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의 모든 챕터: 챕터 1781 - 챕터 1790

2771 챕터

제1781화

"자신 있어 보이네요."한태군은 태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자 류하리는 피식 웃으며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그럼요. 강유이 씨가 아무리 반씨 집안사람이라고 해도 태군 씨한테 도움을 주지는 못할 거예요. 하지만 저는 다르죠. 제가 얼마나 능력 있는 사람인지 앞으로 천천히 보여줄게요."류하리가 손을 뻗어 한태군과 포옹하려는 순간 그는 단호하게 그녀를 밀쳐 버렸다. 그대로 넘어진 류하리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머리를 들었다. 그리고 한태군의 싸늘한 시선과 마주치고는 몸을 흠칫 떨었다.한태군은 팔짱을 끼고 류하리를 내려다보며 말했다."외할아버지와 친하게 지내더니 이제는 제가 만만해 보이나 봐요?""제가 틀린 말을 한 것도 아니잖아요?"이 말은 들은 한태군은 피식 웃었다. 그리고 싸늘하게 굳은 표정으로 류하리의 턱을 꽉 잡고 말했다."류하리 씨한테는 경고가 통하지 않는 모양이니 다른 방법을 써야겠어요.""하, 다른 방법이요?"류하리는 애써 당당한 말투로 물었다. 하지만 몸은 통제받지 않고 떨렸다.한태군은 손수건을 꺼내 손가락을 닦으며 차갑게 말했다."류씨 가문 혹은 당신, 둘 중 하나만 살아남을 수 있을 거예요."류하리는 기괴한 웃음소리를 냈다. 눈빛에는 서서히 독기가 서리기 시작했다."한태군 씨한테 그럴 능력은 있고요?"한태군은 꽤 능력이 좋았다. 하지만 아직 안정기에 들어서지 못한 한씨 그룹은 아니었다. 그래서 한태군 혼자의 힘으로는 절대 H국의 류씨 가문을 건드리지 못할 것이라고 류하리는 단정 지었다."그 자신감 언제까지 갈 수 있는지 기대할게요."한태군은 손수건을 휙 버리더니 전유준과 함께 머리도 돌리지 않고 멀어져 갔다.류하리는 주먹을 꼭 쥔 채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류씨 가문을 이용한 협박은 아주 효과적이다. 하지만 한태군의 생각대로 될 일은 절대 없었다....이튿날, 주말.초인종 소리를 들은 강유이는 세수를 끝내자마자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문을 열었다. 문밖에 서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한태군이었다.강유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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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2화

한태군은 창밖을 향해 머리를 돌렸다. 시야에는 강유이가 지내고 있는 별장이 들어왔다. 그는 H국으로 간다는 사실을 강유이에게 알리지 않았다. 이런 일로 그녀를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럼요. 이건 아주 중요한 일이에요.""그렇다고 해도 직접 모험하실 건 없잖아요. 류하리 씨는 반씨 가문에서 처리할 거예요."한태군은 피식 웃더니 어두운 눈빛으로 말했다."제가 아무래도 반지훈 대표님보다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이번 일을 직접 해결해 보고 싶어요."이틀 후, 학교.강유이와 진예은은 카페에 앉아 수다를 떨고 있었다. 한태군의 출장 소식에 진예은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갑자기 웬 해외 출장?""사업하려면 출장은 당연한 일이지 않아? 우리 아빠랑 엄마는 그런 것 같던데."진예은은 강유이를 향해 가까이 다가가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나 너한테 물어볼 게 있어.""뭔데?""둘이 한 적 있어?""뭐?!"강유이는 순간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리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강유이가 감당하기에 진예은의 질문은 너무나도 직설적이었던 것이다.진예은은 턱을 괴면서 의외라는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설마 아직도 안 했어?""당연하지!"보수적인 강유이는 그런 일을 부부 한정이라고 생각했다. 더구나 연애를 한다고 막 나가다가 반재언 혹은 반재신에게 걸린다면 아마 제 명에 못 살 수도 있었다."혹시 태군 오빠가 영 별로 인가?""..."강유이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곧바로 진예은이 이런 얘기를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 떠올라서 물었다."근데 그건 갑자기 왜 물어?""편집장님이 소설 수위를 높여서 시선을 끌어보자고 하는데 경험이 있어야 말이지.""그렇다고 해서 나한테 물으면 어떡해?""너는 남자친구가 있지만 나는 없잖아.""..."진예은의 대답에 강유이는 말문이 막혔다.두 사람이 카페에서 나가자 길가에 멈춰 있던 한 차량이 창문을 서서히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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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3화

주스를 마시다 말고 강유이의 말을 들은 진예은은 자칫 사레에 걸릴 뻔했다. 그래서 주스를 내려놓으며 피식 웃었다."나 원래 소식좌야.""넌 너무 말랐어. 그러니 음식이라도 많이 먹어야지.""50kg도 안 되는 애가 할 말은 아니거든.""..."진예은은 170cm의 키에 50kg이 살짝 넘었다. 그러니 엄청 마른 축에 속했다. 반대로 강유이는 165cm쯤이었고 평소 체중 관리를 엄격히 하고 있는 덕분에 50kg을 넘지 않을 수 있었다.두 사람의 대화를 유심히 듣고 있던 반재언은 미간을 구기며 말을 보탰다."너무 말라도 안 좋은 거야. 그래도 50kg은 되어야지."반재언은 먹기 좋게 썰어놓은 스테이크를 강유이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그러자 강유이는 입을 삐죽이며 투덜거렸다."그 정도면 뚱뚱한 거야!"강유이는 진예은과 키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몸무게를 비교할 수 없었다. 진예은의 키에서 50kg은 마른 축이지만 강유이의 키에서는 또 아니었으니 말이다.강유이의 반박에 반재언은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예은이한테 말랐다고 할 때는 언제고?""..."역시 남자의 안목과 여자의 안목은 다른 모양이다. 마른 몸매에 대한 기준 또한 달랐다. 여자가 말하는 말랐다는 전체적으로 말랐다는 뜻이고, 남자가 말하는 말랐다는 살이 있어야 할 곳은 있는 전제하에서의 말랐다였다.그런 의미에서 진예은의 몸매는 남자가 보기에 마른 몸매였다. 강유이는 머리를 숙이고 자기 몸과 진예은의 몸을 번갈아 쳐다봤다. 그녀는 줄곧 자신의 몸매에 자신이 있었지만 오늘 만큼은 약간 섹시미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이때 그다지 반갑지 않은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서 머리를 돌려보니 류하리가 보였다.류하리와 시선을 마주친 순간 강유이는 킹크랩을 앞두고도 식욕이 뚝 떨어지고 말았다.두 명의 보디가드, 한 명의 개인 비서와 동행한 류하리는 강유이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며 말했다."여기에서 다 보네요, 강유이 씨.""그러게요."류하리의 시선은 반재언을 향했다. 그녀의 지인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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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4화

반재언은 작게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애인 있는 남자와 강제적으로 결혼하려는 게 류하리 씨가 배운 존중인가요?"류하리는 약간 분노 섞인 표정으로 말했다."그건 저랑 태군 씨 사이의 일이에요.""한태군이 유이와 만나고 있는 이상은 제 일이기도 해요. 그리고 저는 더러운 것이 눈앞에서 알짱대는 건 딱 질색이에요. 알겠어요?"반재언은 처음부터 끝까지 욕설 하나 없이 덤덤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다 류하리의 가슴에 꽂혔다.류하리는 주먹 쥔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리고 더 이상 표정 관리를 하지 못하며 말했다."이곳은 Y국이지 Z국이 아니에요. 반씨 가문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타국에서 함부로 행동하는 건 경솔하지 않나요?"반재언은 류하리를 힐끗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H국 사람이 무슨 주제로 그런 말을 하죠?""저는 달라요. 저는 Y국 황실의 귀빈이자 국왕 폐하께서 친손녀처럼 아껴주는 사람이거든요.""류씨 가문이 Y국 황실 내정에 간섭했다는 말이죠? 어쩐지 콧대 높게 군다고 했네요.""그게 무슨 헛소리에요?!"만약 반재언이 한 말이 퍼지기라도 한다면 꽤 위험한 상황이 될 수도 있었다.두 나라 사이의 외교에서 가장 민감한 문제가 바로 내정 간섭이었다. 더구나 윌리엄이 류하리를 가족처럼 대하는 것도 대부분 귀족이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었다.H국 사람이 황실과 가까이 지내는 것을 좋게 볼 사람은 없었다. 반재언이 한 말이 기자의 귀에 들어가 과장된다면 류하리는 '스파이'라는 오명을 쓰게 될지도 몰랐다.류하리는 자신의 위치를 강조하는 것으로 반재언에게 겁을 줄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반재언은 겁을 먹기는커녕 더 단호한 말투로 받아칠 뿐이었다."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보여주기식의 관계를 믿고 반씨 가문을 건드리는 건 도대체 어디에서 온 용기에요? 인정할게요, 우리 반씨 가문은 류씨 가문처럼 많은 것에 간섭하지 않아요. 하지만 집안사람을 건드린다면 상대가 황실이라고 해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 불만 있으면 폐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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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5화

이때 반재언이 운전기사에게 말했다."저는 유이를 데리고 택시 탈 테니까 유이 친구를 집까지 데려다줘요."운전기사는 머리를 끄덕였다.강유이는 반재언을 바라보며 싱긋 미소를 지었다."오빠 너무 멋있는 거 아니야?""누구 친구인데 당연히 잘해 줘야지."강유이는 반재언과 팔짱을 끼며 그의 어깨에 기댔다."역시 오빠밖에 없어."저녁, 한씨 저택.정연은 방문 앞에 서서 한태군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아무리 걸어봐도 계속 연결되지 않는다는 기계음만 돌아올 뿐이었다.욕실에서 나온 한희운은 수건으로 머리카락을 털면서 물었다."무슨 일이야?"정연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몸을 돌리며 말했다."여보, 태군이 출장 갔다는 말을 듣고 연락해 봤는데 계속 통하지 않아요."한희운은 미소를 짓더니 수건을 내려놓으며 말했다."태군이도 이제는 성인이야.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정연은 미간을 구겼다. 불길한 예감이 너무 강했던지라 위로의 말이 들리지도 않았다. 더구나 전유준은 그녀에게 한태군이 출장 간다는 것만 전달했지 자세한 상황은 전달하지 않았다. 어쩐지 숨기는 게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3일 후, 한씨 그룹.전유준은 사무실에 앉아 한태군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 그 역시 연결이 되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이때 복도에서 비서의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곧이어 정연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섰다. 전유준은 몸을 일으키면서 꾸벅 인사했다."안녕하세요, 사모님.""태군이 어디 갔어? 일주일 안에 돌아온다고 해놓고 벌써 다섯 날 채야. 오일 동안 아무런 연락도 없이 도대체 뭘 숨기고 있는 거야?"한태군이 출장 가는 것은 말리지 않겠지만 연락이 안 되는 건 큰일이었다. 그래서 정연은 그가 정확히 무슨 일을 하러 갔는지는 알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안 그러면 그가 돌아올 때까지 지금처럼 불안해서 아무 일도 하지 못할 것이다.전유준은 작게 심호흡하더니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죄송합니다, 사모님. 사실... 도련님께서는 H국으로 가셨습니다.""뭐?"전유준도 한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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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6화

정연은 창백한 안색으로 전유준의 멱살을 놓더니 연신 뒷걸음질 쳤다.같은 시각, 구치소에서 일주일을 보낸 직원은 드디어 석방되었다. 그가 대문 밖으로 나갔을 때 길가에는 차 한 대가 세워져 있었고 반쯤 열린 창문 사이로는 류하리의 얼굴이 보였다.직원은 류하리의 뜻을 따라 차에 올라탔다. 그러고는 긴장한 표정으로 애원했다."저 맹세코 하리 씨를 배신하지 않았어요. 그러니 제발 저를 이만 풀어주세요."류하리는 가방에서 돈다발이 든 봉투를 꺼내 직원에게 건네줬다."알아요. 그리고 이건 제 성의에요."직원은 조심스럽게 봉투를 받아 들었다. 무게가 꽤 가는 것을 보아하니 적지 않은 금액인 것 같았다.류하리는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돌려 직원을 바라봤다."저 사실 부탁할 일이 하나 더 있어요."직원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다급하게 봉투를 류하리에게 돌려줬다."안 돼요. 저 진짜 다시는 구치소에 들어가기 싫...""그런 일이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요."류하리는 직원의 말머리를 자르며 봉투를 다시 건네줬다."이번에는 그냥 말 한마디 해주면 돼요."직원은 의아한 표정으로 지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무슨 일인지 물었다.류하리는 그를 향해 다가가더니 무표정한 얼굴로 무언가 말했다. 그러자 그는 곧바로 놀란 토끼 눈이 되었다....빅토리아 대학교.연극영화과의 학생들은 시험을 앞두고 있었다. 이번 시험은 졸업과도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난이도가 무시무시했다.시험 내용은 가장 기본적인 연기인데 모든 학생이 같은 대본을 받게 된다. 그리고 중간중간 학생은 모르지만 선생님들은 아는 돌발 상황이 일어나고는 한다.돌발 상황에서 학생은 아무런 준비도 없이 즉흥 연기를 해야 한다. 학교 밖의 현장에는 수많은 돌발 상황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이런 식으로 학생의 기본기를 단련하는 것이었다.무대 아래에서 학생들은 대본을 달달 외우고 있었다. 자신의 차례가 되어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대본 내용이 변한 상황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가기 위해서는 대본을 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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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7화

"죄송합니다, 환자분. 병원에 환자분과 같은 이름의 환자가 있어서 간호사가 헷갈린 모양입니다. 그러니 얼른 내려오십시오."강유이는 창틀에서 내려가더니 의사의 옷깃을 잡으며 복잡미묘한 표정으로 말했다."오진인 게 확실해요? 그런데 저는 왜 제가 꼭 죽을 것 같죠?"강유이가 곧바로 내뱉은 대사로 인해 교수님들도 깜짝 놀랐다. 그녀는 단 한마디의 대사로 스토리를 다시 이었다.의사가 오진을 한 게 아니라, 자살을 택한 환자에게 아직 치료를 더 진행할 수 있으니 포기하지 말라며, 죽음의 문턱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게 대본 속 내용이었다. 하지만 교수님들은 돌발상황 대처능력을 보기 위해 오진이었다며 스토리 전개를 뒤바꾸려했다.이에 강유이는 마치 모든 걸 꿰뚫어 본 듯 의사에게 이렇게 고통스러운데 진짜 오진이 확실하냐며,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냐며 재차 확인하는 뜻이 담긴 대사로 맞받아쳤다.의사 역의 교수는 당연히 이대로 원래 스토리를 진행할 수 없었다. 그래서 계속 강유이를 대본 밖으로 끌어내려고 방해했다. 하지만 강유이는 완벽하게 즉흥 연기를 해내면서 대본 속 내용을 벗어나지 않았다. 이건 대부분 학생들이 해내지 못한 부분이었다.강유이를 제외한 학생들은 대본을 벗어난 돌발 상황에서 즉흥연기를 펼치려 노력하기는 했지만 결국 노련한 의사 역 교수의 연기력에 패배하고 말았다.반대로 강유이는 돌발 상황 속에서도 침착한 연기를 보여줬고, 대화의 흐름을 자연스레 다시 대본대로 이끄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줬다. 무대 아래의 교수들은 그녀의 실력에 저도 모르게 감탄하기 시작했다.연기 막바지에 강유이는 대본에 없는 세상 모든 암환자들에게 힘들어도 쉽게 포기하지 말고, 당차게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보내라는 메세지를 남기기도 했다.연기가 끝나고 시험장에는 박수가 울려 퍼졌다.강유이의 손바닥은 식은땀으로 흥건했다. 이런 시험을 앞두고 그녀도 긴장하기 마련이었다.결과적으로 교수님들은 강유이의 연기에 95점이라는 점수를 줬다. 대사를 받아치는 과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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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8화

예로부터 권력구조의 꼭대기에 있는 사람은 자신보다 아래에 있는 사람의 권력 혹은 재력에 아주 예민했다. 그러니 이번 문제는 꼭 신중하게 다뤄야 할 것이다.강유이는 신문을 잡은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을 더했다. 신문의 끝자락은 점점 더 쪼그라들었다.바이에브 궁전의 회의실.테이블의 양쪽에 앉은 의원들은 진지한 모습으로 금방 나온 뉴스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었다. 그들의 의견은 여러 가지로 갈라졌다. 누군가가 일부러 양국의 상업 관계에 이간질한다고 하는 의원이 있는 한편, Z국의 세력이 Y국으로 침입할 의도가 있다는 의원도 있었다.윌리엄은 의원들의 말을 들으며 느긋하게 차를 마셨다. 그가 탁 소리 나게 찻잔을 내려놓자 회의실에는 순식간에 정적이 맴돌았다.윌리엄은 두 손을 교차하여 테이블 위에 올려놓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여러분의 걱정은 저도 이해해요. 하지만 일방적인 보도만 믿고 이간질이라고 단정 짓기에는 너무 이르지 않나 싶은데요.""이간질이 아니라고 해도 반씨 가문과 여씨 가문의 일은 신중하게 처리해야 맞습니다, 폐하."윌리엄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이번 일에 여씨 가문도 연루되었던가요?"의원은 잠깐 멈칫하더니 조심스럽게 설명을 보탰다."저희는 그럴 것 같아 걱정된다는 뜻이었습니다.""하하... 만약 여러분이 군사를 위해 대량의 투자를 하고, 또 여씨 가문이 내는 세금 반만 내도 그 추측에 기꺼이 동의하죠."의원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여씨 가문이 Y국을 위해 어마어마한 투자를 하는 것은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증거도 없이 여씨 가문을 언급한 것은 의원의 잘못이었다.윌리엄은 이익을 아주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그러니 웬만한 일로는 절대 여씨 가문을 함부로 건드리지 않을 것이다.회의가 끝난 다음 윌리엄은 드넓은 회의실에 혼자 앉아 있었다. 이때 폴이 그를 향해 걸었다."폐하."윌리엄은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탁탁 두드리며 폴에게 물었다."자네는 이번 일을 어떻게 생각하나?"폴은 잠깐 생각하나 싶더니 머리를 숙이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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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9화

"혹시 이미 변을 당했다면요?""그럴 일은 없을 거다."정연의 질문에 윌리엄은 당당하게 대답했다. 그러자 정연이 무언가 생각하더니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만약 누군가가 태군이를 상대로 나쁜 마음을 품었다면 아버지는 어떻게 하실래요?"윌리엄은 잠깐 멈칫했다. 그리고 곧바로 가장 긍정적인 대답을 했다."당연히 가만히 놔두면 안 되겠지.""그 말씀 잊지 마세요."정연은 입꼬리를 씩 올리며 서재를 나섰다. 그리고 궁전의 대문에서 기분 좋은 듯 활짝 웃고 있는 류하리와 마주쳤다."안녕하세요, 사모님. 폐하를 만나러 오셨나 봐요?"정연은 무표정한 얼굴로 류하리를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아무래도 네 수단을 얕본 모양이구나.""사모님, 저도 피해자일 뿐이에요. 진짜 얕보면 안 되는 사람은 반씨 가문의 강유이라고요."류하리는 정연의 앞으로 다가가며 말을 이었다."반씨 가문은 황실도 능멸하는 사람들이에요. 그런데 한씨 가문이 눈에 찰 리가 있겠어요? 사모님이 강유이한테 아무리 잘해줘도 반씨 가문은 알아주지 않아요. 어쩌면 그 마음을 이용할지도 모르죠.""반씨 가문이 우리를 이용해서 뭘 얻을 수 있는데?""그걸 제가 무슨 수로 알겠어요. 아무튼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오직 저만 한씨 그룹을 도울 수 있다는 거예요."류하리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하면 할수록 정연의 미간은 더욱 구겨졌다. 류하리의 말투에는 한태군에 대한 멸시로 가득했다. 마치 한태군이 회사를 위해 일부러 강유이를 쫓아다니는 것처럼 말이다.정연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내 아들이 네 도움 없이는 못 산다는 말로 들리는구나.""그 정도는 아니지만 제 도움이 간절한 건 사실이잖아요.""그까짓 도움 필요 없어. 내 아들은 그 누구의 도움도 필요하지 않아. 그리고 왜 유이는 되지만 너는 안 되는지 아니? 유이는 태군을 믿어주고 알아주지만 너는 주제도 모르고 잘난 척만 해서 안 되는 거다. 더 이상 말하기도 입 아프니 계속 상상 속에서 살고 있어. 조만간 상상 밖의 현실이 얼마나 잔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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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0화

진예은은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렇다고 해서 유이가 당하는 걸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반재언은 진예은의 손목을 풀어줬다. 눈빛에는 여전히 감정이 보이지 않았지만 입꼬리는 살짝 위로 휘어 있었다."지난번에 한 말과 약간 모순되는 것 같지 않아?"진예은은 반재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듯 잠깐 멈칫했다. 그러자 반재언이 기자들을 바라보며 말했다."지난번에 나랑 재신이의 과보호가 유이를 힘들게 한다고 했지. 지금 바로 달려가서 도와주는 건 과보호 아닌가?"진예은은 의아한 기분이 들었다. 자신이 무심코 한 말을 반재언이 아직도 기억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나아가 그녀의 의견을 받아들이기까지 했으니 말이다."그것도 상황을 봐가며 결정해야 하는 거지."진예은이 말한 과보호는 분명히 애인이나 친구 방면의 과보호였다.반재언은 눈살을 찌푸리며 머리를 갸웃했다."지금이 바로 그 상황 아닌가?""..."말문이 막힌 진예은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때 강유이의 목소리가 인파 속에서 들려오기 시작했다."만약 여러분들이 다 저한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유언비어가 아닌 경찰들이 조사를 나왔겠죠. 목걸이 디자인에 관해서는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어요."강유이의 목소리는 아주 컸다. 그리고 흔들림 하나도 없었다. 그녀는 또 기자의 마이크를 뺴앗아들더니 카메라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류하리 씨, 지금 이 장면을 보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할 말은 해야겠어요. 여론을 이용해 반씨 가문과 Y국 사이의 관계를 끊으려는 건 절대 불가능한 일이에요. 그것도 반씨 가문에서 전혀 한 적 없는 말을 이용해서 말이에요. 반대로 류하리 씨는 국왕 폐하와 친하게 지낸다는 핑계로 곳곳에서 반씨 가문의 루머를 퍼뜨리고 다니죠. 이 자리를 빌려 강조하지만 저희 반씨 가문이 무시하는 상대는 황실이 아닌 류하리 씨 당신이에요."말을 마친 강유이는 넋이 나간 채로 제자리에 얼어붙은 기자에게 마이크를 돌려줬다. 그리고 성큼성큼 인파를 벗어나 멀어져갔다. 도대체 반씨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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