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훈이 그 영화에 투자한다면, 감히 그 어떤 투자자가 거들먹거릴 수 있을까?서울에서 누가 반지훈 회장보다 돈이 많단 말인가?“집안의 힘을 빌릴 생각은 없어요.”강유이가 콧방귀를 뀌며 말을 이었다.“그리고, 감히 그 누구도 나보다 한월생을 더 잘 연기해 내지 못할 거예요.”주계진이 놀라 물었다.“그렇게나 자신 있어요?”그녀가 고개를 돌렸다.“왜냐면, 저보다 한월생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요.”연기자는 배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내야 할 뿐만 아니라, 배역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만, 완벽하게 그 배역에 스며들었다고 할 수 있다.그리고 이번 영화의 원작은 진예은이 구성한 것이다. 그녀는 진작 진예인이 쓴 원작을 다 읽었었다. 한월생, 즉 원작에서 리타라는 인물은 진예은이 자신의 삶을 투영하여 쓴 인물이다.‘리타’는 떠돌이 생활을 하는 몰락한 가문의 아가씨였다. 그녀의 어머니는 사생아 출신이었고, 리타에게는 그녀를 이용하기만 하는 오빠가 한 명 있었다. 리타는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에게 학대를 받아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자라났고, 그런 유년 시절 때문인지 아주 세심한 성격을 가지게 되었다.원래는 아무런 주목도 받지 못하던 그녀가, 연쇄 살인 사건의 피해자들과 전부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다.리타는 평생을 내면의 어둠에 갇힌 채 살아갔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 비친 그녀는 비뚤어진 마음을 가진 사람이었지만, 사실 그녀는 누군가가 자신을 구제해 주길 바랐고, 더 많은 관심과 주목을 갈망하는 사람이었다.리타가 범인이 맞는지, 아닌지는 작품 속에서 드러나지 않는다. 진예은도 설명하지 않았다.마지막까지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는 초반 스토리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이고, 가장 여운이 깊은 부분이다.같은 시각, 제작사 측.감독은 투자자 쪽의 일방적인 통보를 듣고 화가 나 대본을 테이블 위에 내팽개쳤다.“한월생 역, 강유이가 안 하면, 저도 안 찍습니다.”“방 감독님, 이건 투자자 쪽에서 내린 결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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