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Chapter 1931 - Chapter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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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1화

반지훈이 진원으로 돌아왔다. 막 별장으로 들어선 그는 코를 자극하는 이상한 냄새를 맡았다.눈살을 찌푸린 그는 현관에서 재빨리 실내화로 갈아신고 주방으로 향했다. 주방은 뿌연 연기로 자욱했고 숨을 쉴 수조차 없었다. 불도 끄지 않고 환풍기도 켜지 않은 밀폐된 공간에서 강유이가 연신 기침하며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표정이 어두워진 반지훈은 급히 주방에서 그녀를 끌어내고 불을 끄는 김에 환풍기를 켰다.강유이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녀의 얼굴은 기름으로 번지르르했다.주방에서 한창 뒷수숩을 하던 그는 아무 말이 없었다.그의 침묵이 길어질 수록 그녀는 더 겁이 났다.그녀는 결국 고개를 푹 숙인 채 입술을 깨물며 입을 열었다.“미안해. 오빠에게 따뜻한 밥 한 끼 해주고 싶었던 거야.”반지훈이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아무 말이 없다.그는 그저 그녀에게 다가가 얼굴에 묻은 얼룩들을 닦아주었다.“기어이 내 말 안 듣고 주방에 들어간 거야? 내가 늦게 왔다면 주방을 다 태워 먹었겠어.”그녀는 뾰로통해하며 말했다.“요리해 주려던 거라고 했는데 오빠는 주방 생각만 해?”화가 난 그녀는 앞치마를 아무렇게나 벗어 던졌다.“내 마음을 어떻게 그렇게 몰라!”그는 멈칫했다. 투정을 부리고 있는 그녀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그만 웃음이 났다.“주방 때문에 그런다고 생각하는 거야? 네가 다칠까봐 그러는 거잖아.”그제야 강유리도 꼬리를 내리고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오붓하게 저녁을 먹을 수 있었는데 내가 다 망쳤어. 배달이라도 시킬까?”그러자 반지훈이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위로 해줬다.“내가 있으니 배달시키지 않아도 돼.”그는 겉옷을 벗고 소매를 걷고는 주방으로 들어갔다.20분도 채 되지 않아 주방은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그는 그 와중에 따듯한 저녁밥까지 차렸다.식탁에 차려진 먹음직스러운 요리들을 본 강유리는 반지훈이 요리에 재능이 있어 보였다. 반지훈이 그녀에게 국을 담아주며 말했다.“나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다면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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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2화

반지훈은 다리를 꼰 채 컴퓨터 앞에 앉아 서류를 분석하고 있었다. 그의 긴 손가락은 테이블을 탁탁 두드리고 있었다.그때 전유준에게서 문자가 왔다: [도련님, 보고 할 게 있는데, 데이비 렌지가 아직 살아있다고 해요.]휴대폰 메시지를 확인한 반지훈은 눈살을 찌푸렸다.비록 데이비 렌지가 살아있다고 짐작은 했었지만, 두 귀로 확인하고 나니 더욱 기분이 언짢았다.그가 알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 데이비 렌지는 제일 사악한 부류였다. 진찬은 그에 비하면 양반이었다. 반지훈은 많은 심혈을 기울여 겨우 그를 끌어들였다. 하지만 그는 체포되어 수감된 반년 후에 탈옥하고 말았다.경찰들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1달 만에 어느 한 벼랑 밑에서 데이비 렌지가 입었던 죄수복을 찾았다. 옷은 피로 물들어 있었고 여기저기 찢겨 있었다. 하지만 시체는 찾지 못했다.생사가 불분명한 데이비 렌지는 행방이 묘연했다.죽기 살기로 도망간 것이니 이대로 죽었을 리는 없다.반지훈이 답장했다: [계속 알아봐.]휴대폰을 내려놓고 자신의 얼굴을 한번 쓸었다. 얼굴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 그는 많이 지친 듯하다.반지훈이 고개를 들어 시계를 보았다. 벌써 10시다.닫히다 만 방문, 그 틈 사이로 불빛이 새어 나왔다.그의 검은 실루엣이 점점 형체를 들어내며 방문에 다가섰다. 그가 문고리를 잡고 안으로 밀었다. 거기에는 강유이가 이불을 몸에 칭칭 두르고 두 눈을 깜빡이면서 침대에 앉아있었다. 그는 순간 멈칫했다.짙은 갈색 머리카락을 어깨에 길게 늘어뜨리고 턱을 살짝 올린 그녀는 백옥같이 흰 피부에 빨간 입술, 영롱한 눈동자를 가졌다. 두 눈은 촉촉하게 젖어있어 보호본능을 일으켰다.그의 눈빛이 한껏 깊어졌다.그의 뜨거운 시선에 강유이의 이불을 잡고 있던 손에 힘이 들어갔다.깊게 심호흡을 한 반지훈이 그녀에게 물었다.“아직 안 잔 거야?”이불을 꼭 잡고 있는 그녀는 그의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잠이 안 와...”그는 침대에 걸터앉으며 그녀에게 시선을 맞췄다.“나 기다린 거야?”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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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3화

실망한 듯한 그녀였지만 진예은이 한 말이 떠올라 용기를 내보기로 했다.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오빠, 하나 물어봐도 돼?”아직 열기를 식히고 있는 터라 그는 겨우 그러라고 했다.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그녀를 마주해야 할지 몰라했다.강유이가 진지하게 그를 바라봤다.“설마 안 돼?”주변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고개를 돌린 그의 눈빛에는 복잡한 감정이 뒤엉켜 있었다.“뭐?”그러자 그녀가 시선을 피하며 얼굴을 붉혔다.“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다는 건 설마-”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가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가며 추궁했다.“그래서 나에게 어떤 결함이 있다고 생각한 거라고?”그녀는 시선을 내리깔고 감히 그를 바라보지 못했다.그녀를 바라보는 반지훈의 눈빛이 한껏 짙어졌다.“멋대로 한 남자를 의심하면 후회할 수 있어.”“후회?”동그랗게 뜬 그녀의 눈은 너무 맑고 깨끗했다.너무 대범하게 뱉은 질문과는 상반되게 그녀는 여전히 어지럽혀지지 않은 맑은 눈을 하고 있다. 당장 증명해 주고 싶었지만 이걸 어떻게 확인시켜야 하는가.이건 반지훈이 백기를 든 거나 마찬가지다. 이렇게 된 이상 그녀를 쉽게 놓아줄 리 없는 반지훈이 이참에 그녀의 의문을 풀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궁금하다면 내가 다른 방법으로 보여줄게.”강유이, “!”...방 안의 온도가 급격기 상승하고 벽에 비친 두 그림자가 하나로 합쳐졌다. 강유이는 내내 그의 눈을 쳐다보지 못했다. 그로 인해 달아오른 몸이 너무 뜨거워서 주체가 되지 않았다. 고집스럽게 그녀의 몸에 고정된 그의 시선이 그녀를 녹일 듯이 활활 타올랐다.반지훈이 그녀의 목을 지분거렸다. 그의 부드러움이 그녀를 안달 나게 했다.“이제 알았지?”그는 그녀에게 사랑의 흔적을 남겼다.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간신히 고개를 끄덕였다.반지훈은 몸을 일으켜 휴지를 뽑아 사랑의 증거를 조심스럽게 닦아주었다. 그러고는 샤워하러 들어갔다.이불을 얼굴까지 끌어 올린 강유이는 부끄러워 어쩔 줄 몰랐다. 귓가에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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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4화

그는 그날 아침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후로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게 갑자기 나타나 그녀를 불러내는 그가 왜 그러는지 누가 알겠는가? 밖으로 나온 둘, 진예은이 걸음을 멈췄다.“무슨 일이야?”앞서가던 반재신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몸을 돌렸다. 그리고 한참 뒤 입을 열었다.“이젠 약 같은 건 먹지 마.”진예은은 멈칫했다.혹시 눈치챘나?약을 먹지 말라고 하는 건 임신하라는 거야?반재신이 신경질적으로 덧붙였다.“내가 안전하게 할게.”그의 말에 당황한 진예은이 급히 주변을 둘러봤다.“그런 얘길 하려고 여기 온 거라고? 미쳤어?”그는 오히려 당당하게 대꾸했다.“누가 들을까 봐 겁 나?”화를 버럭버럭 내던 그녀가 그만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너처럼 뻔뻔한 줄 알아?”그때 갑자기 반재신이 그녀를 벽에 밀어붙이고 얼굴을 들이밀며 물었다.“진지하게 물을게.”진예은은 그저 의아하게 그를 바라봤다. 그는 말을 이었다.“나랑은 명분이 없어서 아이를 가지려 하지 않는 거야?”그녀가 명분상에 이유로 그의 아이를 가지려 하지 않는 거라면 그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들은 아직 애매한 관계이니 명확하게 관계를 맺고 정식으로 교제하면 된다.진예은은 호흡을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반재신, 너야말로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고?”진예은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된 그를 바라보다가 어깨에 손을 올리며 다시 입을 열었다.“내가 임신하면 명분을 줄 거야? 아마 넌 내가 임신하게 되면 자식을 앞세워 뭔가를 얻어내려고 한다고 생각할 거야.”반재신의 표정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여태까지 날 그런 사람으로 생각해왔어?”“재미 좀 보다 질리면 아마 그렇게 생각할 거야.”진예은은 그를 밀어내려 했다. 하지만 그가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진예은, 도대체 누가 누굴 갖고 논다는 거야? 네가 먼저 날 갖고 놀았잖아.”“3년 전 부터 말도 없이 숨어버리더니 나타난 후에도 아무 해명 해주지 않았잖아! 도대체 난 너에게 뭐였는데!”그는 버럭버럭 화를 내며 과거까지 들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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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5화

“따지기 전에 자진 납세하네?” 반재신이 다리를 꼬며 말을 이었다.“넥스 그룹은 네가 데이비 렌지의 지분으로 차린 회사더군. 그걸 알아내는 데에 시간이 좀 오래 걸리긴 했어.”그러자 반지훈이 커피잔을 만지며 말했다.“작은 회사라 굳이 밝힐 이유는 없었어.”반재신이 보란 듯이 팔짱을 끼며 대꾸했다.“이렇게 큰 회사의 주주총회 일원인데 작은 회사라고?”반지훈은 아무 말도 없이 반재신을 바라보았다.“그럼, 네가 타인의 명의로 넥스 그룹을 우리 AM 그룹과 손잡게 한 건 무슨 의도야?”“아무 의도도 없어.”그러자 반지훈이 식- 입꼬리를 올렸다.“반씨가문과 겸상할 땐 조심해야 한다고 해서 보험용으로 마련한 거야.”그의 해명에 반재신이 의심스러운 눈빛을 보냈다.하지만 반지훈은 아랑곳하지 않고 느릿느릿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말을 이었다.“오늘 여기에 온 건 그것 때문이 아니야.”반재신이 그를 바라봤다.“뜸 들이지 말고 말해봐.”“데이비 렌지가 아직 살아있어. 숨어서 나에 대해 뒷조사하고 있을 가능성이 커. 그런데 난 서울에서 신분을 밝히지 못해. 그러니 너의 동생에게 보디가드들을 더 붙여야 할 거야.” 반씨가문은 서울에서 알아주는 가문이어서 데이비 렌지가 모든 걸 알아낸다고 하더라도 무턱대고 덤비진 못할 거지만 가만히 노리고 있을 수도 있으니, 대책이 필요했다.자신을 돌보지 않을지언정 자신 때문에 강유이를 위험에 빠뜨릴 수는 없었다.반재신의 눈썹이 희한한 곡선을 그렸다.“데이비 렌지가 살아 있다고?”“소문에 죽었다고 하는데 시체는 찾지 못했어. 그러니 살아있을 가능성이 높아.”반지훈의 눈에 살기가 어렸다.“2년 동안 줄곧 그의 행방을 찾고 있었어. 그리고 최근에야 겨우 꼬리를 잡았어.”반지훈은 천천히 몸을 일으키면서 덧붙였다.“해야 할 말은 다 한 것 같아.”그렇게 멀어져가는 그의 뒷모습을 반재신은 아무 말 없이 지켜봤다.서울에 오래 머물면서 신분을 밝히지 않더라니 이제 보니 의도적으로 행적을 숨기고 있었는 것이다.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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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6화

어느 한 레스토랑, 하서함이 먼저 기다리고 있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반재신과 양우빈이 도착했다.반재신이 의자를 꺼내고 자리에 앉았다.“무슨 일이죠?”하서함은 기사를 캡처한 사진이 담긴 태블릿을 그에게 건넸다. 태블릿을 건네받아 내용을 확인 한 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그의 표정을 살피던 하서함이 입을 열었다.“빨리 발견해서 기사들을 내릴 수 있었어요. 재신 씨도 이런 불미스러운 일에 휩싸이면 타격이 클 거잖아요.”반재신이 눈을 가늘게 뜨며 되물었다.“또 이런 데에 관심 있었나요?”살짝 당황한 하서함이 눈을 내리깔았다.“내가 한 짓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그건 아니에요.”반재신이 태블릿을 데이블에 내려놓으며 덧붙였다.“그래도 저를 대신해 기사를 내려준 건 감사하게 생각해요.”만약 그와 진예은의 사적인 관계가 공개되면 진예은은 그를 피하기 바쁠 것이다.하서함은 비록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마음이 썩 좋지 않았다.그녀는 조금 전 의심이 담긴 반재신의 눈빛을 보고 말았기 때문이다.만약 그녀가 그러려고 했다면 진작 퍼뜨렸을 것이다.하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그를 대신해 기사를 내렸고 반재신에 대한 마음마저 싹 정리했다.“재신 씨가 좋아하는 사람이 그녀인가요?”반재신의 컵을 들고 있던 손이 살짝 떨렸다. 그는 아무 말이 없었다.그의 눈빛을 보니 그녀의 촉이 맞았다.하서함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제가 괜한 짓을 했네요.”그러자 그가 컵을 내려놓으며 말했다.“빚졌으니 이건 제가 살게요.”하서함도 굳이 거절하지 않았다.“그래요.”하서함과 반재신은 함께 식사했다. 그들의 대화 주제는 대부분 일에 관한 얘기들이었다. 똑똑했던 그녀도 그가 내키지 않아 하는 얘기들을 묻지 않았다.그녀는 반재신이 수다 자체를 싫어하고 특히 사적인 얘기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아냈다.점심식사를 마치고 둘은 레스토랑에서 걸어 나왔다. 그러다가 공교롭게도 한 여자와 함께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는 주계진을 보았다.비록 주계진이 모자를 쓰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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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7화

그녀가 차에 오르려는데 불쑥 나타난 다른 손이 그녀를 잡았다.그녀가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시선이 반재신의 깊은 동공과 마주쳤다. 그는 진예은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주계진에게 말했다.“예은 씨에게 볼일이 있기도 하니 제가 데려다줘도 될까요?”주계진이 멈칫했다.“네?”이 자연스러운 기사 취급은 뭐지?진예은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반재신이 그녀를 막무가내로 잡아끌었다.다른 차로 향하고 있는 둘을 보는 주계진의 얼굴이 조금 언짢아 보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는 이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진예은이 뒤돌아보며 그에게 미소를 살짝 지었다.“계진 씨 미안해요.”준계진은 그녀를 한참 바라보다 어깨를 으쓱거리며 대답했다.“괜찮아요. 얼른 차에 타세요.”그리고,조수석에 앉은 진예은은 창밖에 시선을 고정하고 풍경을 감상하고 있었다.반재신이 그녀를 힐끔 보며 물었다.“많이 친해 보이던데?”흠칫하던 진예은이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며 똑같이 물었다.“너야말로 다정해 보이던데?”차는 갑자기 도로변에 멈춰 섰다. 반재신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내가 물어봤잖아. 왜 되묻는 건데?”그녀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나는 물어보면 안 되는 걸 너는 왜 물어?”심호흡을 깊게 하고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꼭 이렇게 꼬투리 잡을래?”진예은은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네가 꼬투리 잡은 게 아니고? 나랑 계진 씨는 그저 우연히 마주친 것뿐이야. 그런데 넌 레스토랑에서 식사까지 함께했잖아. 그런데도 난 아무 말 하지 않았어.”반재신이 멈칫했다. 그는 진예은을 한참 쳐다보다 웃음을 터뜨렸다.“그것 때문이었어?”이렇게까지 발끈하는 걸 보니 질투가 분명했다.진예은은 뾰로통해하며 고개를 돌리고는 급히 부인했다.“아니, 누구와 밥을 먹든 그건 너의 자유이니까. 상관 안 해.”그녀의 얼굴을 돌린 반재신은 키스하려 했다.그러자 진예은이 손을 들어 그의 입술을 급히 막았다. 그의 입술은 너무 뜨거워 데일 것 같았다.반재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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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8화

강유이가 의아해하며 그녀에게 다가갔다.“왜 그래?”진예은은 심호흡을 깊게 하고 입을 열었다.“이게 원작이야. 표절했어.”강유이가 진예은의 노트북을 들고 소파로 갔다. 자세히 내용을 확인하더니 대본을 들고 대조도 해 보았다. “세상에, 배경과 인물의 이름만 바꾸고 그대로 베꼈네?”그녀가 노트북을 내려놓으며 물었다.“판권은 있고?”“있어. 인터넷에 올리기만 했고 판권을 팔지 않았어. 만약 사려했다면 나한테 알렸을 거야.”하지만 그녀는 아무 연락도 받지 못했고 심지어 이렇게 표절당한 사실도 알지 못했다.강유이는 인터넷에서 어렵지 않게 원작 소설을 찾을 수 있었다. 그것은 4년 전에 업로드되었고 이미 완결된 상태였다. 그것은 플랫폼에서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고 있었다.다음날, 강유이는 대본과 원고를 들고 제작사를 찾았다. 내용을 확인 한 그들도 머리가 아팠다. 표절과 관계되어서 제작해 낸다 하더라도 문제 될 것이 뻔했다.제작사는, “ 유이 씨, 우리가 판권 부문에 확인해 볼 테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강유이와 진예은은 소파에 앉아 기다렸다.제작사가 판권회사에 연락하자 그쪽에서 급히 사람을 보냈다. 그 결과, 돌아온 회답은 표절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저 판권을 사들인 후 수정했을 뿐이라고 했다.진예은이 벌떡 일어났다.“말도 안 돼요. 판권을 산 거 라면 제가 모를 리 없잖아요.”그들은 서로 바라볼 뿐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합의점을 찾지 못해 분위기가 심각해졌다. 그들은 하는 수 없이 편집장을 찾았고 그가 직접 제작사로 왔다. 그는 각종 문서와 계약서를 바리바리 챙겨왔고 그 계약서가 바로 판권 양도를 동의 한다는 것이었다.진예은은 계약서에 적힌 양도한 회사가 해외 플랫폼이란 것을 확인했다. 대략 2천 만 원 정도에 양도했고 싸인 명은 그녀의 초창기 필명이었다. 그녀는 그자리에 벙지고 말았다.“어떻게 이럴 수가...”편집장, “우리 작가는 판권을 소유한 후에 수정한 것이니 표절은 아니에요. 원문 작가가 이 사실을 몰랐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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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9화

그녀는 진지하게 진예은을 바라보았다.“이건 플랫폼의 문제야. 절대 그들이 이렇게 멋대로 하게 내버려 둬선 안 돼. 이참에 본때를 보여줘야겠어. 우리가 무서워할 줄 아나보지?”진예은은 그만 실소를 터뜨렸다.“고마워 유이야. 근데 난 싸우지 않을래.”강유이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그들은 널 이용했어...”그녀는 오히려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그들이 나를 이용한 건 맞지만 동시에 창작할 기회도 준 거야. 이렇게 된 이상 내가 여기를 떠나면 돼.”그녀를 이용하는 것도 모자라 그녀에게 빨때를 꽂고 단물까지 빼 먹으려 하고 있다. 이건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다.저녁, 빈해별장.샤워를 마친 진예은은 편집자의 전화를 받았다.“예은 씨, 이건 무슨 뜻인가요? 계약을 해지하시겠단 말씀이세요?”진예은은 머리를 말리며 담담하게 대답했다.“네. 계약을 해지할 거예요. 이미 결정을 내렸어요.”“미쳤어요? 우리가 홍보해 줘서 이렇게 인기를 끌고 있고 좋은 기회까지 마련해줬는데 해지하고 싶다고 해서 해지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그녀의 눈썹이 희한한 곡선을 그렸다.“저 몰래 당신들은 나의 저작권까지 팔아넘겼어요. 내가 여기서 얼마나 더 당해야 하나요?”편집자도 말문이 막혔다. 하지만 애써 아닌 척하며 대꾸했다.“소설 몇 개를 썼다고 해서 본인이 유능한 작가라고 착각하나 본데요. 우리가 당신에게 기회를 준 거에요. 계약이 끝나지 않았는데 해지한다는 게 무얼 의미하는지 알기나 해요? 이 책의 저작권은 우리 회사에 귀속될 거예요. 그리고 몇 달간의 원고료도 받지 못할----”상대방의 말은 길어졌다. 듣다 못 한 진예은은 전화를 끊어버렸다.그렇게 잠시 그대로 있던 그녀는 침대에 몸을 던졌다.그때 하나의 실루엣이 문밖에 오래전부터 서 있었다. 그러다 점차 가까이 다가 오기 시작했다.진예은은 땅바닥에 드리운 낯선 그림자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고개를 돌려본 그녀의 눈에 빛을 등지고 서 있는 남자가 보였고 그것이 반재신이란 걸 알고 나서야 놀란 가슴을 진정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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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0화

그들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흘렀다. 그가 몸을 일으키며 헛기침했다.“드디어 그럴듯한 말을 하네.”진예은이 싱긋 웃었다.“넌 침묵할 때 제일 멋있어.”반재신, “...”평소같으면 핀잔을 주기 바빴을 것인데 그녀가 기분이 좋아 보이니 그는 참기로 했다. 그렇게 그는 한참 아무 말이 없었다.참다못한 진예은은 그의 옷을 잡아당기며 물었다.“계속 벙어리처럼 말하지 않을 거야?”그는 팔짱을 끼며 고개를 돌렸다.“그저 말하고 싶지 않을 뿐이야.”“그래?”진예은은 조용히 터져 나오는 웃음을 삼켰다.오만한 건 알았지만 그 속에 이런 귀여움이 있을 줄은 몰랐다. 침묵할 때가 더 멋있다는 말에 진심으로 이입하는 그가 그녀는 웃겼다.반재신이 그녀를 힐끔 쳐다보았다.“이제 기분이 많이 나아졌어?”그녀의 웃고 있던 얼굴이 순간 경직되었다.혹시 편집자와의 통화 내용을 들은 것은 아니겠지?진예은은 시선을 내리깔며 고개를 끄덕였다.“응. 많이 나아졌어.”“그럼, 먼저 자. 난 손님방에 가 있을 거야.”반재신이 떠나려는데 진예은이 그의 옷을 잡았다.“네가 없어서 내 기분이 또 안 좋아지면 어떡해?”반재신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 그녀가 애교를 부리는 이런 모습은 처음 보는 것 같다.생각에 잠긴 그는 피식 웃고는 그녀에게 다가갔다.그리고 몸을 내려 그녀의 어깨를 감싸며 말했다.“내가 필요하다고 그냥 말해.”진예은은 그의 옷을 홱 잡아당기고 순식간에 그의 위에 올라탔다. 그녀의 행동에 놀란 반재신이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너...”진예은이 그의 입술을 막으며 말했다.“내가 리드할께.”아침 6시, 날씨는 조금 쌀쌀했다.반재신은 차를 반씨가문의 정원에 세워두고 핸들을 잡고 엎드려 있었다. 그의 귀는 아직도 빨갛게 달아오르고 있었다.여태까지 그는 리드하는 쪽이었다. 하지만 어젯밤에는 주도권을 잃은 채 당하고 있었고 심지어 옴짝달싹도 못 했다.진예은의 능수능란한 테크닉에 그는 정신을 못 차렸다.그는 몸을 일으키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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