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의 조식은 여전히 풍성하게 준비되었고, 두 사람은 유쾌하게 음식을 즐기고 있었다. 창밖의 햇빛이 쏟아져 들어와 참 고요한 시간이었다."이따가 회사 가면서 신생(新生)을 지나갈텐데 데려다 줄게."토스트에 버터를 바르면서 김서진은 담담하게 말했다.한소은은 우유를 한 모금 마시고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 "아니, 난 오후에 신생에 갈거야. 그리고 일단 공개하지 않기로 약속했잖아, 우리의……"김서진이 고개를 들자 그녀의 뒤에서 나오려는 '관계'라는 말을 멈추었다.김서진은 버터를 바른 토스트를 건네주면서 "안심해, 내가 약속한 일은 꼭 지킬거야. 신생 쪽에서는 최고책임자만 당신이 본사에서 스카우트해 온 사람이라는 것만 알고 있어. 그것도 서한이 혼자 가서 얘기한거고, 우리에 대해서는 잘 모를거야."눈을 살짝 들어 올리면서 그의 눈빛은 그녀를 향해 무심코 쓸어내리지만, 무의식적으로 마음은 한결 늠름했다.“당신은 내 사람이야.”그는 단지 잠시 멈추었을 뿐이지만, 이 말은 듣기에 유난히 의미심장했다.한소은은 가슴이 엄청 빨리 뛰는 것을 느꼈다.이 남자, 사람 참 설레게 하네!분명히 아무 욕망이 없는 얼굴을 가졌는데, 하는 말은 얼핏 들었을 때 별거 아니어도 조금만 되새기면 귀가 달아오르고 가슴이 뛴다."그럼 됐어!"흔들리는 눈빛이 앞에 있는 아침 식사에 머문 채 그녀는 두 세입 먹고 "배불렀어. 나가서 전화 좀 할게."라고 말했다.시원 웨이브를 떠나려고 해도 그쪽 일부터 먼저 해결하고, 적어도 이연이가 연루되면 안돼.그녀가 휴대폰을 들고 보니 20여 통의 부재중 전화가 있었는데 모두 노형원이었다.멍하니 있다가 이내 비웃었다.어제 마음을 안정시키고 방해받지 않기 위해 차에 탄 후 휴대폰을 음소거로 설정해놓았다. 노형원이 그녀를 찾을 거라고 짐작했지만, 이렇게 미칠 줄은 몰랐다.보아하니, 어제 노형원은 정말 화난 것 같다.그와 사귄 지 오래됐어도 그가 먼저 소은에게 전화를 한 적은 몇 번 없었고, 통화를 해도 거의 업무 관련이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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