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태군은 멈칫하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예은이가 약을 먹는다고?”강유이는 눈을 내리깔았다.“둘째 오빠와 예은이가 아직 임신 계획이 없어 약을 먹는 거겠지.”한태군은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단순한 강유이는 이런 쪽에 정말 아는 것이 없었다. 지금 아직 때가 이른 게 아니었다면 강유이에게 제대로 가르쳐주고 싶었다.한태군은 그녀의 코끝을 톡 건드렸다.“바보, 약은 몸에 좋지 않고 앞으로 임신 계획에도 큰 영향을 줘. 재신이가 정말 예은이를 좋아한다면 약을 먹게 놔두지 않았을 거야.”강유이는 멍하니 서 있었다.“설마... 예은이가 둘째 오빠 몰래 먹고 있는 거야?”한태군은 고개를 끄덕였다.“아마 그럴지도.”늦은 밤, 한태군은 창문 앞에 서서 어둠이 내려앉은 고요한 정원을 바라보았다.그는 눈을 내리깔고 휴대폰 액정에 뜬 문자를 확인했다.-한 대표님, 죄송합니다. 데이비 렌지 씨의 시체를 찾지 못했습니다.그 문자를 확인한 한태군의 표정이 점차 어두워졌다.데이비 렌지가 체포될 때의 광기 어린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한태군, 넌 약점이 없을 것 같아? 너에게도 언젠가 여자가 생기겠지, 하하.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면 절대 나에게 들키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나한테 잡히지 마! 아니면 오늘 당한 일을 배로 너에게 갚아줄 테니까!”한태군은 휴대폰을 꽉 쥐더니 몸을 돌려 새근새근 자고 있는 강유이를 보았다.침대로 다가가 끝에 앉은 그는 그녀의 얼굴을 부드럽게 만지면서 지그시 쳐다보았다.데이비 렌지가 살아있다면, 꼭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그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해칠 거다. 한태군은 그것이 걱정되어 서울에서 신분을 숨기며 살고 있었다. 또한 강유이와의 결혼 소식을 공개하지 않는 것도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다.다음날.회사에 도착한 강유이는 미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어제 한태군에게 요리를 해주겠다고 약속했었는데 완전히 까먹고 말았다.오늘 밤에는 꼭 만회해야겠어.연습실에 도착한 강유이는 진예은을 보지 못했고, 도리어 한 여자가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