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Chapter 1761 - Chapter 1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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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1화

한태군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피식 웃었다.“류하리 씨, 제법 똑똑하네요.”류하리가 기뻐하며 답했다.“칭찬으로 들을게요.”한태군의 표정이 점점 굳어지더니 어느새 싸늘하게 변해버렸다.“잔머리 그만 굴려요.”류하리가 놀란 듯이 그를 바라보았다.한태군이 자리에서 일어나 통유리로 된 창문 앞에 멈춰 섰다.“그쪽이 서둘러 나랑 결혼하려는 원인은 그쪽 아버지 때문이잖습니까.”류하리가 괴이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한태군이 느긋하게 말을 이었다.“그쪽 아버지는 사람을 죽였습니다. 경찰은 아직까지도 그 사건을 조사하고 있죠. 만약 이번 일이 그쪽 아버지와 관련되어 있다는 걸 경찰이 밝혀내면, 류 씨 가문은 H 국에서 비난을 면치 못하겠죠. 그쪽 아버지가 나랑 화해하려고 안달 나 있는 게 꼭 연회 때문 만은 아니죠.”“한태군 씨,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류하리는 순간 당황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협박을 받았기 때문에 리사 그 여자한테 극단적인 수단을 썼다. 그건 단지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였기에 잘못된 일이라고 할 수 없었다!한태군은 거울에 비친 여자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의 표정이 차갑게 가라앉아있었다.“리사가 그쪽 아버지의 비밀을 알고 있으니깐, 살려둬서는 안 되었겠죠.”그녀가 몸을 휘청거리더니 얼굴이 점점 창백해져갔다.그가 어떻게 그 일을 알고 있는 거지!한태군이 어느새 그녀의 앞에까지 다가갔다.“지금은 그쪽이 나한테 빌어야 되는 상황이지, 내가 굽신거릴 상황이 아니란 말이죠. 그러니까 안 돌아가는 머리로 잔머리 그만 굴려요. 자기 처지가 어떤지도 모르면서 반 씨 가문의 일로 나를 도발해서 억지로 결혼을 몰아붙이다니.”여자가 곧바로 눈에 핏발을 세우며 소리쳤다.“한태군 씨, 내가 당신과 결혼하려는 건 그 일과는 상관없는…”“현재 류 씨 가문이 처한 상황만 놓고 봐도 입지가 흔들리는 게 눈에 훤한데, 도대체 나한테 무슨 이득을 준다는 겁니까? 아니면 지금 나한테 대신 자기 아버지 뒤치다꺼리를 시키려는 건가? 그것도 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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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2화

류강준은 딸까지 이용해서 한태군과 강유이 사이를 이간질하려 했다. 하지만 그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사실 애초에 그의 손을 빌려 리사를 죽일 계획을 꾸민 건 한태군이었다는 것을!…일주일 후.강유이는 전과 다름없이 학교에서 시험 준비를 했다. 심사를 마친 뒤 그녀는 연극 영화과의 졸업 논문 제목을 받으러 교무처로 향했다.교수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벌써 졸업 논문을 준비하려고?”유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졸업까지 아직 일 년이나 남아있었다. 하지만 둘째 오빠도 이미 한창 졸업 준비를 하고 있는데 그녀도 뒤처지고 싶지 않았다.빅토리아대학교에서는 학생이 모든 수업을 마치고, 우수한 성적을 따냈으면 미리 졸업 준비를 하도록 신청할 수 있었다.연극 영화과도 마찬가지였다.교수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그녀가 졸업 논문 제목을 강유이에게 건넸다.“유이 네가 잘 해내길 바랄게.”강유이는 졸업 논문 제목을 받고 교무처를 나섰다. 빅토리아대학교 연극 영화과 논문 제목은 총 49개였다. 49개의 문제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결론까지 도출해 내려면 적어도 삼 개월의 시간이 걸렸다.“유이야.”그녀가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진예은을 바라보았다. 강유이가 졸업 논문 제목이 적혀있는 서류를 가방에 집어넣었다.“나 도서관 갈 건데, 같이 갈래?”진예은이 피식 웃었다.“가자.”두 사람이 도서관에 도착했다. 진예은은 먼저 가서 자리를 맡아두었고, 강유이는 책장 쪽으로 가 해외에서 유명한 영상학 책을 여러 권 찾아냈다.“얼마 전에 한 씨 가문 양녀가 병원에서 의문사했다며?”“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강유이가 걸음을 멈췄다. 그녀가 천천히 책장 뒤로 걸어가 창문 앞에 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여학생들을 바라보았다.“우리 아빠가 경찰이거든. 마침 그 사건을 맡았는데 글쎄 납치당해서 손가락까지 잘렸었대. 그리고 마지막엔 병원에서 수상하게 죽어버렸고.”“걔 암시장에서 그런 일했었잖아. 아마 건드리지 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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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3화

진예은이 인파를 헤치고 앞으로 나가 바닥에 쓰러져있는 사람을 확인했다. 그녀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지더니 서둘러 앞으로 다가갔다.“강유이!”진예은이 주위 사람들을 향해 외쳤다.“누가 구급차 좀 불러주세요!”강유이는 시 중심에 있는 병원으로 옮겨졌다. 진예은이 마음을 졸이며 복도를 서성거렸다. 그때, 반재신과 반재언 형제가 도착했다.반재신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그녀의 손목을 붙잡으며 물었다.“유이가 어쩌다 쓰러진 거야.”진예은이 쉽게 답하지 못했다.반재언이 재신의 어깨를 잡았다.“침착해. 반재신.”반재신이 그제야 그녀를 놓아주었다. 그러나 얼굴은 여전히 어두웠다.그때, 의사가 병실에서 나왔다. 반재언이 물었다.“상태가 어떻습니까?”의사가 마스크를 벗고 답했다.“큰 병은 아닙니다. 환자분께서는 식사가 불규칙한데다 피로가 겹쳐 저혈당으로 쓰러지신 겁니다. 당분간은 주의하며 몸조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의사가 떠난 후 반재언이 병실 문을 열었다. 강유이는 병실 침대에 누워 수액을 맞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이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다.반재언이 미간을 찌푸렸다. 최근 들어 강유이는 집에서 밥을 먹는 량이 줄었었다. 학교에서 어떻게 보내는지는 자신이 알지 못했다. 그녀한테 남모를 고민이 있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강유이는 단지 참고 있었던 것뿐이었다. 거기다 이번 주 내내 시험 준비 때문에 긴장 상태였을 것이다. 그녀는 너무 자신을 몰아붙이고 있었다.그녀가 갑자기 이렇게 바빠지게 된 원인에는 한태군이 있을 것이다.반재신이 뭔가 생각난 듯이 갑자기 고개를 돌려 진예은을 바라보았다.“한태군은.”진예은이 멈칫거리더니 그와 시선을 마주쳤다.“지금 여기서 한태군을 찾는 게 무슨 소용이야.”그가 눈을 찌푸렸다.“무슨 뜻이야?”진예은이 피식 웃었다.“강유이와 한태군 사이의 일은 너희 반 씨 가문 책임도 있어. 류하리가 강유이한테 뭐라고 한 줄 알아? 강유이가 혼자서는 자기 앞가림도 못한대. 유이와 한태군이 오늘날 이런 일을 겪게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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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4화

“그래도 우린 한태군과 유이가 만나는 걸 반대할 생각은 없어. 다만 한 씨 가문이 제대로 기반을 잡기 전에 유이와 약혼하게 된다면 한태군한테 불리하게 여론이 몰릴 거야.”진예은이 깊은숨을 내쉬었다.“만약 한태군이 그런 걸 신경 쓰지 않는다면?”“한태군이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해도, 유이가 신경 쓸 거야.”반재언이 핵심을 콕 집어 말했다.“유이는 두 사람이 서로 좋아해서 약혼하는 거라고 믿어. 하지만 외부인들은 한태군이 이익을 위해 반 씨 가문과 약혼한다고 생각할 거야. 어쨌든 트러블이 있는 혼인은 오래갈 수 없어. 누가 그들이 그런 여론의 영향을 받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겠어.”“권력 있는 남자도 자기 신분과 어울리지 않는 여자와 결혼하려면 여자 쪽 집안이 청렴하길 원해. 비슷한 집안사람들끼리 만나면 양쪽 가문의 더 큰 이익을 첫째로 보겠지. 일반 사람들이 우리 가문이 한 씨 가문을 낮잡아 본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그 반대야. 우리 반 씨 가문에서는 한태군의 실력을 절대 가볍게 보지 않아. 만약 한태군이 본인의 실력조차 믿지 못한다면 그거야말로 우리의 믿음을 저버리는 거야.”진예은이 침묵했다.강유이는 반 씨 가문의 딸이다. 때문에 그녀의 결혼에 수많은 매체들이 주목할게 당연했다. 한태군이 아니라 다른 누구라도 그녀와 결혼하려면 사람들의 눈초리와 압박을 견뎌내야 했다.남자가 본인보다 상대적으로 약한 가문의 여자와 결혼하면 사람들은, 여자가 돈을 목적으로 남자를 꼬셔냈다는 말을 하진 않을 것이다. 백마 탄 왕자님과 신데렐라의 이야기처럼 그건 전통적으로부터 내려오는 이야기니까.한 씨 가문은 Y 국 황실의 친척이라는 것 빼고는 반 씨 가문과 비교할 때 재력, 금융계의 지위, 어느 하나 반 씨 가문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때문에 두 사람의 결혼은 이슈가 될 수밖에 없었다.그녀의 오빠 진찬처럼…진찬이 레이린 정과 약혼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아니꼽게 봤었다. 진찬이 정말로 권력을 탐했는지 아닌지를 떠나서 그게 바로 일반 사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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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5화

그녀가 작게 울먹였다.“난 그냥 다른 사람들이 널 그렇게 생각하는 게 싫었어.”한태군의 입술이 그녀의 코끝에 닿았다가 볼에 닿았다. 그의 눈에 이는 불꽃이 그녀를 태워버릴 것처럼 뜨거웠다.“다른 사람들이 날 어떻게 보는 건 그들의 문제야. 하지만 유이 넌 나랑 결혼할 여자야. 때문에 우리 두 사람의 결혼에 그 어떤 다른 복잡한 트러블 같은 게 있어서는 안돼. 내 아내가 이런 여론에 휩쓸리는 일 따위 절대 없어야 돼.”그는 그 어떤 사람들의 비난과도 맞설 자신이 있었다.하지만 유이는 그렇지 못했다. 그녀는 걱정이 많고 본성이 착해서 쉽게 여론의 영향을 받았다. 아무리 자기를 위한 걱정이라고 해도 절대 그렇게 되게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유이야.”그가 그녀에게 키스했다.“조금만 더 기다려줘. 내가 떳떳하게 너를 아내로 맞이할 수 있을 때까지.”강유이가 갑자기 몸을 뒤집으며 그의 몸 위에 올라탔다.“난 몰라. 지난 며칠간 네가 날 화나게 했으니까 보상해 줘!”한태군이 흠칫 놀라더니 자기 몸 위에 올라탄 여자를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어떻게 보상해 주길 바라?”강유이가 그의 얼굴에 더욱 가까이 다가갔다.“난…”그때, 갑자기 병실 문이 벌컥 열렸다. 강유이와 한태군이 동시에 문을 확인했다.문 앞에는 여준우와 명승희가 서 있었다. 명승희가 눈앞의 상황을 보고 어머 하고 소리 내더니 일부러 더 크게 놀란척했다.“어머나, 유이가 이렇게 적극적인 스타일이었어?”강유이가 몇 초 간 얼어있다가, 순식간에 시뻘게진 얼굴로 허둥지둥 그의 몸 위에서 내려왔다.“큰어머니가 생각하시는 그런 거 아니에요!”명승희가 손을 저으며 말했다.“알아, 나도 다 안다고. 누군 젊었을 때가 없었는 줄 알아?”강유이가 얼굴만 붉힌 채 안절부절못하다가 한태군한테 도움을 청했다.한태군이 느긋하게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구겨진 셔츠를 정리했다.“여 사장님, 사모님 안녕하세요.”여준우가 짧게 대답하더니 손에 들고 있던 과일 바구니를 협탁에 내려놓았다.“유이는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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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6화

명승희가 고개를 돌려 그들을 바라보았다.“이야기 끝났어요?. 조금만 더 있었으면 유이가 쫓아나갔을 지도 몰라요.”강유이의 얼굴에서 곧 김이라도 날 것 같았다. 그녀가 이불에 얼굴을 파묻었다.여준우가 소리 내어 웃었다.“애 그만 놀려요. 저러다 울기라도 하면 당신이 달래려고요?”“내가 나설 필요가 있겠어요? 저기 달랠 사람 있잖아요.”명승희가 여준우한테 다가가 그의 팔짱을 끼며 한태군을 바라보았다.“미래 와이프 잘 돌보고 있어요. 우린 이만 가볼게요.”한태군이 고개를 끄덕였다.곧 병실에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강유이가 손가락으로 이불을 살짝 내려 주위를 살폈다. 그가 한 손으로 침대를 짚더니 곧바로 그녀의 몸 위로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뜨거운 숨결이 이마 위에서 느껴졌다.“이제 부끄러워할 줄도 아네.”그녀가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그의 시선을 피했다.“큰아버지랑 무슨 말 했어?”“맞춰봐.”“싫어.”한태군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입꼬리를 씩 올렸다.“그분이 나보고…”그가 몸을 숙이며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강유이가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며 손으로 그를 마구 때렸다.“한태군, 너 또 나 놀리는 거지!”그가 침대 맡에 앉아 미소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그를 때려도 그는 피하지 않았다.점심, 카이즈 빌라 호텔.류강준이 거실에서 왔다 갔다 하며 진정하지 못했다. 그때 비서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회장님.”그가 류강준의 옆으로 다가오더니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시키신 일은 전부 처리했습니다.”류강준이 미간을 찌푸리고 다시 확인했다.“흔적 같은 거 안 남겼지?”“안 남겼습니다. 경찰 쪽에서는 단순한 강도 살인 사건으로 알고 있을 겁니다. 또한 일을 맡은 사람들은 전부 전과가 있고, 도박빚까지 있어 돈만 받으면 어떤 일이든 하려 할 사람들입니다. 경찰들이 그들을 찾아낸다고 해도 회장님까지 의심하진 못할 겁니다.”류강준이 소리 내어 웃었다.“그럼 다행이네.”리사는 그의 비밀을 알고, 협박까지 했으니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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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7화

한태군한테 전화가 걸려왔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려 할 때, 정연이 유이의 손을 붙잡았다.“태군이를 너무 탓하진 마. 쟨 정말 너랑 결혼하고 싶어서 그래. 열이 나던 그날도 손에서 일을 놓지 못했어.”“쟤는 무슨 일이든 혼자 책임지려고 해. 다 속으로만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오해해도 해명하지도 않아. 하지만 난 엄마니까 알 수 있어. 태군이는 정말로 유이를 좋아해.”강유이가 멈칫거리더니 잠시 후, 눈을 깜빡이며 낮게 말했다.“정말로 저를 그렇게 좋아할까요?”사실 그녀는 궁금했다. 한태군은 예전에 그녀와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도 못하는데, 언제부터 자신을 좋아하게 된 걸까.정연이 소리 내어 웃었다.“유이는 보는 사람마다 빠져들게 할 만큼 사랑스러운걸. 내 마음에도 이렇게 쏙 드는데, 쟤가 안 좋아할 리가 있겠어?”유이한테는 거부할 수 없는 마력 같은 게 있었다. 그녀의 순수함과 따뜻함은 마치 모든 사람들을 동화시킬 것만 같은 느낌을 주었다. 자기도 모르게 사람들이 그녀와 가까워지고 싶고, 보호하고 싶게끔 만드는 특별한 마력이 있었다.그녀 역시 자기 아들이 그런 이유로 강유이를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다.집 밖, 한태군한테 전화를 건 사람은 전유준이었다. 전유준은 병원의 한 보안 요원이 강도의 습격을 받아 칼에 맞았다고 전했다. 병원에서 노력해 살리려 했지만 결국 목숨을 잃었다고 공포했다.그의 눈빛이 어두워졌다.“강도라, 그런 우연이 있을 수 있을까요?”전유준이 답했다.“아마 그의 입을 닫게 하는 게 목적일 것 같습니다.”“쓸모 있는 증거로 더 많이 모아주세요.”통화를 마친 후, 그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곳에 한참 동안 서있었다.강유이가 갑자기 그의 뒤에서 불쑥 나타났다.“누구 전화야?”한태군이 자연스럽게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자신의 품에 안았다.“왜 나왔어?”“너 보러 나왔지.”그녀가 눈을 깜빡였다.“혹시 바쁜 일 있어? 그런 거면 난…”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한태군이 고개를 숙여 그녀에게 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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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8화

진예은은 그날 자신의 말이 지나쳤다는 걸 알고 있었다. 거기다 확실히 자신이 그들의 집안 사정을 잘 모르는 것도 맞았다. 반재신이 정말로 그녀를 때린다고 해도 그건 그녀 스스로 자처한 일이기에 누굴 탓할 게 아니었다.“너 다른 사람한테 미움을 사기 쉬운 스타일이야.”반재신이 그녀를 힐끗 바라보고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몸을 돌려 그곳을 벗어났다.진예은이 놀란 표정으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방금 그가 한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러니까 그녀가 쉽게 남의 미움을 사는 성격이라는 말인가?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비위를 맞춰가며 좋은 말을 하는 건 전혀 그녀의 스타일이 아니었다.…저녁, 신턴 빌라.거실로 들어선 강유이는 순간 맛있는 저녁 냄새를 맡았다. 그녀가 서둘러 주방으로 들어갔다.“큰오빠!”반재언이 짙은 먹색 셔츠를 입고 한 손으로 허리를 짚은 채 갈비찜을 하고 있었다. 주방 한가득 갈비찜 냄새가 배어있었다.불을 조절한 그가 그녀를 돌아보았다.“왔어? 저녁 준비 다 됐어. 가서 손 씻고 와.”“응.”강유이가 활짝 미소 지으며 소매를 걷어 올렸다. 큰 오빠가 집에 들어오고 나서부터 도우미 아주머니한테도 긴 휴가가 주어졌다.식탁 위로 음식이 오르자 강유이는 서둘러 젓가락을 들고 요리를 맛보았다.반재언이 그녀에게 밥을 떠주며 물었다.“맛있어?”그녀가 눈초리를 휘며 웃었다.“맛있어. 큰 오빠 요리 솜씨가 아빠처럼 일품이야. 나중에 어떤 복받은 여자가 내 새언니로 들어올지 몰라.”큰 오빠한테 시집올 여자는 행복한 미래가 보장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반재언이 소리 내어 웃으며 화제를 돌렸다.“한태군과 화해하니까 이제야 입맛이 좀 돌아와?”화들짝 놀란 그녀가 순식간에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오빠 미안해. 앞으로는 이렇게 이기적으로 행동하지 않을게.”그녀가 젓가락을 깨물었다. 너무나 부끄러워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었다.반재언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확실히 이런 모습은 좋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널 걱정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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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9화

“멀쩡해요.”그녀가 무표정한 얼굴로 류강준을 바라보았다.“아빠, 이건 모두 아빠 탓이에요. 리사가 아니었다면 전 아빠가 지금껏 엄마를 배신하고 있었다는 것도 몰랐을 거예요. 아빠는 지금껏 제 기억 속에 좋은 아버지셨어요. 하지만 그건 다 제 착각이었던 거죠.”“하리야—”“내가 이렇게 한 건 한태군이 이미 아버지가 한 일을 알고 있기 때문이에요. 만약 한태군이 아빠를 고발했다면 그 후폭풍이 더 심했을 거예요. 전 우리 류 씨 가문을 위해서 결정한 거예요.”류강준이 헉하고 숨을 들이켰다. 그의 얼굴이 순식간에 초췌해졌다. 하얗게 질린 얼굴에서 마지막 남은 저항의 힘마저 사라진 듯했다.류하리는 여전히 침착했다.“저를 탓하지 마세요. 아버지를 감옥에 보내는 것만이 우리 류 씨 가문을 살릴 길이었어요. 걱정 마세요. 아버지의 비밀은 이제 알 사람이 없을 테니까. H 국에서 제가 정예 변호사를 찾아 보낼게요. 감옥에 있어도 감형의 기회는 있을 거예요. 제가 아빠를 위해 해드릴 수 있는 건 여기까지예요.”그녀가 수화기를 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류강준은 그대로 그 자리에 굳어졌다. 그는 자신이 자기 친딸 손에 꺾이게 될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한 적 없었다. 경찰한테 끌려 유치장으로 돌아갈 때 그는 미친 사람처럼 울며 웃었다. 이제 보니 자신이 자기 딸을 너무 만만하게 생각했던 것이다.경찰서에서 나온 류하리가 그대로 궁으로 들어가 윌리엄 폐하를 만나길 청했다.윌리엄도 그녀 아버지의 일에 대해 전해 들었었다. 그가 류하리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네 아버지도 참으로 어리석구나. 그런 일을 저지르다니.”류하기가 답했다.“실망시켜드려서 죄송합니다, 폐하.”윌리엄이 손을 내저었다.“네 탓이 아니다. 어쨌든 넌 네 아버지의 잘못을 숨길 생각은 하지 않았으니.”그는 류하리의 능력을 높게 샀었다. 류하리의 능력으로 그의 외손자를 돕게 된다면 더 좋을 게 없었다.하지만 외손자는 그녀를 좋아하지 않았다.“하리야, 너랑 태군의 일은 내가 억지로 강요할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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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0화

정연이 콧방귀를 뀌었다.“하긴 그렇죠. 제가 있는 한 절대 그 여자가 유이의 자리를 차지할 일은 없을 거예요.”그 시각 학교.강유이와 진예은이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었다. 문득 정연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학교를 마치면 한태군 집으로 와서 함께 저녁을 먹자는 말이었다.통화를 마친 후 진예은이 웃으며 말했다.“이모가 아주 너를 며느리로 콕 집었나 본데.”‘며느리’라는 말에 강유이의 볼이 붉어졌다.“밥 먹을 때에도 네 입을 막을 순 없구나.”옆 테이블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하필 류하리가 국왕의 양손녀로 들어가게 된 일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다. 금방 퍼진 소식이라 확실히 류하리는 온갖 매체의 주목을 받고 있었다.그들의 말을 들은 강유이가 저도 모르게 진예은을 돌아보았다.진예은이 고개를 들었다.“왜?”그녀가 고개를 저으며 시선을 내려뜨렸다.“넌 신경 안 쓰여?”진예은은 국왕의 친 외손녀이지만 왕은 아무런 혈연관계가 없는 이국 소녀를 양손녀로 받아들였다. 이건 어떤 의미에서 조롱이 아닌가.진예은이 여유롭게 음료를 마셨다. 그녀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표정이었다.“내가 뭐 신경 쓸 게 있어. 신경 써야 할 사람은 너지.”강유이가 흠칫거렸다.“나?”“류하리는 국왕의 지지를 받고 있어. 앞으로 그 여자의 입지가 더 공고해질 거야. 조심해야 돼. 그 여자 절대 쉬운 여자 아니야.”강유이가 침묵했다.오후, 그녀는 미리 반재언한테 저녁은 밖에서 먹는다는 문자를 남겼다. 반재언도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차량 한 대가 여유롭게 그녀의 옆에 멈춰 섰다. 그녀가 차 문을 열고 차에 올랐다. 한태군이 그녀의 가방을 들어주었다.“내가 딱 맞추어 도착했나 보네.”“아주머니께서 엄청 열정적이신 것 같아. 매일 나한테 밥 먹으러 오라고 하시네.”너무 자주 가서 얻어먹다 보니 이래도 되나 싶었다. 그렇다고 거절할 수도 없었다.한태군의 웃음이 짙어졌다.“어머니가 유이 너를 너무 좋아하셔서 그래.”한 씨 가문, 가사도우미가 이미 풍성한 저녁 만찬을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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