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요, 엄마. 한태군이 남아서 처리한다고 했으니까,그놈들 도망가지 못할 거예요."반재신이 말했다.강성연은 그 말을 듣곤 심호흡하며 침착함을 되찾으려 했다. 그리고 그때, 의사가 병실에서 나왔다."제 딸은 좀 어떻나요?"반지훈이 얼른 다가가 물었다."살짝 금 간 거랑 타박상 말곤 괜찮아요, 심하게 다치지 않았지만,한동안 요양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의사가 잠시 망설이다 돌려서 말했다."불미스러운 일은 없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강유이가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한 채 병원으로 왔을 때,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았다. 그랬기에 그 방면의 검사도 해야만 보호자들에게 할 말이 있었다. 가능성이 있다면 범인의 체액을 취해 경찰에 신고해야 했다.의사는 명예가 목숨보다 중요하지는 않지만,여성 피해자들이 부끄러움에 신고하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강성연이 병실 안으로 들어섰을 때, 강유이는 여전히 잠에 취해있었다. 그녀의 피부가 보드라웠던 덕분에 얼굴에 남은 흔적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반지훈은 강성연의 옆에 서서 그녀의 어깨를 안고 강성연을 위로했다.이튿날, 강유이가 천천히 눈을 뜨고 보니 침대밑에 누군가가 앉아있었다.흐릿했던 시선이 점점 또렸해지자,침대밑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있는 한태군이 보였다. 그는 저녁 내내 강유이의 옆을 지키고 있었다."오빠…"강유이가 힘겹게 그를 부르자 한태군이 눈을 뜨곤 그녀의 손을 잡았다."유이야, 어디 불편한 데 없어?""그냥 목말라."강유이가 고개를 젓더니 말했다.그 말을 들은 한태군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물을 가지고 와 강유이를 일으켜 앉혔다. 강유이는 목이 많이 말랐는지 벌컥벌컥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한태군은 그런 강유이의 등을 토닥이다 컵을 받아 옆에 있던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너도 참, 자꾸 사람 걱정하게 만들어. 겁도 없이 서자천을 만나러 가다니, 내가 늦게 갔으면…"한태군이 아직도 창백한 얼굴을 한 강유이를 바라봤다.그가 만약 조금만 늦게 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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