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의 모든 챕터: 챕터 1821 - 챕터 1830

2771 챕터

제1821화

...한동안 세간을 뜨겁게 달구던 류씨 가문의 일화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조용해졌다.한태군 납치 실종 사건도 그가 다시 나타나면서 자연스럽게 해명되었다. 언론에서는 그가 H 국에서 도대체 무슨 일을 겪었는지 알 수 없었다.한태군이 윌리엄을 만나러 바이에브 궁전에 도착했다.서재로 들어서자 윌리엄이 붓을 들고 서예를 연습하고 있었다. 그는 최근 동양의 문화에 관심이 많았다.“류씨 가문의 일은 네가 손을 쓴 것이냐?”류씨 가문의 갑작스러운 변고 소식을 들은 윌리엄은 한태군이 H 국에서 실종된 것이 그저 연극일 뿐이라는 것을 진작 예상했다.한태군이 책상 앞으로 걸어가 그를 대신해 먹을 갈았다.“손을 썼다기 보다 그저 류성훈 부회장님한테 기회를 제공해 드렸을 뿐입니다.”윌리엄이 고개를 들고 그를 힐끗 바라보았다.“넌 계속 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일을 하는구나.”그가 웃으며 말했다.“칭찬으로 듣겠습니다, 할아버지.”“난 사실 네가 홀로서기를 못할까 걱정했었다. 그런데 내 걱정이 지나친 거였어.”윌리엄이 붓을 내려놓더니 자신이 쓴 글을 바라보았다.“확실히 이번 일로 난 널 괄목하게 되었다.”H 국에서 류씨 가문의 지위는 왕족의 후예와 비슷했다. 그런데 한태군이 불쑥 나타나 한차례 휘젓고 나니 순식간에 가문의 주인이 바뀌어 버렸다.이번 일에 반씨 가문이 나선다고 해도 위치가 H 국인만큼 어느 정도의 시간과 정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런데 한태군은 그 어떤 세력의 힘도 빌리지 않았고, 심지어 본인의 힘도 덜 쓰면서 류씨 가문의 판도를 뒤엎었다. 그는 가문 내에서 반란이 일어나게끔 상황을 만들어버렸다.다시 말해 손에 피 한 방울도 묻히지 않고 손쉽게 승리를 거머쥔 것이다.한태군이 움직임을 멈추고 말했다.“손자병법 모공편에 그런 말이 있습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지만, 상대방을 모르고 자기를 알면 1승 1패가 됩니다. 또한 상대방도 모르고 자기도 모른다면 그 결과는 무조건 패하게 될 겁니다.”윌리엄이 당황한 표정으로 그에게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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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2화

진찬이 사살당한 후, 레이린 정도 종적을 감췄다. 그들은 레이린 정이 그 재산을 소유하고 있는 한 계속하여 그녀의 행방을 찾을 것이다.전유준이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저 사람들은 어떻게 도련님께서 레이린 정 씨의 행방을 알고 있다고 확신하는 걸까요?”한태군이 차분한 표정으로 천천히 앞을 바라보았다.“누가 알겠습니까. 아마 감시망을 빠져나간 물고기가 있나 봅니다.”커피숍 바깥에 줄지어 서 있던 초록색 단풍나무는 어느새 옅은 노란색을 띠고 있었다.선글라스를 낀 여자가 커피숍 안으로 들어가더니 창가 자리에 앉았다. 여자가 선글라스를 벗으며 맞은편에 앉은 남자를 바라보았다.“도대체 당신이 누군데 날 도와줄 수 있다는 거죠?”남자가 입꼬리를 씩 올렸다.“제가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류하리 씨는 그저 제가 당신한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만 알면 됩니다.”류하리가 냉소를 지었다.“내가 왜 당신을 믿어야 하는데요.”“제가 한태군한테 원한이 있거든요.”류하리가 멈칫거리더니 테이블 아래로 두 주먹을 꽉 쥐었다. 그녀가 남자를 경계하며 말했다.“그쪽이 한태군한테 원한이 있는 건 그쪽 사정이죠. 난 그쪽이 누군지 모르고, 믿지도 않아요.”그녀가 발을 빼려 하자 남자가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류하리 씨는 억울하지도 않나요? 사실 이번 류씨 가문의 일은 한태군 때문에 벌어진 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습니까?”남자의 말은 류하리의 아픈 곳을 정확히 찔렀다.확실히 그녀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류씨 가문의 변고는 그녀의 계획을 완전히 망가뜨렸다. 그녀는 결국 자기 아버지의 앞날을 철저하게 망가뜨린 꼴이 되었다.이 모든 일이 발생하기 전까지 그녀는 자만하고 있었다. 그러나 결국 현실 앞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때문에 마음 한편으로는 그에 대한 서러움이 남아있었다.한참 동안 속으로 이것저것 재보던 그녀가 겨우 마음을 다잡았다.“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데요?”남자가 커피잔을 들며 말했다.“정씨 가문의 일에 대해 알고 있나요?”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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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3화

한태군의 입술이 그녀의 이마에 닿을락 말락한 거리에 멈췄다.“내일 휴가 낼 테니까 같이 갈까?”강유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그래도 돼?”그가 소리 내어 웃었다.“안 될게 뭐가 있어. 나도 휴가는 낼 수 있어.”“그럼 내일 꼭 가는 거야.”그녀가 잔뜩 기대하며 미소 지었다.문뜩 뭔가를 떠올린 강유이가 휴대전화를 들고 진예은한테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다.“그럼 예은이도 같이 가자. 방학이니까 예은이도 되게 심심할 거야.”“……”그가 순식간에 그녀를 자기 품으로 끌어당기더니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난 유이가 나랑 단둘이서 가자고 할 줄 알았는데…”갑작스러운 입맞춤에 그녀가 숨을 바로 쉬지 못했다. 그가 그녀를 놓아주고 나서야 그녀는 겨우 숨을 몰아쉴 수 있었다. 그녀가 그의 품에 기대어 낮은 목소리로 투덜거렸다.“예은이한테까지 질투해?”그가 소리 내어 웃었다.“친구가 생기더니 나는 안중에도 없지.”“아니거든.”강유이가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친구랑 남편 둘 다 가질 거야!”한태군이 흠칫 놀라더니 실눈을 뜨고 그녀를 바라보았다.“방금 뭐라고 했어?”강유이는 그제야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아차렸다. 순식간에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그녀가 노골적인 그의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아무 말도 안 했는데. 잘못 들었겠지.”그가 그녀의 턱을 잡고 두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혔다.“진짜?”“진짜! 분명 네가 잘못 들었을 거야!”그녀는 죽어도 인정하기 싫었다.한태군이 그녀의 입술을 머금더니 힘을 실어 깨물었다.“이래도 인정 안 해?”순간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훅 차올랐다. 맑고 투명한 눈물이 방울방울 맺혔다.“한태군, 너 지금 나 깨문 거야?”한태군이 그녀의 입술을 매만지더니 그윽한 목소리로 말했다.“이래도 말하지 않으면 다음엔 다른 곳을 깨물 거야.”의도가 분명한 적나라한 협박이었다.그의 ‘협박’에 강유이는 결국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고개를 푹 숙이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친구랑 남편 둘 다 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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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4화

그녀가 씩 웃으며 말했다.“오빠 그럼 허락한 거다?”반재언이 침대 위에 넣어둔 비키니를 힐끗 확인하더니 그쪽을 가리키며 말했다.“수영복 다른 거로 골라. 저건 안 어울려.”강유이가 흠칫거렸다. 순식간에 얼굴이 후끈 달아올랐다.오빠한테 그걸 들키다니!다음날, 아침 일찍 도착한 진예은이 정원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강유이가 트렁크를 끌고 문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연청색 끈 민소매 꽃무늬 원피스에, 비즈 플라워 비치 슈즈를 신고 있었고, 머리에는 챙이 커다란 모자까지 써서 유독 상큼 발랄해 보였다.진예은이 물었다.“수영복은 골랐어?”집안을 힐끗 돌아보던 유이가 진예은한테 바짝 다가가더니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큰 오빠가 그 비키니를 입지 말라고 했는데 내가 몰래 챙겼어.”진예은이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못 말려 정말. 오늘 한태군을 유혹할 작정이야?”“그런 거 아니야!”강유이가 당당하게 말했다.“해변가니까 분명 비키니를 입은 미녀들이 엄청 많을 거 아니야. 그런 여자들한테 질 수 없지!”“됐거든.”진예은은 그녀의 속을 훤히 꿰뚫어 보고 있었다.“우리 오빠 코피 터뜨릴 작정이면 그렇다고 솔직하게 말해.”강유이가 서둘러 그녀의 입을 막았다.“헛소리 좀 하지 마.”차량 한 대가 천천히 정원 밖에 멈춰 섰다.뒷좌석 창문이 절반 정도 내려가더니 한태군의 모습이 보였다. 캐주얼한 흰색 셔츠를 입은 그의 모습이 오늘따라 더욱 청량하게 느껴졌다. 한태군은 이목구비가 뚜렷했기에 밝은색 옷이 훨씬 더 잘 어울렸다.운전기사가 그녀들을 대신해 두 사람의 짐을 트렁크에 실었다. 두 사람이 차에 올라탔다.그들이 가려는 리조트는 시내에서 한 시간 반 정도 떨어져 있었다. 차에서 잠깐 눈을 붙이고 나니 금방 리조트에 도착했다.독특한 현지 풍격을 유지하고 있는 리조트는, 특유의 지형 때문에 하얀색 작은 양옥이 높은 곳에서부터 낮은 곳으로 줄줄이 이어져 섬의 중심을 둘러싸고 있었다.리조트 주위로는 온통 경계선이 모호한 푸른 바다와 하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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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5화

강유이는 한태군의 몸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도대체 저 남자는 어떻게 된 게, 머리 물기를 털어내는 모습마저도 저렇게 섹시할 수 있을까.그의 시선이 창밖으로 향하자 강유이가 번뜩 정신을 차리고 얼른 몸을 숙이며 숨었다. 가슴이 세차게 두근거렸다. 그에게 들키면 관음증 변태로 내몰릴 게 분명했다.그녀가 몰래 기어서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옆방 창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가 베란다 밖으로 나왔다.“유이야.”강유이는 순간 등줄기에 소름이 쫙 돋았다. 너무나 부끄러워 당장 방으로 뛰어 들어가고 싶었지만 결국 몸을 일으켰다. 그녀가 가운을 툭툭 털면서 일부러 먼 곳을 바라보았다.“여기 마을 야경이 참 예쁘네.”“확실히 그렇긴 해.”한태군이 웃음을 터뜨렸다.“유이 너 야경을 보고 있었어?”그녀가 흠칫 놀라더니 애써 그의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당연히 야경을 보고 있었지.”그가 담담하게 말했다.“그래. 여기 풍경 예쁘지?”그녀가 답했다.“응. 예뻐.”“그럼 난 예뻐?”“당연히 예쁘지—”말을 내뱉는 순간 강유이는 웃음기를 가득 머금은 그의 시선과 마주쳤다. 그녀는 그제야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알아차렸다.그녀는 자신의 입을 당장 꿰매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그녀가 고개를 푹 수그리고 억울한 듯이 말했다.“내가 일부러 보려고 한 것도 아니고. 그냥 우연히…”그녀는 순간 자기 체면을 살리려는 듯이 적반하장으로 그를 바라보며 소리쳤다.“네 잘못도 있거든. 머리를 말리려면 안에서 말리면 되지. 뭐 하러 창문 옆에까지 와서 말려. 일부러 나한테 보여주려고 그런 거잖아.”그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더니 그녀를 향해 손가락을 까딱거렸다.“이리 와.”그녀가 그를 향해 한 걸음 다가갔다.“조금 더 가까이.”두 베란다 사이의 간격이 멀지 않았기에 곧바로 두 사람 사이가 엄청 가까워졌다.그녀가 조금 더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물었다.“왜 그러는—”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큼직한 그의 손이 그녀의 뒤통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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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6화

유이는 한태군이 자신을 애라고 하는 걸 듣기 싫어했다.그녀는 그를 남자친구로 생각하고 있는데, 그는 자신을 딸처럼 보고 있다니.강유이가 우울해하는 모습을 확인한 진예은이 웃으며 말했다.“수영하러 가기로 했잖아. 아침 먹고 점심쯤에 가면 비슷하겠네.”수영 말이 나오자 강유이는 다시 활력을 되찾았다.무더운 여름, 하얀색 모래사장 위에는 사람들로 들끓었다. 곳곳에 금발의 파란색 눈동자를 지닌 비키니 미녀들이 가득했다. 그녀들은 하나같이 섹시하고 풍만한 몸매를 소유하고 있었다.커다란 목욕 타월을 몸에 두른 강유이가 탈의실에서 나왔다. 그녀는 원래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가슴 크고 엉덩이 빵빵한 서양 미인들을 보고 나니 순식간에 자신감이 반으로 줄어들었다.“유이야, 왜 아직도 여기 서있어?”진예은이 수영복을 갈아입고 나왔다. 그녀는 기다란 머리를 포니테일로 묶은 상태였다.강유이가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진예은은 원피스 형으로 된 수영복을 입고 있었는데 등이 파인 디자인이었다. 그녀의 수영복은 자신과 비하면 보수적인 편이었다.수영복으로 갈아입자 진예은의 풍만한 가슴라인이 그대로 드러났다.진예은이 강유이의 머리를 콩 하고 내리쳤다.“뭘 그렇게 뚫어지게 봐. 다 같은 여자끼리.”강유이가 시선을 거두며 입을 삐쭉거렸다.“역시 수영복은 갈아입는 게 좋을 것 같아.”그녀는 망신을 당할 바에는 갈아입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그런데 그때, 진예은이 그녀의 몸을 감싸고 있던 타월을 휙 빼앗아갔다. 깜짝 놀란 강유이가 서둘러 몸을 가렸다.“뭐 하는 거야?”진예은이 턱을 괴고 미간을 찌푸렸다.“이런 몸매를 갖고 있으면서 불만이라고?”강유이가 낮게 중얼거렸다.“저 사람들이랑 비하면 아직 멀었는걸.”진예은이 풋 하고 웃음을 터뜨리더니 그녀의 등을 밀며 밖으로 나갔다.“됐어. 그런 열등감은 내려놔. 내 말을 믿어. 네 몸매 절대 나쁘지 않아.”“앗, 잠깐만—”강유이는 마음의 준비를 하지 못한 상태로 진예은에게 떠밀려 밖으로 나왔다. 진예은이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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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7화

해변가에 도착한 강유이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곧바로 그녀는 진예은을 발견할 수 있었다.진예은은 서핑을 하고 있었다. 서핑 보드 위에 올라탄 채 파도치는 바다 위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 멋졌다. 곁에서 같이 서핑하던 남자들 마저 그녀의 모습에 반해 다가가 말을 걸었다. 누가 봐도 초보의 모습이 아니었다.강유이가 넋을 잃고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진예은이 서핑을 할 줄 알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다. 서핑을 하는 진예은의 모습이 그렇게 멋져 보일 수가 없었다.또다시 파도가 일었다. 넋 놓고 진예은만 바라보던 남자들이 파도에 휩쓸려 우르르 바다에 빠져버렸다.그때, 파도 속에서 웬 사람이 나타났다. 서핑 복을 입고 잠수 안경까지 낀 그는 완벽한 자세로 파도를 타고 있었다.진예은은 어쩐지 그 사람의 모습이 눈에 익었다. 그녀가 딴 곳에 정신이 팔려있을 때 갑자기 커다란 파도가 그녀를 덮쳤다.“예은아!”깜짝 놀란 강유이가 급히 소리쳤다.진예은은 미처 파도를 피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바다에 빠져버렸다.수면 위로 떠오른 그녀가 바닷물을 얼마나 먹었는지 몇 번이나 콜록거렸다.잠시 후 진예은이 서핑 보드를 안고 해변가로 헤엄쳐 나왔다. 강유이가 서둘러 달려가 그녀를 일으켰다.“아까 엄청 위험했어.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야.”“잠깐 한눈팔지만 않았더라면 절대 빠질 일 없었어.”진예은이 그녀와 함게 모래사장 위로 올라왔다.“한태군은? 같이 안 있었어?”“걔는…”갑자기 떠오른 생각에 강유이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이상하네. 방금 전까지 여기 있었는데.”그녀더러 자기 곁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말라더니 본인이 자취를 감춰 버렸다.두 사람은 파라솔 밑에 비치되어 있는 썬 베드로 걸어갔다. 두 사람이 앉고 얼마 되지 않아 한태군이 다가왔다.그의 곁에는 어딘가 눈에 익은 모습의 남자가 서 있었다.방금 전 여유롭게 서핑을 즐기던 바로 그 남자였다.그가 태연하게 잠수 안경을 벗자 강유이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재신 오빠?”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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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8화

한태군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두 사람의 일은 두 사람의 일이고. 우린 옆에서 구경이나 하면 돼.”강유이가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이거 진짜 이래도 되나?”그가 소리 내어 웃었다.진예은과 반재신이 정말로 내기를 이행하러 바다로 나섰다. 두 사람은 지구력을 겨루기로 합의했다. 파도 위에서 마지막까지 넘어지지 않고 남아있는 사람이 이기는 걸로 했다.처음에는 두 사람 모두 여유로웠다. 그 둘은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정확하게 몸을 틀어 파도를 타고 넘었다.구경꾼들이 하나 둘 늘어났다. 어느새 바다 위에는 진예은과 반재신 둘만 남아 서핑을 하고 있었다. 드넓은 바다가 마치 두 사람만을 위해 준비된 무대처럼 느껴졌다.강유이가 마음을 졸이며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었다. 한 명은 자기 친 오빠였고, 다른 한 명은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였다. 유이는 누구를 응원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파도가 높게 일면 일수록 위험했다. 점점 승부가 가까워지고 있었다.진예은이 막 자세를 바꾸려는데 갑자기 종아리에 쥐가 났다. 하필 그 순간 커다란 파도가 일더니 순식간에 그녀가 바다로 빠져버렸다.강유이는 뭔가 일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일반적인 상황이면 파도가 지난 후 곧바로 진예은이 수면 위로 떠올랐어야 했다. 그런데 수면 위에는 그녀의 보드만 덩그러니 남아있을 뿐, 그 어디에도 진예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그녀가 발을 동동 구르며 한태군을 잡아당겼다.“태군 오빠, 예은이한테 뭔가 문제가 생긴 것 같아.”한태군이 막 바다로 뛰어들려고 하던 순간, 그는 반재신의 모습도 함께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반재신은 진예은이 파도에 휩쓸린 그 순간 바로 바다로 뛰어들었었다. 그가 손을 뻗어 진예은의 팔을 잡아 자기 품으로 끌어당긴 후 수면 위로 올라왔다.진예은이 바다에 빠진 건 너무나 갑작스럽게 발생한 일이었다. 때문에 미처 숨을 참지 못한 그녀는 그 짧은 사이에 꽤 많은 양의 바닷물을 마셔 한참 동안이나 콜록거렸다.코가 화끈거리고 목이 따가워났다.반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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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9화

두 사람이 동시에 그녀를 쳐다보았다.“누가 유치하다는 거야?”이럴 때는 또 둘이 참 죽이 잘 맞았다.“……”강유이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다른 한편, 진예은은 집 옆 편의점에서 맥주 몇 병과 간식을 샀다. 지갑을 꺼내 막 계산을 하려는데 갑자기 웬 남자의 통화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걱정하지 마. 한씨 가문 도련님과 반씨 가문의 아가씨가 이 리조트에 있는 게 확실하니까. 이미 두 사람이 머물고 있는 펜션까지 다 알아봤어.”“며칠 내로 움직일 생각이야. 절대 두 사람이 살아서 이곳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할 거야.”진예은이 그대로 굳어버렸다.그녀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돌렸다.남자는 편의점 바깥에서 담배를 피우며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그의 곁에는 또 다른 남자 두 명이 있었다. 그중 한 사람의 팔에 문신이 가득했는데 절대 호락호락해 보이지 않았다.저들의 목표는 유이와 한태군인가?그녀가 잠깐 정신이 팔린 사이, 갑작스러운 점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가씨, 뭐 더 필요해요?”하지만 그 말은 안 하기보다 못하게 되었다. 문 앞에 서 있는 남자들이 순식간에 편의점 안에 신경을 곤두세웠다.그들이 막 고개를 돌리려 할 때, 진예은이 황급히 시선을 피했다.그녀는 그들의 주의를 끌지 않으려고 애써 못 본 척하며 진열대에 놓인 아무 물건이나 하나 집어 들었다.“이것도 같이 계산해 주세요. 얼마죠?”그녀는 손에 쥔 자그마한 박스에 대해 전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저 바깥의 상황에 온 정신이 쏠려있으면서 겉으로는 애써 침착한 척 행동했다.점원은 그녀가 한참 동안이나 망설이던 게 손에 든 그 물건 때문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가 계산을 하면서 슬쩍 입꼬리를 올리며 히쭉거렸다.“남자친구가 어린가 봐요.”그 말을 알아들었을 리가 없는 진예은이 되물었다.“네?”그녀의 시선이 그제야 문제의 그 박스로 향했다.진예은은 순간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그러나 이미 점원이 그 물건을 주머니에 담아 그녀에게 건네고 있었다.“필요하면 다시 방문해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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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0화

그녀가 갑자기 그를 향해 달려가더니 무작정 돌아선 그의 등을 껴안았다.“자기야, 내 말 좀 들어봐!”그녀의 목소리가 제법 컸다.반재신이 그대로 얼어붙어버렸다. 지나가던 행인들이 그들을 힐끔거렸다. 곧바로 그가 진예은을 뿌리쳤다.“너 미쳤어?”그의 힘을 이겨내지 못한 진예은이 바닥에 주저앉았다.손바닥이 바닥을 스치자 그녀가 쓰라린 고통에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그녀의 목적은 일을 더 크게 부풀리는 것이었다. 지금 체면 같은 걸 따질 상황이 아니었다.“나 절대 바람피우지 않았어. 믿어줘. 저 사람이—”그녀가 남자를 가리켰다.남자가 뭐라 말을 하려는데 뒤에 있던 두 명의 남자가 다가가 속삭였다. 그들은 일에 방해될 수 있으니 우선 일을 크게 만들지 말고 돌아가자고 설득했다.남자가 바닥에 침을 퉤하고 뱉더니 두 사람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그제야 구경하던 행인들도 하나 둘 흩어졌다. 진예은은 바닥에 떨어트린 주머니를 확인했다. 강한 충격 때문에 맥주가 다 터져버렸고 하필 문제의 그 자그마한 박스가 바닥에 굴러떨어져 있었다.그 물건을 확인한 반재신의 표정이 어두워졌다.반재신의 주위로 기온이 몇 십 도는 내려간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그가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그녀를 노려보았다.“네가 이런 사람이었다니. 지금껏 참 잘도 연기했네.”진예은이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주워 담은 후 몸을 일으켰다. 그녀는 그에게 해명하려다가 결국 턱밑까지 차오른 말을 삼켰다. 그녀가 무표정한 얼굴로 전혀 다른 말을 꺼냈다.“마음대로 생각해.”그녀는 곧바로 펜션으로 돌아갔다.문 앞에 멈춰 선 그녀가 서둘러 한태군한테 전화를 걸려고 했다. 그런데 빠르게 뒤쫓아 온 반재신이 갑자기 그녀를 잡아챘다.“확실하게 해명하는 게 좋을 거야.”그녀의 손에 위태롭게 들려있던 전화기가 뜻밖의 충격에 바닥으로 떨어졌다. 순식간에 화면이 박살 나 버렸다.잔뜩 화가 난 진예은이 눈에 불을 켜고 그를 때리려 했다.“너 미쳤어?”반재신이 그녀의 어깨를 붙잡고 벽으로 밀쳤다.“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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