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의 모든 챕터: 챕터 1801 - 챕터 1810

2771 챕터

제1801화

류하리는 술잔에 따른 술을 한꺼번에 들이켜더니 여전히 고고한 자태를 뽐내며 말했다.“그분은 이 일로 나에게 화를 내지 않았어. 어찌 됐든 컨트롤이 어려운 반 씨 가문보다는 나야말로 그분이 생각하는 손자며느리에 가장 어울리는 사람이지.”비서는 그저 류하리가 안타까울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H 국에서 신분 지위가 높은 류하리는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의 칭찬과 부러움 속에서 컸기에 늘 자신감이 넘쳤으며 단 한 번도 거절을 당한 적이 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그녀가 원하는 것이 생기면 그게 무엇이든 부잣집 도련님들은 앞다투어 그녀에게 갖다 바쳤던 것이다.하지만 영국에서는 한태군 도련님에게 거절당한 것도 모자라 수모까지 겪었으니 체면이 깎였다고 생각할 뿐만 아니라 오기가 생겨서 쉽게 포기할 수도 없었다.비서는 류하리의 성격에 젊은 시절의 회장님이 떠올랐으며 역시 부녀 두 사람이 너무 닮았다고 생각했다.한편, 한 씨 가문 저택.정연이 한태군 실종에 식음을 전폐하여 많이 야위었다는 소식에 강유이와 진예은이 걱정된 마음에 그녀를 찾아왔다.하지만 두 사람은 아들이 보고 싶다고 하면서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있는 정연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그녀는 야위기는커녕, 되려 통통하게 살이 올랐기에 전혀 식음을 전폐한 모습이 아니었던 것이다.진예은과 눈이 마주친 강유이는 정연을 조심스럽게 불렀다.“아주머니.”“응?”울음소리를 멈추고 고개를 든 정연의 눈에는 눈물이 한 방울도 없었다. 그 모습에 강유이가 괜히 난감했지만 모른 척하며 말을 걸었다.“아주머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태군 오빠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데, 아무 일도 없을 거예요.”“걔가 어디가 그렇게 대단한데?”정연이 강유이를 쳐다보며 웃을 듯 말 듯 묻자 강유이가 순간 흠칫했고 곁에서 피식 웃음을 터트린 진예은이 가까스로 참으며 말했다.“태군 오빠는 모든 면에서 대단한 사람이죠. 절대 누군가의 잔꾀에 당할 사람이 아니에요.”그제야 두 사람의 숨은 뜻을 알아차린 강유이는 얼굴이 순식간에 빨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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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2화

“이모, 도대체 왜…”“이모도 사심이 있어서 그래. 이모가 지금까지 너에게 뭘 요구한 적이 한 번도 없잖아. 하지만 너도 류하리 일을 알고 있지? 네 외할아버지는 이제 나이가 많고 살짝 노망이 나서 아무 관계도 없는 외부인을 손녀로 삼으려고 하고 있어. 예은아, 네가 할아버지의 진정한 외손녀잖아. 이모는 외할아버지가 널 받아들일 거라고 믿어.”정연은 류하리가 자신의 아버지를 등에 업고 멋대로 설치는 꼴을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었고 명예와 이익에 욕심이 없는 진예은이 국왕을 설득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어찌 됐든 진예은은 진정한 외손녀일 뿐만 아니라 그녀의 어머니와 성격이 전혀 달랐기에 옛정이 넘쳐나는 국왕은 진예은을 생각보다 쉽게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한참 동안이나 고민하던 진예은은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한편, 이틀 뒤 부잣집 규수들의 다과 모임에 초대를 받은 류하리는 특별히 신경을 써서 드레스까지 맞춤 제작했으며 이 기회에 영국 규수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줄 생각이었다.그녀는 전에 퍼졌던 기사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은 듯했으며 류하리의 등장에 부잣집 규수들은 어이가 없었다.“저 사람이 어떻게 이곳에 나타날 생각을 했지?”“누가 저 여자를 초대한 거야?”강유이 사건에 반전이 일어난 뒤로부터 류하리는 규수들 사이에서 이미지가 와르르 무너졌으며 전에 다정하게 인사하던 규수들도 지금은 못 본 척 그녀를 무시했다.이런저런 유언비어에 류하리의 표정이 조금 굳어지긴 했지만 최대한 미소를 유지하며 그녀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하려고 했다.그러던 순간, 한 사람의 등장에 현장이 웅성웅성하기 시작했다.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나타난 강유이는 치마에 다이아몬드까지 박혀 있었으며 투톤으로 물든 드레스는 더욱 고급스럽고 화려해 보였다.그녀는 머리를 곱게 빗어 올린 채, 공주 왕관까지 쓰고 있었으며 밝고 해맑은 모습은 마치 인형과도 같았다.부잣집 규수들이 강유이에게 우르르 몰려들어 인사를 하자 구석에 홀로 남겨진 류하리가 입술을 꽉 깨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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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3화

일반 명품 브랜드와는 달리 이 드레스는 황실 사람들만 누릴 수 있는 맞춤 제작 드레스였다.“한 씨 가문 저택에서 뵌 적이 있는 거 같네요.”류하리가 진예은을 알아보고 말을 걸었고 그녀의 말에 사람들은 진예은을 쳐다보며 그녀와 한태군 관계를 추측하기 시작했다.이때, 류하리가 강유이를 힐끔 쳐다보면서 피식 웃으며 말을 건넸다.“강유이 씨, 이 친구가 한태군 씨와 꽤 가까운 사이인 것 같은데요.”진예은이 실눈을 살짝 뜬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강유이가 되려 당당하게 인정했다.“맞아요. 이분은 태군 오빠와 꽤 깊은 관계죠.”류하리의 웃음기가 점점 사라지자 강유이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며 진예은을 소개했다.“여러분에게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이분은 진예은이라고 합니다. 한태군 씨의 사촌 여동생이고 폐하의 외손녀입니다.”강유이가 외손녀를 강조하자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외손녀에 진 씨 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눈앞의 이 여자는 진찬의 여동생인 것이다!흠칫하던 류하리는 치맛자락을 꽉 잡더니 이내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소실이 낳은 아이네요.”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소실의 아이가 진 사모님이라는 것을 다들 잘 알고 있었고 진 사모님의 아들이 진찬이며 정 씨 가문의 사위였다. 정 씨 가문이 무너진 뒤, 진찬은 레이린 정을 납치한 탓에 경찰들에게 사살을 당하고 말았던 것이다.하지만 진찬에게 여동생이 있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류하리의 비꼬는 듯한 말에 강유이가 팔짱을 끼며 웃음을 터트렸다.“그래도 황실과 전혀 혈연관계가 없는 외부인보다는 훨씬 낫죠. 그래도 예은이는 황실의 피가 흐르는데 류하리 씨는 뭐죠?”“제가 외부인이긴 해도 류 씨 가문의 진정한 딸이죠. 이 점만으로도 소실이 나은 아이보다 낫잖아요. 더군다나 폐하께서 저 여자 신분을 인정한다고 하셨나요?”황실에서 인정하지도 않은 소실의 아이로 그녀를 짓누르려고 하다니. 류하리는 강유이의 수법이 너무도 허술한 것만 같았다.바로 이때, 강유이가 박수를 치며 말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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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4화

정연이 윌리엄에게 진예은을 보여준 그날, 윌리엄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지금까지 자신의 다른 딸에게 아들 한 명만 있는 줄 알았던 것이다. 윌리엄이 지금까지 인정하지 않았던 건, 정연 모녀에게 미안한 마음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 모자의 야심이 두려웠던 이유도 있었다. 진예은이 진 씨 가문에서 힘들게 살았고 그녀의 어머니가 그녀를 소홀했다는 말에 윌리엄은 자신도 모르게 로라가 떠올랐다.한편, 국왕의 사과에 흠칫하던 진예은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서 멍하니 서있었고 윌리엄이 시선을 류하리에게 돌리며 입을 열었다.“네가 참 괜찮은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눈이 삐었던 거네. 오늘부터 넌 더 이상 우리 영국의 귀빈이 아니야. 네가 지내던 H 국으로 돌아가.”국왕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류하리를 H 국으로 내쫓았고 이는 류하리에게 더할 나위 없는 수모였다.어깨를 덜덜 떨던 류하리는 주위에 있던 규수들이 하나둘씩 떠나자 얼굴이 점점 창백해졌다.한편, 차에 탄 윌리엄이 외손녀와 친해지기도 할 겸 진예은을 집까지 바래다주려고 했지만 진예은이 조심스럽게 거절했다.서운한 표정을 짓던 윌리엄은 진예은이 아직 자신과 친해질 준비가 안 됐다는 걸 알고 있기에 더 이상 강요를 하지 않았다.강유이와 진예은 두 사람과 잠시 대화를 나누던 정연은 윌리엄과 함께 떠났고 강유이는 그제야 통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드디어 류하리 그 여자를 내쫓았네.”“그 여자는 자신을 너무 높이 평가했어. 그래서 진 거야.”진예은이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류하리는 늘 자신이 중심에 놓인 세상에서 살았기 때문에 맞고 틀린 건 그녀에게 중요하지 않았으며 그녀의 말에 맞추지 않고 호응하지 않는 사람은 무조건 틀린 사람이라고 여겼다.어릴 때부터 사랑을 독차지하고 과하게 예쁨을 받은 명문 가문의 규수들은 세상 물정을 전혀 모르거나 건방이 하늘을 찌르는 두 가지 결과를 초래했다.이때 뭔가 생각난 진예은이 강유이를 쳐다보며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반 씨 가문에서 어떻게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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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5화

큰 오빠는 둘째 오빠와 다르게 진예은에게 아무런 편견도 없다는 것을 강유이도 잘 알고 있기에 전혀 걱정이 되지 않았다.진예은은 곁에서 말없이 웃기만 했다. 진예은도 반재언에 그녀에게 아무런 편견이 없다는 걸 알지만 혹시라도 누군가가 그녀가 반 씨 가문의 첫째 도련님에게 일부러 접근하려는 거라고 오해라도 한다면 그건 매우 골치 아픈 일이 될 것이다.가는 길 내내 세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에 차 안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중간에 앉은 진예은 앞에 마침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곳이었고 얇은 드레스에 어깨까지 노출한 그녀는 적나라하게 느껴지는 한기에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진예은이 손을 뻗어 바람 구를 위로 올리려던 순간, 반재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기사님, 에어컨 온도 좀 높여주세요.”기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차 안의 온도를 높였고 진예은이 흠칫 놀란 표정으로 반재언을 쳐다보았다.그는 지금까지 잡지에 집중한 채, 한 번도 고개를 든 적이 없었기에 진예은은 그저 우연이라고 생각했다.차가 신턴 빌라에 도착하고 나서야 기사가 아차 싶어서 입을 열었다.“도련님, 죄송합니다. 진예은 씨 댁에 먼저 갔어야 했는데 깜빡 잊었습니다.”“괜찮아요. 그러지 말고 예은이도 남아서 밥 먹고 나중에 집에 바래다주면 되지. 큰 오빠, 어때?”강유이가 말을 하며 반재언의 의견을 묻자 반재언은 잡지책을 닫으며 대답했다.“그래도 되지.”기분이 좋은 강유이가 차에서 내리며 진예은에게 말을 걸었다.“예은아, 우리 큰 오빠 요리 실력이 엄청 좋아. 이렇게 맛있는 밥을 먹어볼 수 있는 사람이 많지가 않아. 오늘 너 운이 좋은 거야.”진예은의 팔짱을 끼고 빌라로 들어선 강유이는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꼰 채, 노트북을 쳐다보고 있는 반재신을 발견했다.“둘째 오빠?”흠칫하던 강유이가 반재신을 부르자 반재신이 고개를 들었고 강유이 곁에 서있는 진예은을 잠시 쳐다보고 있다가 덤덤한 표정으로 시선을 돌렸다.강유이는 자신이 진예은을 데리고 와서 반재신이 기분이 안 좋아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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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6화

진예은은 빨갛게 양념이 잘 된 닭다리를 보다가 식탁을 꽉 채운 요리들을 쓱 훑었다. 비주얼이든 맛이든 너무 완벽한 이 요리들이 전부 반 씨 가문 첫째 도련님의 솜씨라는 게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았다.보통 신분 지위가 높은 부잣집 도련님들은 절대 손에 물을 묻히지 않을 텐데 요리를 이렇게 완벽하고 맛있게 하는 도련님은 거의 없을 것이다.진예은이 맛을 보자 강유이가 그녀의 곁에 바짝 붙으며 물었다.“어때?”진예은이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던 순간, 의미심장한 눈빛의 반재신과 눈이 딱 마주쳤고 그의 표정은 복잡해 보였다.진예은은 이내 시선을 돌려 고개를 푹 숙인 채, 밥만 먹기 시작했고 전체 식사 분위기는 이상하게 억압적이었다. 진예은은 본인 앞에 놓인 요리만 먹고 있던 그때, 반재신이 갑자기 앞에 있던 요리를 무심하게 진예은 앞으로 밀었고 흠칫 놀란 진예은이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보았지만 반재신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국물에만 집중했다.이 광경을 목격한 강유이는 경악에 찬 표정이었고 반재신은 고개를 들어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강유이를 보며 실눈을 살짝 떴다.“뭘 봐?”강유이는 젓가락을 살짝 깨물며 고개를 저었다.섣불리 물어봤다가 체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둘째 오빠가 화를 낼까 봐 차마 말을 꺼내지 못했지만 조금 전의 행동으로 보면 둘째 오빠는 예은이를 그렇게 싫어하는 것만은 아닌 것 같았다.‘근데 왜 자꾸 예은이에게 시비를 걸지 못해서 저렇게 안달이 난 사람 같을까? 역시 둘째 오빠 생각은 예측할 수가 없어.’식사를 마친 뒤, 강유이가 반재언에게 진예은을 바래다주라고 했고 반재언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반재신이 입을 열었다.“기사에게 바래다주라고 하면 되잖아.”“이렇게 늦은 시간에 기사님에게 일부러 또 오라고 하라고? 큰 오빠가 바래다줘도 똑같잖아.”강유이가 눈살을 찌푸리며 대꾸하자 반재신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테이블에 놓인 차 키를 챙기며 말했다.“내가 바래다줄게.”말을 끝낸 반재신이 밖으로 나가자 강유이가 또 한 번 경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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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7화

반재신이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는 바람에 진예은의 몸이 앞으로 튕겨 나갔고 안전벨트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지금 차 유리창에 강하게 부딪쳤을 것이다.반재신이 운전하는 차에 탄 것 자체에 이미 심장이 벌렁벌렁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은 탓에 진예은은 한참 동안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반재신이 고개를 돌려 진예은을 쳐다보며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그래서, 우리 형이 마음에 든 거야?”진예은이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반박을 하려던 순간 반재신이 다시 말을 이어갔다.“넌 절대 우리 형의 여자가 될 수 없으니까 그런 생각은 아예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형이 너에게 잘해주는 건 단지 네가 유이의 친구이기 때문이야. 더군다나 우리 형의 신분으로 명문 가문 출신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춘 여자를 만날 거야. 넌 우리 형에게 한참 모자란 여자야.”반재신은 사실을 얘기했을 뿐이었다. 그의 형은 “파라다이스”의 보스로 증조할아버지가 직접 배양하고 있는 상속자였기에 그에게 어울리려면 명문 가문 출신으로는 부족했으며 반드시 그와 어느 정도 실력이 맞먹는 여자여야 했다.S 국의 각 세력에서 형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와중에 형에게 감정이 생기는 순간, 약점이 생기는 거나 마찬가지였다.그럼 그때 진예은은 뭘 할 수 있을까? 위험이 닥치는 순간 자기 자신을 구할 능력이라도 있을까?하지만 진예은은 반재신의 이런 생각을 알 리가 없었기에 그저 반재신이 그녀를 분수도 모르는 여자로 생각하는 거라고 여겼다.“반재신 네가 일부러 그렇게 얘기하지 않아도 내가 네 형에게 부족한 사람이라는 걸 알아. 나도 너희 반 씨 집안사람과 그 어떤 연관도 있길 바란 적이 없어.”진예은이 코웃음을 치며 안전벨트를 확 풀더니 차에서 내렸고 반재신이 창문을 내리며 말했다.“진예은, 거기 서.”진예은이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자 그는 차에서 내려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내가 바래다준다고 했잖아.”“필요 없어. 택시 타고 가면 돼.”진예은이 손을 뿌리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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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8화

류 회장은 피고인석에 서서 판사의 질문에 대답을 하며 자신의 과실로 리사가 사망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었다. 어찌 됐든 류 회장이 직접 살인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 병원의 경호원을 매수하였기에 그는 배후의 살인 교사인 셈이었다.그러기 때문에 죗값을 치른다고 해도 H 국에서는 3년 정도의 형을 받을 것이고 엘리트 변호사들까지 합세하면 이 자리에서 바로 풀려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류강준과 류정석은 매우 자신이 있었지만 곁에 앉아있던 류성훈은 조금 전부터 싸늘하고 차가운 표정으로 시계를 쳐다보며 뭔가 기다리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판사가 판결을 내리려던 순간, 갑자기 누군가가 항의를 했다.“저희는 반대입니다!”사람들이 시선을 돌려보니 한 부부가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고 휠체어에 탄 부인의 뒤에는 남편이 서있었다.“저희는 판결에 반대입니다. 저희는 류 회장의 모든 악행을 까발릴 예정입니다.”이때, 류정석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경찰들을 보며 언성을 높였다.“이렇게 아무 사람이나 재판에 들여도 되는 거예요? 이곳이 시장도 아니고, 당장 저 사람들을 쫓아내요!”경찰들이 서둘러 부부를 내보내려던 순간, 휠체어에 앉아있던 부인이 오열을 하며 소리를 질렀다.“류 회장은 짐승보다 못한 놈입니다. 저희 딸 은정이는 아직 어린아이인데 류 회장의 압박에 임신을 해버렸어요. 그런데 류 회장은 은정이를 협박하면서 은정이가 임신한 걸 말하면 우리를 죽이겠다고 했습니다. 은정이… 우리 은정이는 그렇게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렸습니다.”사람들은 입을 다물지 못한 채, 경악에 찬 표정이었고 얼굴이 하얗게 질린 류강준은 자신의 아버지를 쳐다보며 구해달라는 듯했다.류정석은 류강준을 힐끔 노려보았지만 결국 아들을 도울 수밖에 없었기에 굳은 표정을 한 채, 부부를 보며 호통을 쳤다.“말도 안 되는 헛소리하지 마세요! 제 아들이 어떤 사람인지 제가 제일 잘 알아요. 증거도 없으면서 제 아들에게 누명을 씌우려고 하지 마세요!”“우린 누명을 씌운 적이 없습니다. 은정이가 남긴 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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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9화

“강준이는 네 형이야!”류정석이 목에 핏줄을 세우며 호통을 쳤고 아버지를 빤히 쳐다보던 류성훈은 자료를 이 변호사에게 전하며 시선은 여전히 류정석에게 꽂혀 있었다.“형만 아버지 아들이고 전 아닌가요?”류정석이 흠칫 놀란 표정을 짓자 류성훈이 말을 이어갔다.“지금까지 저만 형을 위해서 일을 처리하고 있었을 뿐, 형이 단 한 번도 저를 위해 일을 한 적이 있나요? 아버지가 류 씨 이익을 고려한다는 건 잘 알지만 저도 똑같이 류 씨 가문의 이익을 고려하고 있어요. 전 형보다 못한 게 하나도 없는데 왜 아버지 눈에는 형만 보이고 제 노력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거예요? 형이 저지른 짓은 아버지도 다 알잖아요. 제가 대신 수습한 더러운 일이 아직도 부족해요? 오늘 형 자리에 내가 서있었다면 아버지는 어떻게 선택했을까요?”류성훈은 이를 악물며 류강준을 가리킨 채 류정석에게 소리를 질렀고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류정석이 손을 뻗어 류성훈의 뺨을 강하게 내리쳤다.순식간에 류성훈의 얼굴이 퉁퉁 부어올랐고 경찰 두 명이 다급하게 달려가 류정석과 류성훈을 떼어 놓으려 했지만 류정석이 흥분한 채, 그들을 밀쳐냈다.“성훈아, 너 지금 네 형의 자리를 탐내는 거야?”“그 자리는 원래부터 제 자리예요. 전 탐낼 필요도 없어요. 형보다 제가 회장 자리에 훨씬 어울려요. 형이 저지른 짓을 새어 나가지 못하게 막은 것도 형을 그 자리에 계속 앉히게 하려는 거잖아요. 하지만 아쉽게도 형은 저질스럽고 악하게 태어난 사람이라 아버지의 기대에 절대 미치지 못하죠.”류정석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멍하니 서있었다.자리에서 걸어 나온 류성훈은 옷차림을 정리하며 허리를 쫙 펴고 서서 피해자 가족들에게 말을 건넸다.“여러분들에게 만족할 만한 결과를 약속했기에 저와 제 변호사 팀은 판결을 뒤집을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또한 계속 상소할 겁니다.”피해자 가족들은 그의 말에 희망을 느낀 듯 감개무량했다.두 시간 동안의 재판이 끝나자마자 사람들은 법원을 나서며 재판에 대해 의논하고 있었고 기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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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0화

한태군은 가짜 납치 동영상을 류성훈에게 보냈을 뿐만 아니라 류정석에게도 보냈던 것이다.류성훈은 한태군을 마지막으로 접한 사람이기에 만약 한태군이 정말 납치가 되었다면 류성훈이 가장 의심을 받는 상대가 될 것이지만 류정석은 달랐다. 한태군의 협박은 류정석에게 전혀 먹히지 않았으며 큰 아들의 일에만 전념하고 있었던 그는 류성훈이 “협박”을 받고 있어도 전혀 신경도 쓰지 않았다.이 동영상은 류성훈이 권력을 빼앗기로 결심한 폭발점이 되었던 것이다. 사실 류정석이 “협박”받은 류성훈에게 조금이라도 신경을 썼더라면 류성훈은 흔들리지 않았을 것이고 한태군의 계획도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한편, Y 국의 카이즈 빌라 호텔.류하리가 비서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소리를 질렀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삼촌이 어떻게 이런 짓을 저지를 수가 있어!”비서는 점점 흥분하는 류하리를 보며 그녀가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설득할 수밖에 없었다.“아가씨, 이건 사실입니다. 회장님은 감옥에 갈 가능성이 큽니다. 최소 15년에서 20년 형은 받을 것 같습니다. 그 증거들은 전부 부회장님이 제출한 것입니다. 현재 유성 그룹 이사회에서도 발표가 끝난 상태입니다. 어르신의 지분까지 빼앗기게 생겼습니다.”류하리가 뒷걸음질 치다가 다리에 힘이 풀려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그럴 리가 없어… 삼촌이 그랬을 리가 없어…”‘삼촌은 지금까지 아버지를 도와주고 있었는데 어떻게 이 중요한 타이밍에 아버지의 권력을 빼앗을 생각을 한단 말인가? 류 씨 가문에서 할아버지가 제일 아끼는 사람이 나의 아버지인데. 나의 아버지는 장남이고 난 아버지의 딸인데. 삼촌이 권력을 빼앗아 회장 자리에 앉았다는 건, 앞으로 류 씨 가문에서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거잖아…’사실 류하리는 삼촌이 회장 자리를 탐내고 있었다는 걸 잘 알고 있었으며 할아버지가 지키고 있었기에 그 야심을 드러내지 않았던 것이다.삼촌은 그녀의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깊었지만 할아버지가 아버지를 밀어주고 있었기에 류 씨 가문에서 삼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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