 거 같아. 혹시 물갈이 해?”확실히 진예은은 서울에 오고부터 몸이 자주 아팠다.진예은이 당황하더니 풋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아직 이곳 생활에 적응되지 못했나 봐.”“네가 재신 오빠랑 결혼하고 나면 적응되겠네.”“강유이!”진예은의 볼이 발그스름해졌다.그때, 갑자기 진예은이 입을 틀어먹고 헛구역질을 했다. 그러더니 급히 화장실로 달려갔다.강유이도 깜짝 놀라 그녀의 뒤를 따랐다.“예은아!”아침도 먹지 않은 상태라 토할 것도 없었다. 연속하여 담즙만 토해낸 진예은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강유이가 문을 두드렸다.“예은아, 너 정말 괜찮은 거 맞아? 병원 가야 하는 거 아니야?”진예은이 세수를 하고 문을 열었다. 그녀의 얼굴이 더욱 초췌해졌다.“진짜 괜찮아. 병원에 갈 필요 없어…”“이게 어떻게 괜찮아. 너 지금 이렇게 토하는 게 꼭…”강유이는 순간 말을 멈췄다. 그녀가 진예은을 아래 위로 훑어보았다. 진예은이 헛구역질하는 모습이 예전에 송아영이 임신했을 때 모습과 비슷해 보였다.“예은아, 너 설마 임신했어?”진예은의 표정이 굳어졌다. 머리로는 당장 부정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뇌의 공제를 벗어난 입이 제멋대로 움직였다.“네가 어떻게…. 내가 생각하는게 맞아?“강유이의 눈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가슴 한구석에서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벅찬 감정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었다.“나 고모 되는 거야?”진예은이 고개를 숙이며 시선을 내려뜨렸다.“유이야, 일단 비밀로 해줄 수 있어?”강유이가 몇 초간 멈칫했다.“다른 사람들한테 알리기 싫어?”진예은이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나 네 오빠한테 서프라이즈를 해주려고. 그러니까, 당분간은 비밀 지켜줘.”강유이가 미소 지으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걱정 마, 그런 서프라이즈를 준비하고 있는 거라면, 당연히 비밀 지켜야줘야지! 우리 오빠 아마 깜짝 놀라겠다. 그뿐만 이겠어? 엄청 기뻐할게 분명해!”큰 오빠는 아직 만나는 여자도 없는데, 둘째 오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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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6화

투자자 측의 표정이 급격하게 일그러졌다.그 모습을 보자 회장이 손을 저으며 중재에 나섰다.“됐어요. 그만들 해요.”모두의 시선이 회장에게 쏟아지자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여러분들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겠다면, 이번 일은 네티즌 투표로 결정하는 게 어떻습니까? 양쪽 모두에게 공평한 경쟁을 하는 겁니다. 조인과 강유이 두 사람 중 표가 높은 사람이 이번 배역을 맡는 거로 하죠.”임석진이 고개를 끄덕였다.“동의합니다.”투자자 측 사람들이 서로 시선을 교환했다. 내키지는 않았지만, 이렇게까지 된 이상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사무실로 돌아온 임석진이 투표로 결정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강유이에게 알렸다.그 말을 들은 강유이가 웃으며 말했다.“네티즌들한테 투표권을 주는 거네요. 확실히 그게 제일 공평하겠어요.”임석진이 그녀를 힐끗 바라보았다.“조인이 너보다 표를 더 많이 받으면 어쩌려고?”강유이가 팔짱을 끼며 말했다.“저 매니저님 밑에서 컸어요. 이만한 자신감도 없으면, 매니저님의 명성에 먹칠하는 거죠!“임석진이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렸다.“가르친 보람이 있네!”사무실을 나온 강유이가 엘리베이터 앞에 멈춰 섰다. 엘리베이터는 마침 연습실 층에 머물러있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그녀가 앞쪽을 확인하고는 잠시 걸음을 멈췄다. 거기엔 한태군이 커다란 포스터를 바라보고 서 있었다. 아마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았다.강유이가 싱긋 미소를 짓더니 살금살금 그에게 다가갔다.그녀가 그의 등 뒤에 서서 까치발을 들고 손으로 그의 눈을 가리며 낮은 목소리고 말했다.“누군지 맞춰 봐.”한태군은 그녀가 발걸음 소리를 죽이며 다가오고 있을 때부터 진작에 눈치채고 있었다. 이런 허술한 장난이라니. 그가 못 말리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웃더니,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내 와이프.”강유이가 손을 빼내며 입술을 삐쭉거렸다.“재미없어. 이렇게 빨리 맞추다니.”한태군이 돌아서서 그녀를 품에 안았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그녀의 턱을 들어 올리며 입술을 매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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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7화

한 사람은 유럽 전반 지하 세력을 틀어쥐고 있는 마피아 대부인 “푸조”이고, 다른 한 사람은 동아시아 대륙의 상업계를 석권하고 있는 거대 조직폭력배 두목인 “남강훈”이다.한태군이 한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창문에 기댔다.“스카이섬에 숨어든 걸 보니, 분명 뒤를 봐주는 사람이 있겠군요.”전유준이 뭔가 생각난 듯이 말했다.“참, 진예은 씨 모친께서 서울에 오셨습니다.”한태군이 창밖으로 시선을 옮겼다.“그 이모님 성격에 절대 이대로 물러서지 않을 줄 알았어요. 반재신한테 알려주세요. 자기 여자는 자기가 알아서 잘 지켜야죠.”…병원.진예은은 입덧이 갈수록 심해져 결국 병원에서 약 처방을 받았다. 의사가 준 처방전을 들고 약을 사고 있는데 문뜩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한 진예은이 눈살을 찌푸렸다.오랫동안 연락을 끊고 살았던 아버지한테서 걸려온 전화였기 때문이다.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전화를 받자 그녀의 아버지가 다급하게 물었다.“예은아, 혹시 네 엄마와 만났니?”진예은이 그 자리에 굳어졌다.“그게 무슨 말씀이세요?”그녀의 아버지가 말했다.“네가 반 씨 가문의 둘째 아들과 만난다는 소식을 들은 후, 네 어머니가 나 몰래 집을 나갔어. 널 찾으러 Z 국에 간 게 분명해.”진예은의 표정이 서서히 굳어갔다. 휴대폰을 쥐고 있는 손에 힘이 실렸다.“어머니가… 어머니가 Z 국에 왔다고요?”삼 년이나 지났다. 그녀는 자신만 영국을 떠나면, 어머니의 그늘과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어머니가 Z 국까지 왔다니.“조심하거라 예은아.”그녀의 아버지가 진예은에게 경고했다.“현재 네 어머니의 정신 상태가 온전치 않아. 네 오빠가 죽은 후 거의 미친 사람처럼 지내고 있었어. 난 그 사람이 그러다 극단적인 일이라도 저지를까 걱정돼.”“아빠가 너무 무능해서 미안하다, 예은아.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너를 보호해 주지 못했어. 아빠는 정말로 네 스스로가 원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 그러니까 이번에 네 엄마가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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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8화

그가 콧방귀를 뀌며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어쩐 일이야. 배역을 빼앗겼다던 말이 있는데, 설마 나더러 도와달라고 온 건 아니지?”그녀가 멈칫거리더니 고개를 들고 말했다.“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오빠 도움을 바랄 것 같아?”그가 실눈을 뜨며 물었다. “그럼 네가 갑자기 이렇게 찾아온 게, 정말로 단지 이 오빠의 문안이나 묻기 위해서라고?”강유이는 연예계에 입문 한 이후, AM 그룹에 찾아온 회수가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였다. 평소에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던 그녀가 하필 이런 상황에 나타나니, 의심스러울 수밖에.강유이가 입꼬리를 올리며 배시시 웃었다.“난 오빠한테 축하해 주러 왔지. 오빠 안 기뻐?”반재신이 미간을 찌푸렸다.“내가 왜 기뻐야 하는데?”강유이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녀가 간식 케이스 뚜껑을 굳게 닫으며 언성을 높였다.“반재신, 너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어?”예은이가 임신을 했는데도 기쁘지가 않다고?성까지 붙여가며 그의 이름을 부르는 걸로 보아 단단히 화가 난 것 같았다. 반재신이 조금 당황하더니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그는 최근 그녀를 화나게 할만한 일을 한 기억이 없었다.반재신이 아무것도 모르는 듯한 표정을 짓자, 이번엔 강유이가 당황했다.“예은이가… 서프라이즈 안 해줬어?”반재신의 의아한 듯이 물었다.“무슨 서프라이즈?”강유이가 두 손으로 테이블을 짚었다.“예은이가 임…”그때 반재신이 갑자기 전화를 받았다. 상대편에서 무슨 말을 한 건지 그의 표정이 진지했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네. 알겠습니다.”통화를 마친 그가 문득 방금 전 강유이가 무슨 말을 하려 했던 걸 떠올리고 물었다.“그래서 예은이가 뭐?”강유이가 간식 뚜껑을 닫으며 말했다.“됐어. 버릴지언정 오빠한테 주기 싫어졌어. 가서 일이나 봐.”그녀가 돌아서서 사무실을 나갔다.알 수 없는 이유로 잔뜩 성만 내다 돌아간 동생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반재신은 어쩐지 우스운 기분이 들었다.이 계집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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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9화

진예은은 품속에 안긴 연서가 흠칫 거리는 것을 느꼈다. 그녀가 이를 악물고 허리를 곧게 폈다.“어머니, 연서를 내팽개치신 건 어머니겠죠. 연서가 태어난 후부터 삼 년 전까지는 제가 다 돌봤어요. 어머니는 웃어른으로서, 이 아이의 할머니로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셨으면서, 무슨 자격으로 저한테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거죠?”그녀의 어머니가 순식간에 진예은의 앞에까지 다가오더니,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힘껏 진예은의 뺨을 내리쳤다.“찰싹!”엄청난 소리와 함께 진예은의 얼굴에 붉은 손바닥 자국이 새겨졌다.연서가 울음을 터뜨렸다.“할머니, 고모 때리지 마세요!”친모가 아이를 밀치자, 아이가 바닥에 넘어졌다. 하지만 아이는 함부로 소리 높게 울지도 못했다.진예은은 얼굴에서 느껴지는 고통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서둘러 아이를 일으켰다. 그녀의 눈빛이 매섭게 번뜩였다.“어머니, 연서는 오빠의 딸이에요. 어떻게 연서한테 이렇게 대할 수 있나요!“친모가 하찮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딸이 다 무슨 소용이야. 너처럼 되라고?”그 말에 진예은은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어머니가 처음부터 지금까지 연서를 좋아하지 않은 이유가 고작 이거라고? 연서가 딸이라서?친모가 부들부들 떨고 있는 연서를 힐끗 바라보다가, 다시 진예은을 돌아보았다.“반 씨 가문에서는 이 아이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니?”진예은은 답을 하지 않았다.친모가 진예은과의 거리를 좁히며 다가와 멈춰 섰다.“모르는가 보구나. 예전에는 대외적으로 이 아이가 네 아이라고 인정했었잖니. 그런 너도 반 씨 가문 앞에서는 함부로 인정하지 못하겠나 보지? 연서 앞에서 직접 말해 보거라. 이 아이를 인정할 수 있겠니?”친모는 말끝마다 연서를 붙이며 독설을 뱉고 있었다. 그녀의 뜻은 분명했다. 연서가 어리고 부모의 사랑이 부족한 걸 이용하여 진예은을 자극하는 것이었다.진예은이 연서를 이만큼 키운 것도 자신의 도리를 충분히 한 것이었다. 하지만 외간 사람들은 연서가 이미 세상을 떠난 진예은 오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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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0화

반재신이 진예은을 번쩍 안아 들고 밖으로 나가려 하는데, 친모가 급히 그를 붙잡았다.“저 아이가 내 피를 이어받은 내 딸인 이상, 내가 쟤 엄마라는 사실은 변치 않아요. 반재신 도련님이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인정해야하는 사실입니다.”반재신이 피식 냉소를 지으며 싸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쏘아보았다.“여사님, 너무 자신하지 않으시는 게 좋을 겁니다. 제가 인정할지 말지는 여사님이 결정하는 게 아닙니다.”그가 진예은을 품에 안고 뒤도 돌아보지도 않고 바로 자리를 떠났다.친모가 표독스러운 표정으로 문을 나서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노려보았다. 곧바로 그녀가 두려움에 부들부들 떨고 있는 연서를 바라보았다. 연서는 고개를 푹 수그린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녀가 연서 앞에 다가가 아이의 볼을 꼬집으며 말했다.“쟤랑 같이 살고 싶으면, 얌전하게 내가 시키는 대로 해. 알았어?”연서는 아프다는 반박도 하지 못하고 그저 떨며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한편, 진예은을 품에 안은 반재신이 그녀를 차에 앉혔다. 진예은의 상태가 어딘가 이상했다. 하얗게 질려있는 그녀의 얼굴을 확인한 그가 양우빈한테 병원으로 갈 것을 지시했다.진예은이 서둘러 그를 말렸다.“병원은 싫어.”반재신이 그녀의 턱을 붙잡고 하얗게 질린 그녀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이 꼴이 되어서 병원에 안 가겠다니.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차 안의 방향제 냄새가 너무 역했던 걸까. 진예은이 갑자기 입을 틀어막더니, 급하게 몸을 돌려 차 문을 열고 토했다.반재신이 조심스럽게 그녀의 등을 두드리며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들어주었다. 반재시은 걱정이 되면서도 바보같은 그녀가 답답해 이를 악물고 말했다.“도대체 뭘 잘못 먹었기에 아직까지 이러는 거야.”연신 구역질을 하는 진예은을 바라본 양우빈이 무의식적으로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대표님, 사모님께서 이렇게 심하게 구토를 하시는 게, 혹시 임신 때문이 아닐까요?”반재신이 순간 행동을 멈추고 그를 돌아보았다.“뭐라고요?”그리고 바로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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