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의 모든 챕터: 챕터 1791 - 챕터 1800

2771 챕터

제1791화

반재언이 고개를 끄덕였다.진예은이 차에서 내려 마당으로 들어갔다.그는 차를 돌려 신턴 빌라로 돌아왔다. 차가 천천히 멈춰서고 그는 차에서 내렸다. 그러자 나무에 기대어 있는 반재신이 보였다. 반재신은 인이어를 빼더니 그에게 물었다.“형, 진예은과 이렇게 가까울 필요 있어?”반재언은 그의 앞에 멈춰 서며 입꼬리를 올렸다.“유이 친군데 바래다주는 게 뭐가 어때서?”반재신은 팔짱을 끼고 고개를 돌렸다.“친구는 무슨, 인간의 마음은 변하는 거라서 지금은 친구일지 모르지만 이후에는 장담 못해.”반재언은 미소를 지으며 되물었다.“의견이 많아 보이네?”반재신은 시무룩해하며 말했다.“유이가 콧대 높은 그 애를 봐주는 건 그렇다 치는데 형까지... 그애의 야망에 촉매제 역할은 하지 말자고.”반재언은 눈을 내리깔고 손목의 시계를 풀며 시답잖게 대답했다.“무슨 야망?”“됐어. 말하고 싶지 않아.”반재신은 짜증이 났다.“너무 가까워지진 마.”그리고 또 덧붙였다.“난 믿음이 안 가.”반재신은 별장으로 향했다.반재언은 멀어져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미소 지었다.강유이가 내려왔다. 두 형제가 오랜만에 뭉쳤는데 둘의 분위기는 어딘가 이상했다.그녀는 의자를 빼 앉으며 물었다.“무슨 일 있었어? 왜 아무 말이 없는 건데?”반재신은 국물을 들이키며 시선도 마주치지 않은 채 입을 열었다.“식사자리와 잠자리에서는 침묵하는 거야.”강유이는 입을 삐죽거리며 반재언에게 고개를 돌렸다.“큰오빠, 아빠랑 엄마도 뉴스를 봤겠지?”그는 공용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 강유이의 접시에 올려놓으며 대답했다.“아마도.”그녀는 고개를 푹 숙였다.“내가 집안에 폐를 끼친 거 같아.”반재언이 눈웃음을 지어 보이며 말했다.“이 정도로 민폐는 무슨. 그 여자 능력이 황실을 움직여 반씨가문을 짓밟을 수 있다고 생각해?”반재신도 끼어들었다.“류하리는 하찮은 광대에 불과해. 상대하기조차 귀찮아서 엄마 아빠도 가만히 계시는 거야.”반지훈과 강성연이 허구한 날 이런 별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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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2화

강유리가 낮게 속삭였다.“달마다 한번씩은 꼭 저래.”반재신이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몸을 돌리며 말했다.“다 들려.”강유리는 재빨리 표정 관리에 들어갔다. 그녀는 어색한 미소를 쥐어짰지만 둘째 오빠의 표정은 너무 어두웠다.“할 얘기가 있으니, 얘는 여기에 남고 넌 먼저 교실에 가 있어.”반재신은 진예은을 가리키며 말했다.진예은은 깜짝 놀랐다.강유이가 그 둘을 번갈아 보더니 입을 열었다.“도대체 예은이한테 무슨 말을 하려고 그래?”반재신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그녀의 등을 떠밀었다.“말 들어. 먼저 교실에 가 있어.”앞으로 걸음을 내디디던 그녀는 참지 못하고 한마디 했다.“괴롭히면 안 돼! 내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심기가 불편했던 반재신은 그녀의 말을 가볍게 무시했다.그는 진예은을 강의실 건물 뒤편으로 데리고 갔다. 여기는 사람이 별로 지나다니지 않는 곳이었다. 진예은은 벽에 비스듬히 기대서서 팔짱을 끼고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일이야?”“우리 형이랑 너무 가깝게 지내지 마!”“뭐라고?”순간 얼어붙은 그녀는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내내 바닥을 향해 있던 그의 시선이 정면을 주시했다.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에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눈이다.“유이에게 접근한 것부터가 이미 내 한계치에 도달했어. 그런데 이제는 우리 형에게까지 접근하고 재주도 좋아?”진예은은 그제야 그의 말뜻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깊은 심호흡을 하고 입을 열었다.“내가 의도적으로 너의 형에게 접근한다고 생각했던 거야?”그가 되물었다.“그럼 아니야?”진예은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반재신, 사람들이 모두 너희 반 씨 가문과 인맥을 쌓으려고 한다는 선입견으로 보지 마”분명히 비슷한 두 얼굴인데 어떻게 이리도 다를까? 그녀도 반재신이 자신을 탐탁지 않아 한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그 정도가 이렇게 심할 줄은 몰랐다.반재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진예은은 그의 이런 심문하는 듯한 태도가 맘에 들지 않았다. 그의 시선을 애써 피하며 그녀는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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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3화

윌리엄은 조금씩 안정을 되찾았다.“류하리를 궁으로 들여. H 국에서 어느 정도 위치가 있는 가문이니 그녀의 도움을 받는 게 나을 거야.”폴은 류하리에게 연락하라고 지시했다. 궁으로 향하는 류하리의 마음이 몹시 불안했다. 그녀도 한태군의 실종을 뉴스를 통해 이미 알고 있었다.류하리는 확신이 없었다. 한태군이 그녀의 삼촌을 만난 후 실종된 것인지에 대한 여부는 그녀, 류씨 가문과 관계가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그녀는 이미 삼촌에게 귀띔했었고 그녀의 삼촌도 류씨 가문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을 거기에 섣불리 움직이지 않았을 것이다.그런데 그가 실종됐다. 타이밍이 기가 막혔다.심지어 어쩌면 한태군의 자작극이라고 의심하기까지 했다.문을 두드린 그녀가 동의를 받고 서재로 들어갔다.“폐하, 부르셨습니까?”윌리엄이 고개를 들었다.“태군의 일을 너도 들었을 거야.”고개를 끄덕인 류하리는 서슴없이 입을 열었다.“네, 알고 있습니다. 제가 이미 삼촌한테 알렸고 소식을 주겠다는 약속을 받았습니다.”그제야 윌리엄의 마음이 한결 놓였다.“그럼 부탁하네. 태군이는 꼭 무사해야해.”류하리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알겠습니다.”그녀가 서재에서 나왔다. 얼굴에 미소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누구의 계략인들 뜻대로 되게 놔두지 않을 것이다.밖으로 나온 류하리는 빨간 머리를 한 여자가 차에 기대어 그녀의 기사와 노닥거리는 것을 보았다.그녀는 인상을 한껏 찌푸리고 다가가 그 빨간머리 여자를 신경질적으로 밀치며 물었다.“누구세요?”기사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더듬었다.“아가씨...”너무 튀는 머리 염색과 과한 화장, 그리고 몸매를 맹목적으로 드러낸 옷차림은 류하리의 경시를 받을 만했다.“궁 주변이 언제부터 이렇게 더러웠나요?”매기는 자신을 모욕하는 말임을 알았지만 흥분하지 않았다. 오히려 류하리를 아래위로 훑으며 팔짱을 꼈다.류하리는 바짝 경계했다.“절 아세요?”“반씨가문의 아가씨와 함께 검색어를 달군 유명 인사인데 모를 수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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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4화

택시 기사가 물었다.“어디로 모실까요?”한태군은 유창하게 말했다.“남강이요.”택시 기사는 차를 출발시켰다.길옆의 가로등 때문에 차 안이 밝아졌다 어두워지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이따금 옆을 휙휙 지나가는 경찰차가 한태군의 시선을 빼앗았다.기사 아저씨의 시선도 따라서 경찰차에 향했다.“정말 골치 아픈 문제죠? 다 큰 성인이 우리나라에서 여행하다가 실종되다니. 이렇게 많은 경찰차까지 동원된 걸 보니 뭔 일 난 것 같은데...”한태군의 무릎에 놓인 손가락들이 무작위로 그의 다리를 두드렸다. 그는 번역 기능 있는 헤드셋으로 며칠 동안의 시간을 이용해 이 나라의 언어를 배웠다. 그래서 간단한 대화 정도는 막힘이 없었다.“여행이요?”택시 기사가 웃었다.“소문은 그렇다네요. 듣자 하니 영국 왕의 손주라고 하던데 납치 사건이면 골치 아파지죠.”한태군은 눈꺼풀을 가볍게 들고 화제를 돌렸다.“전 류 회장의 사건이 더 궁금해요.”“류 회장?”기사 아저씨는 다시 웃었다. 그의 표정에는 비웃음이 담겨 있었다.“그것도 놀라운 일이죠. 하지만 류회장이 그런 사람이라고 한들 감옥엔 가지 않을 거예요.”한태군이 눈을 가늘게 뜨며 되물었다.“감옥에 가지 않는다고 어떻게 확신하세요?”“서울의 제일가는 로펌팀이 그를 위해 일하고 있으니, 만행을 저질러도 귀국하면 감형받게 될 거예요. 이것이 재벌의 힘이라고 할 수 있죠.”류강준이 영국에서 살인으로 붙잡힌 사건은 전 H 국 국민들이 주목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류강준이 귀국하게 된다면 제일가는 로펌이 변호를 맡게 될 것이고 그를 대신해 감형받을 것이다.이런 방법은 국내에서 이미 생소한 일이 아니었다. 여기가 바로 돈만 있으면 자유로운 천국이었다.한태군은 턱을 괴고 창문에 비스듬히 기대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그렇지 않을 수도 있죠.”그는 그때 서울호텔에서 류강준의 동생인 류성훈과의 만남을 떠올렸다.류성훈의 표정은 어두웠다.“형의 일로 나를 협박하는 거요?”통역의 말을 들으며 여유롭게 차를 한 모금 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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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5화

류성훈은 깊은 심호흡을 하고 자리에 앉았다.“목적이 뭐예요?”“간단해요.”한태군이 마시던 차를 내려놓으며 말했다.“류회장의 죄에 대한 판결이 뒤집히지 않고 그쪽이 모든 권력을 쥐는 거예요.”류성훈은 침묵했다.한태군은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이대로 계속 형의 그림자로 살 것인지 아니면 높이 올라갈 것인지 잘 생각해 봐요. 이건 기회이고 저는 그쪽이 잘 해낼 거라고 믿어요.”...눈 깜빡할 사이, 택시는 남강로에 도착했다. 한태군이 택시에서 내렸다. 그리고 호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매기가 보내온 음성 녹음파일을 받았다.같은 시각, 류성훈의 개인 별장.류성훈은 홀로 서재에 앉아 턱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그때 비서가 문을 밀어 안으로 들어오며 말했다.“이변이 오셨습니다.”이호석이 서재로 들어오고 비서가 자리를 피했다.류성훈은 그더러 자리에 앉게 하고 차를 대접했다. 그리고 넌지시 물었다.“회장님의 일은 준비가 잘 되어 가고 있어요?”이호석이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염려하지 마세요. 아가씨의 분부대로 저희는 회장님을 보호하는 데에 힘쓸 것입니다. 계획적이었던 살인을 실수로 만드는 데에 전력을 다해서 회장님의 감형 기회를 얻어 낼 것입니다.”류성훈은 행동을 멈추고 담담하게 차를 내려놓았다.“지시한 게 류하리라고요?”이호석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습니다.”류성훈은 찻잔을 다시 그의 앞에 놓으며 그를 바라보았다.“만약에 내가 패소하라고 한다면요?”앞에 놓인 찻잔은 마치 그의 굳은 의지를 말하는 것 같았다.이호석은 그대로 그 자리에 얼어붙어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한태군이 실종된 지 사일 째 되는 날, 여전히 아무 소식도 없었다. 강유이는 창가에 앉아 밖에서 내리는 비를 바라봤다. 그녀의 불안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았다.반재언이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는 퀭한 그녀의 상태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유이야.”강유이는 인기척에 고개를 돌렸다.“오빠.”반재언이 다가와 그녀의 옆에 멈춰 섰다. 그리고 다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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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6화

그때 갑자기 난데없이 정적을 깨는 목소리가 들렸다.“한태군이 왜 하필 H 국에서 실종되었습니까? 그저 우연이라고 하기엔 타이밍이 기가 막히지 않습니까? 듣기론 당신이 한태군과 결혼하기를 원한다고 하던데 가족들도 알고 계신지 궁금합니다.”다시 말하면 한태군이 그녀의 요구를 거절해서 H 국에 온 이후 그녀의 가족들에 의해 납치를 당했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었다.류하리는 그 여기자를 매섭게 흘겼다.“무슨 말씀입니까?”그 여기자의 태도는 강경했다.“저희는 그저 결과를 예측하고 싶을 뿐입니다.”“그래서 저희 가족을 의심하는 겁니까?”류하리의 입은 웃고 있었지만 눈에는 살기가 가득했다. “저희 류씨 가문은 절대 이런 짓을 하지 않습니다. 폐하의 양손녀의 신분으로 장담하는데 절대 아닙니다.”류하리는 비서에게 기자들을 맡기고 어두운 표정으로 카이즈 호텔 안으로 향했다. 엘리베이터 문이 서서히 닫힌 후 그녀는 주먹을 꽉 쥐었다.한태군이 고의로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고, 그가 갑자기 사라진 것도 그의 계략이라고 그녀는 생각했다!그녀는 지지 않을 것이다.류씨 가문이 반씨가문에 비교할 수 없는 정도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한태군이 막무가내로 주무를 수 있는 호락호락한 가문이 아니란 것을 알려줘야 겠다고 다짐했다!엘리베이터에서 내린 그녀의 눈앞에 고개를 숙이고 휴대폰을 하고 있는 익숙한 실루엣이 나타났다.이 이목구비는 그녀가 레스토랑에서 본 적 있었다. 그는 반씨가문의 도련님이었다.류하리가 다가가며 물었다.“재언 씨가 어떻게 여기에?”반재신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 그는 류하리가 그의 형과 만난 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니 그녀는 자신을 반재언이라고 생각할 것이다.“하리 씨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어서요.”류하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반재신은 그 종업원의 명찰을 그녀에게 보여줬다.“익숙한 물건이죠?”그녀의 얼굴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하지만 애써 침착하려고 했다.“이게 뭐죠?”“몰라도 괜찮아요.”반재신은 명찰을 손에 쥐고 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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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7화

사건의 전말을 알고 있었던 사람이 제공한 연회의 cctv기록에는 그 종업원과 류하리가 가까이 붙어있었다. 그리고 그 종업원이 반씨가문의 아가씨와 부딛힌 후 백에 무언가를 넣는 장면이 똑똑히 찍혀있었다.이 동영상은 바로 10분 전에 인테넷에 업로드된 거였다.10분 전이면 그녀가 반씨가문의 도련님과 함께 있던 시간 때였다.류하리는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휘청거리는 몸을 지탱하려고 옆의 소파를 잡았다. 그제야 제대로 설 수 있었다. 그날의 cctv는 그녀가 이미 삭제하라고 해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았다. 그래서 경찰이 조사한다 해도 나올 게 없었다.어떻게 삭제된 기록이 복구된단 말인가? 심지어 온라인에 퍼지기까지?반씨가문의 그 도련님이 이런 것도 할 수 있단 말이가?“목걸이 사건”에 반전이 생기고 여론은 더 시끄러워졌다. 그리고 강유이가 며칠 전에 했던 소신 발언이 다시 재조명되었다.반씨가문이 황실을 능멸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왕의 양손녀의 신분으로 방자하고 오만하게 굴고 있는 류하리를 반씨가문이 봐주지 않은 것이다.자작극으로 반씨가문의 아가씨을 비난하고 명예까지 훼손한 것이라고 그 누가 생각했을까?그리고 이것이 왕의 의도인지 아닌지도 대중들은 궁금해했다.한편, 소식을 접한 윌리엄이 태블릿을 내려놓으며 손짓으로 폴을 불렀다.폴이 앞으로 다가왔다.“폐하.”윌리엄은 안경을 끼고 문건을 들며 지시했다.“류하리는 내가 인정한 양손녀가 맞지만, 외부인으로서 황실의 지위를 이용해 모든 일에 개입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라고 해.”폴은 잽싸게 명을 받들었다.“알겠습니다.”왕실의 뉴스가 빠르게 업로드되었다. 그리고 불과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핫 토픽의 전면을 차지했다.왕실의 입장은 곧 왕의 뜻이었다. 그것은 대체로 그가 류하리를 양손녀로 인정하며 실력도 높이 사지만 그녀에게 황실의 최고 권력을 부여한 것이 아니라는 내용이었다.류하리는 황실을 대표할 수 없고 그저 외부인이며 아무런 권력이 없어 황실의 그 어떤 일에도 개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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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8화

그녀가 걸음을 멈췄다.“위험한 거야?”“걱정하지 마. 아무 일도 없을 거야. 내가 돌아갈 때까지 기다려 줘.”한태군은 덧붙였다.“무사히 돌아가겠다고 약속할게.”통화를 마치고 강유이는 휴대폰을 가슴에 꼭 끌어안았다. 한태군의 목소리를 듣는 그 순간, 그녀는 마음이 놓였다.“유이야!”진예은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강유이가 몸을 돌리며 미소를 지었다.“왜 이렇게 늦었어?”진예은이 가방을 정리하며 대답했다.“노트북을 까먹고 안챙겨서 다시 돌아갔었어.”그녀는 뭔가가 생각 난 듯 고개를 들고 강유이를 바라보며 물었다.“왜 이렇게 기분이 좋아?”입을 열려던 그때 한태군의 부탁이 떠올라 강유이는 재빨리 머리를 굴려 핑곗거리를 생각해 냈다.“골탕먹은 류하리의 소식을 들었거든. 그래서 기분이 좋아.”그녀도 고개를 끄덕였다.“드디어 결백을 증명 할 수 있어서 다행이야.”그녀는 잠깐 머뭇거리다가 덧붙였다.“그리고 오빠의 일은 너무 걱정하지 마. 난 무사하다고 믿어.”강유이의 웃음이 한결 밝아졌다. “응. 나도 믿어.”“...”갑작스런 그녀의 태도에 당황스러웠지만 진예은은 더 물어보지 않았다.한태군이 실종된 지 오일 째 되었던 날, 류성훈은 의미심장한 메일을 하나 받았다. 버튼을 누른 그는 가슴이 떨렸다.동영상 속에는 머리에 검은 물체를 뒤집어쓰고 묶여 있는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한태군이 자신을 만났을 때 입었던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그의 앞에는 방탄복을 차림에 원숭이탈을 쓰고 두 손에 총자루를 쥔 사람이 목에 음성변조 장치를 끼고 있었다.“부회장님, 동영상이 이미 당신의 손에 들어갔다고 믿습니다. 만약 이 한씨 가문의 도련님이 H 국에서 살해당하면 부회장님도, 류씨 가문도 처지가 곤란해지겠죠?”“하지만 걱정하지 말아요. 제가 품고 있는 악감정은 류씨가문이 아니라 정확하게 말하면 당신의 형, 류강준이니깐요. 그가 무슨 만행을 저질렀는지는 당신도 잘 알 테죠. 제 요구는 당신이 국민 앞에서 그의 죄를 고백하는 것입니다. 내일 점심 전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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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9화

아수라장이 된 바닥에 망가진 휴대폰도 있었다.류성훈은 목에 묶여 있던 넥타이를 신경질적으로 풀어서 호주머니에 아무렇게나 쑤셔 넣고 창가에 서서 깊은 심호흡을 했다.“웃기고 있네.”아버지는 한결같이 그에게는 아무 관심이 없었고 오로지 류강준의 명예 타령이었다. 그의 비서는 바닥을 조심스럽게 청소하고 물건들의 본래 위치를 찾아줬다.류성훈은 몸을 돌려 비서에게 지시했다.“이변을 불러. 지금 당장!”남강구, 산 중턱에 집들이 촘촘히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길이 조금 가파르다.옥상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면 제각기 다른 키를 자랑하는 집들이 있고 저 멀리 바라보면 시 중심의 고층빌딩들이 보였다.옥상에 놓인 테이블을 마주하고 한태군이 여유롭게 앉아 티타임을 즐기고 있다.그는 면마 소재로 된 하얀색의 깨끗한 셔츠를 입고 있었다. 조금 낡아 보이는 이 셔츠는 많이 씻은 탓에 실밥이 군데군데 삐져나와 있었다.평범하고 허름한 옷차림이었지만 그의 귀공자 아우라는 숨길 수 없었다.그와 비슷한 또래의 한 소년이 맥주캔을 들고 다가와 앉는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가 갓 지은 밥과 손수 무친 반찬들을 들고 왔다.“게으름 피우지 말고 친구를 잘 챙겨.”그는 미소를 지으며 한태군에게도 한마디 했다.“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주혁에게 말해.”한태군은 고개를 끄덕였다.주혁의 아버지가 자리를 뜨고 주혁이 맥주를 땄다. 그리고 벌컥벌컥 들이켰다.“너랑 같이 류씨 가문을 협박하다니. 난 정말 미친 것 같아. 그들이 나를 죽이려고 하지는 않겠지?”한태군이 실소를 터뜨렸다.“너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을 거야. 그러니 안심해.”주혁이 가까이 다가오며 물었다.“그럼... 형, 해킹을 배우고 싶어. 그날 그 모습이 너무 멋있었어.”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대학 졸업하고 영국으로 와서 날 찾아. 그러면 내가 가르쳐줄게.”주혁이 심통 난 입술을 삐죽였다.분명 비슷한 또래인데 한태군은 자신보다 성숙하고 듬직해 보였다. 혹시 그는 아직 고등학교에 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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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0화

그는 류강준의 그림자 뒤에서 빛을 발하지 못하고 살았다. 권력을 손에 넣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 류강준이 감형을 받는다면 그림자 뒤의 삶을 계속해야 했다.사람마다 마음속에 악마가 살고 있다. 악마는 처한 상황과 이익의 영향을 받아 고개를 든다.가문을 위해 그렇게 많은 희생을 했지만, 모든 권력은 류강준이 독식했으니, 류성훈은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항상 제일 가까운 사람 때문에 일생을 망치는 경우가 많다.어둠이 드리운 밤, 류성훈은 서재에서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그는 형과 어린 시절에 함께 찍은 사진을 손에 들고 있었다.어릴때부터 그가 먼저 형에게 양보했고 형의 환심을 사려고 노력했다. 둘은 꼭 붙어 다녀서 우애가 남다르다고 했지만, 그는 그저 형의 그림자일 뿐이었다.한참 후, 결단을 내린 듯한 그는 두 눈이 날카롭게 변했다.그는 라이터를 켜고 사진을 태웠다.불은 순식간에 사진을 집어삼켰다. 그가 손을 놓으니 재떨이에 떨어졌다. 그렇게 사진 속 그들의 미소는 재가 되었다.*류강준은 어제 오후에 경찰들이 외교부로 인계해 오늘 귀국하여 판결받게 된다. 소식을 접한 H 국의 기자들이 공항에 모였고 그 장면은 마치 스타를 영접하는 것 같았다.한태군과 주혁은 멀지 않은 곳에 차를 대고 공항입구의 인파를 지켜보고 있었다.경위가 현장의 질서를 정리해 하나의 통로를 확보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류강준이 공항에서 경찰에게 압송되었다.기자들이 우르르 몰려가 류강준에게 카메라를 들이댔다. 영국에 구속되어 있던 시간 동안 류강준은 많이 초췌해졌고 핼쑥해졌다.그는 기자들의 모든 질문을 무시하고 경찰을 따라 차에 올랐다. 하지만 기자들의 카메라를 누르는 셔터 소리는 멈추지 않았다.같은 시각, 류성훈은 류강준의 동생 신분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그도 기자들에게 마찬가지로 잡혀 있었다.기자들의 물음은 모두 류강준에 대한 것이었다. 류성훈은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카메라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입을 뗐다.“형의 일은 빠른 시일내에 만족스러운 답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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